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분부터) 하나님은 인간을 인격체로 대접하셨습니다. 인간에게 명령으로 ‘너는 창조주를 하나님의 섬겨!’ ... 그렇게 명령하시지 않고 인간에게 언약을 체결했습니다. 언약이 장로교회에만 있지요? 다른 교단들, 감리교, 성결교, 오순절, 로마 카돌릭 ... 이런 데에는 언약 사상이 없어요.

그런데 장로교회의 언약 사상이 잘못되었다고 나는 봅니다. 언약을 행위언약-은혜언약으로 했어요. 개혁신학의 약점이 그 점이예요. 하나님이 처음부터 ... 아담을 온전한 지식의 상태로 창조했다는 루터의 종교개혁의 기본 가르침과는 달리, 하나님이 처음부터 아담을 완전하게 창조하신 것이 아니고, 하나님 앞에서 살면서, 바르게 행동을 해서, 자기를 완전하게 함으로 영생을 얻게 하셨다... (중략).

빨트의 말을 보면, 하나님이 사람을 창조하실 때, 인간을 완전하고 흠없이 창조하신 것이 아니라 파편적으로 잠정적으로 임시적으로 창조하셨다고 했지요. 행위언약을 통해서 완전에 이르면, 완전한 순종을 함으로 완전에 이르러서 영생에 이른다! ...

그런데 인간이 실패했으니까 하나님이 은혜언약을 내셔서 예수 그리스도로 하여금 우리(아담)가 실패한 계명들을 다 지키게 함으로 우리가 구원을 절로 받게하셨다! ... 그렇게 이해하고 있는데, 이런 내용이 장로교회에만 있지요? 개혁신학에만 있어요. 저는 이 언약개념(WCF의 행위언약-은혜언약)이 잘못되었다고 봅니다.

언약은 그런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백성 삼는 약정이예요. 하나님이 사람을 자기 백성으로 삼는 약정이 언약이예요. 그러니까 구약 성경에 언약이 어러번 있는 것 같아도 여러번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처음 아담과 맺은 언약, 그것이 근본이고, 예수 그리스도가 만드신 신약의 언약을 새 언약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첫 언약의 회복이라고 해야 맞습니다. 언약은 하나님 백성 삼는 약정이다고 해야 맞습니다(23분50초)” (서철원 박사).

최근 수년 동안 한국 장로교회의 뜨거운 주제가 되고 있는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 교리와 회심준비론 문제는 이제 어느 정도 정리되었다. 청교도주의자들은 금년의 합동 총회의 보고서를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여, 자신들의 신학이 진리로 판명되었다고 억지를 부린다고 한다.

진실을 다시 말하자면, 청교도 신학과 능동적 순종과 회심준비론이 어찌저찌 이단판정을 받지 않고 그럭저럭 넘어간 것이다. 회심준비론에 대한 보고서를 보면, 회심준비론이 무엇인지 전혀 정의하지 않았다. 회심준비론은 그리스도의 죄용서 복음보다 구약의 율법을 선포하면 성령이 죽은 영혼을 각성시켜서 스스로 회개하고 예배하고 기도하면서 그리스도에게 나아가 구원을 달라고 간절하게 구하게 된다는 것이다.

회심준비론은 원죄의 유전과 전적타락을 부정하는 펠라기우스, 로마교회, 알미니안 신학, 웨슬리안 신학(감리교회)에서 수용할 수 있는 이론이다. 절대로 장로교회와 칼빈주의 개혁신학이 수용할 수 있는 신학 이론이 아니다. 영혼이 중생되기 전부터 사람이 구원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므로 도르트신조에 의해 이단으로 정죄된 사상이다.

만일 신학부가 회심준비론의 핵심을 적나라하게 진술하면, 김효남- 서창원 교수 등 회심준비론 사상을 전파하는 분들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였을 것이다. 그래서 신학부와 총회는 같은 교단의 교수들을 하나님보다 더 사랑하는 마음으로 회심준비론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정확한 말을 하지 않았다. 단지 다음과 같은 가벼운 말로 주의를 주는 정도로 매듭지었다.

“따라서 회심을 성령의 주권적 역사와 하나님의 은혜의 선물로 전개하는 회심을 일컬어 ‘회심준비론’이라 할 때는 개혁주의 전통에서 수납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목회 현장에서는 회심준비론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교리적 오해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매우 주의하여 사용할 것을 권고한다” (23년 합동 총회의 회심준비론에 대한 보고 결론).

