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동적 순종과 회심준비론에 대해 신학부가 주관한 공청회라는 명칭의 '일방적 발표회'에서 어떤 분이 “표준문서를 따르지 않을 거면 교단을 떠나라!”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것으로 그치지 않고 자신의 개인 언론을 통해 또 다시 다음과 같이 주장하여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뿌리게 했다고 한다.

“정말 우리 교단의 교리적 표준 문서를 따를 수 없는 조항들이 많다고 한다면 교단의 헌법을 고치거나 아니면 그렇게 할 수 없다면 교단을 떠나 새로운 교단을 만들고 그 교단의 교리적 특성에 맞는 교리적 표준 문서를 따로 작성하면 될 것이다”.

능동적 순종과 회심준비론에다 자기의 신앙을 거는 분들은 성경, 도르트신조, 벨직신앙고백,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등 다른 중요한 칼빈주의 문서들을 고루 강조하지 않는다. 이상하게 오직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만 유별나게 강조하는 경향을 보인다. 왜 그럴까? 칼빈주의 개혁교회의 신앙을 설명하는 많은 문서들 가운데 자신들의 신학 정체성과 연관된 청교도들이 참여하여 작성한 문서로는 웨신서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분들이 착각하는 중대한 것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자신들의 신학 정체성과 연관된 청교도들은 웨신서를 만드는데 참여하기는 했으나, 웨신서가 완성되자 마자 판을 뒤집어 웨신서를 사장시켰고, 웨신서를 작성한 중심 세력인 장로교회파 청교도들을 말살시켜버렸다. 그리고 자신들의 세상이 도래하자 웨신서를 대체하는 '사보이 신앙고백'(1658년)을 따로 만들었다. 웨신서에는 자신들의 신학에 의미를 부여하는 청교도주의의 아버지 윌리엄 퍼킨스와 그 후예 청교도들이 지나간 흔적만 있을 뿐이다.

능동적 순종과 회심준비론을 주장하는 분들의 신학적 뿌리는 칼빈의 장로교 신학(개혁교회)이 아니다. 그 분들의 신학의 뿌리는 행위언약을 체계화시킨 윌리엄 퍼킨스와 그 후예 청교도들의 신학이다. 능동적 순종과 회심준비론에 관해서는 확실하게 그렇다. 바로 다음과 같은 신학자들이다. 

윌리엄 퍼킨스(William Perkins, 1558-1602)
윌리엄 에임스(william Ames, 1576-1633)
폴 베인즈(Paul Baynes, 1573-1617)
리처드 십스(Richard sibbes, 1577-1635)
존 코튼(John Cotton, 1585-1652)
존 프레스톤(John Preston, 1587-1628)
존 오웬(John Owen, 1616-1683),
리챠드 백스터(Richard baxter, 1615-1691)
토마스 굿윈(Thomas Goodwin, 1600-1680)
윌리엄 브릿지(William Bridge, 1600-1671)
존 하우(John Howe,1630-1705)
스티븐 차녹(Stephen Charnok, 1628-1680)
존 번연(John Bunyan, 1628-1699)
토마스 왓슨(Thomas Watson, 1620-1686)
토마스 브룩스(Thomas Brooks, 1608-1680)
메튜 폴(Matthew Poole, 1624-1679)
토마스 맨톤(Thomas Manton, 1620-1677)
조나단 에드워즈(Jonathan Edwards, 1703-1758)
리차드 멀러(Richard Muller, 1948-현재)
조엘 비키(Joel Beeke, 1952-현재)

합동에서 능동적 순종과 회심준비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성경 이상으로 웨신서를 강조하는 이유는 자신들의 신학적 뿌리가 되는 윌리엄 퍼킨스가 주창한 청교도신학과 헨리 제이콥스의 국교회 안에서 스스로 자치하는 회중교회 사상을 신봉했던 ‘독립파’(회중파 청교도들)들이 그 웨신서 작성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웨신서가 완성될 무렵에 독립파(회중교회파 청교도)들은 회중파 신자이며 군대의 장군 올리버 크롬웰의 무력에 힘입어 장로교회파 청교도들을 모두 숙청해 버렸고, 웨신서도 폐기해 버렸다. 그리고 자신들만의 사보이 선언을 따로 만들었다. 능동적 순종과 회심준비론을 신봉하는 합동의 인물들이 신봉하는 청교도 신학자들 대부분이 웨신서를 배신했다. 그들 가운데 웨신서를 자기 신앙의 표준으로 여기는 사람은 거의 없다.

