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자들과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 이론에 대해 연구할 때, 칼빈을 기준으로 그 이전의 신학자들과 그 이후의 신학자들을 구분하여 연구해야 한다. 그 이유는 종교개혁을 완성했다고 평가되는 칼빈과 칼빈의 종교개혁 신학을 유럽의 교회에 정착시키는 작업을 수행했던 칼빈 이후의 신학자들 사이에 신학의 불일치성 또는 불연속성이 있다는 지적이 이미 많은 학자들에 의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Kendall 1979; Bell 1986; Torrance 1984; Seo 2016, 100).

종교개혁을 완성한 칼빈의 신학과 칼빈의 신학을 계승한 그 이후의 신학자들의 사이에 존재하는 불일치성을 어떤 학자는 "칼빈과 대립되는 칼빈주의자들" (Muller 2003, 21, 31)라고 표현하고, 어떤 학자는 “칼빈은 칼빈주의자였는가” (Lee 2003)라고 표현하고, 어떤 학자는 “칼빈과 다른 칼빈주의” (Hall 1966, 19-37; Letham 2009, 101)라고 표현한다.

칼빈과 칼빈의 신학을 계승하였던 그 이후의 종교개혁 신학자들 사이에 신학의 불연속성이 나타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 질문에 대한 매우 설득력있는 이유를 제시한 사람은 Letham이다. Latham은 중세시대 후기의 신학을 지배했던 아리스토텔레스 학파의 철학적 방법론이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의 저자 자카리아스 우르시누스와 제네바의 칼빈의 후계자 테오도르 베자 등을 통해 개혁파 신학 속으로 도입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etham 2009, 101).

 

외국인이 레담 교수.
외국인이 레담 교수.

 

베자와 우르시누스 등 칼빈 이후의 종교개혁자들의 신학을 지배한 아리스토텔레스 학파의 철학적 방법론의 특징은 이성과 논리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철저한 합리주의였다. Letham은 아리스토텔레스 학파의 철학적 방법론을 개혁파 신학 속으로 도입한 베자와 우르시누스 등에 의해 종교개혁 신학에 다음과 같은 변화가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It Produces a throughgoing rational theology in which logic and reason were paramount. Doctrines were deduced from masterful premises. Causal analysis was employed throughout. Reason was accorded a priority and the biblical text was squeezed into a rigidly imposed grid” (Letham 2009, 101).

("아리스토텔레스 학파의 철학적 방법론은 논리와 이성을 가장 중요시하는 합리적 신학을 탄생시켰습니다. 교리들이 기발한 전제로부터 연역되었습니다. 인과적 분석이 전반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이성이 가장 우선시되었고 성경 본문을 철저하게 규격화된 이론의 틀 속으로 쑤셔 넣었습니다.”)

루터와 칼빈은 중세 로마교회 신학자들의 신학 방법론, 즉 아리스토텔레스 학파의 철학적 방법론을 따라 신학을 전개하는 스콜라주의를 매우 경계하였다 (Asselt et al. 1998, 110). 그러나 루터와 칼빈의 종교개혁 활동이 끝날 무렵에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이 다시 부흥하여 유럽의 대부분의 대학들을 지배하게 되었다 (Asselt et al. 1998, 167). 그 무렵에 교육받으며 성장한 유럽의 신학자들은 자연스럽게 아리스토텔레스 학파의 철학적 방법론을 따라 신학을 연구하여 정립하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칼빈 이후의 종교개혁자들의 신학을 지배하게된 개신교 스콜라주의이다. 개신교 스콜라주의는 칼빈 이후 약 200년 동안 유럽의 신학자들의 신학을 지배하였다 (Muller 2003, 24).

그러므로 종교개혁자들과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의 관계를 연구하기 위해 스콜라주의의 영향을 받지 않았던 칼빈 이전의 종교개혁자들과 칼빈 이후의 개신교 스콜라주의에 속하는 신학자들을 구분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 이론은 칼빈의 설교나 책을 통해 등장한 것이 아니고 이후 신학자들의 칼빈에 의해 정립된 칭의 교리에 대한 더 구체적인 사색, 그리고 합리적 유추를 통해 등장했기 때문이다.

윌리암 커닝햄도 그리스도의 능동적-수동적 순종 이론의 형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As the distinction between the passive and active righteousness of Christ, - the first regarded as more immediately the ground of our pardon and second of our acceptance, - this does not appear formally brought out in the writings of Calvin. It is to be trace rather to the more minute and subtle speculations to which the doctrine of justification was afterwards subjected; and thought the distinction is quite in accordance with the analogy of faith, and maybe of use in aiding the formation of distinct and definite conception" (Cunningham 1979, 404).

(우리의 죄 용서의 근거가 되는 수동적 의 개념과 우리가 하나님께로 받아드려지는 능동적 의 개념은 칼빈의 책들을 통해 공식적으로 등장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칭의 교리의 뒤를 따르는 더 섬세하고 구체적인 사색으로부터 기원을 찾을 수 있다. 그러한 구분이 지극히 합당한 신앙적 유추라고 믿었고, 명확하고 분명한 개념 형성을 돕기 위해 유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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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 Yo-Han. 2016. Legacies of The Puritans: Their History and Theological Idealism. Seoul: Grisim.

Lee, Sang-Gyu. 2003. “Was Calvin a Calvinist?.” Church and Faith. 12th Feb. http://m.amen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423.

Hall, Basil. 1966. “Calvin Against the Calvinsts,” in John Calvin. ed. G. Duffield. Appleford: The Sutton Courtenay Press.

Kendall R. T. 1979. Calvin and the English Calvinism to 1648.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Torrance J. B. 1984. “The Incarnation and Limited Atonement”, the Scottish Bulletin of Evangelical Theology. Edinburgh: Rutherford House.

Bell Charles M. 1986. Calvin and Scottish Theology. Edinburgh: The Handsel Press.

Letham, Robert. 2009. The Westminster Assembly. New Jersey: R&P Publishing.

Cunningham, William. 1863. The Reformers and the Theology of the Reformation. Reprinted in 1979. Carlisle: The Banner of Truth Trust.

Muller, Richard A. 2003. After Calvin. (Title transliterated from Korean). Translated by Byung-Soo Han. Seoul: Revival and Reformation.

Asselt Wilem J., Piezier Theo J., Rouwendal Pieter L., Wisse Maarieen. 1998. Translated by Byung-Soo Han. Seoul: Revival and Reform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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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철 목사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 반석장로교회’의 담임목사이고 거짓 신학의 ‘견고한 진’(고후10:4)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작된 신학신문 <바른믿음>의 대표이다.
총신대학(B.A 졸업), 총신대학 신학대학원(M.Div Eqiuv.졸업), 아세아연합신학대학 대학원(Th.M 졸업), Liberty Theological Seminary(S.T.M 졸업), Fuller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Puritan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Liberty Theological Seminary(D.Min 수학), 남아공신학대학원(South African Theological Seminary, Ph.D)에서 연구하였고, 현재 University of Pretoria(Ph.D)에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사도 운동에 빠진 교회」, 「제3의 물결에 빠진 교회」, 「가짜 성령세례에 빠진 교회」,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 Story」, 「한 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 「능동적 순종에 빠진 교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