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정이철 목사님, 저는 청교도주의로 그리스도의 복음을 희석시키는 사람들을 보면서, 또 반대로 진정한 개혁신학을 지키려는 소수의 사람들을 보면서 한 가지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다음과 같은 구도가 보인다는 것입니다.

“웨신서를 절대적으로 추총하는 사람들” vs “웨신서의 문제점을 거론하는 사람들”

“도르트신조를 거론하지 않거나 약하게 취급하는 사람들” vs “도르트신조를 중히 여기는 사람들”

“웨신서를 특별한 신앙 공식으로 받드는 사람들” vs “웨신서와 모든 신앙고백들을 고루 참고하는 사람들”

회심준비론이 웨신서에 직접 나오지 않고 오히려 반박하는 내용이 있음에도 그들을 웨신서를 그토록 주장하는 이유가 뭘까요?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동도 웨신서에 직접 나오는 내용이 없으나 그들은 웨신서를 내세웁니다.

반대로 서철원 박사님이나 정이철 목사님 등 반대하는 사람들에게는 웨신서를 절대적 신앙공식으로 여기는 태도가 전혀 안 보입니다. 대신에 성경이 뭐라고 말하는지를 중요시하고, 또 최근에는 도르트신조의 내용을 많이 강조하고 있는 모습을 봅니다.

능동적 순종과 회심준비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성경이 있어도 성경을 절대시하지 않는 이상한 자세를 보이면서 오직 웨신서를 주장합니다. 그 이유는 뭘까요? 결과적으로 저는 그 사람들을 이용하는 사탄이 성경이나 도르트신조 등은 좋아하지 않으나 오직 웨신서를 좋아하고 이용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웨신서의 어떤 점이 사탄에게 좋은 향기가 되는 겁니까?
 

답변>
무척 예리하신 분이시네요. 웨신서에 그럴만한 내용이 있습니다. 바로 이 부분입니다.

“하나님은 아담에게 행위계약으로서 한 법을 주셨다. 그 법으로 그와 그의 모든 후손에게 개인적이고 온전하고 정확하게 영구히 순종할 의무를 가지게 하셨다. 그 법을 성취하면 생명을 주실 것을 약속하시고 그 법을 위반하면 사망을 내리실 것을 경고하시고 그것을 지킬 힘과 재능을 그에게 부여하셨다” (19장 1항).

처음의 아담과 하나님 사이의 영원한 생명에 대한 언약을 이야기하는 내용인데,
1) 아담 임시적 창조: 아담은 영원한 생명을 가지지 못한 죽어야 하는 사람으로 창조되었고(서창원1) 2022; 이승구2) 2018),
2) 아담 중립적 창조: 하나님이 아담에게 주신 법을 아담이 완전하게 지키면 그 보상으로 영원한 생명을 주시고,
3) 아담이 그 법을 지키지 못하면 비록 곧 죽을 사람이라도 하나님께서 영원한 사망을 내리시기로 하고,
4) 아담 자력구원 창조: 하나님은 아담에게 그 법을 완전하게 지킬 수 있는 힘과 능력을 주셨다는 내용입니다.

“이 율법은 아담이 타락한 후에도 계속하여 의에 관한 온전한 법칙으로 남아있게 되었고 하나님에 의해 시내산에서 십계명으로 선포되어 두 돌판에 기록되었으니, 첫 내 계명은 하나님께 대한 우리의 의무를, 다른 여섯 계명은 사람에 대한 우리의 의무를 포함하고 있다” (19장 2항).

이 내용은 1) 아담이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지키라 명하신 내용이 이후 영원한 의의 기준이 되었고, 2) 그 내용은 나중에 시내산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주어진 십계명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웨신서의 이 내용에 의하면, 영생이 없이 율법을 지키는 노력으로 스스로 영생을 얻도록 창조된 아담은 선악과를 먹지 말라는 율법과 다른 율법들을 지키지 않아 영생이 없는 상태에서 더 하나님의 저주를 받고 죽었습니다.

이후 아담과 아담의 후손들은 두 가지를 완전하게 성공해야 영생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나는 선악과를 먹지 말라하신 하나님의 명령에 대한 아담의 불순종으로 초래된 하나님의 저주가 해소되어야 합니다. 또 하나는 아담이 만들지 못한 것, 즉 율법을 완전하게 지켜서 얻었어야 할 영생의 자격(칭의)도 만들어 져야 합니다.

