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이단의 원조로 분류되는 사람이 있다. 일제 강점기 때 활동했던 김성도(1882~1944)라는 여성이다. 그녀는 입신한 상태에서 예수와 대화도 나누었고 자신에게 직통 계시가 임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녀는 ‘새 주님’을 강조하였으므로 ‘새주파 교주 김성도’라 불리우게 되었다.

김성도의 신앙과 교리의 핵심적인 특징은 모든 죄의 뿌리가 음란이라고 보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김성도는 인류의 원죄와 깊은 연관을 가지는 선악과를 어떻게 해석했을까?

“여자가 그 나무를 본즉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럽기도 한 나무인지라 여자가 그 열매를 따먹고 자기와 함께 있는 남편에게도 주매 그도 먹은지라.”(창 3:6)

김성도는 하와가 먼저 먹은 창세기의 선악과를 하와의 육체적 순결과 정조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았다. 뱀(마귀)의 유혹을 받은 하와가 그만 뱀과 성적인 관계를 맺어 뱀의 피가 그녀에게 유입되어진 것으로 이해하였다. 그리고 이후 아담과 함께 마귀의 피로 오렴된 더러워진 자손들을 생산하게 되었다고 이해하였다.

선악과를 범한 인간의 원죄를 사탄과의 성적 관계로 인해 사탄의 피가 인간에게 유입되었다는 것으로 이해했으니, 그녀에게는 구원도 바로 그런 방식으로 일어나게 되는 것으로 결론지어졌다. 여기에 대해서는 더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녀에게서 영향을 받은 김백문(이스라엘 수도회), 정득은(피갈음), 문선명(통일교), 박태선(천부교), 정명석(JMS) 등의 유명한 이단들이 그녀와 동일한 선악과에 대한 이해를 가졌던 자들이다.

그렇다면 영국의 청교도들은 선악과를 어떻게 이해하였을까? 그들은 영생의 자격을 주는 율법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아담의 선악과 범행을 이해하였다. 선악과를 범하는 것이 어떻게 율법 불순종으로 해석되는 것인지에 대해 청교도들의 어떤 서적에서도 자세하게 설명되는 것을 보지는 못했다. 나는 지금까지 그런 내용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그들이 이런 믿음을 가졌다는 것은 사실이다.

“완전한 생명을 가지지 못한 아담은 율법의 선행으로 영생의 자격을 만들어 하나님께 영생을 청구했어야 했다. 하나님은 아담에게 율법을 완전하게 지킬 능력도 주시었다. 그러나 아담은 율법을 지키지 않았으므로 하나님의 저주를 받았다.”

이것이 청교도들의 선악과 원죄론이다. 아담이 지켰어야 할 율법은 아담의 마음에 기록되었었다고 한다. 그 율법이라는 것의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몇 종류였는지에 대해 영국 청교도들은 납득될 정도로 설명하지 못했다. 단지 그 율법이 나중에 시내산에게 모세를 통해 돌판에 기록되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주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선악과를 먹으면 정녕 죽을 것이라고 아담에게 분명하게 계시했다고 성경에 나온다. 아담의 마음에 기록하여 주신 것이 아니고 아담에게 귀에 들리는 언어로 말하셨다고 성경에 나온다.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 말라 네가 먹는 날에는 반드시 죽으리라 하시니라.”(창 2:17)

성경은 이와 같이 아담이 선악과를 범하여 영원한 저주를 받았다고 말하는데, 영국 청교도들은 아담이 율법을 지키기 않아 저주를 받았다고 가르쳤다. 선악과 범행이 아담이 그의 마음에 기록된 영생의 기준인 율법을 지키지 않겠다는 선포적 행위였다는 것이다.

