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의 강함과 부드러움(6)

▲ 이승구 교수(합신 조직신학)

마지막으로 이 모든 교리적 실천적 주장과 함의들이 모두 성경에서 나왔다는 것을 아주 자명하게 하면서도 이것을 현저하게 밖으로 드러내 놓고 논의하고 있지 않음도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특유의 강함과 부드러움을 드러내는 것이다.

내용으로 보면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도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못지않게 오늘 우리에게는 성경에 있는 것만이 하나님의 특별 계시이고, 따라서 요한계시록까지 신약의 계시(啓示)가 다 주어지고 난 후에는 더 이상의 새로운 계시(啓示)는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는 이를 아주 명백하게 천명한다.

아마 한 세기 후의 개신교회(1647)는 좀 더 분명하게 이를 분명히 천명해야 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그 강한 표현은 다음과 같다: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에게 자신의 뜻을 계시해 주시던 과거의 방식들은 이제 중지되어 버렸다.”(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1항 마지막 부분).

“이 성경에다 성령의 새로운 계시에 의해서든 아니면 인간들의 전통에 의해서이든 아무 것도 어느 때를 막론하고 더 첨가할 수가 없다”(6항).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은 이렇게 명확하게 표현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중요한 모든 교리에 대해서 어떻게 알게 되었는가를 질문하면서 항상 성경으로부터 그것을 배우고 그것을 고백한다고 말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예를 들어서 제3 문에서 “당신은 어떻게 당신의 비참함을 알게 됩니까?”라고 묻고서는 “하나님의 율법이 나에게 가르쳐 줍니다.”라고 대답하고 있다. 또한 참된 믿음이 무엇인가를 묻고 대답하는 21문에서도 성경에 대한 믿음이 잘 드러나 있다:

참된 믿음이란 무엇입니까?

(답) 참된 믿음은 
     하나님께서 당신님의 말씀 가운데서
     
계시하신 모든 것이 참되다는
     
확실한 지식일 뿐만이 아니라,
     
복음을 통해서 성령님에 의해서 내 안에 창조된
     
마음속에 깊이 뿌리박힌 확신이기도 한데,
     
이는 순전한 은혜로 그리스도께서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만 아니라,
     
나에게도 내 죄를 용서해 주시고,
    
영원히 하나님과 바른 관계에 있게 하시고
     
구원을 허락하셨다는 확신입니다.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제 21 문답, 강조점은 덧붙인 것임)

참된 신앙을 말하면서 “하나님께서 당신님의 말씀 가운데서 계시(啓示)하신 모든 것이 참되다는 확실한 지식”과 “마음속에 깊이 뿌리박힌 확신”을 말하는 데서 예수님을 참으로 믿는 사람은 곧 성경에서 가르치신 것은 무엇이든지 참되다는 믿음을 뿌리 깊은 확신으로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그러므로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의 성경에 대한 진술은 숨어 있고 부드러운 것 같으면서도 매우 강력한 것이다. 이것은 이를 설명하는 우르시누스의 설명에서도 동일하며, 프레데렉 3세의 아우그스부르크 제국회의에서의 답변 내용과 태도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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