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적 기업정신이 없는 이단집단에 의한 예고된 참변

전라남도 진도의 바다에서 수 백 명의 어린 학생들과 관광객들이 수장되었다. 그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억울하고 순진하게 죽음 당했다. 그러나 그 배를 운행하였던 선장과 다른 직원들은 승객들에게 실상을 알리지 않고 자신들만 신속하고 안전하게 탈출하였다. 그들의 행동이 너무나도 이상하고 어이없다. 한 마디로 기괴하였다는 말 외에는 다른 생각나는 말이 없을 지경이다.
 

구원파와 세월호

그런데 이번에 발생한 세월호 사건은 오래전에 일어났던 두 가지 큰 불행한 사건과 연결되어 있다. 하나는 1987년에 8월 경기도 용인에서 32명의 변사체가 발견되어 온 나라에 충격을 준 ‘오대양 사건’이다. 이 사건과 세월호 사건이 어떻게 관련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조금 후에 살펴보자. 또 하나는 1990년 9월 갑작스럽게 찾아온 홍수로 인해 한강 물이 불어나서 한강에 떠 있던 유람선이 급류에 휩쓸리면서 그 배를 위해 일하던 직원 15명이 죽거나 실종되었던 사건이다. 당시 한강에서 그 유람선 사업을 했던 ‘세모해운’이라는 기업이 이번에 진도 앞 바다에서 침몰한 세월호를 운영하였던 ‘청해진해운’의 전신이다.

이미 다 알려진 것처럼 청해진 해운의 배후에는 구원파라고 하는 사이비 종교집단이 있다. 기업 활동에 탁월한 수완을 보이는 구원파 대표 유병언 씨는 70년대 말에 ‘세모 그룹’을 창립하였다. 이후 다양한 종류의 사업에 진출하여 크게 기업체들을 일으킨 유병언 씨가 사이비 종교집단 구원파의 교주라는 사실은 모든 국민들에게 심각한 위협이 된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고 존중할 줄 모르는 이단의 일반적인 태도는 사회를 유익하게 만드는 건강한 기업활동을 불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사이비 종교 집단이 운영하는 사업체들은 단지 자신들의 배를 채우기 위해 미혹된 신도들의 피 땀이 베인 헌금과 노동력을 갈취하는 수단이다. 그리고 그들의 비정상적인 기업활동의 내막을 모르고 이용하는 일반 국민들 다수가 위험에 처하게 된다.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정상적인 정신과 자세가 없기 때문이다. 이번 세월호 참사가 그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구원파와 오대양 사건

유병언 씨의 구원파와 오대양 사건은 어떻게 연관되었을까? 구원파 신도들은 80년대의 오대양 사건이 자신들과는 무관하다고 항변한다. 오대양 사건을 자신들에게 관련지으려는 음모가 시작되고 있다면서 정부를 향한 적대적인 태도를 보인다. 그 당시 오대양 사건을 조사한 검찰은 오대양 사건과 구원파가 직접 관련되지 않은 것으로 결론지었다. 유병언 씨의 구원파에 속하였으나 탈퇴하여 ‘오대양’이라는 독자적인 사이비 집단을 만들어 활동했던 박순자 여인 한 사람으로 인해 벌어진 집단 자살참극으로 판단했다. 신도들을 동원하여 끌어 모은 거액의 사채를 갚을 수 없는 상황에 봉착하자, 현실에서 도피하고자 동반자살하였다고 보았다.

그러나 1991년 7월 수배중이던 오대양 직원들이 자수하여 놀라운 사실을 고백하였다. 크게 문제가 되었던 오대양 사건과는 무관한 다른 살인암매장 사건이 있었다고 고백하였다. 오대양의 가르침과 규율을 따르지 않는 신도들을 살해하여 암매장하였다는 것이었다. 이로 인하여 87년에 벌어진 오대양 사건에 대한 의혹이 다시 일어났고, 검찰의 재조사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다시 거액의 사채를 끌어 모았던 박순자 여인과 다른 31명이 채무관계를 감당할 수 없어 자살하였다는 것으로 결론지어졌다. 그때 유병언 씨는 ‘삼우트레이딩’이라는 회사를 인수하여 ‘회사 사업이 곧 하나님의 일’이라고 가르치면서 신도들로부터 11억이 넘는 금액을 가로챈 혐의가 인정되어 징역 4년 형을 확정받고 복역하였다.

그러나 나중에 진행된 대법원 재판에서는 또 다른 내용이 드러났다. 오대양을 통하여 모아진 거액의 사채의 일부가 세모 그룹으로 전달된 증거가 인정되었다. 박순자 여인과 유병언 사이에 수 억 원의 금전거래가 있었던 사실이 드러났다. 이로서 박순자 여인과 다른 31명의 오대양 신도들이 자살하였다고 알려진 오대양 사건과 유병언 구원파가 무관하다고는 말 할 수 없게 되었다. 당시 수사에 깊이 관여하였던 수사관은 오대양이라는 종교는 실질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오대양의 교주이며 많은 금액의 사채를 끌어모은 박순자 여인은 구원파의 대구지역의 책임자였으며, 신도들의 헌금을 세모 그룹에 전달하는 역할을 맡은 책임자였다고 보는 자신의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구원파의 시작과 분파들

이렇게 무시무시하고 단순하지 않는 구원파의 대표이며, 능력있는 기업가인 유병인 씨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 유병언 씨의 특이한 종교적인 인생은 1996년에 사망한 그의 장인 권신찬 목사와 깊이 연관되었다. 권신찬 목사는 원래 예장 통합 교단의 목사였으나, 1961년에 사이비 종교 문제로 인해 교단으로 면직된 인물이다. 구원파는 권신찬 목사와 그의 사위인 유병언 씨로부터 시작되었고, 현재 한국에는 크게 세 갈래의 구원파가 존재한다.