지금 합동의 일부 목사들과 교수들이 '성경의 빛 아래'가 아니라, 맹목적인 자세로 '웨신서 표준문서 타령'을 노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합동 교단의 능동적 순종, 회심준비론 주장하는 분들은 ‘웨신서 포준문서 타령’을 이제 그치고 ‘사보이 타령'으로 전환하는 것을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둘째, 웨신서 속에는 능동적 순종과 회심준비론을 지지하는 직접적인 내용이 없다. 웨신서 어디에도 능동적 순종과 회심준비론을 명확하게 지지하는 내용이 없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웨신서 작성을 주도했던 장로파 청교도들은 국교회를 대적하기 위해 소수의 독립파 청교도(회중교회파)들까지 아울러 연합을 도모하고자 힘썼다. 그럼에도 독립파들이 더 강력하게 원했던 능동적 순종에 대한 정확한 기술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독립파들은 장로파들을 제거한 후 사보이 선언을 따로 만들어 그것을 명확하게 기술하였다. 칭의에 대한 웨신서와 사보이의 기술을 비교해 보라! 

“3. 전적인 은혜성: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의 순종과 죽음으로 이렇게 의롭다 하심을 얻는 모든 자들의 빚을 완전히 갚으셨고 그들을 대신하여 그의 아버지의 의를 정당하게, 실제적으로, 그리고 완전히 만족시키셨다” (웨신서 11:3).

“그리스도의 전체 율법에 대한 능동적 순종과 그리고 그들의 전체 의로움을 위한 그리스도의 수동적 순종의 전가에 의해 그들은 믿음으로 의롭다 함을 얻는다. 그 믿음 은 그들 자신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선물이다” (Savoy Declaration(영문) 11장 1항 번역).

합동의 능동적 순종, 회심준비론 주장하는 분들이 필자와 서철원 박사를 은근하게 빗대면서 "표준문서를 따르지 않을 것이면 교단을 떠나 새 교단을 만들라"고 말하지 않아야 한다. 한번 더 그런 후안무치하고 무례한 언동을 더 하면, 부끄러운 정체를 만천하에 드러내어 큰 봉변을 당하게 만들 것이다.  

그리고 굳이 누군가 교단을 떠나야 한다면, 칼빈주의 기본문서와 장로교회 표준문서를 모두 실질적으로 거부하면서 청교도 교리(능동적 순종과 회심준비론)을 주장하는 분들이 먼저 교단을 떠나야 옳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말하고 싶다.

네덜란드 개혁교회가 작성한 도르트신조(1618-1619)는 ’칼빈주의 5대 강령‘을 수립하여 칼빈주의 개혁교회의 신앙의 기본을 정의한 매우 중요한 문서이다. 그러므로 도르트신조가 정죄한 이단 사상을 자신의 중심적 신학으로 삼고 고집한다는 것은 “그 자신 역시 이단”이라는 의미이다.

도르트신조는 두 번째 교리조항 오류에 대한 반박 2,4항에서 알미니안들이 주장했던 능동적 순종 사상을 이미 이단으로 정죄하였다. 그리고 첫째 교리조항 전체, 세 번째-네번째 교리조항 전체를 통해 당시 알미니안들의 회심준비론 사상을 확실하게 반박하였다. 다음은 도르트신조가 설명하는 당시 알미니안들의 회심준비 이론이다.

“믿음에 이르는 선택을 받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사람은 본성의 빛을 올바르게 사용해야 하며, 경건하고, 주제넘지 않고, 겸손하며, 영생을 준비해야 한다. 선택은 이런 요소들에 어느 정도 의존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도르트신조, 첫째 교리조항 오류에 대한 반박 4항).

죄인에 대한 하나님의 저주와 진노의 율법을 먼저 선포함으로 죄인을 다시 더 죽여 겸손하게 만들고, 죄인이 구원을 위해 스스로 그리스도의 은혜를 사모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현재 합동 속의 회심준비론주의자들의 주장을 그 당시 알미니안들이 주장했던 것이다. 구원을 사모하고 겸손한 자세를 보이는 것이 곧 선택되어진 사람의 증거라고 설명하는 한국 교회의 회심준비론주의자들의 논리가 이미 알미니안들이 주장한 내용이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네덜란드 칼빈주의 선조들은 다음과 같이 반박하면서 그들을 배척했다.