새주파 김성도

는 선악과를 하와의 성적인 순결의 상징으로 보았고, 영국 청교도들은 선악과를 아담이 영생을 위해 지켰어야 할 율법과 연관지었다. 과연 누가 선악과를 바르게 이해했던 것일까? 영국 청교도들도 선악과를 바르게 이해하지 못했음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김성도가 선악과를 성적으로 이해하여 결국 특별한 자와의 성관계를 통한 구원론을 주장한 것처럼, 영국 청교도들도 선악과를 율법으로 이해하여 그릇된 율법적인 구원론을 주장하였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그리스도가 아담 대신에 율법을 완전하게 지켜서 먼저 자신의 구원(영생)의 자격을 얻었고, 그리고 자신을 믿는 우리들에게 스스로 얻으신 구원(영생)의 자격을 물려주었다는 구원론, 능동순종의 의 교리이다. 선악과를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면 구원론이 반드시 비틀어지게 된다는 것을 한국 이단의 원조 김성도와 영국 청교도들을 통해 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장로교회가 영국 청교도들의 그릇된 신앙을 무조건적으로 신봉하였다. R. C. Sproul을 비롯하여 여러 개혁신학의 대가들이 청교도들의 잘못된 원죄론과 구원론을 그대로 받고 말았다.
 

“만일 예수께서 백성의 새로운 대표자인 둘째 아담이 되려면, 그는 하나님이 당신의 백성에게 부여해 오신 모든 의무들을 그 자신이 이행하셔야 했다. 실제적인 의미에서, 그는 이스라엘의 성육신으로서, 그 백성에게서 율법이 요구하는 모든 것을 행하셔야 했다. 그중에는 하나님의 선지자 세례 요한에 의한 세례도 포함되었다. 그래서 예수님이 능동적으로 순종하신 것이다.”(R. C. Sproul)

하나님께서 구원받기 위해 이스라엘 민족에게 주신 율법 순종의 의무를 그리스도가 대신 맡으셨다는 내용이다. 성경 어디에도 이스라엘 민족에게 구원 받기 위해 부과하신 명령이라는 것은 없다. 구약에서 구원은 훗날 성육신하여 십자가에서 피 흘리신 그리스도의 공로가 소급하여 적용되어 발생했다. 구약의 율법은 그 하나님의 은혜를 입어 구원받은 백성들이 하나님 섬김의 기준으로 삼아야 할 원칙이었다. 

기독교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구원은 그리스도의 피 흘리심으로만 나왔다. 구원을 받기 위해 사람에게 하나님이 부과하신 무슨 의무를 감당해야 하고, 사람이 못하니 그리스도가 대신 감당하여 구원이 일어났다는 내용은 성경과 맞지 않는다. 사람이건, 그리스도이건 하나님이 부과하신 행위를 감당하여 구원을 얻었다고 하면 성경의 기독교가 훼손된다.

하나님은 자기를 찬송하는 백성을 가지시려고 아담을 창조하셨다. 자기의 형상을 따라 모든 은혜와 영생 안에서 아담을 창조하셨다. 그리고 아담에게 자기의 인격을 걸고 언약을 맺으셨다. 영원히 아담의 하나님이 되고, 아담도 영원히 하나님의 백성이 되자고 하나님은 신실하신 인격을 걸고 아담과 언약을 맺으셨다.

하나님은 아담과 언약을 맺으실 때 언약의 내용을 보증하는 두 개의 담보물을 세우셨다. 생명나무를 통해 아담이 하나님 백성으로 사는 한 영원한 생명이 보장되었음을 보증하셨다. 선악과를 통해 하나님 백성의 길을 떠나면 아담이 영원히 죽을 것임을 경고하셨다. 그러나 아담은 하나님이 주신 자유와 능력을 하나님을 배반하고 스스로 하나님처럼 되려는 탐욕을 위해 사용했다. 하나님에 대한 반역의 의지를 명확히 하고 선악과를 범하였으므로 하나님의 저주를 받아 죽을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자신의 인격을 걸고 아담을 자기의 백성으로 삼고, 스스로 영원히 아담의 하나님으로 남기로 언약했으므로, 자기의 인격을 걸고 아담과 맺은 그 언약을 성취해야 할 의무를 지시기를 마다하지 않다. 아담을 자기 백성으로 회복하기 위해 하나님 스스로 아담의 죄를 감당하실 수 밖에 없었다. 그 방법 외에는 다른 길이 없었기 때문이다.

죄로 죽은 아담에게 즉시 하나님 자신이 어떠한 방법으로 아담을 다시 살리실 것인지를 계시하였다. 스스로 여인의 후손으로 지상에 사람으로 오시어 아담의 죄를 대속할 것임을 밝히셨다(창 3:15). 아담과 그의 후손들에게 자신이 피를 흘려 죄를 사하게 될 훗날의 십자가의 효력을 소급적용 받을 수 있는 짐승의 제사 제도를 도입하셨다.

