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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하신 분들이 입고 있는 유니폼의 등에 원주민 부족들의 이름이 있다. 아침 예배에서 설교하고 있는 정이철 목사가 소속한 팀은 Potawatomi 부족을 섬겼다. 

 

지난 한 주 동안 북미주 원주민들을 위한 단기 선교에 참여했다. 금년 봄에 앤아버의 목회자들의 카톡 방에 인디언 선교하시는 김진기 장로님이라는 분이 앤아버에 와서 목회자들을 만나기를 원하시니 가능한 분들은 참여하라는 안내가 왔었다. ‘인디언 선교’라는 말에 관심이 생겨났다. 미국에서 지난 20년 이상 살아오면서 인디언이라고 하는 이 땅의 원주민들이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종종 궁금했기 때문이다.

당일 만남의 시간에 늦게 참석하여 이미 식사는 끝나가고 있었다. 그래서 김진기 장로님께서 사 주시는 식사는 먹지 못했고, 대신 다른 목사님이 남겨서 집으로 투고하려고 싸 둔 음식으로 점심을 대신했다.

그날 원주민 선교에 참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때가 이르자 훈련 일정에 대한 안내가 왔다. 대부분의 준비 훈련은 줌으로 이루어졌는데, 나는 줌 미팅 훈련이 있을 때마다 다른 일정이 생겨 대부분 직접 참여하지 못하고 나중에 따로 보내주시는 녹화 영상을 시청했다.

8월 7일, 드디어 원주민 선교를 가는 날이 되어 집결 장소인 앤아버 한인교회로 아침 일찍 갔다. 영상으로 준비 훈련을 받았으나 구체적으로 어느 지역에 사는 어떤 원주민 부족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지 못한 상태였다. 대략 위스콘신 주에 사사는 원주민들이라고 알고 갔다. 아침 일찍 밝은 얼굴로 앤아버 한인교회에 도착하여 본당으로 들어가 처음 보는 어떤 분에게 “저는 정이철 목사라고 합니다”라고 인사했다. 그런데 그 분이 전혀 예상치 못한 반응을 보이면서 화답하였다.

“오시는 줄 알고 있었습니다. 어떤 목사님이 아주 비판을 잘 하시는 정이철 목사라는 분이 오신다고 해서, 인터넷을 찾아보았습니다. 설교 조심해야 하겠고 생각하고 왔습니다. 그런데 직접 만나보니 아주 친근하고 밝으시네요!”

이렇게 인사를 나눈 분은 메릴랜드에서 오신 유종영 목사님이었다. 바로 이 분이 나중에 원주민들과 우리 한인들의 ‘문화교류의 밤’ 시간의 마지막 순서 K-Pop 공연에서 대미를 장식하실 분이었다. 나보다 나이가 훨씬 많으신 유목사님께서 한복 바지에 동그란 썬글라스를 쓰고 싸이의 강남스타일의 주인공 댄스를 정말 멋지게 잘 추시었다. 그때 나는 배꼽을 잡고 웃느라 의자에 몸을 가누고 앉아있지를 못하고 그만 바닦에 주저 않아서 웃었다. 

그날 아침 앤아버 한인교회에 도착하여 둘러보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모였었다. 총 170명이라고 하였다. 미시간 사람들은 나를 포함하여 20명이 넘지 않는 것 같았고, 나머지는 전부 메릴랜드 쪽에서 오신 분들이었다.

각각의 원주민 부족들을 향하여 가는 팀들을 ‘순’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1순은 어느 부족으로 가는 팀, 2순은 어느 부족에게로 가는 팀 ... 이런 형태로 그룹을 지어 각각 다른 관광버스를 타고 목적지를 향하여 이동하였다. 나는 4순이라고 하는 팀에 속하였다. 