A. 권신찬-유병언 계열

구원파는 1961년 권신찬 씨가 네덜란드 WEC선교회(Worldwide Evangelization for Christ)소속 선교사 케이스 글래스(Kees Glass, 한국명 길기수)를 만나 “죄사함에 대한 깨달음”에 관하여 배움으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무렵 한국에서 활동하던 미국의 ‘믿음의 방패선교회’(Shield of Faith Mission) 소속 딕 욕(Dick York)에게서 비슷한 사상을 배운 유병언이라는 청년이 있었고, 훗날 그가 권신찬 씨의 딸과 혼인하여 권신찬 씨와 유병언 씨 두 사람이 힘을 합하여 구원파을 만들었다.

▲ 정동섭 교수

우리는 구원파에 대해서 연구할 때 특별히 정동섭 교수(전 침신대 교수, 사이비종교피해대책연맹 대표)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그는 8년 동안 유병언 구원파를 직접 경험하였고, 탈퇴한 후 구원파의 그릇됨과 실상을 가장 정확하게 알리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하여 정동섭 교수는 유병언 씨로부터 고소당하여 6년간 재판을 벌였고, 결국 대법원에서 승소하였다. 정동섭 교수의 글에 의하면, 권신찬-유병언 두 사람에 의해 구원파 활동이 태동된 때는 1962년이다. 구원파의 공식 명칭인 ‘기독교 복음침례회’는 1981년부터 사용되기 시작했다.

구원파들 중에서 가장 기업활동이 왕성한 곳은 유병언 구원파이다. 유병언 씨는 공업고등학교 출신으로서 많은 교육을 받지 못했고, 특히 신학에 관한 체계적인 교육을 받지 못하였다. 유병언 씨는 1972년 서울 약수동의 성동교회에서 구원파 교리에 미혹된 외국 선교사 3명과 한국인 목사 2명을 통해 목사 안수를 받았고, 이후 실질적으로 구원파를 이끌었다. 정동섭 교수는 구원파를 이끌어 온 유병언 씨의 지금까지의 행적을 다음과 같이 요약하였다.

1)겸손한 평신도 시절(1962-19567)

이 당시 유병언 씨는 대구공설운동장 인근의 자신의 집을 중심으로 ‘죄 사함을 통한 구원’에 대해 설교하는데 집중하였다. 그는 이 당시에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차별하지 않고 겸손하게 잘 대하였다.

2)자신감 넘치는 설교자 시절(1968-1971)

점점 추종하는 사람이 많아지자 유병언 씨는 서울, 인천, 안양 등지로 활동 영역을 넓혔고, 기도와 예배의 의미를 왜곡하는 등의 이단적인 교리를 본격적으로 가르치기 시작했다.

3)극동방송 방송부국장 시절(1972-1974)

극동방송의 방송목사 직에 있었던 권신찬 씨의 도움으로 극동방송의 부국장이 되었다. 그가 극동방속에서 장인 권신찬 씨보다 더 높은 직위를 가졌다는 사실을 보면 이때부터 유병언 씨가 구원파의 실질적인 지도자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후 구원파의 이단성이 세상에 알려졌고, 권신찬, 유병언 등을 포함한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해고되었다.

4)세속화된 사업가 시절(1974년-현재)

극동방송에서 해고된 유병언 씨는 활동 방향을 바꾸었다. 부도직전의 부실기업이었던 ‘삼우트레이닝’을 교인들의 헌금으로 인수하여 사장이 되었다. 이후 교인들에게 자신을 목사라고 부르지 말고 사장이라고 부르게 하였고, 계속 사업을 확장하여 여러 개의 회사를 운영하게 되었다. 5 공화국 시절 전두환 대통령이 그의 회사를 방문하기도 하였고, 전경환 씨와도 친분을 유지하는 등의 정치권과 긴밀한 관계를 잘 유지하였다. 현재 전 세계에 걸친 130여개의 계열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5,000억 원이 넘는 재산을 운영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B. 이요한(이복칠) 계열

이요한은 6.25 동란 중 대구임시신학교에서 권신찬을 만나 가르침을 받았는데, 이것이 그가 받은 공식교육의 전부라고 알려져 있다. 1971년 권신찬 씨를 통하여 목사 안수를 받았고, 전남 목표에서 ‘평신도복음전도회’를 설립하여 주로 기존 교회를 비판하며 시한부 종말론을 강의하였다. 이요한은 1983년 유병언 씨가 교회헌금을 전용하는 것을 문제 삼는 “세속적인 사업으로부터 복음을 수호한다”라는 제목의 유인물을 통해 “유병언 사장은 사업 경영의 무리로 인하여 발생하는 적자 요인과 필요한 자금을 교회 헌금에 의존해왔다 ... 유병언 사장은 여러 차례에 걸쳐 건축 헌금 등의 명목으로 엄청난 액수의 돈을 성도들을 기만하여 거의 사업에 전용했다.”라고 비판하며 교회와 사업은 분리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 일로 말미암아 유병언 측의 사람들이 이요한 씨를 구타하는 사건이 발생하였고, 결국 이요한 씨가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대한예수교침례회’를 설립함으로 유병언 측 구원파와 분리되었다. 이요한 씨는 1995년부터 경기도 안양 인덕원에 1천여 평의 대지 위에 ‘서울중앙교회’를 건축하여 조용하면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중이다.


C. 박옥수 계열

박옥수(1944년 생) 씨는 이요한 씨처럼 권신찬-유병언 씨와 관련되었다가 분리된 구원파 지도자가 아니다. 박옥수 씨는 권신찬 씨에게 그릇된 가르침을 주었던 네덜란드 선교사 Case Glass(길기수)에게서 직접 영향받았다. 박옥수 씨는 Case Glass가 금오산에서 인도하였던 집회에 참석하여 큰 영향을 받고서 훗날 다음과 같이 술회하였다.

