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은 오래 전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신앙을 시작했다. 이후로 수십 년 동안 주춤한 적 없이 열정적으로 신앙생활하면서 생활도 아주 윤택해졌다. 그녀는 자신을 이끌어준 가장 존경하는 고마운 분으로 조 목사를 꼽았다. 나도 역시 그분의 설교 테입을 들으며 은혜를 받았고 어쩌다 이곳을 방문할 때면 앞자리에 앉으려 애쓰곤 했다.

여러 목사님들이 그의 기복주의적이고 신비주의적 신앙을 비난했지만 평신도인 우리는 개의치 않았다. 그의 신앙이 이단이라는 비난도 있었다. 그의 저서 <4차원의 영성>에서 잘 드러나는대로, “모든 것은 생각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꿈꾸는 대로 이루어진다”‘끌어당김의 법칙’은 바로 뉴에이지적 신앙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이 대체 무슨 문제라는 건가 알지 못했다. 평신도인 우리들이 듣기에는 모두 좋은 것이었다. 여러 윤리적 문제로 비난받을 때도 오해가 있었을 꺼라며 용납했다. 그런데 그의 종교다원주의적 발언을 듣고는 경악하고 말았다.

“기독교든, 불교든, 이슬람교든 종교는 영원을 탐구한다는 점에서 동등하며 서로 차이를 인정한 가운데 대화를 하면서 상부상조해야 한다.”

“불교에는 불교의 구원이 있고 기독교에는 기독교의 구원이 있기 때문에 두 종교 모두 상대의 구원을 비판할 자격이 없다… 상대 종교를 없애고 우리 종교만 살겠다는 것은 예수도 부처도 원치 않을 것이다.”

“한국사회는 종교간 평화가 유지되고 있는데 이는 불교가 장자 종교로서 포용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지인에게 알려주자 모두 거짓 정보라면서 믿지 않았다. 본인의 음성 메시지도 들려주었지만 누군가 비슷한 음성으로 조작해낸 것이라며 믿지 않았다. 아무리 훌륭한 책을 쓴 목사라고 해도, 아무리 세계적으로 유명한 목사라고 해도, 그들도 미혹되거나 타락할 수 있는 연약한 인간이라는 것을 기억한다면 인간 우상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이렇게 말한 것이 사실이라고 밝혀지자, 그럼 그가 말한 내용이 맞는 거라고 믿기 시작했다. 불교에도 구원이 있다면, 지인이 여지껏 열심히 전도하며 자랑했던 것이 모두 헛되고 악한 것이었나?

나는 블로그에서 전도하다가 자주 경악하고 절망하는데, 자칭 기독교인이라는 많은 사람들이 불교 등의 타종교를 인정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오히려 정통 기독교의 가르침이 위험하고 독선적이라며 비난했다. 종교다원주의 목사들에게서 배운 것이다. 초대형 교회의 유명 목사이기 때문에 맹종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기독교인은 교회가 커지거나 재물이 많아지면 하나님이 주신 축복이라고 믿는다. 하나님이 미워하시는 설교를 하는데 큰 복을 받았을 리는 없다고 믿는다. 그래서 초대형 교회를 이끄는 목사는 무슨 내용의 설교를 해도 여전히 인정받는다. 평신도들은 그렇다고 해도 목사님들조차 그에게서 배우며 기도받으려고 애쓰는 모습은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다는 옥 목사와 하 목사도 그중에 포함된다.

하나님이 주신 복이 아니라, 어쩌면 달콤하고 듣기 좋은 설교로 사람들을 끌어들여서 초대형 교회들이 되는 경우들도 많을 것이다. 조엘 오스틴이나 로버트 슐러 목사 뿐만 아니라 그와 친분이 가까운 릭 워렌 목사의 교회도 그와 비슷한 경우인 것 같다.

그는 수많은 목사들에게 롤모델로 존경을 받았지만 용기있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페티오의 파라솔 아래서 드리는 자유분방하고 파격적인 예배형식 때문은 아니었다. 첫째는 기복적이고 인본주의적인 가르침 때문이었다. 관련한 비판에는 이런 것들이 있다.

“릭 워렌의 번영주의 신학은 로버트 슐러와 조엘 오스틴의 신학처럼 프로이드의 심리학과 노만 빈센트필에게서 영향을 받은 인본주의적이고 세속주의적 발상이다. 일단 인간에게 기쁨과 평안을 주고 위로와 격려를 해서 긍정적 사고방식을 가지면 성공한다는 그런 것이다.”

“릭 워렌이 말하는 교회는 성경에 약속된 하나님의 선물이 아닌 눈물없는 삶, 고통없는 삶, 고난없는 영광을 제시하는 속임수 왕국이다.”

