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의 강함과 부드러움(4)

▲ 이승구 교수

다른 것에 비해 권징 문제에 대해서는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이 83문-85문까지 비교적 자세하게 논의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내용을 읽어 보면 성경을 따라서 그것이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인지를 잘 드러내어 우리가 말하는 강함과 부드러움의 전형적 표현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 할 수 있다.

이것이 과연 무슨 뜻인지 잘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해 83-85문답을 그대로 인용하는 일로부터 시작해 보자:

(제 83 문)(천국의) 열쇠의 직임(職任)(The Office of the Keys)이란 무엇입니까?

(답) 거룩한 복음의 선포와 교회의 권징(勸懲)입니다. 이 둘로써 천국이 신자(信者)들에게는 열려지고, 불신자(不信者)들에게는 닫히는 것입니다.

(제 84 문) 어떻게 천국이 거룩한 복음의 선포를 통해서 열려지고 닫히게 됩니까?

(답) 그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리스도의 명령에 의하면, 모든 참 신자들 각자에게 그들이 복음의 약속을 참된 신앙으로 받아들일 때, 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의 공로 때문에 그들의 모든 죄를 참으로 용서하신다고 선포하고, 공적으로 선언함에 의해서 천국이 열려집니다. 그러나 그 반대로 모든 불신자들과 위선자들에게 그들이 회개하지 않는 한 하나님의 진노와 영원한 정죄(定罪)가 그들에 머물러 있으리라고 선포하고 공적으로 선언함으로써 천국이 닫힙니다. 현세에서나 오는 세상에서 이 복음의 증언에 따라 하나님의 심판이 내려지는 것입니다.

(제 85 문) 어떻게 천국이 교회의 권징(勸懲)에 의해서 닫히고 열려집니까?

(답) 그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리스도의 명령에 의하면 그 자신을 그리스도인이라고 부르면서도 비기독교적인 가르침을 고백하거나 비기독교적인 삶을 사는 이들과, 반복적인 형제로서의 사랑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오류들과 사악한 삶을 버리기를 거부하는 이들은 교회나 (교회의) 적법한 직원들에게 알려져야 하고, 그들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권고에 대해서도 반응하지 않으면

(교회의) 직원들은 그와 같은 이에게는 성례를 베풀지 않음으로써 기독교적 교제에서 배제해야 하고, 그러면 하나님께서도 그들을 그리스도의 왕국에서 배제시키십니다.

그러나 그런 자들이라도 참된 변화를 약속하고 나타내 보이면 그리스도와 그의 교회의 지체들로서 다시 받아들여져야 합니다. 이 내용을 잘 살펴보면, 결국 교회의 권징은 “회개를 위한 기독교적인 권징”(Christian discipline toward repentance)이라는 것이 분명히 드러난다. ‘권징(하나님의 말씀을 기준으로 하는 권선징악)’은 형제 사랑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그리스도인들의 (1) 그리스도인다운 교리의 고백과 (2) 기독교적인 삶을 위한 일이다.

이것은 교회 공동체가 교회 공동체로 존재하는 이유의 한 부분이기도 하다. 그런데 공동체 안에서 그 교리와 삶이 비기독교적인 것으로 드러날 때 반복적인 형제로서의 사랑의 권고가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성령 안에서 성경대로 하는 사랑으로 서로가 서로를 위하여 권하는 공동체가 교회 공동체임을 드러내는 것이다. 항상 문제가 있지만 그것에 대해서 성경사랑을 가지고 권면하여 가야 한다는 것이다.

오랜 동안의 사랑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그 권고가 받아들여 지지 않을 때에 는 회개 하도록 하기 위해서 그 대상자들을 기독교적 교제에서 배제시키는 것인데 이를 성례를 베풀지 않음을 통해 그렇게 해야 한다고 표현하고 있다. 성례가 성도 교제의 중요한 방식의 하나라는 것을 잘 드러내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자들이라도 참된 변화를 약속하고 나타내 보이면 그리스도와 그의 교회의 지체들로서 다시 받아들여져야 합니다.”라는 말을 덧붙임으로 권징이 권징 자체를 위한 것이 아니라 회개를 위한 것임을 아주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므로 권징 과정 전체가 사랑과 기도의 분위기 가운데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아주 분명히 드러낸다. 그런 교회 공동체는 은혜 가운데 잇는 힘 있는 공동체이다. 그것이 바로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의 강함과 부드러움의 한 전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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