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교도 개혁주의 신학은 태초의 아담과 하나님 사이의 행위언약에 의해 모든 사람의 영생의 조건이 완전한 율법준수라고 가르친다. 그런데 영생의 조건으로 정하신 하나님의 그 조건에 의해 아담과 모든 사람이 죽게되었다고 한다. 아무도 완전한 율법준수에 성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하나님께서 그 영생의 조건을 철회할 수도 없었다. 하나님 자신의 공의 때문이다. 그래서 하나님은 곤경에 처하셨다. 계속 죄인들에게 영생의 조건으로 완전한 율법준수를 요구할 수도 없고, 그것을 철회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나님은 그리스도를 보내어 우리 대신 완전한 율법준수를 대행하게 하셨다. 하나님은 완전한 율법준수를 대행하신 그리스도를 통해 구원을 위한 율법의 완성에 대한 자기의 공의가 만족되게 하셨다. 아무도 성공하지 못하는 아담과 하나님 사이의 행위언약을 그리스도께서 성취하신 것이다.

행위언약을 홀로 완전하게 성취하신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과 우리 사이의 중보자가 되시어 구원을 위한 좀 더 쉬운 공식을 아버지께 제안하시었다. 영생을 사모하는 죄인들에게 구원의 기준을 더 쉽게 낮추셨다는 것이다. 아버지의 율법준수에 대한 공의를 대신 완전하게 만족시키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에게 영생을 의한 율법준수 조건를 철회하시는 것이다. 대신 율법준수에 성공하신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구원을 위해 처음의 행위언약을 대체하는 새로운 언약을 제안하시어 인정 받으셨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은혜언약이다.

이것이 장로교회의 표준문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이후 ‘WCF’)이 가르치는 행위언약-은혜언약이다. 그것이 WCF 속에 어떻게 기술되어 있는지 보자.

“2. 행위 언약: 사람과 맺으신 첫 언약은 행위 언약이었는데, 거기에서 완전한 개인적 순종을 조건으로 아담과 그 안에서 그의 후손들에게 생명이 약속되었다. 3. 은혜 언약: 사람이 타락으로 그 언약에 의해 생명을 얻을 수 없게 되었으므로, 주께서는 보통 ‘은혜 언약’이라고 불리는 둘째 언약을 맺기를 기뻐하셨는데; 그것에 의해 그는 죄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는 생명과 구원을 값없이 주시고, 그들에게 구원얻도록 그를 믿으라고 요구하시며; 생명에 이르도록 작정된 모든 사람에게 그의 성령을 주시기로 약속하셔서 그들로 하여금 믿을 마음과 힘을 얻게 하신다” (WCF, 7:2,3항).

가볍이 읽으면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가 없다. 차분하고 냉철하게 살피면, 기독교의 근보적 구조를 왜곡하는 내용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단 은혜언약이라는 용어, 개념 그 자체부터 성경을 왜곡하는 것이다. 성경 어디에도 예수 그리스도가 아버지께 새로운 은혜 언약을 제안하셨다는 내용이 없다. 그리스도가 완전한 율법준수를 했으므로 그리스도를 믿는 자에게는 영생을 위한 율법준수 요구가 철폐된다는 내용도 성경에는 없다.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서 생각해 보자. 하나님이 모든 사람에게 영생의 조건으로 율법준수를 요구하신다는 이상한 구원 전제도 성경에서 찾을 수가 없다. WCF 19장에 나오는 행위 언약이 가르치는 “(율법에 대한) 완전한 개인적 순종을 조건으로 아담과 그 안에서 그의 후손들에게 생명이 약속”되었다고 할 수 있는 근거를 성경에서 찾아보라! 절대로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종교개혁의 완성자이고 장로교회와 개혁신학의 대표 신학자인 칼빈에게서도 아담과 모든 사람이 완전한 율법준수를 통해 영생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내용을 찾을 수 없다. 칼빈은 하나님이 처음부터 아담에게 영생을 주셨고, 아담이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유지하면 처음에 주신 영생이 영원히 떠나지 않을 것을 생명나무를 증거로 아담에게 언약하셨다고 가르쳤다.
 