“이웃과 원만한 인간관계를 맺기 위한 방법,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 성공적으로 살아가는 방법 등이 가장 중요한 설교 레퍼토리다. 청중이 듣고자 하는 것만을 들려줘 청중이 들어야 할 진리와는 거리가 먼 설교가 됐다.”

“복음 선포를 통한 치유보다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를 추구하게 함으로써 삶의 질을 조금 더 나아지게 하는 것이 그의 설교에서 얻어지는 대부분의 열매다.”

존 맥아더 목사는 “릭 워렌의 목적이 이끄는 삶에는 복음도 없고, 구원도 없고, 죄의 문제도 없고, 심판도 없고, 생명을 얻는 회개도 없다. 그것은 오직 목적을 위해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미국적 사고 방식이다. 그것은 반기독교적이다”고 맹비난했다. 존 파이퍼 목사도 그것은 복음이 아니다고 비난했다.

그런데 릭 워렌의 더 큰 위험성은 뉴에이지적 가르침에 있다.

2002년 릭 워렌의 <목적이 이끄는 삶>이 출간되자 2004년 워렌 스미스는 <목적이 이끄는 속임수>을 출간하며 그의 심각한 뉴에이지 성향을 폭로했다. 한때 열렬한 뉴에이지 신봉자였던 그는 릭 워렌의 책을 읽는 즉시 그것이 뉴에이지의 신앙이라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던 것이다. 뉴에이지를 깊이 연구한 레이 윤겐도 2007년에 출간한 <많은 사람들이 내 이름으로 오리니>을 비롯해 <뉴에이지의 모든 것>, <신비주의와 손잡은 기독교> 등의 여러 책자에서 릭 워렌의 뉴에이지적 성향을 제시했다.

실제로 릭 워렌은 그의 새들백 교회가 실시한 ‘다니엘 플랜’에 메흐멧 오즈, 다니엘 아멘, 마크 하이먼 박사를 연사로 초청했는데 각각 무슬림, 기독교인, 유대교인이라고 소개했지만 뉴에이지를 전파하는 자들로 알려진다. 또한 그의 저서가 언급하고 추천한 많은 인물들 중에 버니 시겔 박사가 있는데 그는 '조지'라고 불리는 스피릿 가이드(뉴에이지에서 말하는 이끄는 영)를 만났다고 주장하는 노련한 뉴에이지 지도자다. 헨리 나우웬, 토마스 머튼, 브레넌 매닝, 달라스 윌라드, 리처드 포스터, 댄 킴벌 등의 관상가들도 기독교에서 잘 알려진 인기있는 인물들이지만 뉴에이지에 전염된 자들이다.

기독교에 뉴에이지가 독버섯처럼 자리를 잡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혹자는 이렇게 말한다.

“뉴에이지를 한 스푼만 섞으면 복음을 부드럽게 삼킬 수 있다. 대중적 영성을 약간만 섞으면 기독교의 맛이 훨씬 더 좋아진다. 문제는, 독은 소량이라도 치명적이라는 점이다.”

뉴에이지가 치명적으로 해악스러운 이유는 종교다원주의, 종교혼합주의를 주장하며 기독교를 전염시키기 때문이다. 뉴에이지는 예수님이 유일한 구원의 길이라는 진리를 당연히 부인한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 우리 주, 그리스도가 아니라, 단지 여러 시대를 통해서 인간에 내재되어있는 신성이 나타난 여러 인물들 중의 하나일 뿐이다. 그들은 이렇게 주장한다.

“모든 종교는 하나다.”

“예수, 부처, 모하메드, 크리슈나는 ‘동일한 하나’(oneness)를 가르치는 여러 종교들의 깨달은 자들이다. 이 종교들의 겉모습은 달라 보여도 본질은 같다. 진리에 이르는 길은 여러 갈래이고 모든 차이는 피상적일 뿐이다.”
 

 

릭 워렌도 종교다원적 발언을 했다.

“나는 다른 종교들 안에서도 그리스도의 추종자들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I happen to know people who are Followers of Christ in other Religions.)

“무슨 종교든 상관없이 메시야 예수를 믿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종교에 대한 것이 아니라 관계에 대한 것이다.” (I have known many people who believe in the Messiah of Jesus, regardless of what religion they are, because they believe in him. It’s about a relationship, not a religion.)

“기독교와 유대교와 이슬람교와 가톨릭은 동일한 하나님을 믿는다.”

