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정이철 목사님, 청교도 개혁주의로 유명한 분 아시지요? 그 분은 행위언약이 이미 수백년 전에 기독교 이론의 정설로 자리 잡은 것이므로 더 이상 행위언약에 대해 논쟁을 하는 것은 건방진 일이라고 합니다. 행위언약을 부정하는 사람은 주제를 모르는 사람이니 그런 사람의 글을 읽지도 말고 상대하지도 말아야 한다고 합니다. 목사님은 주제를 모르는 사람입니다. 

 

답변>
행위언약은 잉글랜드 회중파 청교도 개혁운동의 선구자인 윌리엄 퍼킨스라는 문제아가 제시하여 청교도 신학의 근본 바탕이 되었습니다. 불행하게도 영국의 청교도들과 스코틀랜드 장로교회의 신학으로 자리잡아 버렸습니다. 나중에 영국이라고 불리우게 되는 섬나라 (그 당시에는 아직 영국 개념이 없었음) 속에서 비교적 책이 빠르게 유통되었기 때문입니다. 잉글랜드의 회중파 청교도들이 출판사역으로 국민들의 종교를 개혁하려는 전략을 세우고 열심히 책들을 냈습니다. 그 책들이 금새 잉글랜드의 장로교회파 청교도들과 스코틀랜드 장로교회 신학자들에게 전파되었습니다.

퍼킨스라는 문제아가 1591년에 <A golden chaine, or the description of theologie: containing the order of the causes of saluation and damnation, according to Gods word>라는 책을 출판했습니다. 그 책 속에 이런 내용이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언약은 어떤 조건 하에 영생을 얻는 것에 관한 인간과의 계약이다.”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하신 약속은 인간이 어떤 조건을 이행하면 당신은 그의 하나님이 되시겠다고 맹세하시는 것이다.”

“그 조건은 율법을 완성하는 자들에게는 영생익 율법을 범하는 자들에게는 영원한 죽음이다.”

“십계명은 모든 율법의 축소판이요 행위언약이다.”

이처럼 퍼킨스는 성경과 매우 다른 구원론을 전개했습니다. 성경 어디에도 하나님이 영생도 없고, 자기 백성도 아닌 사람을 창조하시고, 영생의 조건으로 훗날의 십계명으로 요약될 수 있는 율법을 완전하게 실천하라고 요구하고, 그리하면 그 사람을 자기 자녀로 삼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는 내용이 없습니다.

퍼킨스가 기독교 소설을 썼던 것입니다. 그가 그런 신학을 전개했던 이유가 있었습니다. 당시 잉글랜드 국교회의 거짓 신앙에 맹목적으로 충성하고 지배당하는 잉글랜드 국민들이 스스로 자기들의 신앙을 개혁하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국교회의 거짓 가르침을 맹종하지 말고, 각 자가 스스로 자기의 신앙과 구원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게 만들려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뜻이 좋아도 성경과 다른 구원론, 그리고 성경이 가르치는 하나님의 성품을 왜곡하면 결국 이단의 길로 갑니다. 아담이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처음부터 죽음이 없는 영생을 누리는 사람으로, 그리고 하나님 자녀로 창조되었다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입니다. 아담이 죽은 것은 그가 범죄했기 때문이지, 하나님이 그에게 영생을 주시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아담이 창조 때부터 하나님의 자녀였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아담이 율법을 잘 지키면 하나님이 자기 자녀로 삼겠다고 조건적 약속을 했다는 것은 결국 우리의 신앙이 성경을 떠나게 만드는 거짓 신학입니다.

퍼킨스의 이런 거짓된 언약 개념과 사람의 노력에 기반하는 구원론 전개로 잉글랜드 국민들은 국교회를 맹종하는 자세에서 벗어나기는 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자기 신앙과 구원을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로 수 십년 후에 잉글랜드 내전이 일어났는데, 그것은 퍼킨스의 특이한 신학 운동의 영향으로 백성들이 국교회를 맹종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국교회는 잠시 무너졌고 국교회의 수장인 국왕 찰스 1세도 청교도들의 손에 의해 참수되었습니다.

퍼킨스의 행위언약은 이와 같이 사람이 스스로 신앙과 구원을 위해 부지런 떨고 노력하게 만드는 동력원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학자들은 퍼킨스의 거짓 행위언약을 청교도 운동의 동력원이라고 표현합니다.