 

“하나님께서는 아담과 하와에게 영생의 보증으로서 생명나무를 주시고 그 열매를 먹는 동안은 영생을 확신할 수 있게 하셨다(창 2:9, 3:22). 또 노아 그 후손들을 위해서 무지개를 두시고 홍수로 땅을 멸망시키지 않으시겠다는 표를 삼으셨다(창 9:13-16) 아담과 노아는 이런 것을 성물로 생각했다. 그 자체로서는 영생을 줄 수 없는 생명나무가 그들에게 영생을 주었다는 것이 아니며, 반대쪽에 있는 구름에 반사된 태양 광선에 불과한 무지개가 홍수를 막는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 말씀으로 생명나무와 무지개에 표징을 새겨 두셨기 때문에 하나님의 언약의 증명과 인이 되었다는 것이다” (기독교강요, 4.14.18).

성경에서도, 칼빈에게서도 찾을 수 없는 WCF의 ‘율법준수가 영생의 길’, ‘율법준수는 생명의 길’ 신학은 대체 어디에서 유래했을까? 나는 그것이 원래 도르트 총회로 모인 우리 칼빈주의 선조들에 의해 이단으로 정죄되어 ‘사형’, ‘재산몰수’, ‘국외추방’의 형벌에 처해졌던 알미니안들의 이단 사상이었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총신을 나왔으나 알미니안 신학이 뭔지를 제대로 배운 적이 없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

1640년대에 작성된 장로교회의 표준문서 WCF의 행위-은혜 언약 이론은 1610년대 화란에서 이미 이단 정죄받은 알미니안들의 언약신학이었고 동시에 칭의론이었다. 당시 알미니안들은 다음과 같이 가르쳤다 (클라렌스 바우만 2016, 154-156).

1. 아담과 타락한 아담의 후손들이 구원받을 수 있는 길은 율법준수이다. 영생을 얻는 길은 오직 율법준수이다.

2. 그러나 하나님은 타락한 인간에게 영생을 위해 완전한 율법준수를 요구하는 것이 가혹하고 지나치다는 사실을 아셨다.

3. 그러나 공의로우신 하나님은 죄인들에게서 죽음의 심판을 면제하실 수 없었다.

4. 하나님은 이 곤욕스러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자기 아들을 세상에 보내어 죄인들을 대신하여 자기의 공의, 구원을 위한 율법준수를 대행하게 하셨다. 그리스도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죗값을 갚으시기 외해 오신 것이 아니고 죄인들을 향한 하나님의 율법에 대한 공의를 만족시키기 위해 오셨다.

5. 하나님은 죄인들 대신 모든 율법을 지켜 하나님의 공의를 만족시킨 그리스도를 통하여 구원에 대한 새로운 공식을 출범시켰다. 그리스도가 영생을 위해 사람에게 요구된 율법준수를 대신 완수했으니, 중보자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구원의 조건을 제시할 수 있었다.

6. 구원을 위해 죄인이 스스로 율법을 완성(순종)하라는 하나님의 공의로운 요구를 그리스도가 대신 성취하였으므로 하나님은 더 이상 죄인들에게 구원을 위한 완전한 율법 준수를 요구하지 않게 되었다.

7. 하나님은 그리스도 안에서 구원을 위한 새로운 조건을 자기 백성들에게 제시하게 되었다. 그리스도가 대행하신 영생을 위한 율법준수 요구를 폐기하시고, 죄인이 그리스도를 믿으면, 그리고 순종하려고 노력하면 완전한 율법준수가 죄인에게서 이루어진 것으로 간주하시게 되었다.

최근 합동 신학부가 옹호한 능동적 순종 교리도 당시 알미니안들과 깊은 연관을 가진다. 실제로 <도르트 신조>에서 알미니안들의 율법주의 이단사상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보자.

