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합동의 106회 총회의 안건들 가운데 가장 예민한 문제는 WEA에 대한 안건이었다. 그런데 이 안건에 대해 어떤 결정이 내려졌는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혼동에 빠져 있다. 어떤 사람들은 교류를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유리한 결정이 내려졌다고 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교류를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불리한 결정이 내려졌다고 한다.

그러나 필자가 자세하게 상황을 분석해 보니, 교류와 연합을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불리한 결정이 내려졌다는 것이 정확한 사실이다. 합동의 WEA에 대한 논쟁의 전후 상황을 분석해 보자.

WEA에 대한 논쟁이 진행되는 가운데 지난 2019년 104회 총회에서 중요한 결정이 내려졌다. 그 이전에 WEA와 교류를 금지한다는 결정을 무효화시키자고 결정되었다. 지난 104회 총회에서 그 이전의 결정이 번복되어 합동이 WEA와 교류를 시작할 수 있는 문이 열렸던 것이다.

이후 반대측은 위기를 느끼고 분발하기 시작했다. WEA의 신학적 불건전성에 대해 널리 홍보하기 시작했고, 금년에는 서울, 광주, 부산에서 WEA의 신학에 대한 교단적 차원의 공청회가 진행되었다. 이미 진행된 3 차례의 공청회로 인해 WEA의 신학적 문제에 대한 관심이 널리 확산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WEA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으로 선회하였다. 그리고 드디어 2021년 합동의 106회 총회가 울산에서 열렸다.

106회 총회가 시작되기 전 이미 WEA와 교류 금지를 청원하는 헌의안이 9개 노회들로부터 상정되었다. 또한 기존의 교류금지 결의를 무효화시키자는 104회 총회의 결의를 유지해 달라는 헌의안도 상정된 상태였다.

그 상황에서 만일 전체 총대들의 표결이 WEA와의 교류를 금지하는 방향으로 기울어지면, 104회 총회의 결의를 유지하여 WEA와의 교류의 길을 열자는 측이 심각한 상처를 받게 되었다. 반대로 104회 총회의 결정을 그대로 유지하자는 쪽으로 총대들이 더 많은 표를 던지면, WEA와 교류를 반대하면서 3차례 전국적 공청회를 주도했던 측이 심각한 상처를 입게 되는 상황이었다.

이런 심각한 상황에서 전체 총대들의 표결을 피하고 정치부에게 이 문제를 맡겼다. 정치부는 “WEA에 대한 명확한 윤곽이 드러날 때까지 결의를 유보하고 불필요한 논쟁을 피할 것을 권고함이 가한 줄 아오며”라고 총대들에게 제안했다. 그리고 총대들은 정치부의 제안에 적극 찬성하였다.

그리하여 이번 106회 총회에서는 WEA에 대해 아무런 결정을 하지 않게 되었다. WEA와의 교류를 금지한다는 기존의 결정을 변경시킨 지난 104회의 결정을 그대로 유지하여 WEA와의 교류의 길을 열어가자는 측의 의견은 수용되지 못하였다. 동시에 WEA와 교류를 금지하자는 측의 의견도 수용되지 못하였다. 총회는 WEA의 정체가 더 선명하게 드러날 때까지 결정을 조금 더 미루자는 쪽으로 정해졌다.

그러나 실질적 결론은 WEA와 교류의 길을 열 수 있는 가능성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기존의 교류금지 결정을 변경하기로 결의한 104회 총회의 결정을 그대로 유지하자는 안이 거부되었으니 앞으로 새로운 결정이 나오기 전에는 WEA와 교류를 추진할 수가 없게 된 것이다. 만일 섣불리 교류를 추진하는 사람이 나오면 총회가 징계할 수도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회의가 빠르게 진행되니 이와 같이 복잡한 흐름을 잘 읽기 어려웠던 모양이다. 그래서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이 각각 다르게 상황을 파악하고 전해 줌으로 혼선이 많았다. 106회 총회의 결정으로 인해 당분간 합동에서 함부로 WEA와 교류를 주장하거나 추진하는 사람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 같다.

회의 영상의 후반부를 보니 WEA와의 교류를 적극 주장하고 옹호하였고, WEA와의 교류를 미화하는 책을 출판하여 총대들에게 발송한 총신의 은퇴교수 3인, 박용규, 이한수, 김성태에게 다시는 그런 일을 하지 말도록 총회 차원에서 권면을 결정하였던 모양이다.

정치부에서 이 세 사람에 대해 '조사처리'에 대해서도 잠시 언급했던 모양이다. 왜냐하면 오정호 목사가 나서서 은퇴교수 3인에 명예를 보존하기 위해 총회의 권면 결정을 철회해 달라고 발언하였고, 그때 관련된 분이 ‘조사처리’는 하지 않고 ‘권면’을 하는 정도이니 명예가 훼손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발언하는 내용이 나오기 때문이다.

오정호 목사(대전, 새로남교회)가 WEA와의 교류를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미화하였던 총신의 은퇴교수 3인, 박용규, 이한수, 김성태에 대한 총회의 권면의 결정을 철회하여 달라고 발언하는 모습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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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철 목사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 반석장로교회’의 담임목사이고 거짓 신학의 ‘견고한 진’(고후10:4)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작된 신학신문 <바른믿음>의 대표이다.
총신대학(B.A 졸업), 총신대학 신학대학원(M.Div Eqiuv.졸업), 아세아연합신학대학 대학원(Th.M 졸업), Liberty Theological Seminary(S.T.M 졸업), Fuller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Puritan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Liberty Theological Seminary(D.Min 수학), 남아공신학대학원(South African Theological Seminary, Ph.D)에서 연구하였고, 현재 University of Pretoria(Ph.D)에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사도 운동에 빠진 교회」, 「제3의 물결에 빠진 교회」, 「가짜 성령세례에 빠진 교회」,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 Story」, 「한 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 「능동적 순종에 빠진 교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