“1962년 10월 7일, 내 모든 죄가 눈처럼 희게 씻어진 것이 믿어진 그날, 내 죄가 예수님의 보혈로 눈처럼 희어졌다고 믿어진 그날, 영원히 잊을 수 없는 그날! 저에게는 그날이 1962년 10월 7일 새벽이었습니다.”

박옥수 씨는 군대를 제대하고 경북 김천에서 전도사역을 시작하였고, 유병언 씨에게 그릇된 가르침을 전하여 구원파 지도자로 성장하게 한 미국인 자칭 선교사 딕욕(Dick York)에게서 목사 안수(1968년)를 받았다. 딕욕 선교사는 4.19 직후부터 대구에서 YWCA 강당을 빌려 전도집회를 시작하였고, 대구의 삼덕동에 있는 일식집을 빌려 신학교를 시작하였다. 박옥수 씨는 바로 이 학교를 졸업하였고, 딕욕 선교사가 한국을 떠나자 자신이 그 학교를 맡아서 운영하였다.

이후 박옥수 씨는 대구의 계명대학교 앞에다 ‘중앙교회’라는 교회를 세우고서 목회를 시작하였고, 1980년대 말에 대전에 ‘한밭중앙교회’를 세우고 이 교회를 통해 활동하였다. 2005년부터는 서울 양재동에 ‘기쁜소식 강남교회’를 세우고 활동하고 있고, 더불어 여러 대학에 ‘IYF’라는 선교단체를 만들고서 포교하고 있는 중이며, 동시에 ‘기쁜소식 선교회’를 이끌고 있다.

세 계열의 구원파 중에서 박옥수의 구원파가 가장 많은 신도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수년 전 박옥수 씨가 암과 에이즈까지 치료한다는 홍보하면서 판매했던 ‘또별’이라는 식품이 크게 문제되어 사회적인 지탄을 받게되자 많은 신도들이 이탈하여 이요한 계열의 구원파 교회들로 이동하였다.


구원파 교리와 영지주의

현재 한국에는 1)세월로와 관련된 유병언 계열, 2)유병언 계열에서 분리된 이복칠 계열, 3)처음부터 별도로 시작된 박옥수 계열, 이상의 세 종류의 구원파가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그 뿌리는 네덜란드와 미국에서 온 사이비 선교사들에게 연결되어 있고, 더 깊이 들어가면 기독교 속으로 들어온 영지주의 이단사상과 연관되어 있다. 구원파가 가르치는 핵심적인 교리들이 어떻게 영지주의와 연관되었는지 살펴보자.
 

A. ‘깨달음’이 곧 구원이라는 교리

구원파는 신자들에게 구원에 관한 특이한 ‘깨달음’을 강조한다. 자신이 구원받았다는 사실을 깨닫는 그 순간이 곧 구원받은 정확한 시간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들은 기존 신자들에게 접근할 때 “당신은 언제 구원받았습니까?”라고 질문한다. 그러나 성경 어디에도 구원받았다는 사실을 깨달음이 곧 구원이라는 말씀은 없다. 성경은 오직 죄인들이 하나님이 보내신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구원을 얻는다고 말씀한다.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요 1:12)

기독교 신앙의 핵심은 죄인이 하나님이 세상에 보내신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믿어 영접하는 것이다. 누구든지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하면 죄 사함 받고, 영원한 사망에 이르지 아니하고 하나님의 자녀로 인정되어 영생을 누린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내 말을 듣고 또 나 보내신 이를 믿는 자는 영생을 얻었고 심판에 이르지 아니하나니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겼느니라.”(요 5:24)

구원받았다는 사실을 깨달음이 곧 구원이라는 구원파의 강조점이 전적으로 틀리다고는 할 수 없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 하나님의 자녀의 은혜를 누리는 사람에게는 그 사실에 대한 깨달음이 따라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이 성도가 얻은 구원을 확신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성경적 요건은 아니다. 대신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자의 인격적인 신앙 그 자체가 구원의 근거이다.

우리를 위해 대신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를 진실하게 믿고 영접한 신자에게서는 이후 예수 그리스도가 그의 삶의 주인되었음을 의미하는 일들이 나타나게 되어 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자에게 하나님이 부으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예수 그리스도가 높아지고, 증거되고, 주인되시는 새로운 영적인 삶이 시작될 수밖에 없다(요 15:26, 16:14). 이러한 성령의 역사를 막을 수 있는 힘은 이 우주에 없으므로, 진실한 믿음으로 구원받는 모든 사람들은 이러한 특징을 보이게 되어 있다. 누가 구원받았는지 정확하게 아시는 분은 오직 하나님뿐이지만, 사람도 전혀 모른다고는 할 수 없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고 입으로 고백하고 동시에 삶을 통해 이러한 증거를 보이는 사람이 구원받은 하나님의 자녀라고 우리는 확신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구원에 관한 ‘성경적 확신’에 관해서는 얼마든지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구원받았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곧 구원이라는 주장은 이상한 말이다. 성경 어디에도 구원에 관한 깨달음을 강조하는 내용이 없다. 구원파의 ‘깨달음 교리’는 사람들을 구원파 이단 세계로 유인하는 매우 고약하고 기발한 코드이다. 여기에 낚이는 사람은 결국 구원파가 가르치는 거짓 믿음의 세계로 끌려들어가게 된다.
 