“그리스도께서 죽으신 목적은 자신의 피로 새 언약을 실제로 이루시는 것이 아니라, 은혜 언약이든지 행위 언약이든지 사람과 한 번 더 언약을 맺으실 권리만을, 성부 하나님을 위해 그리스도께서 얻으시는 것이었다” (도르트신조. 두 번째 교리조항의 오류에 반박 2항).

당시 알미니안들이 그리스도께서 아담과 우리 각 사람이 하나님께 반역한 죗값을 대신 완전하게 배상하심으로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사람들이 즉시로 하나님과 화해되어 영원한 칭의가 이루어진다는 성경의 가르침, 즉 그리스도께서 죽으시기 직전에 친히 반포하신 새 언약을 교묘하게 부정하는 신학을 전개했음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알미니안들은 완전한 율법준수를 대행하여 하나님의 율법에 대한 공의를 만족시킨 그리스도께서 우리 각 사람의 죄를 없애 칭의과 구원을 주신 것이 아니고 단지 더 쉬운 조건으로 구원을 얻게하는 새로운 언약(구원 공식)을 제정하실 권리를 얻으셨다는 이단사상을 주장하였던 것이다. 완전한 율법준수를 각 사람의 영생을 위한 절대적 조건으로 설정한 처음의 행위 언약이 그리스도를 통해 은혜 언약으로 바뀌었다는 웨신서의 엉터리 두 언약 이론의 원래 기원이 알미니안 신학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도르트 신조>를 작성한 칼빈주의 조상들은 다음과 같이 반박하며 그들의 이단사상을 꾸짖었다.
 

 

“이 거짓 주장은 성경의 가르침에 모순된다. 성경은 그리스도께서 더 좋은 언약, 곧 새 언약의 보증과 중보자가 되셨으며(히 7:22), 유언은 유언한 자가 죽은 후에야 유효하다고 가르친다 (히 9:15, 17)” (도르트신조. 두 번째 교리조항의 오류에 대한 반박 2항).

도르트 총회로 칼빈주의 선조들은 그리스도께서 자기의 피의 속죄 사역으로 성경에 나오는 새 언약을 선포했다고 반박하였다. 성경이 가르치는 그리스도의 새 언약은 두 번째 언약이 아니고 아담이 파기한 언약을 복원하는 언약이다. 또는 아담이 파기한 언약을 대체하는 언약이다. <도르트 신조>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구원을 위한 한 언약을 주셨다고 보는 것이고, 알미니안들과 WCF는 두 개의 언약을 주셨다고 보는 것이다.

당시 알미니안들의 다음의 주장은 더욱 더 심각하고, 지금 한국의 능동적 순종주의자들이 주장하는 내용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오히려 이 새로운 은혜 언약은 하나님께서 율법에 완전히 순종하라는 요구를 사람에게서 철회하시고, 믿음 그 자체와 불완전한 순종을 율법에 대한 완전한 순종으로 여겨 주실 뿐만 아니라, 은혜롭게도 그 믿음과 불완전한 순종을 영생의 상을 받을 만한 가치 있는 것으로 여겨주신다는 것이다” (도르트신조. 두 번째 교리조항의 오류에 대한 반박 4항).

그리스도께서 사람 대신 완전한 율법준수를 대행하시어 율법에 대한 하나님의 공의를 만족시키신 후 행위 언약을 대체하는 두 번째 구원 공식인 은혜 언약을 만드셨다고 당시 알미니안들이 주장했다는 내용이다. 대신 완전한 율법준수를 행하신 그리스도께서 만드신 두 번째 은혜 언약은 사람이 그리스도를 믿고 하나님께 순종하려는 자세를 가지면 영생을 위한 완전한 율법준수 요구를 철회되고, 동시에 그리스도를 믿음으로만 영생을 얻는다고 알미니안들이 주장했음을 알 수 있다.