관광버스를 타고 위스콘신으로 이동하면서 메릴랜드 쪽에서 오신 분들이 얼마나 귀하게 헌신되었고, 주님께 충성스러운 분들이신지 알게 되었다. 미시간에서는 아침에 출발하면 오후 늦게 목적지에 도착할 수있다. 그러나 메릴랜드에서는 아침에 일찍 출발하여 미시간에 오후 늦게 도착하여 하루 밤을 자고 다시 또 관광버스를 타고 위스콘신으로 가야 한다.

나와 앤아버 분들은 이미 하루 전 메릴랜드에서 출발하여 앤아버 한인교회와 성서교회에서 주무신 후 다시 위스콘신으로 향하여 가시는 분들이 타신 관광버스로 합류하였다. 53명 정도가 한 버스를 타고 위스콘신으로 향하였고, 가는 길은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나중에 싸이 역할을 하실 목사님과 다른 분들이 계속 마이크를 잡고 찬양, 통성기도, 유머로 잠도 자지 못할 정도로 거룩하게 괴롭히셨기 때문이다.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북미주 원주민 선교에 참여하게 되기를, 특히 청소년들이 더 많이 참여하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두서없이 느낀 점들을 기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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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복음전파를 목표하는 단기선교이지만 사실상 원주민들을 개인적으로 만나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다. 참여자들이 꼭 그런 기회를 만들어 원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개종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는 선교여행이 아니다.

원주민들에게 기독교는 조상들을 학살한, 그리고 지금도 저항할 수 없는 무서운 원수들이 믿는 종교이다. ‘보호구역’이라는 그럴싸한 명칭으로 자기들을 세상으로부터 격리시켜서 말라죽게 만드는 대서양을 건너온 악마의 후손들이 믿는 종교이다.

한인교회들의 북미주 원주민 단기선교의 목표는 “우리 한국인들도 당신들을 죽이고 멸망시킨 유럽에서 대서양을 건너온 악마들이 믿는 기독교를 믿는다. 그러나 우리 한국인들의 기독교는 유럽에서 이 땅으로 건너온 악마들의 기독교와는 완전히 다르다. 참된 기독교는 절대로 당신들을 해치고 괴롭게 하지 않는다. 기독교를 믿는 한국 사람들은 당신들을 존경하고 진심으로 사랑한다”라는 사실을 그들이 조만간 느끼게 하는 것이다.

문론 성령께서 무르익게 하신 영혼을 만나게 하시고 복음을 전하게 하시면 당연히 영어 사영리 등을 이용하여 복음을 전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상황을 만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아직까지 우리에게 인디언 단기선교는 서로 신뢰를 쌓고, 마음의 문을 열게하는 단계이다. 그들이 수십 명의 이질적인 외부인들의 방문을 허락하고, 또 자기들의 시설에서 숙식하게 하고, 그리고 친히 매일 아침을 만들어서 대접해 주는 수고를 기꺼이 보여주기 시작하는 그들의 열려가는 마음으로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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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주 원주민 단기선교는 그 자체로서 우리를 위한 매우 탁월한 신앙훈련이다. 복음을 위해 하루 종일 불편한 관광버스를 타고 이동하다가 어느 도시의 알지 못하는 교회에서 샤워도 못한체 침낭을 펴서 하루 밤을 자고, 아침을 얻어 먹은 후 또 관광버스에 올라 하루 종일 달려가는 수고를 왜 하는가?

친히 경험하지 않고 말로 듣는 것으로는 느낄 수가 없고 알 수가 없다. 이처럼 귀하고 현장감있는 신앙훈련을 대체 어디에서 받을 수가 있을까? 자녀들의 영혼을 진심으로 위하고 사랑한다면, 북미주 원주민 단기선교에 보내라고 말하고 싶다. 교인들이 복음으로 무장되고 훈련되기를 원한다면 인디언 단기선교에 보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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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주 원주민 단기선교에 참여하는 것이 제자훈련이니 뭐니하는 빤한 교회들의 프로그램에 들어가게 하는 것보다 유익하다고 말하고 싶다. 제자훈련을 제대로 잘하면 대부분의 신자들이 심각한 이단성과 친근해진다. 왜냐하면 예수님의 제자들의 신앙과 은사와 능력을 지금 교인들도 소유할 수 있는 것 같은 그릇된 의식을 가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어떤 제자들처럼 지금도 방언하고, 환상보고, 예언하고, 안수하여 치유와 축사 기적을 일으키고 ... 제자훈련 열심히 하는 교회 신자들에게 이런 이단적인 신앙 의식이 더 강하게 형성되어 있다. 이것이 모든 교단들이 이단이라고 하지만, 현실에서는 전혀 버리지 못하고 저항하지 못하는 신사도주의 이단사상이다.