영지주의의 출현

그렇다면 구원파의 이러한 기발한 ‘깨달음’ 교리는 대체 어디에서 유래했을까? 전문가들은 구원파의 ‘깨달음이 곧 구원’이라는 특이한 코드가 고대에 시작되어 교회에 유입된 영지주의(靈知主義, Gnosticism)와 관련되었다고 본다. 그동안 영지주의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었다. 처음에는 영지주의가 초기 기독교 내에서 발생한 하나의 기독교 이단사상이었다고 여겨졌으나, 최근에 진행된 활발한 연구 결과에 의해 영지주의는 먼저 기독교 밖에서 시작되어 고대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크게 미쳤고 점차 교회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영지주의가 일어났던 때는 사도들이 이미 세상을 떠나고 사도들의 신앙을 계승한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교회가 어렵사리 자리를 잡아가던 상황이었다. 교회에 침투한 영지주의 사상으로 인하여 초대교회는 크게 몸살을 앓게 되었다. 초대교회 속으로 침투한 영지주의 ‘영지주의 이단’을 형성하여 교회의 참 복음을 심각하게 위협하였다.

알렉산드리아의 클리멘트(Clement, 150-215)가 남긴 기록에 의하면, 영지주의의 창시자는 시몬 마구스(Simon Margus)라는 인물이다. 시몬 마구스는 사도행전 8:9-13절에서 등장하는 마술사 시몬과 동일인물이라고 알려졌다. 그는 마술을 행하여 사람들을 크게 놀라게 하는 재주를 부렸고, 많은 인기를 얻자 자신이 사람의 형태로 나타난 신이라고 주장하며 사람들이 자신을 경배하도록 만들었다. 시몬은 자신이 겉으로는 사람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하나님이라고 가르쳤다.

영지주의 사상이 교회에 침투하여 초기 기독교를 위협하는 심각한 이단 세력이 되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흔적을 성경에서 찾을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버가모에 있는 교회에 보내신 편지의 내용 중에 “니골라 당의 교훈을 지키는 자들이 있도다”(계 2:15)라는 내용이 있다. 이것이 초대교회에 침투한 영지주의와 관련된 흔적이다. ‘니골라당’(Nicolaitans)이라는 말은 초기 영지주의의 지도자 니콜라스(Nicolas)라는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니콜라스는 안디옥 출신으로서, 사도들에게서 신앙을 전수받고 집사의 직분을 받았으나 결국 이단의 길로 빠지고 말았다.

성경 외의 문헌에서도 니골라당에 대한 언급을 찾을 수 있다. 순교자 저스틴(Justin Martyr, 165년 순교)이 Trailians에게 보내는 편지의 내용 중에 “니골라당을 멀리 하십시오. 어리석은 자들입니다. 그들은 쾌락을 사랑하지만 중상적인 혀를 놀립니다”라고 말하는 내용이 나타난다. 초대교회의 대표적인 변증가 이레니우스(Irenaeus, 125–202)가 저술한 책「Adversus Haereses」에도 다음과 같이 영지주의를 내용이 기술되어 있다.

“니골라당은 사도들에 의해 집사직을 처음으로 받은 자 니콜라스를 추종하는 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은 무절제적인 방종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런 자들의 특징에 대해서 요한계시록에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역사가 소크라테스 (Socrates the historian, 5C.)가 남긴 기록에서도 초대교회가 영지주의로 인하여 어려움을 당했다는 기술되어 있다. 소크라테스는 사도 요한이 성경에 남김 다음의 말씀이 그 당시 교회에 침투한 영지주의 이단 사상을 물리치기 위해 했던 말이라고 기술하였다.

“사랑하는 자들아 영을 다 믿지 말고 오직 영들이 하나님께 속하였나 시험하라 많은 거짓 선지자가 세상에 나왔음이니라. 하나님의 영은 이것으로 알찌니 곧 예수 그리스도께서 육체로 오신 것을 시인하는 영마다 하나님께 속한 것이요. 예수를 시인하지 아니하는 영마다 하나님께 속한 것이 아니니 이것이 곧 적그리스도의 영이니라 오리라 한 말을 너희가 들었거니와 이제 벌써 세상에 있느니라.”(요일 4:1-3)
 

영지주의의 구원관

교회에 침투된 영지주의와 접목된 이단의 핵심적인 문제는 기독교 신앙의 구원론을 파괴하였다. 성경적인 신앙은 죄인들의 죄를 짊어지시고 십자가에서 대신 저주를 당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자신의 구속주로 마음으로 믿고 행위로 고백하는 인격적인 신앙이 구원의 길이라고 가르친다. 그러나 영지주의 이단은 구원이 영적인 진리에 관한 지식을 가지는 것, 즉 ‘앎(gnosis, 그노시스)’을 얻으므로 구원에 이른다고 가르쳤다.

정상적인 기독교 신앙은 인간과 우주가 초월적 존재이며 절대자인 하나님에 의해 창조되었고, 하나님의 자녀로 지어진 인간은 하나님을 배반하고 타락하였다고 가르친다. 예수 그리스도가 죄인을 대신하여 죽으심으로 믿는 자들에게 구원을 주시는 구세주라는 사실을 믿는다. 그러나 영지주의 세계관에는 초월적이며 절대적 존재인 하나님, 하나님에 의해 창조된 우주와 인간에 대한 개념이 없다. 영지주의 세계관에서는 ‘모나드’라고 하는 우주의 궁극적인 ‘신성’(지고의 신, 최고의 신, 무한한 빛)이 존재하며, 이것으로부터 하위의 신들이 ‘발출’되었다고 본다. 영지주의에서는 우주의 궁극적인 실재인 ‘신성’으로부터 발출되어 나온 하위의 신적인 존재들을 ‘아이온’이라고 하며, 기독교의 하나님도 여기에 해당된다고 여긴다.

최상위의 궁극적 신성으로부터 발출되어 나타난 하위의 존재들로 이동되어 갈 때마다, 그 존재가 궁극적인 신성으로부터 멀어지게 된다. 따라서 자연히 존재의 불완전성이 초래된다고 한다. 그러나 하위의 발출된 존재들도 궁극적 실재인 모나드와 동일한 신적인 본성을 소유하고 있다. 영지주의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 안에 신성이 공유되고 있다고 여기는 현대의 뉴 에이지의 원형이었다.

