SB Y님의 질문>
​목사님 질문이 있는데요. 구약의 택함을 받은 백성들도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오실 그리스도 안에서 여호와 하나님을 믿음으로 구원받았는데, 성화되게 하는 능력을 여호와 하나님께서 주시지는 않았습니까? 구약시대 백성들에게 구원을 위해 하나님을 믿게하는 마음은 은혜로 주셨는데, 반면 백성들이 성화의 마음을 주실 수 없어서 율법을 지키게 하신 건가요? 믿는 마음을 주시는 것도 구약의 하나님의 성신이 함께 동행해서 그렇다고 생각되는데, 그 은혜에 성화는 포함되지 않고 따로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목사님의 설교를 듣다가 문득 혼란스러워 여쭤봅니다.

 

 

정이철 목사의 답변>
먼저 다음의 두 가지 사실을 확실하게 정립해야 합니다.

첫째, 구약의 성령 하나님과 신약의 성령 하나님은 같은 분입니다. 결코 구약의 성령과 신약의 성령은 다른 분이 아닙니다.

둘째, 구약의 성령과 신약의 성령 하나님은 같은 분이시지만, 분명하게 차이 나는 부분도 있습니다. 구약의 성령은 삼위일체 하나님의 한 분이시고, 성부께서 작정하시는 일을 위해 역사하시는 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신약의 성령님에게는 특별한 기능이 더 있습니다. 십자가에서 우리의 죗값을 죽으심으로 대신 갚으신 예수 그리스도를 대신하여 우리에게 오신 분, 즉 그리스도를 완전하게 대행하는 기능을 하십니다.

성령이 그리스도를 대행하시니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효력이 우리에게 적용됩니다. 그러므로 신약의 성령의 사역에는 구약의 성령의 사역에서 볼 수 없는 다음과 같은 역사하심이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1>
구약의 성령은 (외부에서) 신자와 함께 동행하셨으나 신약의 성령은 신자 안에, 신자의 마음에 영구하게 내주하십니다.

“저는 진리의 영이라 ... 저는 너희와 함께 거하심이요 또 너희 속에 계시겠음이라” (요 14:17).

2>
구약의 성령은 그 백성이 거역하고 불순종하면 어쩔 수 없이 버리고 떠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신약의 성령은 비록 신자가 거역하고 불순종할지라도 역사하시기를 그치시기는 해도 버리고 떠나시지 않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자기 피로 사시어 영원히 하나님의 것으로 정하신 하나님 백성의 인치심의 보증으로 오셨기 때문입니다.

“그 안에서 너희도 진리의 말씀 곧 너희의 구원의 복음을 듣고 그 안에서 또한 믿어 약속의 성령으로 인치심을 받았으니” (엡 1:13).

3>
구약의 성령에게는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의 죽으심의 효력을 적용하는 기능이 없었습니다. 아직 그리스도께서 오시지 않았으므로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시는 일을 하셨습니다. 오시어 십자가에 달리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자기의 피 묻은 십자가의 능력과 권세를 자기를 믿는 자들에게 적용하시고자 아버지께 성령을 자기의 이름으로 자기를 믿는 자들에게 보내셨습니다.

“내가 아버지께 구하겠으니 그가 또 다른 보혜사를 너희에게 주사 영원토록 너희와 함께 있게 하시리니” (요 14:16).

“보혜사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 그가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생각나게 하시리라” (요 14:26).

아무 자격이나 공로와 무관하게 오직 믿음으로만 의롭다 하심을 얻은 신약의 성도에게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오셔서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피의 권세를 적용하시는 성령의 인도하심이 시작됩니다. 그리하여 비록 구약의 신자들처럼 죄를 지적하는 율법 교육을 받지 않을지라도 성령이 그리스도의 피를 적용하심으로 죄에서 벗어나 새롭게 만드시는 성화가 나타나게 되어 있습니다.

4>
구약 백성들은 은혜로 구원받고 이후 철저하게 율법을 지키겠다고 하나님께 약속한 시내산에서 맺은 언약의 지배를 받았습니다. 구약의 성령에게 그 백성들이 하나님께 언약한 대로 율법을 반드시 지킬 수 있는 거룩의 능력을 공급하시는 기능은 없었습니다. 백성들의 마음에 순종과 경건을 위해 권고하고 가르치실 수는 있었으나, 태어날 때부터 지배한 죄로부터 백성들을 해방시키지는 못하셨습니다. 오히려 백성들이 범죄하기를 그치지 않으면 어쩔 수없이 떠나실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멸망이 온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죄로 망할 수밖에 없는 우리를 위해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시어 대신 죗값을 갚도록 작정하셨습니다. 그 작정 안에서 죄의 종노릇 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마음을 고칠 방안을 마련하셨습니다. 인간이 율법대로 살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마음이 죄의 지배를 받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마음에서 죄가 왕노릇하지 못하고, 반대로 우리 마음에서 하나님 사랑과 순종이 샘처럼 솟아나게 할 방도를 마련하셨습니다. 자기 백성들이 하나님의 자녀답게 거룩하게 살 수 있게 하나님 자신이 보장하시는 새 언약을 준비하셨습니다. 

“나 여호와가 말하노라 보라 날이 이르리니 내가 이스라엘 집과 유다 집에 새 언약을 세우리라” (렘 31:31).

