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나라의 도래(1)

 

메리데스 클라인의 또 다른 책 <하나님 나라의 도래>(God Heaven and Har Magedon, 이수영역, 기독교문서선교회, 2015)에 나타나는 언약과 능동순종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았다.

좀 더 많은 연구를 하지 않고 얼른 보고 말한다는 것은 위험하다. 그럼에도 빨리 이 글을 쓰는 이유는 그 동안 개혁교회의 신학자들과 목회자들이 하나님과 인간의 언약, 그리고 그것에 수반되는 그리스도의 구원의 방식, 즉 능동순종 구원론에 대해 배우고 가르친 내용들이 너무도 허망하기 때문이다. 

맞는 내용이건 틀린 내용이건 간에, 클라인은 대단한 역량을 갖춘 학자였다고 생각된다. 지식이 매우 현란하고 신학적 사고의 범위가 매우 넓었던 사람이다. 그래서 그를 비판한다는 것이 마치 거대한 산 앞에서 삽질하는 것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그러나 필자는 클라인이 이 책에서 하나님의 언약과 그리스도의 능동순종에 대하여 말하는 내용의 허구성을 지적해 보려고 한다.

“제 2 아담으로서 자신의 사명이 적극적이고 소극적인 양면을 모두 가졌듯이 아들의 순종은 적극적이고도 소극적으로 나타나야 했다. 적극적인 순종은 하르 마겟돈 전투를 승리적으로 수행하신 것에서 드러난다. 그것은 곧 검증차원의 임무로서 이것을 제대로 수행하는 것은 완성된 영광이라는 종말론적 복을 얻는데 전제가 되는 것이었다.” (메리데스 G 클라인, 하나님 나라의 도래 (이수영 역), 110)

클라인이 말하는 하르 마겟돈이란 요한계시록 16:16절의 아마겟돈이다. “세 영이 히브리어로 아마겟돈이라 하는 곳으로 왕들을 모으더라”(요 16:16). 역사의 끝에서 그리스도를 대적하는 사단이 그리스도를 이기기 위해 자기 수하 적그리스도 왕들을 한 곳으로 모아 그리스도와 대결을 펼치게 될 것으로 설명되는 내용이다. 그럼에도 반드시 그리스도께서 승리하여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를 완성하게 될 것으로 해석되는 내용이다.

클라인은 그리스도가 첫 아담을 대신하여 영생을 위한 행위의 공덕을 준비하는 일에 대신 성공하였고, 그것으로 자기 백성들의 영원한 천국을 만드시는 것을 요한계시록 16:16절의 그리스도와 사탄의 마지막 아마겟돈 전쟁과 연관시켰다.

지식이 짧은 필자로서는 상상도 못할 엄청난 발상이고 너무 기발한 신학적 아이디어이다. 이러니 일반 사람들을 기가 죽어 감히 클라인을 비판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그러나 사단과 사단이 복음을 훼방하기 위해 지상에 세운 적그리스도들이 그리스도 앞에서 백전백패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스도가 모세의 율법 조항들을 완전하게 실천하셨으므로 사탄이 그리스도를 보면 도망쳤는가? 그리스도가 아담이 실패한 영생을 위해 행위의 공덕을 대신 성공적으로 쌓았으므로 사단고 그의 졸개 귀신들이 그리스도와 그리스도의 제자들에게 항복하고 괴성을 소리지르면서 떠나갔는가?

사탄의 권세의 빌미는 인간이 사탄의 유혹을 받아 하나님께 반역한 그 죄이다. 그 죄로 인해 사탄은 하나님의 저주받은 인간을 유린하는 악독한 왕 노릇을 하게 되었다.

사단에게서 우리를 구출하기 위해 하나님께서 무엇을 계획하셨는가? 사단의 권세의 빌미가 되는 우리의 죄를 해결하기 위해 하나님이 친히 사람이 되시었다. 하나님이 우리의 죗값을 대신 지불하기 위해 우리와 같은 사람이 되시어 세상에 나타나시었다.

“이튿날 요한이 예수께서 자기에게 나아오심을 보고 이르되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로다.” (요 1:29)

“그는 우리를 위하여 자신을 버리사 향기로운 제물과 희생제물로 하나님께 드리셨느니라.” (엡 5:2)

성경은 성자 하나님의 성육신자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의 죗값을 대신 갚으시는 속죄의 사역을 시작하시니, 하늘에서 사탄의 권세가 급속하에 흔들렸다고 한다. 결국 사탄은 권세를 잃고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칠십 인이 기뻐하며 돌아와 이르되 주여 주의 이름이면 귀신들도 우리에게 항복하더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사탄이 하늘로부터 번개 같이 떨어지는 것을 내가 보았노라. 내가 너희에게 뱀과 전갈을 밟으며 원수의 모든 능력을 제어할 권능을 주었으니 너희를 해칠 자가 결코 없으리라.” (눅 10:17-19)