“그러므로 본성의 빛이나 율법이 할 수 없는 것을 하나님께서는 성령님의 능력으로 화목하게 하는 말씀 또는 화목하게 하는 직분을 통해 이루신다. 이것이 바로 메시야에 관한 복음인데 이 복음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구약과 신약 아래에서 믿는 모든 사람을 구원하시는 일을 기뻐하셨다” (도르트신조. 셋째-넷째 교리 6항).

죄인에게 저주와 진노의 율법을 선포하면 거듭나지 못한 자연인들에게 역사하는 성령, 즉 로마교회의 도움의 은총으로 역사하는 성령이 자연인의 영혼을 각성되게 하여 스스로 구원을 사모하게 만든다는 회심준비론자들의 핵심적 주장을 이미 네덜란드 개혁교회의 선조들이 정확하게 비판하고 정죄하였음을 알 수 있다. 

 

맺는 말>

다음의 세 가지로 오늘의 기사를 요약할 수 있다. 1) 누가 합동 교단을 떠나야 한다면, 칼빈주의 교회들에게 너무나도 중요한 도르트신조와 성경의 권위보다 더한 권위를 가지는 것처럼 웨신서 타령을 입으로 해 대면서, 실제로는 웨신서도 부정하고 단지 악용하는 사람들이 당장 합동 교단을 떠나야 옳다. 

2) 필자와 서철원 박사 등이 표준문서의 행위언약을 거부하는 것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동시에 두 개의 전장을 운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지금은 능동적 순종과 회심준비론이 우리 교단의 화두이다. 이 논쟁을 먼저 마쳐야 한다. 이미 이 논쟁 과정에서 누가 개혁교회의 기본 신학에서 벗어나 알미니안 이단사상을 신봉하는지 드러나고 있다. 이 싸움에서 패배하면 스스로 교단을 떠나 '청교도 교단'을 차려야 할 것이다. 그런 상황까지 몰리고 싶지 않으면 버릇없는 말을 더 하지 않아야 한다.

나중에 필자는 잘못된 행위언약 이론과 관련하여 교단의 표준문서 개정 작업의 필요성에 대한 불을 지필 것이다. 능동적 순종과 회심준비론 논쟁은 바로 행위언약 이론에서 출발한다.

우리 교단 헌법을 통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미 파악해 두었다. 1) 성경 66권과 다르고, 2) 개혁신학의 대표자 칼빈의 신학과 다르고, 3) 도르트신조, 벨직신앙고백 등 개혁교회의 여러 기본문서들과 다른 아담에 대한 신학을 주장하는 웨신서의 행위언약의 율법주의의 실상이 알려지면, 우리 교단의 하나님의 자녀들은 옳바른 태도를 취하게 되어있다. 능동적 순종과 회심준비론 논쟁에서 이미 확인되었다.

3) 교단 내의 신학 논쟁의 근본적 목적은 언제나 교회의 온전함, 그리고 그리스도 안에서의 사랑과 협력이어야 한다. 때로 감정적으로 날이 설지라도, 서로가 도움을 주고, 먼저 깨달은 사람이 앞에서 이끌어 가면서 함께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를 세우려는 자세를 우리가 견지해야 하나님께서 기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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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철 목사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 반석장로교회’의 담임목사이고 거짓 신학의 ‘견고한 진’(고후10:4)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작된 신학신문 <바른믿음>의 대표이다.
총신대학(B.A 졸업), 총신대학 신학대학원(M.Div Eqiuv.졸업), 아세아연합신학대학 대학원(Th.M 졸업), Liberty Theological Seminary(S.T.M 졸업), Fuller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Puritan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Liberty Theological Seminary(D.Min 수학), 남아공신학대학원(South African Theological Seminary, Ph.D)에서 연구하였고, 현재 University of Pretoria(Ph.D)에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사도 운동에 빠진 교회」, 「제3의 물결에 빠진 교회」, 「가짜 성령세례에 빠진 교회」,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 Story」, 「한 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 「능동적 순종에 빠진 교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