“그 날 후에 내가 이스라엘 집과 맺을 언약은 이러하니 곧 내가 나의 법을 그들의 속에 두며 그들의 마음에 기록하여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내 백성이 될 것이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렘 31:33).

구약 시대를 지배한 하나님의 언약 (시내산 언약)은 사람이 은혜로 구원받은 후 자기 힘으로 율법대로 거룩하게 살아야 할 의무를 지는 언약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그 언약에 합당하게 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은혜로 구원을 주신 후 또한 은혜로 성화되어지도록 보장해 주시는 더 고맙고 감사한 언약을 만드셨습니다. 예수님이 중재자가 되시어 자기의 피로 성사시킨 우리와 하나님의 새언약입니다.

“저녁 먹은 후에 잔도 이와 같이 하여 가라사대 이 잔은 내 피로 세우는 새 언약이니 곧 너희를 위하여 붓는 것이라” (눅 22:20).

“식후에 또한 이와 같이 잔을 가지시고 가라사대 이 잔은 내 피로 세운 새 언약이니 이것을 행하여 마실 때마다 나를 기념하라 하셨으니” (고전 11:25).

그리스도께서 자기의 피로 성사시킨 새 언약의 특징은 오직 믿음(은혜)으로 구원받을뿐 아니라, 이후 거룩하게 변화되어가는 것까지 모두 하나님의 은혜로 보장되는 일로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내가 그들에게 복을 주기 위하여 그들을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는 영원한 언약을 그들에게 세우고 나를 경외함을 그들의 마음에 두어 나를 떠나지 않게 하고” (렘 32:40).

“내가 그들에게 한 마음을 주고 그 속에 새 영을 주며 그 몸에서 돌 같은 마음을 제거하고 살처럼 부드러운 마음을 주어 내 율례를 따르며 내 규례를 지켜 행하게 하리니 그들은 내 백성이 되고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리라” (겔 11:19,20).

옛 언약에서는 거룩하게 사는 것은 은혜로 구원을 얻은 사람의 의무였습니다. 그러나 새 언약에서는 구원와 거룩함 삶(성화)이 모두 하나님의 은혜(의무) 사항입니다. 새 언약의 내용은 먼저 그리스도께서 우리 대신 죽으시고, 또한 우리에게 자기의 십자가를 적용하는 성령을 부어주심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적용하시기 위해 우리 속에 거하시는 성령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 말씀에 순종하는 마음, 회개하는 마음을 일으키십니다. 그래서 진실로 예수님 믿고 성령 받은 사람은 거룩하게 변화되어가는 흔적이 나타나게 됩니다. 하나도 없으면 아직 믿고 성령받은 사람이 아닙니다.
 

결론>
구약의 성령도 신자에게 거룩해지고 순종하도록 권고하시는 일을 했습니다. 그러나 신자의 마음이 새로운 마음이 되도록 자기의 능력과 주권으로 고치지는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의 죄를 해결하시는 그리스도의 속죄 사역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구약 시대에는 성신(성령)이 그 백성을 버리고 떠나시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신약의 성령 하나님은 이미 완전하게 이루어진 그리스도의 속죄 사역을 적용하십니다. 택하신 사람이 그리스도를 믿게하시고, 믿는 사람의 자격이나 공로와 무관하게 그리스도의 속죄의 효력을 그 사람에게 적용합니다. 하나님이 장차 오신 예수님의 십자가의 피를 보시고 선포하신 새 언약의 내용대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경외하고, 순종하고, 회개하는 마음이 일어나도록 역사하십니다. 성령 하나님의 이런 사역이 근거는 그리스도의 피입니다.

얼마나 잘 설명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다시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구약의 성령은 신자가 거룩해지도록 권고하고 깨우치고 책망하고 격려하시는 일을 하셨습니다. 그러나 신약의 성령은 그 차원을 넘어 그리스도가 자기 피로 사신 사람의 마음에 십자가의 피를 발라 하나님 백성다운 마음이 솟아나게 하십니다. 그래서 성령으로 사는 사람이 죄를 이기고 성화되어갑니다.

혹 성령만 받으면 자동으로 성화되는 거냐? ... 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염려되어 추가하여 말합니다. 1) 성령은 지극히 인격적인 분입니다. 내 마음이 죄를 버리기를 기뻐하지 않으면 성령은 강제로 못합니다. 2) 성령은 말씀의 영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없는 곳(사람)에서 역사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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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철 목사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 반석장로교회’의 담임목사이고 거짓 신학의 ‘견고한 진’(고후10:4)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작된 신학신문 <바른믿음>의 대표이다.
총신대학(B.A 졸업), 총신대학 신학대학원(M.Div Eqiuv.졸업), 아세아연합신학대학 대학원(Th.M 졸업), Liberty Theological Seminary(S.T.M 졸업), Fuller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Puritan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Liberty Theological Seminary(D.Min 수학), 남아공신학대학원(South African Theological Seminary, Ph.D)에서 연구하였고, 현재 University of Pretoria(Ph.D)에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사도 운동에 빠진 교회」, 「제3의 물결에 빠진 교회」, 「가짜 성령세례에 빠진 교회」,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 Story」, 「한 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 「능동적 순종에 빠진 교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