문제는 성경이 가르치는 하나님과 사람의 관계, 그리고 사람이 하나님으로부터 얻는 구원의 원리를 왜곡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보다는 사람의 각성과 노력이 중요한 것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이것을 다른 말로 청교도 신학의 율법주의라고 합니다.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당시 잉글랜드에서 출판되는 책은 금새 스코틀랜드 장로교회의 신학자들에게도 전파되었습니다. 그 당시 스코틀랜드 장로교회를 대표하는 학자가 로버트 톨록이라는 사람이었는데, 그가 1596년에 출판한 책에 그때까지 스코틀랜드 장로교회가 전혀 알지 못했던 내용이 처음으로 나왔습니다. 하나님이 아담에게 율법을 완전하게 준수하면 영생을 주고 자녀로 삼겠다는 언약을 주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잉글랜드의 회중교회파 청교도 운동의 선구자 퍼킨스가 1591년에 펴낸 책에서 주장한 나쁜 내용이 벌써 스코틀랜드의 록록에게 전파되었던 것입니다. 이것은 저만 주장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끝까지 청교도 신학과 이단적인 그리스도 능동순종 교리를 옹호하는 김재성 교수의 최근의 책에서도 나오는 내용입니다. 김재성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롤록의 언약 사상에는 퍼킨스의 <황금사슬>과 다른 저서들에서 영향을 받은 부분도 드러난다.”(김재성, <청교도, 사상과 경건의 역사>, 375)

이미 1596년에 스코틀랜드 장로교회 신학자가 퍼킨스의 행위언약 사상을 수용했으니, 1640년대에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을 만들 때에는 얼마나 많은 스코틀랜드의 장로교회 신학자들이 퍼킨스의 거짓 신학에 물들었겠는지 상상이 되고도 남습니다.

웨신서가 작성될 때 스코틀랜드 신학자들 대부분이 퍼킨스의 거짓 신학에 물들어 버린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웨신서에 행위언약 사상이 자연스럽게 기술되었습니다. 그러나 행위언약에 수반되는 그리스도의 능동순종은 많은 저항이 있어 기술되지 못했습니다. 능동순종까지 웨신서에 기술되었다면, 지금 우리는 사탄에게 엄청나게 시달리면서 서럽게 신앙생활하고 있을 것입니다. 능동순종이 웨신서에 기술되지 못한 것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행위언약 사상이 웨신서에 들어서면서 기독교는 망가져 버렸습니다. 구원론이 성경에서 벗어나 버렸고, 사람에게 구원을 주는 하나님의 방법이 성경에서 벗어나고 말았습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구원하신 방법(구원론)과 하나님이 우리에게 그리스도의 구원을 적용하여 주시는 방법(복음전도)가 어떻게 이단적인 방식으로 기울어버렸는지 설명해 보겠습니다.
 

행위언약으로 인한 구원론 왜곡

아담이 율법을 지키지 못해 영생을 얻지 못했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지 못했다는 행위언약은 필연적으로 그리스도의 능동순종 거짓 구원론을 유발했습니다. 아담 대신 그리스도가 아담이 지키지 못한 율법을 모두 완전하게 지켰다고 구원론 스토리가 구성되어야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또한 능동순종으로 인해 성육신의 목적도 왜곡되었습니다. 사람이 되어 율법을 지키기 위해 성육신하신 것처람 왜곡되었습니다. 결국 행위언약은 구원론과 성육신 신학을 왜곡하는 이단사상입니다.
 

행위언약으로 인한 복음전도 왜곡

행위언약 사상은 그리스도의 은혜의 복음을 사람에게 먼저 전하기 못하게 막는 마귀의 강한 수단이 되고 말았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은 그리스도의 구원을 얻기 위해 먼저 아담이 저주 받은 이유, 즉 행위언약의 저주를 먼저 알아야 한다고 가르치기 때문입니다. 또한 왜 그리스도가 십계명과 모세의 율법을 완전하게 실천하였어냐 했는지, 즉 그리스도의 능동순종의 이유를 알고 사모해야 구원을 받기 때문입니다.

청교도들은 사람이 구원을 얻으려면 아담이 율법을 지키지 못해 죽고 저주받게 된 행위언약을 먼저 경험해야만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회심준비론 목회입니다. 모든 사람은 구원 받기 위해 스스로 성취할 수 없는 행위언약을 먼저 경험해야 그리스도의 대리적 율법준수의 공로를 사모하여 구원으로 들어간다고 가르쳤습니다. 

