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새관점 학파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답변>
‘새관점’이라는 말은 기존의 지배적인 학설을 거부하는 사람들에 의해 제시되는 새로운 관점입니다. 의학, 경제학, 역사학, 과학 등 모든 학문의 영역에서 새로운 관점은 늘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의 고대 역사에 대한 새관점을 주장하는 소장 학자들이 많습니다. 삼국시대 우리 조상들의 강역에 대한 새로운 이론입니다. 일제 강점기에 형성된 역사 이론에 의하면 고대의 삼국은 한반도 내에만 있었습니다. 지금 대학 강단을 지배하는 주류 학자들은 오직 이것만 가르칩니다. 

그러나 삼국의 강역이 한반도뿐 아니라 중국의 동해안 지역, 요서, 요동, 만주에 걸쳐 있었다는 증거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나의 과학적인 증거를 들자면,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나오는 일식 관측에 대한 기록들입니다. 현대 과학은 과거의 어느 시기에 일어난 일식이 관측될 수 있는 정확한 지점을 찾아냅니다. 현대 과학에 의해 삼국의 초기 일식 관측 장소들이 한반도가 아니라 중국의 동해안 지역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것 외에 많은 증거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점점 증거가 쌓여서 반박할 수 없는 상태가 되면, 일제 강점기에 수립된 고대 한국의 역사에 대한 관점이 무너지고 새로운 관점이 정설로 인정되는 것입니다.

최근 기독교 신학에서 등장한 새관점 논쟁도 비슷합니다. 종교개혁 이후 개신교는 칭의, 즉 하나님의 의롭다하심이 사람의 행위와는 무관하게 오직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얻어진다는 것을 정설로 믿었습니다.

그 이전 로마교회 시절에는 믿음과 인간의 행위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의롭다 하심이 이루어진다고 믿었습니다. 그리스도를 믿어도 이후의 행위가 온전하지 못하면 하나님의 의롭다 하심을 얻어 천국에 들어가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보았습니다.

칼빈과 루터는 사도 바울의 성경을 연구함으로 로마교회가 가르치는 믿음과 행위에 근거하는 칭의론이 기독교 신앙에 대한 왜곡임을 깨달았습니다. 종교개혁자들은 사람이 하나님으로부터 의롭다 하심을 얻는 것은 오직 그리스도를 믿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다시 회복시켰습니다. 그리고 이후 수 백년 동안 이것이 종교개혁 교회들의 구원의 진리가 되었습니다. 

영국의 신학자들, E. P. 샌더스(Sanders), 제임스 던(J. Dunn), 그리고 니컬라스 토머스 라이트(N. T. Wright)가 종교개혁 교회들의 칭의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주장했습니다. 종교개혁 교회들이 믿고 이해하는 사도 바울의 칭의 신학에 대한 새 관점(new perspective on Paul)을 주장한 것입니다.

간단히 말해, 종교개혁자들과 이후 개신교회들이 사도 바울의 칭의 신학을 잘 못 이해함으로 오직 그리스도를 믿음으로만 의롭다 하심을 얻는다고 믿었다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의 신학을 오직 믿음으로만 의롭다 하심을 얻는다는 것으로 해석하지 말고, 이제 새로운 관점으로 다시 해석하고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많은 학자들의 이름들을 나열하고 그들의 주요 주장들을 설명하지 않아도 간단히 새관점 학파의 주장의 핵심을 요약할 수 있습니다. 사도 바울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주장하면서 오직 믿음으로 칭의를 얻는다는 것을 부정하면, 그 결과는 무엇일까요? '오직 믿음'을 버리면 반드시 행위가 추가됩니다. 믿음뿐 아니라 인간의 행위와 삶의 내용으로 말미암아 완전한 칭의가 가능해지기도 하고, 불가능해지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1)성화로 구원이 완성된다는 성화구원론, 또는 2)믿고 난 후의 행위에 의해 구원이 완성된다는 행위구원론, 또는 3)처음 믿을 때 일차적인 칭의가 주어졌으나 이후의 삶의 내용을 보시고 하나님께서 마지막 때에 최종적이고 완전한 칭의를 다시 심사하신다는 유보적 칭의론으로 기울어지게 됩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죄로 죽은 자들 가운데 일부를 자기 백성으로 택하시고, 그리스도를 보내시어 죄사함의 근거를 마련하시고, 택하신 자기 백성이 그리스도를 믿게 하심으로 완전하고 영원한 구원을 주신다는 성경이 가르치는 신앙은 파괴되어 기독교가 없어집니다.