초대교회에 침투한 영지주의 이단은 하나님과 인간을 초월적인 창조주와 죄에 빠진 인간으로 보지 않았다. 오히려 근본적으로 같은 본성을 소유하고 있는 동일한 영적인 존재로 보았다. 그러므로 영지주의 이단이 가르치는 구원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하여 얻어지는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다. 자기 안에 잠재되어진 신성을 모르고 살면서 하나님과 동떨어져 있는 인간에게 그 자신의 영적인 본성과 근원을 깨닫게 만들어 주는 것이 영지주의가 가르치는 구원이었다. 자신이 하나님과 동일한 신성을 소유하고 있는 무한한 영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 사실을 깨닫도록 돕는 ‘신비한 지식’을 가지게 만드는 것이 곧 구원이라고 가르쳤다.
 

영지주의의 예수 그리스도

영지주의에서도 예수 그리스도가 중시되기는 했으나, 죄인을 대신하여 속죄의 고난을 당하심으로 인간을 구속하신 구속주로 여겨지지는 않는다. 단지 영적인 가르침을 인간에게 주어 인간의 영혼을 깨우침으로, 본래의 신성한 존재의 세계를 향하도록 만들어주는 영적인 지식을 전하는 탁월한 Messenger일 뿐이다.

구원파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인격적인 신앙을 통항 성경적인 구원의 확신에 대해서 가르치지 않고, 대신에 특이한 깨달음, 즉 신비한 세계에서 다가오는 ‘순간적인 깨달음’을 가지는 그 순간에 구원이 임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언제 구원받았습니까?”라고 질문하면서 포교하는 특별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그들의 사상의 뿌리가 고대의 영지주의 이단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60년대 초에 한국인 권신찬 씨에게 이러한 사상을 전수한 네덜란드에서 온 자칭 선교사 Case Glass와 유병언 씨에게 이러한 사상을 전한 미국인 자칭 선교사 Dick York의 사상이 영지주의 연관되었다는 연구물을 본적이 아직 없으나, 이제라도 조사하면 그들과 영지주의의 관련성이 나타날 것으로 생각된다. 
 

B. 거듭나면 완전한 의인되고, 육체로 범하는 죄는 죄가 아니라는 교리

구원파가 가르치는 또 다른 거짓 교리는 거듭나는 순간 완전한 의인이 된다는 것이다. 그들은 구원은 영으로 받았고, 이후 육으로 범하는 죄는 영과 관련이 없으며, 죄를 지어도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가르친다.

이러한 가르침은 인간을 영,혼,육으로 구분하는 비성경적인 삼분설에 기초하고 있다. 복음을 파괴하는 이단들 대부분이 이와 같은 입장을 취하면서 성령은 신자의 영혼 속에, 사탄은 신자의 육체 속에 거하면서 서로 대립하고 있다고 가르친다. 구원파도 인간의 구원을 ‘영의 구원’, ‘혼의 구원’, ‘육의 구원’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구원파에서도 이런 가르침이 나타나는 것은 권신찬 씨가 이러한 사상을 가르친 워치만 니(Watchman Nee)의 영향을 받은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성경을 종합적으로 보면, 인간은 오직 영혼과 육체로 구성되었고, 혼이 별도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혼은 영혼을 이르는 또 다른 표현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삼분설은 비합리적인 ‘물질’과 합리적인 ‘영’이 하나의 육체 안에서 상호모순되지 않고 조화되게 만들어 주는 중간자인 ‘혼’을 상정하는 그리이스 철학에서 비롯되어 기독교 속으로 유입되었다. 하나님으로부터 인간이 지어질 때 영혼과 육체는 동시에 창조되며, 서로 긴밀하게 결합됨으로 하나의 살아있는 인격이 된다. 어떠한 경우에도 살아있는 동안 영혼과 육체는 분리되지 않는다. 분리되는 순간은 곧 죽음이다. 그러므로 인간을 영혼과 육체가 결합된 ‘인격’으로 말하지 않고, 또한 인격을 기반으로 하는 인간의 전 존재의 구원을 말하지 않고, ‘영혼의 구원’, ‘혼의 구원’, ‘육의 구원’을 나누어서 말하는 구원파의 가르침은 그릇되었다.

거듭난 이후 신자가 완전한 의인이 된다는 구원파의 주장도 완전거짓이다. 구원파는 신자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을 때 실제로 완전하게 의로워진다고 한다. 로마 천주교도 인간이 스스로 믿음을 준비하고 선행으로 세례받기를 준비하다가, 최종적으로 세례를 받는 순간 원죄와 그때까지의 모든 죄가 다 깨끗하게 사라진 의인이 된다고 가르친다. 구원얻는 방식에 대해서 천주교와 비슷하게 가르치는 감리교회도 신자들이 의지와 행위를 통해 의로워지고, 그것에 기초하여 하나님께서 신자에게 의롭다하심을 주신다고 가르친다.

그러나 성경은 결코 신자들이 실제로 완전하게 의로워진다고 말씀하지 않는다. 성경은 구원받은 신자들이 여전히 실제적으로 죄인이며, 타고난 죄악된 성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단지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므로 하나님께서 의롭다고 여겨주신다고 말씀한다. 성경의 가르침은 인간의 ‘실제적 칭의’가 아니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을 보시고 신자를 의롭다고 여겨주시는 ‘법정적 칭의’이다.