웨신서의 이 이론에 의하면,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효력은 절대로 아담과 그 후손들에게 영생을 주지 못합니다. 단지 선악과를 범하기 이전, 즉 율법을 지켜서 스스로 영생을 얻어야 할 아담의 중립적 상태로 회복될 뿐입니다. 실제로 이 이론을 주장하는 한국의 신학자들은 십자가의 효력만으로는 아담과 우리 죄인들이 영생을 얻지 못하고 단지 아담의 범죄 이전의 중립적 상태, 즉 하나님이 율법준수를 조건으로 아담에게 영생을 약속한 행위언약 상태로 돌아갈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정승원 2022; 김효남 2022; 고신교수회 2022; 신호섭 2016, 180). 이것을 그리스도의 수동적 순종이라고 합니다.

웨신서의 이 아담 이론에 의하면,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의 피로 우리의 죄를 사하실지라도 우리는 천국 영생으로 들어가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조상 아담은 스스로 율법을 지켜서 영생을 얻어야 할 사람으로 창조되었고, 아담은 자기 힘으로 그 숙제를 해결되지 못하고 오히려 더 심각한 하나님의 저주를 받고 죽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지옥에서 벗어나 천국 영생으로 완전히 들어가게 되었을까요? 그것은 바로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아담이 지키지 못한 모든 율법을 대신 완전하게 지켜서 영생의 자격을 얻으셨고, 그것이 우리에게 전가되어 우리가 영생을 누리게 된다고 합니다 (이승구 2021; 김효남 2022; 고신교수회 2022; 신호섭 2016, 180).

웨신서의 이론에 의하면 우리의 구원은 1)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피의 공로를 적용받아 죄와 형벌에서 벗어나고(지옥면제), 2) 그리스도의 율법준수의 공덕을 적용받아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됩니다 (천국입성).

문제는 이 이론이 성경이 가르치는 구원의 원리와 전혀 맞지 않다는 것입니다. 성경은 오직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속죄만으로 죄용서와 영생을 모두 얻는다고 가르칩니다. 성경 어디에도 천국 영생을 가능하게 만든 그리스도의 율법준수, 그리고 우리에게서 지옥형벌을 거두어 간 십자가의 피의 능력으로 구분되는 구원신학 나오지 않습니다.

“이 뜻을 좇아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단번에 드리심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거룩함을 얻었노라” (히 10:10).

“오직 그리스도는 죄를 위하여 한 영원한 제사를 드리시고 하나님 우편에 앉으사 그 후 자기 원수들로 자기 발등상이 되게 하실 때까지 기다리시나니 저가 한 제물로 거룩하게 된 자들을 영원히 온전케 하셨느니라” (히 10:14).

“그러므로 형제들아 우리가 예수의 피를 힘입어 성소에 들어갈 담력을 얻었나니” (히 10:19)

“예수도 자기 피로서 백성을 거룩케 하려고 성문 밖에서 고난을 받으셨느니라” (히 13:12).

히브리서는 이와 같이 우리를 의롭게 만들고 하나님의 천국 보좌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것이 그리스도의 속죄의 피 공로라고 합니다. 그리스도의 율법준수 공로가 우리에게 천국 영생을 준다는 능동적 순종 이론은 성경과 맞지 않습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속량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 (롬 3:24).

“하나님이 그 피로 인하여 믿음으로 말미암는 화목제물로 세우셨으니 이는 하나님께서 길이 참으시는 중에 전에 지은 죄를 간과하심으로 자기의 의로움을 나타내려 하심이니 곧 이때에 자기의 의로우심을 나타내사 자기도 의로우시며 또한 예수 믿는 자를 의롭다 하려 하심이라” (롬 3: 25,26).

“우리가 그 피를 인하여 의롭다 하심을 얻었은즉 더욱 그로 말미암아 진노하심에서 구원을 얻을 것이니” (롬 5:9).

“그가 우리를 대신하여 자신을 주심은 모든 불법에서 우리를 속량하시고 우리를 깨끗하게 하사 선한 일을 열심히 하는 자기 백성이 되게 하려 하심이라” (딛 2:14).

“하나님이 죄를 알지도 못하신 이를 우리를 대신하여 죄로 삼으신 것은 우리로 하여금 그 안에서 하나님의 의가 되게 하려 하심이라” (고후 5:21).

사도 바울의 성경도 우리의 칭의와 영생이 그리스도의 속죄의 죽으심과 피 공로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사도 바울의 글 어디에도 그리스도의 율법준수 공덕이 우리를 칭의되어 영생하게 만든다는 내용이 없습니다.

