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정이철 목사님,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고 한 부분이 행위구원 신앙이 아닌가 싶어서 말씀드립니다. 믿으면 구원받는 것과 결국 예수님처럼 자기를 부인하며 십자가를 지는 것은 어떤 연관이 있을까요? 어떨 때 보면 행위구원 신앙같아 보입니다. 하지만 사도들은 모두 믿고 나서 자기를 부인하고 순교했고, 저조차도 그분들만큼 장성한 믿음의 분량에 못 이르겠는데, 제가 믿으면서도 스스로를 부인하지 못하는 것이 제대로 믿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목사님 의견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답변>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십자가를 지고 따라오라고 하신 말씀들을 다 찾아보았습니다.

“또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지 않는 자도 내게 합당치 아니하니라” (마 10:38).

이 말씀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길이 평안한 길이 아니고 분쟁과 고통의 길이라는 말씀을 하시는 가운데 나온 내용입니다.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인해 가족 간에도 불화가 일어나고 심지어 원수 사이로 변하기도 한다는 말씀 속에서 나오는 내용입니다.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구원은 얻은 이후에 벌어지는 상황에 대한 말씀입니다. 즉 구원을 얻기 위해 우리가 무슨 댓가를 먼저 치루어야 한다는 내용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결코 행위구원론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이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아무든지 나를 따라 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을 것이니라” (마 16:24).

“무리와 제자들을 불러 이르시되 아무든지 나를 따라 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을 것이니라” (막 8:34).

위 말씀들은 그리스도께서 조금 후에 고난을 당하고 죽으신 후 삼일 만에 다시 살아나실 것에 대해 제자들에게 말씀하시는 상황에서 나온 내용입니다. 베드로가 예수님을 붙들고 절대로 죽음의 길을 가지 마시라고 간절하게 부탁하자마자 그리스도께서 말하신 내용입니다.

이 말씀들도 우리의 행함이 구원에 영향을 미친다는 행위구원론과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이 내용이 나오기 전에 베드로는 이미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막 16:16)라는 신앙고백을 주님께 드렸습니다. 그것은 곧 베드로에게 이미 구원이 주어졌다는 의미입니다. 예수님(인간 예수)을 그리스도(구원을 주시는 메시야)로 믿는 사람은 이미 구원을 받은 사람입니다. 베드로는 이미 구원을 받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내가 네게 이르노니 너는 베드로라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막 16:18)라고 말하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제자들에게 구원을 얻기 위해 대가를 먼저 지불한다는 차원에서 십자가를 지고 따르라고 하신 것이 아닙니다. 구원을 받았고, 그리스도의 복음의 일꾼이 된 사람에게는 교회와 복음을 위한 고난을 따르게 됨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이는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의 표요 너희로 하여금 하나님의 나라에 합당한 자로 여기심을 얻게 하려 함이니 그 나라를 위하여 너희가 또한 고난을 받으리니(살후 1:5).

“그러므로 네가 우리 주의 증거와 또는 주를 위하여 갇힌 자 된 나를 부끄러워 말고 오직 하나님의 능력을 좇아 복음과 함께 고난을 받으라 (딤후 1:8).

사도 바울도 구원을 받고 복음의 일꾼이 된 사람에게는 반드시 복음을 위한 고난이 따라오게 되니, 성도는 구원받은 자로서 복음을 위한 고난을 마땅히 즐거움으로 감당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누구든지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지 않는 자도 능히 나의 제자가 되지 못하리라” (눅 14:27).

이 말씀은 많은 사람들이 그리스도를 따라 올 때 하신 말씀입니다. 그리스도께서 보시니 그 많은 사람들은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가 된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리스도를 따르면 병 고침이나 하늘의 이적을 경험하게 되는 것에 매료되어 그리스도에게 찾아온 사람들이었거나, 아니면 또 다른 이유로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께서는 자기를 따른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따라야 한다고 하신 것입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길이 정말로 좁고 외롭고 고독하고 험난한 길이라는 사실을 알고 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하신 것입니다. 바로 다음에 하신 이 말씀을 하신 것을 주의해서 보아야 합니다.

“너희 중에 망대를 세우고자 할찐대 자기의 가진 것이 준공하기까지에 족할는지 먼저 앉아 그 비용을 예산하지 아니하겠느냐”(눅 14:28).

그리스도를 따른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제대로 알고 따라와야 한다고 하신 것입니다. 구원을 얻기 위해 마땅한 댓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하신 말씀이 전혀 아닙니다. 성경 어디에도 구원을 위한 우리의 행위가 먼저 수반되어야 한다는 말씀은 없습니다.

구원은 오직 나의 죄를 대신지시고 죽으신 그리스도를 믿음으로만 얻습니다. 그리스도를 믿으면 그리스도의 몸이 죄에 대해 죽으실 때 나도 함께 죄에 대해 죽은 것으로 간주되의 의롭다하심을 얻어 구원에 도달합니다. 사람은 스스로 그리스도를 믿지 못합니다. 그리스도를 믿는 것은 하나님이 자기 백성으로 택하신 자에게만 주시는 은혜로만 가능합니다.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을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너희가 그 은혜를 인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었나니 이것이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 (엡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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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철 목사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 반석장로교회’의 담임목사이고 거짓 신학의 ‘견고한 진’(고후10:4)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작된 신학신문 <바른믿음>의 대표이다.
총신대학(B.A 졸업), 총신대학 신학대학원(M.Div Eqiuv.졸업), 아세아연합신학대학 대학원(Th.M 졸업), Liberty Theological Seminary(S.T.M 졸업), Fuller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Puritan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Liberty Theological Seminary(D.Min 수학), 남아공신학대학원(South African Theological Seminary, Ph.D)에서 연구하였고, 현재 University of Pretoria(Ph.D)에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사도 운동에 빠진 교회」, 「제3의 물결에 빠진 교회」, 「가짜 성령세례에 빠진 교회」,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 Story」, 「한 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 「능동적 순종에 빠진 교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