이전에 지상에 없었던 예수교를 설립하였던 예수님의 제자들과 사도들 시대에 역사했던 성령의 은사와 능력까지도 사모하고 추구하는 것이 신사도운동의 본질이다. 제자훈련을 창안하였던 옥한흠 목사 자신도 그런 것을 추구하였다. 그래서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이단으로 간주하는 조용기 목사에게 은밀하게 찾아가서 안수기도까지 받았다. 그렇게 해서라도 그런 거짓 능력을 가지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 사실이 죽은 후에 조용기 목사의 추도사를 통해 드러났다.

청교도주의 목회하는 교인들은 구원을 위해 그리스도의 죄용서의 복음을 직접 전하지 말고 먼저 죄를 지적하는 율법을 전해야 한다고 교육받는다. 죄를 먼저 깨닫고 죄책감에 젖게 한 후에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을 전해야 구원이 일어난다고 배운다.

북미주 원주민 단기선교에 참여하는 분들이 들으면 그것은 일고의 가치가 없는 ‘다른복음’이다. 인디언 단기선교에 참여하는 분들은 그져 “예수 그리스도가 당신의 죄를 대신 지고 죽으셨습니다. 당신이 그 사실을 믿기만 하면 구원 받습니다” ... 이 한마디를 전할 수있는 기회만 찾고 구한다. 그 말을 할 때 성령이 역사하시면 그 원주민의 영혼이 구원받는 다는 사실을 천 번, 만 번 믿고 확신하면서 기회를 찾는다.

이것이 사도행전을 통해 우리가 배우는 신앙의 기초이다. 그런데 제자훈련하는 대부분의 교회들과 청교도 목회하는 교회들에게서는 이 기초가 왜곡되고 무시된다. 큰 건물과 유명한 프로그램들을 가지고 있으나 정작 영혼들은 구정물을 마시면서 더럽혀지는 것이다. 물론 인디언 단기선교라도 잘못된 목사들이 개입되어 이상한 신학으로 앞장서기 시작하면, 이틀 동안 관광버스 타고 찾아가서 원주민들에게 구정물 거짓 복음 전하게 되는 비극이 언제들지 일어날 수 있다.

계속 하고 싶은 말이 많으나 글로는 이만하고, 영상과 사진들로 하고 싶은 말들을 대신 하고자 한다. 다음은 문화교류 행사에서 먼저 시작한 원주민측의 공연 모습, 그리고 한국인들의 공연의 첫 순서의 모습이다. 

 

 

 

 

다음은 2023 Potawatomi 부족 단기선교를 보여주는 여러 사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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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철 목사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 반석장로교회’의 담임목사이고 거짓 신학의 ‘견고한 진’(고후10:4)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작된 신학신문 <바른믿음>의 대표이다.
총신대학(B.A 졸업), 총신대학 신학대학원(M.Div Eqiuv.졸업), 아세아연합신학대학 대학원(Th.M 졸업), Liberty Theological Seminary(S.T.M 졸업), Fuller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Puritan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Liberty Theological Seminary(D.Min 수학), 남아공신학대학원(South African Theological Seminary, Ph.D)에서 연구하였고, 현재 University of Pretoria(Ph.D)에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사도 운동에 빠진 교회」, 「제3의 물결에 빠진 교회」, 「가짜 성령세례에 빠진 교회」,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 Story」, 「한 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 「능동적 순종에 빠진 교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