“21세기의 원수는 근본주의자들이다”

기독교 근본주의는, 인간의 전적인 부패와 구원의 필요함, 구원을 위한 예수님의 유일함과 충분함, 삼위일체의 하나님, 성경의 무오함 등을 믿는다. 이것을 부인한다면 기독교를 부인하는 것이다. 이름은 기독교지만 신앙은 혼합적이다.

한편 릭 워렌은 오직 예수에게만 구원이 있다는 기독교적인 발언도 한다. 그래서 그를 옹호하는 자들은 릭 워렌이 종교다원론자라는 비난은 단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릭 워렌은 동성애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말을 하며 우리를 혼란시켰다.

그는 2008년ABC 방송에서 동성결혼에 대해 반대입장을 표명하며 동성연애자들의 반발을 받았다. 그러나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에서 기도한 이후 래리 킹 라이브 쇼에 출연해서는 다르게 말했다.

“저는 실제로 게이들의 관계나 게이들이 결혼하는 것을 결코 반대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Pro.8 (캘리포니아 주에서 동성연애자들의 결혼을 반대하는 법)같은 것에 대해서 반드시 반대하겠습니다. Pro.8과 관련하여 저는 어떤 미팅에 참석하거나 어떤 의견을 발표하거나 어떤 성명에 싸인한 적도 없었습니다. 예전에 제가 언급한 ‘게이들의 결혼은 마치 어린이를 상대로 하는 성도착증자나 근친상간과 같은 것이다’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 ‘지금은 절대적으로 그렇게 믿고 있지 않다’고 이미 발표했습니다.”

릭 워렌이 구원관이나 동성애 문제에서 서로 상반된 말을 하는 이유는 세상과 타종교, 기독교 모두에게서 인정과 칭찬을 받겠다는 것이 아닌가? 그런 방법이 초대형 교회로 성장하는 비법이 된 것은 아닌가?

오래 전 산호세의 우리 교회에서는 전 교인의 차원으로 릭 워렌의 책을 공부했다. 나도 크게 은혜받으며 열심히 공부했다. 이후 그가 뉴에이지와 종교다원적이라는 비판을 듣고 성경과 비교해보며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을 교회잡지에 기고했다. 그러나 그에 대한 비판은 단호히 거절되었다. 알아오던 것을 바꾸는 것은 그렇게 어렵다.

나는 한때, 지금은 명백히 이단이라고 밝혀진 신사도운동을 따라다닌 적이 있었다. 신사도의 많은 ‘선지자들’이 온 세상에 구원받는 자들의 폭발적인 대부흥과 대추수가 있을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것은 너무나 신나는 소식이었다. 이제 생각해보니, 기독교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종교들에도 구원이 있다는 종교다원주의의 주장을 믿는다면 대부흥과 대추수는 당연한 예언이었다. 예수님은 좁은문을 말씀하셨지만 저들은 넓은문을 주장하고 있다.

인간의 죄와 회개, 하나님의 심판과 용서를 선포하는 복음 대신에, 인본주의, 실용주의, 뉴에이지, 종교다원주의를 가르치는 교회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슬프다. 교인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서 그런 가르침을 계속하는 목사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슬프다. 대부분의 기독교인이 이에 대해서 관심도 없고 위기의식도 없다는 사실이 너무 슬프다.

뉴에이지와 혼합된 종교다원주의가 더욱 넓게 전파되고 교회에 더욱 심한 신앙의 변질이 있을 것을 바라보며, 인자가 (다시) 올 때에 세상에서 믿음을 보겠느냐 하시던 예수님의 탄식을 절실하게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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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옥 선교사는 서강대에서 신문방송학, 산호제바이블컬리지에서 신학, 산호제주립대대학원에서 소셜웤을 전공했다. 서울과 산호제에서 다년간 직장을 다녔고 산호제에서는 교회에서 전도사로도 일했다. 현재는 예수님과 성경과 기독교에 대해 세상이 갖는 수많은 오해들에 대해 답변하며 인터넷을 통해 전도하고 있다.
저서 <예수신화?예수실화!>는 성경은 신화가 아니라 하나님의 안목에서 기록된 역사서며, 예수님은 성인이 아니라 창조주 하나님이심을 변증한다. <시대읽기>는 기독교를 왜곡하거나 혼합해서 파괴하려는 반기독교적 세상의 정체와 그것의 반인륜적인 역사를 폭로한다. 이들 내용을 요약하고 추가해서 <예수는 실화다>와 <성경적 시대읽기>를 다시 출간했다. 최근 출간된 <다시살다>에서는 그리스도인이 된 개인 이야기를 간증한다. 번역서로는 <당신은 괜찮습니까?>와 <회복프라소>가 있는데 성경적 회개와 용서와 예수 안에서의 치유와 회복을 주제로 한다. joookkim@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