능동적 순종에 대한 신학부의 보고서도 비슷한 모양새였다. 그리스도가 율법준수하여 얻으신 의가 우리에게 전가되지 않고 단지 십자가만 지켰으면, 아담과 우리 영혼이 지옥에 가지도 않고 천국에 가지도 못한다는 것이 능동적 순종 교리의 핵심이다. 그리스도께서 율법을 지켜서 얻으신 율법의 의가 우리에게 전가됨으로 우리가 의인이 되어 천국에 간다는 것이 능동적 순종 교리의 핵심이다.

그러나 신학부 보고서에는 이와 같은 능동적 순종에 대한 정확한 정의가 없었다. 오히려 “십자가의 속량(죄용서)만이 우리를 구원하는 유일한 길이다”라는 능동적 순종 교리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정죄하는 내용이 있었다. 그런데 청교도주의자들은 자신들이 승리하였고 자신들이 진리를 수호하였다고 입이 찢어지도록 웃었다고 한다. 십자가의 속량이 우리를 구원하는 유일한 길이라면, 그리스도가 율법준수하여 얻으신 율법의 의의 전가가 없어도 구원을 받는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왜 자신들이 승리했다고 입을 길게 찢었다는 것인가?

이 모든 논란의 근원은 웨신서가 공식화하여 장로교회의 언약 신학으로 자리 잡은 행위언약-은혜언약 신학이다. 하나님이 아담을 불완전하게 만들었고, 그의 마음에 율법을 심어주시면서 그 율법을 지켜서 스스로 영생을 얻으라 했다는 행위언약으로 인해 그리스도가 대신 율법을 준수하여 영생의 의를 얻으셔야 하는 비성경적인 구원 공식(능동적 순종)이 등장했다. 또한 그리스도의 은혜를 받기 전에 먼저 아담이 지키지 못한 율법을 대면해야 진정으로 그리스도의 은혜를 사모하고 감사하게 된다는 회심준비론도 등장했다.

웨신서가 가르치고 있는 행위언약-은혜언약을 가장 심각한 장로교회 병의 원인이다. 웨신서의 99%는 성경처럼 좋으나 행위언약 부분의 1%는 참으로 나쁘고 악한 부분이다. 그래서 나는 99%의 쌀밥에 1%의 독을 넣어 만드는 쥐약과 같다고 했다. 듣기에는 흉한 말이지만 사실 아주 정확한 진단이다.

내년에 합동 신학부에서는 또 공청회를 여는데, 그 주제는 웨신서가 가르치는 행위언약이다. 행위언약을 일거에 무너뜨리면 장로교회의 신학이 무너진다. 왜냐하면 장로교회의 행위언약 신학은 마치 로마교회 신학의 배꼽(영세 신학)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그리스도의 재림의 때까지 행위언약을 무너지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행위언약은 하나님이 뜻이 계셔서 장로교회에 심으시어 거짓된 자들이 은혜에서 벗어나도록 미혹 받게 하신 것이기 때문이다. 

웨신서의 행위언약을 일거에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천천히 그 문제를 알리고 가르쳐 잘못된 믿음을 신봉하는 것을 알게되었으면서 자기를 위해 회개하지 않는 악한 자들이 자존심과 명예를 위해 집요하고 끈질기게 행위언약을 추종하며 그리스도의 복음을 훼방하는 결과를 만드는 것도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일이다. 스스로 큰 선생이라고 자부하는 악한 자들이 진리 앞에서 고개를 숙이지 않고 결국 하나님의 뜻대로 심판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은혜 주시는 사람들은 비록 신학교에서 배웠을지라도 이런 상황 속에서 얼른 깨달아 알고 돌아서게 된다. 그런 일이 더 일어나도록 행위언약의 거짓된(이단적인) 내용을 우리는 계속 적나라하게 알려야 한다. 주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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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철원 박사는 서울대학, 총신대 신학대학원(M.Div), 미국의 웨스트민스터 신학원(Th.M), 화란의 자유대학교(Ph.D)에서 연구하였다. 화란의 자유대학에서 칼 발트의 신학을 지지하는 지도교수 베인호프와 다른 발트의 제자 신학자들과의 토론에서 칼 발트의 신학의 부당성을 증명하였다. 발트의 사상을 반박하는 내용을 담은 논문 '그리스도 창조-중보자직'을 관철하여 박사학위를 얻었고, 이 논문이 독일 튀빙겐대학이 선정한 20세기의 대표적인 신학 논문 100편에 수록되어 한국 교회의 위상을 드높였다. 총신대 신대원장 등을 역임하면서 수 십년 동안 목회자들을 길러내는 교수사역에 헌신하다 영예롭게 은퇴한 후에도 여전히 쉬지 않고 연구하시며 <바른믿음>의 신학자문 역을 맡아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