그리스도가 십자가를 정점으로 하는 죄인들을 위한 하나님의 뜻에 대한 순종으로 우리를 구원하신 하나님의 진리가 웨신서에 의해 크게 위협받고 있습니다. 웨신서가 아담의 창조 상태와 구원에 대한 잘못된 내용을 기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탄이 웨신서를 더 좋아한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고급진 사탄주의자들이 웨신서를 유별나게 ‘표준문서’라고 섬기고 ‘신앙공식’이라고 칭송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이라는 이단적 구원론이 나타나게 된 원인은 웨신서가 공식화한 처음 아담의 구원 문제, 즉 아담이 자기의 노력(율법준수)으로 자기의 영생을 스스로 얻어야 할 임시적-중립적 존재로 창조되었다는 이론으로 인해 나중에 그리스도께서 아담과 아담의 후손들의 구원의 방식에 관한 설명과 교리가 성경에서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구원의 방식을 성경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은 이단입니다.

놀라운 사실은 도르트신조에 의해 이단으로 정죄된 화란의 알미니안들이 동일한 내용을 더 먼저 가르쳤다는 사실입니다. 화란의 알미니안들에 의해 1) 나중에 웨신서가 공식화한 행위언약: 율법을 완전히 지키는 것이 하나님의 처음의 구원의 공식이고, 2) 아무도 그 구원 공식을 만족시키지 못하니 하나님이 곤경에 처하셨고, 3) 그리스도가 대신 율법을 완전히 지켜 하나님의 요구에 완전한 만족을 드리셨고, 4) 나중에 웨신서가 공식화한 은혜언약: 그리스도를 믿고 율법을 지키려는 자세를 가지는 사람에게는 율법준수 요구를 철회하는 새로운 구원 공식이 제정되었다는 잘못된 구원론이 먼저 만들어졌습니다 (Bauwman 1998, 44-45).
 

맺는 말>

성경, 칼빈의 책들, 그리고 다른 좋은 신앙고백들 속에는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 이론이나 그것을 유발한 알미니안들이 먼저 시작하여 웨신서를 통해 공식화된 행위언약 사상은 없습니다. 특히 도르트신조는 그것을 이단으로 정죄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사탄은 성경과 칼빈의 책들과 다른 신앙고백들, 특히 도르트신조를 후원하지 않고 교묘하게 숨기려고 합니다.

반대로 사탄은 자기의 아들들(알미니안들)을 통해 만들어진 율법주의 구원공식(행위언약)과 그리스도의 대행 율법준수 공덕으로 영생을 얻는 새로운 구원공식(은혜언약) 이론을 공식적으로 가르치는 웨신서를 매우 좋아하고 요긴하게 사용합니다. 웨신서의 99% 이상은 좋은 내용입니다. 그러나 1%의 사단의 독(행위언약)이 있습니다. 그래서 웨신서는 사탄에게 버릴 수 없는 좋은 카드가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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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보충설명

1) 서창원 교수는 페스코와 레담의 견해를 따라 '보호관찰의 시기'라는 말로 아담의 처음 상태를 설명했다. 

2) 이승구 교수는 '유예기간'이라는 말로 아담의 처음 상태를 설명했다.
 

2. 인용된 문서들

이승구. 2018. "행위언약의 중요성". 합신은 말한다, 4월 30일.
http://htsn.kr/?page_id=4670&wr_id=309

이승구. 2021.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의 의”. 유투브 비디오, 5분 15초. https://www.youtube.com/watch?v=Bpotyf4ZsWA

정승원. 2022. “죽산 박형룡의 온전한 순종”. 죽산신학회. 5월 25일

김재성. 2021.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 고양: 언약출판사

김효남. 2022.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은 왜 성경적이며, 필연적인가?”. 총신원보. 270호. 10월 18일.

고신교수회. 2022. "예수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에 대한 총회의 신학적 입장". 2022년 예장 고신 총회에 제출된 보고서, 천안, 9월 19일.

신호섭. 2016. 개혁주의 전가교리. 서울: 지평서원.

서창원. 2022. "회심 준비론에 대한 개혁주의 신학적 견해". 비공개 논문.

Bauwman, Clarence. 1998. Notes on Cannon of Dort. Armadale: The League of the Free Reformed Women’s Bible Stu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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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철 목사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 반석장로교회’의 담임목사이고 거짓 신학의 ‘견고한 진’(고후10:4)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작된 신학신문 <바른믿음>의 대표이다.
총신대학(B.A 졸업), 총신대학 신학대학원(M.Div Eqiuv.졸업), 아세아연합신학대학 대학원(Th.M 졸업), Liberty Theological Seminary(S.T.M 졸업), Fuller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Puritan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Liberty Theological Seminary(D.Min 수학), 남아공신학대학원(South African Theological Seminary, Ph.D)에서 연구하였고, 현재 University of Pretoria(Ph.D)에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사도 운동에 빠진 교회」, 「제3의 물결에 빠진 교회」, 「가짜 성령세례에 빠진 교회」,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 Story」, 「한 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 「능동적 순종에 빠진 교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