“아브라함이 행위로서 의롭다 하심을 얻었으면 자랑할 것이 있으려니와 하나님 앞에서 없느니라 성경이 무엇을 말하느뇨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믿으매 이것이 저에게 의로 여기신 바 되었으니라.”(롬 4:2,3)

“하나님이 죄를 알지도 못하신 자로 우리를 대신하여 죄를 삼으신 것은 우리로 하여금 저의 안에서 하나님의 의가 되게 하려 하심이니라.”(고후 5:21)

그러므로 은혜로 구원받은 신자도 이후 지속적으로 죄와 싸워야 한다. 구원받은 신자의 특징은 더 이상 죄를 짓지 않는 것이 아니고, 내주하시는 성령의 역사하심으로 죄를 싫어하게 되고, 죄에 대해서 저항하게 되는 새로운 성향을 보이는 것이다. 구원받은 신자에게서는 죄와 투쟁하는 거룩한 삶의 새 질서가 시작된다. 존 웨슬리가 가르친 것처럼 ‘완전성화’란 신자의 삶에서 존재하지 않는다. 살아있는 동안 그 어떤 위대한 그리스도인도 완전하게 자신의 죄를 정복하지 못한다. 그러나 이전처럼 죄를 즐거워하거나, 무방비 상태로 죄에 끌려가거나, 편안한 마음으로 죄를 즐기고 사랑하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죄를 지적하고 책망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영이 내주하시면서 역사하시기 때문이다(요 16:8).

영혼이 구원받은 이후 신자들이 육으로 짓는 죄는 더 이상 죄가 아니라는 구원파의 가르침은 비성경적이다. 오히려 성경은 구원받은 신자들이 지속적으로 죄와 싸워야 하고, 죄를 범하면 속히 하나님께 고백하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만일 우리가 죄 없다하면 스스로 속이고 또 진리가 우리 속에 있지 아니할 것이요. 만일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저는 미쁘시고 의로우사 우리 죄를 사하시며 모든 불의에서 우리를 깨끗케 하실 것이요.”(요일 1:8,9)
 

도덕, 윤리, 죄를 초월하는 영지주의

구원파가 인간의 구원을 ‘영의 구원’, ‘혼의 구원’, ‘육의 구원’으로 나누어서 설명하는 것이나, 구원받은 이후 육신으로 짓는 죄가 더 이상 죄가 아니라고 가르치는 것도 영지주의와 깊이 연관되어 있다. 정통 기독교 신앙은 인간이 영혼과 육체로 구성되었다고 보지만, 영지주의는 인간이 영, 정신(혼), 육체, 세 요소로 구성되었다고 본다. 구원파도 인간을 ‘영적인 인간’(Pneumatics), ‘정신적인 인간’(Psychics), ‘육체적인 인간’(Hylics)으로 구분하는데, 영지주의 사상과 매우 유사한 부분이다. 영지주의는 자신들이 속하여 있는 영적인 인간 부류가 구원을 얻을 가능성이 가장 높고, ‘영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기독교인들은 ‘정신적인 인간’으로 분류하면서 이들도 구원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육체적인 인간’ 부류는 영적인 지식을 가지지 못하기 때문에 구원에 이르지 못한다고 가르친다.

구원파가 신자들이 ‘구원에 관한 깨달음’을 통해 거듭난 이후 어떤 죄를 범하더라도 영혼과는 무관하고 더 이상 죄가 아니라는 구원파의 가르치는 것도 영지주의 사상에서 비롯되었다. 영지주의 사상은 악한 물질세계 속에 속박되어 있는 자신의 신성에 대해 무지, 무감각한 상태에서 살던 사람에게 ‘영적인 깨달음’, 또는 신성을 일깨우는 ‘순간적인 섬광’이 임하면 궁극적 영적 실체와 일치되어 진다고 한다. 기독교 속으로 들어온 영지주의 이단은 ‘영적 안내자’인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신인합일’의 길로 들어선다고 가르친다.

인간이 신인합일의 경지에 들어서면 육체와 물질세계로부터 완전하게 초월하고, 악한 물질세계로부터 더 이상 영향 받지 않는다는 이론적인 주장이 성립된다. 그러므로 영지주의에서는 영적인 지식을 얻어 신성의 세계를 향하는 해탈한 인간에게는 더 이상 인간 세계의 도덕과 윤리가 중요하지 않다고 가르친다. 영적 지식을 통해 물질세계의 운명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또한 영적 지식을 통하여 구원받은 사람의 영혼은 이미 물질세계로부터 벗어났기 때문에 그 사람의 육신이 무슨 일을 할지라도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이론도 성립된다.

그래서 영지주의 사상에 빠진 사람들에게서는 각종의 쾌락과 방종이 나타나는 경유가 많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극도의 금욕생활이 나타나기도 했다. 구원받은 후로는 완전해졌고, 육체로 범하는 죄가 더 이상 영혼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구원파의 가르침은 영지주의에서 유래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세월호가 침몰하여 무고한 승객 수 백 명이 죽게되어도 그들을 걱정하지 않고 오직 자신들만 빠져나오는 구원파 신자 승무원들의 이상한 행동은 이 세상의 도덕과 윤리에 대해 상관하지 않는 영지주의 사상의 영양과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
 

C. 구원받으면 기도가 필요하지 않다는 교리

구원파의 또 다른 그릇된 점은 구원받고 나면 기도와 예배가 필요하지 않게 된다는 가르침이다. 구원파는 구원받고 나면 기도생활이 서서히 없어지고, 결국 필요하지 않게 된다고 가르친다. 기도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고 중요한 사역을 맡은 지도자만이 하는 일이라고 한다. 한국 교회의 새벽기도 운동이 미신적 종교성의 표출이라고 하고, 특히 권신찬 씨는 성도들이 주님의 일을 상의하고 논의하는 것 그 자체가 기도이며, 성도의 교제라고 가르쳤다.

구원파의 기도에 대한 이러한 가르침은 일고의 가치가 없는 잡설이다. 성경은 구원받은 신자들이 언제나 기도에 힘써야 한다는 사실을 수 없이 강조한다. 구원받은 신자들이 기도에 힘써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기도 그 자체가 하나님을 경외하고 사랑하는 신앙의 표현이며,

2)기도를 통해 중요한 순간 특별한 하나님의 도우심을 체험할 수 있으며,

3)성령충만을 얻고, 유지하기 위해 가장 필수적인 것이 기도이기 때문이다.