오늘 날 한국의 능동적 순종을 주장하는 청교도 개혁주의자들이 그리스도를 믿으면 그리스도의 완전한 율법준수의 공로가 전가되어 믿는 죄인이 완전한 율법준수를 한 것으로 간주된다고 주장하는 내용과 정확하게 일치되는 율법주의 이단 사상이다.

알미니안들의 이 주장에 대하 도르트 총회로 모인 칼빈주의 선조들은 다음과 같이 반박하면서 그들은 이단으로 정죄했다.
 

 

“이 주장은 성경과 모순된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속량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 이 예수를 하나님이 그의 피로써 믿음으로 말미암는 화목제물로 세우셨으니’(롬 3:24-25). 또한 항론파는 간악한 소시누스가 모든 교회가 일치하여 고백한 믿음을 거슬러 그랬던 것처럼 하나님 앞에서 성경과 다른 칭의 교리를 주장하는 것이다” (도르트신조. 두 번째 교리조항의 오류에 대한 반박 4항).

그리스도께서 홀로 완전한 율법준수를 대행하신 공로를 우리에게 전가되어 우리도 율법준수에 성공한 것으로 인정된다는 당시 알미니안들과 지금의 청교도 개혁주의자들의 이단적인 신학을 도르트 신조는 완전하게 반박했다. 우리 칼빈주의 선조들은 로마서 3:24-25절을 인용하면서, 우리가 의인으로 인정되는 것은 그리스도의 율법준수 공로 때문이 아니고 그리스도께서 친히 우리의 죗값을 갚으심으로 이루어진 하나님과의 화목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그리고 알미니안들이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정하고 오직 인성만 인정하는 소시니안 이단들과 같다고 했다. 그리스도가 율법은 준수하여 율법의 의를 얻어 우리에게 전가했다는 당시 알미니안들과 지금의 능동적 순종 주장자들은 그리스도를 ‘기독교판 부처’로 보는 이단적인 자들이라는 것이다. 또한 성경을 대적하는 ‘다른 칭의 교리’라는 것이다.
 

맺는 말>

다음과 두 가지로 오늘의 기사를 요약할 수 있다.

1) 율법준수가 하나님이 정하신 영생의 조건이고 하나님의 처음이 구원 공식(행위 언약)이었는데, 그리스께서 대신 율법준수에 성공하시어 하나님께 만족을 드리신 후 구원의 조건을 쉽게 완하시킨 두 번째 구원 공식(은혜 언약)에 대하여 가르치는 WCF의 언약 이론은 알미니안들이 먼저 주장하다가 <도르트신조>에 의해 정죄받은 이단사상이다.

2) WCF가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을 직접 가르치지 않음에도 청교도 개혁주의자들은 WCF에 능동적 순종이 나온다고 극구 우기고 있다. WCF에 나오건 나오지 않건, 그리스도가 완전한 율법 준수를 대행하여 첫 번째 구원 공식(행위 언약)을 만족시키고 난 후, 자기를 믿는 자들에게는 영생을 위한 율법 준수를 철회하고 자신이 친히 이루신 율법준수 공로를 전가하심으로 칭의를 준다는 능동적 순종 이론은 이미 도르트 신조가 정죄한 이단 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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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철 목사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 반석장로교회’의 담임목사이고 거짓 신학의 ‘견고한 진’(고후10:4)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작된 신학신문 <바른믿음>의 대표이다.
총신대학(B.A 졸업), 총신대학 신학대학원(M.Div Eqiuv.졸업), 아세아연합신학대학 대학원(Th.M 졸업), Liberty Theological Seminary(S.T.M 졸업), Fuller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Puritan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Liberty Theological Seminary(D.Min 수학), 남아공신학대학원(South African Theological Seminary, Ph.D)에서 연구하였고, 현재 University of Pretoria(Ph.D)에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사도 운동에 빠진 교회」, 「제3의 물결에 빠진 교회」, 「가짜 성령세례에 빠진 교회」,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 Story」, 「한 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 「능동적 순종에 빠진 교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