동시에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효력을 소급적용 받아 구원을 얻는 죄악된 자기 백성들에게 하나님 섬김의 원리, 삶의 원리로서 율법을 주셨다. 율법은 영국 청교도들이 가르친 것처럼, 태초에 아담의 마음에 기록된 것이 아니다. 아담의 타락(원죄)이 일어난 후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제사의 효력이 소급적용되어 구원 받은 구약의 실직적으로 죄악된 백성들이 하나님을 섬기는 원리와 기준으로 역사 속으로 들어왔다.

나중에 성육신하는 성자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는 은혜로 구원 받은 구약 백성들의 하나님 섬김의 원리였던 율법을 스스로 성취하는 방식으로 자기 백성의 완전한 구원을 이루어내셨다. 먼저 그리스도는 율법이 요구하는 모든 완전한 선과 의와 거룩을 구비하신 죄 없는 사람으로 나셨다. 하나님의 성육신은 곧 하나님의 인격을 가진 완전히 거룩하고 의로운 사람의 출생이다. 구약의 율법이 말하는 하나님 백성의 자격과 삶의 원리가 성육신하신 그리스도 안에 100% 완전하게 이루어졌던 것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율법은 그리스도의 그림자였다.

그리고 그리스도는 죄가운데 있는 자기의 백성들의 죄를 대신 짋어지는 어린양이 되시고 평생을 순종 가운데 사시다가 십자가에 달려 피 흘리셨다. 그리스도의 흠없는 피를 우리의 죄의 배상물로 받으신 하나님은 완전히 만족하시었다. 그리스도의 죽음을 우리 죗값으로 받으심으로 우리의 죄가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여겨주셨다. 또한 그리스도께서 믿는 자들을 자기에게로 받아주시어(연합) 자기의 거룩함이 우리의 것으로 인정되게 해 주셨다.

이것이 성경적인 기독교 신앙이다. 선악과 범함을 아담이 영생을 위한 율법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해석하여 그리스도가 대신 율법을 지켜 영생의 자격을 얻었고, 그것이 우리에게 전가되었다는 영국 청교도들과 현대의 많은 개혁주의자들의 신앙은 비성경적이다. 마치 새주파 김성도가 선악과를 하와의 성적인 순결의 상징으로 이해하고, 그 방식 안에서 구원론을 전개하는 것과 조금 다른 유형의 사이비 이단 사상이다.

성경은 그리스도가 우리를 구원하신 방법을 이렇게 말한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속량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롬 3:24)

그가 우리를 대신하여 자신을 주심은 모든 불법에서 우리를 속량하시고 우리를 깨끗하게 하사 선한 일을 열심히 하는 자기 백성이 되게 하려 하심이라(딛 2:14)

우리가 그 피를 인하여 의롭다 하심을 얻었은즉 더욱 그로 말미암아 진노하심에서 구원을 얻을 것이니(롬 5:9)

하나님이 죄를 알지도 못하신 이를 우리를 대신하여 죄로 삼으신 것은 우리로 하여금 그 안에서 하나님의 의가 되게 하려 하심이라(고후 5:21)

그가 우리를 대신하여 자신을 주심은 모든 불법에서 우리를 속량하시고 우리를 깨끗하게 하사 선한 일을 열심히 하는 자기 백성이 되게 하려 하심이라(딛 2:14)

예수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와서 우리에게 지혜와 의로움과 거룩함과 구원함이 되셨으니(고전 1:30)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바른믿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이철 목사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 반석장로교회’의 담임목사이고 거짓 신학의 ‘견고한 진’(고후10:4)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작된 신학신문 <바른믿음>의 대표이다.
총신대학(B.A 졸업), 총신대학 신학대학원(M.Div Eqiuv.졸업), 아세아연합신학대학 대학원(Th.M 졸업), Liberty Theological Seminary(S.T.M 졸업), Fuller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Puritan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Liberty Theological Seminary(D.Min 수학), 남아공신학대학원(South African Theological Seminary, Ph.D)에서 연구하였고, 현재 University of Pretoria(Ph.D)에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사도 운동에 빠진 교회」, 「제3의 물결에 빠진 교회」, 「가짜 성령세례에 빠진 교회」,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 Story」, 「한 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 「능동적 순종에 빠진 교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