“큰 용이 내쫓기니 옛 뱀 곧 마귀라고도 하고 사탄이라고도 하며 온 천하를 꾀는 자라 그가 땅으로 내쫓기니 그의 사자들도 그와 함께 내쫓기니라. 내가 또 들으니 하늘에 큰 음성이 있어 이르되 이제 우리 하나님의 구원과 능력과 나라와 또 그의 그리스도의 권세가 나타났으니 우리 형제들을 참소하던 자 곧 우리 하나님 앞에서 밤낮 참소하던 자가 쫓겨났고” (계 12:9-10)

계 16:16절의 아마겟돈 전쟁에 대해 과연 누가 손금을 보듯이 자세하게 설명할 수 있는지 모르겠으나, 사탄에 대한 그리스도의 승리의 근본적인 비결은 우리의 영생을 위한 그리스도의 행위의 공덕(율법의 의)이 아니다.

성경은 성자 하나님이 우리의 죗값을 대신 갚으라는 아버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기 위해 성육신하시고, 모든 고난과 모욕과 수치를 마다하지 않고 우리에게 죄용서를 주시는 사역을 감당하셨음이 곧 사탄을 이기심이라고 가르친다.

성경 어디에도 그리스도가 우리 대신 영생을 위해 행위의 공덕(능동순종, 적극적 순종)을 획득했다고 가르치는 내용이 없다. 또한 그 때문에 그리스도께서 사탄을 이기시게 되었다는 내용은 더욱 더 없다.

그런데 클라인은 그리스도께서 아담을 대신하여 영생을 위한 율법의 공덕을 쌓는데 성공하셨고, 그것이 사탄을 이겨서 영원한 하나님 나라를 수립하시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매우 현란한 말들이고 매우 난해한 신학 전개이다. 그러나 전혀 성경에 근거하는 내용이 아니고, 능동순종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논리와 정확하게 맞는 내용도 아니다.
 

“그리고 그것은 아담이 실패한 과제였던 것이다. 아들 자신이 대표하는 사람들을 위해 창조 언약에서 원래 제안되었던 안식일 상속의 공로로 얻게 되는 것은 그가 제 2 아담으로서 ‘의의 한 행동’(롬 5:18)을 행함으로써 말미암는다는 것이었다. 하르 마겟돈의 거룩한 분의 악한 원수를 대적하여 그를 정복한다는 것은 동시에 구원의 구속적 행위가 되는 것이다. 이 구원 행위로 말미암아 아들은 사단과 죄와 사망의 굴레에서 자신의 백성들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다.” (메리데스 G 클라인, 110-111)

클라인이 자기 주장을 위해 동원하는 성구는 적절하지 못하다. ‘아담이 실패한 과제’란 영생을 얻기 위해 요구되는 행위의 공덕(율법의 의)을 만드는데 아담이 실패한 것이다. 클라인은 첫 아담을 대신하는 제 2 아담 그리스도가 ‘의의 한 행동’(롬 5:18)에 성공하심으로 첫 아담의 실패를 만회했다고 하였다.

억지 논리이다. 롬 5:18절의 ‘의의 한 행동’이란 그리스도가 하나님께 반역하고 죽은 아담의 모든 죗값을 스스로 대신 지시고 아담과 우리가 받아야 할 모든 하나님의 저주와 심판을 대신 받았다는 의미이다. 그리하여 아담과 우리에게서 하나님의 저주와 심판이 완전히 멀어지게 만들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클라인은 그리스도가 아담 대신 영생을 위한 행위의 공덕을 쌓으시는데 성공한 것이 ‘의의 한 행동’이라고 오도하였다. 더 나아가 그리스도께서 그 공로에 근거하여 사탄과의 종말론적인 대결(계 16:16절의 아마겟돈 전쟁)에서 승리하여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했다고 하였다.

다음에 계속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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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철 목사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 반석장로교회’의 담임목사이고 거짓 신학의 ‘견고한 진’(고후10:4)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작된 신학신문 <바른믿음>의 대표이다.
총신대학(B.A 졸업), 총신대학 신학대학원(M.Div Eqiuv.졸업), 아세아연합신학대학 대학원(Th.M 졸업), Liberty Theological Seminary(S.T.M 졸업), Fuller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Puritan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Liberty Theological Seminary(D.Min 수학), 남아공신학대학원(South African Theological Seminary, Ph.D)에서 연구하였고, 현재 University of Pretoria(Ph.D)에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사도 운동에 빠진 교회」, 「제3의 물결에 빠진 교회」, 「가짜 성령세례에 빠진 교회」,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 Story」, 「한 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 「능동적 순종에 빠진 교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