그래서 아담이 구원을 위해 직면했었던 율법에 대해 우리도 똑 같이 직면해야 하고, 결국 아담이 율법의 저주에 빠진 것처럼 우리도 율법의 저주에 빠져서 절망하고 괴로워하는 과정을 거친 후 그리스도의 은혜의 복음을 듣고 구원에 이른다는 거짓된 신학 도식을 지금도 청교도 추종자들은 강요하는 것입니다. 

결국 청교도 목회는 성경의 복음전도를 왜곡하는 이단 목회가 되어버렸습니다. 신약의 사도들은 언제나 그리스도의 은혜의 복음을 전했는데, 청교도들과 청교도 신학에 빠진 사람들은 먼저 구약의 저주의 율법을 전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리스도의 은혜의 복음이 전파되고 성령의 역사로 그리스도를 믿으면 구원이 이루어지는 간단하고 은혜로운 성경의 원리를 내팽게치고, 그리스도의 율법준수의 위대함을 깨닫고 믿게 하려고 먼저 율법의 저주 타령을 밤낮으로 합니다. 아무도 질 수 없는 멍에를 지우는 악한 신학입니다.

그래서 조나단 에드워즈가 목회하던 시대에 많은 신자들이 우울증과 정신미약에 빠지게 되었고 자살 사건도 일어났습니다. 사탄이 그 틈을 타서 신자들의 육체와 정신을 가지고 노느라 얼마나 신이 났는지 모릅니다. 별의별 이상하고 더러운 일들이 다 일어났습니다. 그것을 온 세상과 교회들이 '1차 대각성'(The Great Awakening)이라고 거창하게 부르고 있습니다.

행위언약을 진리로 믿으면 반드시 그리스도의 복음보다 율법의 저주를 전하는 이단적인 목회 사상에 빠지게 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저만 말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청교도 신학에 대해 많이 연구하신 원종천 박사님의 책에도 나오는 내용입니다.

“먼저 자신이 행위언약에서 은혜언약으로 전환하는 체험이 있어야 한다고 퍼킨스는 말한다.”(원종천, <청교도 언약사상: 개혁운동의 힘>, 53)

“행위언약에 있는 자에게 율법은 죄를 알게 해주고, 그 결과 조그만 불순종에도 하나님의 저주가 임하며,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을 그리스도에게 도피하에 한다.”(원종천, <청교도 언약사상: 개혁운동의 힘>, 54)

은혜언약이란 그리스도가 십자가의 피로 우리를 영원히 구원하시는 새언약을 뜻하는데, 퍼킨스가 먼저 사람이 행위언약을 경험해야만 스스로 그리스도를 찾아 구원의 은혜를 구하여 은혜언약으로 이동된다고 가르쳤다는 것입니다. 즉, 구원 받으려면 먼저 받드시 행위언약의 저주, 즉 율법을 지키지 못하는 인간의 한계를 경험하고 절망하면서 스스로 율법을 완전하게 지킨 그리스도를 스스로 찾아가게 되어야 한다고 가르쳤다는 것입니다.

정리해 보겠습니다. 1)청교도 신학의 행위언약을 믿으면, 2)자동적으로 그리스도의 능동순종 이단 사상을 믿어야 하고, 3)또한 그리스도의 은혜의 복음보다 먼저 행위언약을 체험시키는 율법의 저주 선포를 경험하게 만드는 회심준비론 목회를 해야만 되는 것입니다. 청교도 신학은 이와 같이 거대한 이단사상 체계입니다. 이단사상 체계라는 말이 과하다면 적어도 올바른 신앙은 아니라고 분명하게 말해야 합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바른믿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이철 목사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 반석장로교회’의 담임목사이고 거짓 신학의 ‘견고한 진’(고후10:4)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작된 신학신문 <바른믿음>의 대표이다.
총신대학(B.A 졸업), 총신대학 신학대학원(M.Div Eqiuv.졸업), 아세아연합신학대학 대학원(Th.M 졸업), Liberty Theological Seminary(S.T.M 졸업), Fuller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Puritan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Liberty Theological Seminary(D.Min 수학), 남아공신학대학원(South African Theological Seminary, Ph.D)에서 연구하였고, 현재 University of Pretoria(Ph.D)에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사도 운동에 빠진 교회」, 「제3의 물결에 빠진 교회」, 「가짜 성령세례에 빠진 교회」,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 Story」, 「한 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 「능동적 순종에 빠진 교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