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철원 박사의 '개혁주의와 장로교회'(1회)

서철원 교수 (조직신학 박사, 전 총신대 신대원장)

장로교 개혁주의란 제목이 생소한 사항이다. 첫째로 개혁주의란 용어를 서양에서 사용하고 있는 경우를 보지 못하였다. 개혁주의란 용어는 아마도 ‘개혁주의 신행협회’라는 기독교 출판사로 인해 한국교회에 정착한 것으로 생각된다. 서양에는 ‘칼빈주의’라는 용어를 주로 사용하고, ‘개혁신학’이라는 개념과 '개혁신앙'이라는 용어들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만 개혁주의란 용어가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그 말의 뜻은 확실하게 전달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장로회 개혁주의란 용어도 생소하여 무슨 뜻을 전달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개혁주의라는 용어가 칼빈주의를 지칭하는 것으로 이해하도록 하고, 장로회 개혁주의라고 할 때에는 정치제도와 연관된 칼빈주의를 말하는 것으로 잠정이해하면서 추가적으로 몇 마디 더 살피고자 한다.

1. 장로제도

종교개혁은 장로제도를 생산하였다. 교회는 오순절 성령강림으로 인하여 최초로 조직되었다. 그 때는 사도들이 말씀선포와 교회행정과 구제를 전담하였다. 그러다가 사도들이 교회의 구제를 잘 할 수 없게 되자 집사들을 세웠다(행 6:1-6). 집사들을 세울 때, 비록 사도들이라도도 집사를 자신들의 뜻대로 임명하지 않고 전체 교회가 선출하도록 하였다(행 6:3-6). 선출된 집사들에게 사도들은 기도하고 안수 했을 뿐이다(행6:6).

그 후에 교회가 널리 퍼지고 사방에 세워지므로 교회를 권면하고 말씀대로 살도록 가르치는 직분을 세웠다. 그들은 말씀을 선포하는 목사 옆에서 권면하고 봉사하는 일을 하였다. 그런 장로들을 다스리는 장로로 지목하였다(딤전 5:17).

디모데전서에 나오는 장로를 목회자와 대조해서 이해하면 말씀을 전하는 장로와 달리 권징하고 권면하고 심방하는 장로가 분리되어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사도들의 퇴장한 후 주교 혹은 감독들이 목회하면서 말씀을 전하고 가르치는 직임과 다스리는 직임이 통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주교 혹은 감독이 말씀선포뿐만 아니라 교회의 모든 행정과 정치를 독점하므로 교회전체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감독의 결정으로 모든 일이 진행되었다. 그래서 주교에게 강도권과 교회정치가 통합되어 감독정치로 발전하였다.

감독정치는 감독제의 강화로 진행되어 교황제로 발전하였다. 그리하여 고대전통의 교회들은 다 교황제를 갖게 되었다. 로마교회가 교황권을 제일 강화하였고 정교회, 시리아 정교회, 애굽의 콥틱교회 등이 모두 교황제를 갖게 되었다.

그리고 선행에 의한 구원이 한결같이 강조되었다. 은혜로 믿음으로 구원 얻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정한 대로 선행과 고행을 해서 구원에 합당한 자격을 이루어 의롭다함을 받는 것으로 강조하였다.

종교개혁은 은혜로 믿음으로 구원 얻음을 확정하였다. 그리하여 교회가 자유와 해방을 누리며 은혜의 역사를 인해 기뻐하고 감사하며 찬송하는 일이 연속되었다. 종교개혁교회는 ‘이신칭의’ 교리를 따라 믿음생활을 말씀대로 하기 위해서 말씀선포에 전력하였다. 그리고 온 교회로 하여금 말씀대로 살도록 하기 위해서 권면하는 일을 할 장로들을 세울 필요성을 크게 느꼈다. 그래서 감독이 아니라 심방하고 권면하는 일을 하는 장로를 세웠다.

개혁교회는 장로들을 세워 권고하고 권면하는 일을 하게 하였다. 또 심방하는 것은 교회가 예배 후에 흩어졌어도 한 교회로서 성도의 교제를 계속하고 있음을 알리는 일이었다. 말씀대로 살도록 권면할 때, 그렇게 살지 못한 사람들은 당회로 불러 권징하는 일을 하였다. 그들로 말씀대로 살기로 작정하게 하고, 잘못을 어떻게 고치고 있는지를 보고하게 하였다. 장로제도의 온전한 목적은 전체 교회로 하여금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게 하는데 있었다. 개혁교회의 장로제도는 이렇게 시작되었고 운영되었다.

칼빈이 시작한 장로제도가 죤 낙스에 의해서 영국에 전파되어 장로회란 이름으로 교회가 조직되었다. 장로회는 장로를 대표로 선출하여 대의정치를 하는 제도였다. 대의정치를 하므로 민주주의 정치가 발생할 틀을 마련하였다. 그래서 미국과 아시아 여러 나라들에 장로제를 가진 교회들이 많이 일어나게 되었다.

한국에 들어온 장로회는 처음에는 미국교회의 정신으로 잘 운영되었지만, 한국인들이 교회정치를 운행하므로 문제점들을 많이 노출하게 되었다. 첫째로 선출에 있어서 헌금을 많이 하는 재력이 있는 사람들을 장로로 세웠다. 이렇게 선출된 장로들은 심방하여 권고하는 일보다는 교회의 제반 행정사항들을 다루게 되었다. 그러면서 권세를 부리고 독자적인 결정을 하여 교회의 주인으로 행세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교회의 모든 권세가 다 당회로 집중되었다. 더 이상 대의정치가 아니고 소수의 중앙 집중적 정치제가 되었다. 집단 감독제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따라서 장로들이 심방하고 권면하는 일은 없어졌다. 교회가 세속화되었고 권징도 없어졌다. 장로나 목사나 범죄한 교인들을 권징하려고 하지 않는다. 목사나 장로들도 결코 권징하지 않게 되었다. 장로들로 본래의 직임 곧 권면하는 일을 하게 하려면 목사들이 복음을 선포해야한다. 이 법만이 장로로 자기의 직임을 다 하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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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철 목사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 반석장로교회’의 담임목사이고 거짓 신학의 ‘견고한 진’(고후10:4)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작된 신학신문 <바른믿음>의 대표이다.
총신대학(B.A 졸업), 총신대학 신학대학원(M.Div Eqiuv.졸업), 아세아연합신학대학 대학원(Th.M 졸업), Liberty Theological Seminary(S.T.M 졸업), Fuller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Puritan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Liberty Theological Seminary(D.Min 수학), 남아공신학대학원(South African Theological Seminary, Ph.D)에서 연구하였고, 현재 University of Pretoria(Ph.D)에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사도 운동에 빠진 교회」, 「제3의 물결에 빠진 교회」, 「가짜 성령세례에 빠진 교회」,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 Story」, 「한 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 「능동적 순종에 빠진 교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