구원받고 난 후 기도, 예배가 필요하지 않게 된다는 구원파의 가르침에 대해서 더 논의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구원파가 그렇게 가르치는 이유는 신자들이 정상적인 신앙에서 이탈되어 교주가 추진하는 세상 사업에 몸과 돈을 바치게 만들려는 것이었다. 실제로 유병언 구원파에서는 “하나님의 사업을 의논하는 것이 기도이며 예배이다.”라고 가르쳤다.
 

영지주의의 신인합일

구원파의 구원받은 신자에게는 기도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교리도 영지주의 사상과 연관이 깊다. 기독교 영지주의는 신자들이 ‘영적인 지식’(깨달음)과 ‘영적인 안내자’(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자신 안에 잠재된 신성이 되 살아나서 우주의 궁극적 신성과 일치됨을 누리는 것을 목표한다. 영지주의 기독교에서는 신자들이 이러한 방식으로 ‘신인합일’의 경지에 도달한다고 착각하게 된다.

만일 인간이 정말 신인합일의 경지에 이른다면, 더 이상 하나님께 기도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기도는 땅에 있는 피조물인 인간이 초월자이시며 절대자 하나님으로부터 은혜와 도우심을 받기 위해 필요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도움과 은혜를 주시기 위해 기도를 가르치셨다. 그러나 영지주에서는 신자들이 ‘깨달음’과 영적인 세계에서 내려오는 순간적인 ‘영적인 섬광’(spark)을 통해 자기 안에 내재된 신성이 각성되어 자신도 신성에 참여하게 되었으므로 굳이 다른 신에게 기도해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구원파가 구원받은 신자들에게 더 이상 기도가 필요하지 않다고 가르치는 것은 이러한 영지주의 사상에서 비롯되었다.
 

D. 사이비 세대주의 종말 스토리

세대주의 종말론에 근거를 두면서 동시에 각종의 소설 같은 이야기들을 첨가하여 흥미진진하게 종말 스토리를 역어내는 것은 대부분의 기독교 사이비 운동들의 특징이다. 구원파에서도 이러한 사이비 세대주의적인 요소들이 많이 나타난다. 구원파를 이끌고 있는 유병언 씨는 일찍부터 ‘이스라엘 민족의 회복’에 대해서 많이 강조하였다. ‘이스라엘 회복’ 사상은 세대주의 종말신학에서 가장 중요한 종말의 대표적인 특징으로 여겨지는 개념이다. 이스라엘 회복 개념은 하나님의 선민 이스라엘과 이방인들의 신앙의 길이 시종일관 다르다는 시각으로 역사를 조망하는 관점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이 임박하면 이스라엘 민족이 일시에 회심하여 거국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갈망하게 된다고 한다. 이스라엘 민족의 회복을 종말의 중요한 표적으로 여기는 사람들은 항상 2천년 동안 나라를 잃고 유랑하던 이스라엘 민족이 2차 대전 직후 강대국들의 도움으로 다시 기적같이 국가를 재건한 사건에다 가장 큰 의미를 부여한다. 팔레스탄인 땅에 다시 이스라엘 민족의 나라가 재건되었다는 것이 종말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마지막 시대의 표적’이라고 한다. 유병언 씨가 이스라엘 민족의 회복에 대해서 많이 설교하였다는 것은 이러한 사상을 신도들에게 전파하며 종말이 임박하였다고 가르쳤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상을 전파하는 집단들은 대부분 세대주의 종말론의 중요한 골자인 ‘7년 대환난’이 임하기 직전에 자신들만이 휴거된다고 가르치는데, 구원파에서 동일한 내용을 신도들에게 가르쳤다. 그 외에도 요한계시록의 666을 베리칩 등의 현대의 첨단 문명과 연관시켜 해석하면서 재림이 곧 임박하였다는 공포분위기를 조장하는 것이 대부분의 사이비 집단의 특징인데, 구원파에서도 그런 가르침이 동일하게 나타난다. 이단 사이비 집단들 대부분이 이렇게 세대주의를 악용하여 흥미진진하고 임박한 종말 스토리를 가르치는 이유가 무엇일까? 소속한 신도들이 딴 생각을 품지 않고 기존 교회가 모르는 구원이 참 진리를 전하는 교주의 가르침에만 맹종하고, 교주가 시키는 일에만 충성하면서 결코 다른 생각을 품지 못하게 만드는데 크게 도움되기 때문이다.
 

구원파 교주들의 기업운영의 피해자는 온 국민

모든 이단들은 모든 국민들에게 해를 입힌다. 그런데 구원파가 다른 이단에 비하여 더욱 위험한 이유는 자신들의 배를 불리기 위해 직접 기업체들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세 종류의 구원파 중에서 유병언 구원파가 가장 활발하고 대규모적으로 기업체들을 운영한다. 유병언 씨는 장인 권신찬 씨와 함께 1974년 극동방송국에서 이단 문제로 해임된 이후 ‘삼우트레이딩’이라는 회사를 인수하여 봉제산업에 뛰어들었다. 기업을 인수하는데 사용된 자금도 신도들의 헌금이었고, 기업을 운영하며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었던 것도 낮은 임금을 받으면서도 충성하는 신도들 때문이었다.

이 내막을 알고 나면, 비록 이단에 빠져 정통교회를 대적하는 사람들이 밉기는 하나 불쌍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정부와 다른 모든 국민들이 이런 사실을 알아야 한다. 1990년 9월 갑작스럽게 찾아온 홍수로 인해 한강 물이 불어나서 ‘세모해운’이라는 기업이 한강에서 운영하였던 유람선이 급류에 휩쓸려 지원들 15명이 죽거나 실종된 사건이 있었는데, 1985년부터 세모해운이 그 유람선을 건조하는 현장에서 자재를 나르는 등의 허드렛일을 하면서 헌신하였던 한 구원파 여신도는 훗날 다음과 같이 고백하였다.