‘새관점 학파’라는 말은 그럴싸하지만, 그들의 주장은 성경과 기독교의 핵심을 무너뜨리는 이단사상입니다. 이것을 이단사상이라고 하지 않으면, 이들의 신앙과 성경의 이신칭의 신앙이 공존해도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기독교는 사라지게 됩니다.

하나님의 의롭다 하심은 사람의 그 어떤 행위와도 무관합니다. 새관점 학파가 득세하게 되면, 오직 그리스도의 속죄사역을 믿게 하심으로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공로가 적용되어 우리에게 칭의를 주시는 하나님이 기독교에서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그러면 지상에서 구원과 참 교회가 사라집니다.

새관점을 앞장서 주장한 샌더스, 제임스 던, 토머스 라이트가 모두 영국 성공회 주교들이라는 사실을 주목해야 합니다. 성공회는 칼빈의 종교개혁 신학을 모두 이어받지 않고 칼빈의 종교개혁과 로마교회 사이의 노선을 추구하면서 생겨난 어정쩡한 교회입니다. 칼빈주의를 엄격하게 추구하자는 청교도들을 물리치면서 영국의 성공회는 서서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 속에 종교개혁 신학을 수용하는 사람들과 로마교회주의와 그 후에 생겨난 알미니안주의를 따르는 사람들이 혼재하였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칼빈주의는 소수의 신학으로, 그리고 알미니안주의가 다수의 신학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로마교회주의와 알미니안주의는 오직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얻는다는 성경적 이신칭의 신앙을 전적으로 수용하지 않습니다. 그리스도를 믿고, 이후 바르고 온전하게 행동함으로 칭의가 완성된다는 것이 그들의 신앙입니다. 이런 분위기가 만연된 영국 성공회에서 신학을 배우고 가르치는 사람들에게서 이신칭의 신학을 재고하자는 새관점이 주장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새관점 학파에 대해 로마교회가 더 환영하고 우호적이라는 사실만 보아도 새관점 학파들의 주장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감리교회, 성결교회의 공식 칭의 신학도 새관점 학파와 유사합니다.

우리는 새관점 학파의 칭의신학을 거부해야 합니다. 오직 그리스도를 믿게 하심으로 완전하고 영원한 칭의(구원)가 주어지고, 이후 칭의의 은혜를 적용하는 성령의 사역의 열매로서 변화되어지는 삶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바르게 이해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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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철 목사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 반석장로교회’의 담임목사이고 거짓 신학의 ‘견고한 진’(고후10:4)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작된 신학신문 <바른믿음>의 대표이다.
총신대학(B.A 졸업), 총신대학 신학대학원(M.Div Eqiuv.졸업), 아세아연합신학대학 대학원(Th.M 졸업), Liberty Theological Seminary(S.T.M 졸업), Fuller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Puritan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Liberty Theological Seminary(D.Min 수학), 남아공신학대학원(South African Theological Seminary, Ph.D)에서 연구하였고, 현재 University of Pretoria(Ph.D)에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사도 운동에 빠진 교회」, 「제3의 물결에 빠진 교회」, 「가짜 성령세례에 빠진 교회」,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 Story」, 「한 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 「능동적 순종에 빠진 교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