“오전 10시부터 어두워질 때까지 일했어요. 기술자들은 모르겠지만 나처럼 숙식하는 사람들 30~40명은 아무도 돈을 안 받았어요. 부부 신자도 재산을 팔아 교회에 바친 뒤 간이건물에 숙식하며 일했고요. 유병언 사장은 가끔 현장을 보러 와서 격려했습니다. 권신찬 목사 며느리라고 불리던 송 아무개씨가 유람선 건조 현장에 자주 와서 ‘하나님 일을 열심히 해야 한다’고 열성파 신도들을 부추겼고요.”

구원파를 비롯한 사이비 종교집단들이 더욱 해롭고 무서운 것은 자신들의 배를 채우기 위해 다른 순진한 사람들의 영혼과 정신과 육체를 이렇게 잘 부리고 착취하기 때문이다. 도저히 일반 상식으로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사이비 종교의 세계에서는 버젓하게 벌어진다. 사이비 종교의 교주들에게 사람들의 영혼을 지배하는 악한 능력이 있고, 사람들의 정신을 부리고 조작하는 정교한 기술이 있다. 악한 마귀로부터 난 자들이 아니라면 그런 일을 그렇게 잘하지 못한다.

“너희는 너희 아비 마귀에게서 났으니 너희 아비의 욕심을 너희도 행하고자 하느니라 저는 처음부터 살인한 자요 진리가 그 속에 없으므로 진리에 서지 못하고 거짓을 말할 때마다 제 것으로 말하나니 이는 저가 거짓말장이요 거짓의 아비가 되었음이니라.”(요 8:44).

사이비 종교집단들의 활동의 피해자는 결코 그 단체에 속한 신도들만이 아니다. 온 국민이 피해자이다. 이번 세월호 사건이 그 사실을 잘 보여주었다. 유병언 씨와 그의 가족들은 신도들의 헌금과 재산을 갈취하여 자신들의 배를 불릴 기업체를 운영하였다. 그에게 미혹된 신도들이 매우 낮은 임금을 받으면서 구원파가 운영하는 기업을 위해 충성하였다. 세월호 선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직원들이 구원파 신도들이었고, 그들은 다른 회사의 비슷한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보다 낮은 임금을 받으며 충성하였다. 문제는 그들에게 건전한 기업가 정신이나, 고객을 위하는 정상적인 자세가 없다는 것이다. 세월호가 그런 집단에 의해서 운영되고 있었다는 것을 알 턱이 없는 일반 국민들이 영문도 모르고 희생되었다.

그러므로 사이비 종교들의 기업운영은 국가에 의해 엄격하게 감시되어야 한다. 사이비 종교에 미혹된 사람들도 우리의 국민이고, 그들이 미혹되어 노예생활과 다름없이 사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들이 좋아 자발적으로 교주들을 위해 충성하는 것은 사실이나, 그것은 영혼과 정신이 세뇌되고, 악한 힘에 의해 조작되고 지배되기 때문이다. 일부 국민들의 인권과 인격이 악한 자에 의해 말살되고 있으니, 종교의 자유를 이야기할 것이 아니고 국민에 대한 국가의 보호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말해야 한다. 사이비 종교들에 미혹되어 그릇되게 충성하고 헌신하는 사람들로 인하여 파괴되고 있는 수많은 가정들이 실상을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구원파 교주가 운영하는 사업체들이 어떻게 성장하였는지를 보여주는 ‘한겨레 뉴스’ 2014년 4월 25일자 기사의 일부 내용을 읽어보라.

“세모그룹은 1979년 신도들의 헌금으로 설립돼 한강 유람선 사업에까지 진출했다. 회사 설립 당시 ‘하나님의 일’이라는 명목에 현혹된 신자들은 무리하게 지갑을 열었다. 김씨도 남편과 상의하지 않고 1982년 1,500만원을 헌금으로 냈다. 삼성전자 영업사원이던 남편은 길길이 날뛰었고 구원파 교회를 상대로 고소하려 하자 서너 달 만에 돌려받을 수 있었다. 김씨는 ‘교회에서 도와야 한다니까 신도들이 엄청 많이 도와줬다. 당시 전남 해남군 황산면 부면장이던 김 아무개 씨 아내도 남편 몰래 5,000만원을 갖다 바쳐서 난리가 났는데 결국 돈 못 받고 이혼했다.’고 했다. 유병언씨가 세모그룹을 설립하고 번성해가는 과정에서 김씨 부부처럼 수많은 가정이 무너지고 가산을 탕진했다. 현혹된 신도들의 눈물과 고통은 현재 수 천 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유병언 일가 재산의 씨앗이 된 것이다. 신자들은 세모그룹이 만든 제품의 소비자이거나, 방문판매하는 영업사원으로 이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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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철 목사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 반석장로교회’의 담임목사이고 거짓 신학의 ‘견고한 진’(고후10:4)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작된 신학신문 <바른믿음>의 대표이다.
총신대학(B.A 졸업), 총신대학 신학대학원(M.Div Eqiuv.졸업), 아세아연합신학대학 대학원(Th.M 졸업), Liberty Theological Seminary(S.T.M 졸업), Fuller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Puritan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Liberty Theological Seminary(D.Min 수학), 남아공신학대학원(South African Theological Seminary, Ph.D)에서 연구하였고, 현재 University of Pretoria(Ph.D)에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사도 운동에 빠진 교회」, 「제3의 물결에 빠진 교회」, 「가짜 성령세례에 빠진 교회」,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 Story」, 「한 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 「능동적 순종에 빠진 교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