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이름에 소속 교단을 명시하지 않는 풍조가 1980년대에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왜 소속 교단을 밝히지 않는 교회 이름이 유행하게 되었을까? 교단의 통제로부터 자유하고 싶고, 교단의 교리에 얽매이고 싶지 않고, 현대인들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가 싶고, 고리타분하게 느껴지는 전통으로부터 탈피하고 싶고 ... 등의 다양한 이유들이 있을 것이다.

이런 풍조는 두 가지 형태로 출현하였다. 하나는 소속 교단의 명칭 대신 ‘마을’, ‘동네’ 정도의 의미인 ‘커뮤니티’(Community)라는 단어를 넣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뿐 아니라 한국과 전 세계의 교회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으나, 불미스럽게 목회를 마친 빌 하이벨스(Bill Hybels) 목사의 ‘윌로우 크릭 동네교회’(Willow Creek Community Church)이다.

또 하나의 형태는 Community라는 단어도 없이 지명이나 아무 단어 하나를 넣어서 교회 이름을 짓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릭 워랜(Rick Warren)이 개척하여 담임하는 ‘말안장 교회’( Saddleback Church)이다. 소속 교단이 있으면서도 그렇게 하고, 처음부터 무교단 교단 교회로 시작된 경우도 있다.

현재 미국의 대표적인 대형 교회 상당수가 이런 이름을 가지고 있다.

윌로우 크릭 커뮤니티 교회(빌 하이밸스, 시카고)
새들백 교회(릭 워랜, LA)
노스 포인트 커뮤니티 교회(앤디 스탠리, 아틀란타)
펠로우십 교회(에드 영 주니어, 택사스)
레이크우드 교회(조엘 오스틴, 택사스)
뉴 라이프 교회(크레이크 그로쉘, 오클라호마)
커뮤니티 크리스챤 교회(데이브 퍼거슨, 시카고)

각기 다른 성경 해석과 교리들을 가지고 있는 많은 교단들이 생겨났다. 이권을 따라 교단이 생겨난 경우도 있으나 교리와 신학의 차이로 인해 생겨난 교단들이 대부분이다. 자유주의 신학, 오순절운동 신학, 다원주의 신학, 여성안수 신학, 행위구원 신학, 청교도 신학 등 건전한 신앙을 지키기 위해 결별해야 신학이 이미 많이 생겨났으므로 교단이 생기고 갈라지는 현상은 하나님이 자기 백성을 지키시는 한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지역 교회는 자신의 신학적 노선을 공개적으로 밝혀야 마땅하다.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교회의 이름 속에 교단을 명시하는 것이다. 이전에는 미국 교회들도 당연히 그리했다. 그러나 이제 미국 교회들이 소속 교단을 명시하기를 싫어한다. 

1800년대에 처음 나타난 이런 풍조는 인구가 줄어드는 지역의 교회들이 생존하기 위해 하나로 뭉치면서 시작되었다. 작은 싸이즈의 다양한 교단 교회들이 하나로 뭉쳤고, 무교단 교회를 조직하였다. 그 교회는 소속 교단을 정할 수 없으므로 지역의 명칭과 커뮤니티(동네)라는 단어를 이용하여 이름을 지었다. 

그러나 하나님의 교회에 적합하지 않는 다양한 신학과 교리들을 주장했던 여러 교단의 교회들이 하나로 뭉친다는 것은 처음부터 교회의 건전성에 심각한 장애를 안고 시작하는 일이었다. 이와 같은 커뮤니티 교회들이 등장하면서 미국 교회에서 진리에 대한 논쟁이 사라졌다. 진리에 대해 논쟁하면 다시 이전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성경은 교회 안에서 진리에 대한 논쟁이 있어야 한다고 가르친다. 왜냐하면 잘못된 신학과 교리가 교회에 침입했을 때, 성도들 간의 진리에 대한 논쟁을 통해 하나님께서 옳고 그름을 갈라주시기 때문이다.

“너희 중에 파당이 있어야 너희 중에 옳다 인정함을 받은 자들이 나타나게 되리라.”(고전 11:19)

1900년대에 들어 미국의 커뮤니티 교회들은 지상의 하나님의 교회를 파괴하는 나쁜 물결의 선봉이 되었다. 1900년대 초부터 뜨겁게 일어난 에큐메니칼 운동 때문이다. 태생적으로 커뮤니티 교회는 초교파 연합운동에 가담할 수밖에 없었고, 더 앞장설 수밖에 없었다.

1920년대에 시카고 외곽의 있는 Park Ridge Community Church가 주도하여 주로 백인들의 커뮤니티 교회들이 연합한 '미국 커뮤니티 교회사역 협회'(Community Church Workers of the United States)가 결성되었다. 1950년에 이 단체가 흑인들을 대거 영입하여 '커뮤니티교회 국제협의회'(International Council of Community Churches)로 발전되었다.

교회가 성경적 교리와 올바른 성경 해석을 중시하는 신학을 중요시하지 않고 하나님의 교회로 남을 수 있을까? 그것은 전적으로 불가능하다.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에 의거하여 하나님을 예배해야 한다. 필연적으로 신학과 교리에 대한 연구와 논쟁이 있어야만 한다. 커뮤니티 교회는 이러한 일을 할 수 없는 태생적 한계를 가지고 있었으므로, 결국 WCC와 같은 적그리스도 세력과 협력할 수밖에 없었다. 이 단체는 일찌감치 WCC에 가입하였다.

합동에 커뮤니티 교회라는 이름을 가진 교회가 있을까? 오정호 목사가 세우고 목회하는 교회의 영어 이름이 Saeronam Community Church이다. 영어이름에서 커뮤니티 교회를 표방하는 다른 합동의 교회가 또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유명한 몇 교회의 영어 이름을 확인해 보니 오정호 목사 교회가 보였다.
 

 

한국의 장로교회가 커뮤니티 교회라고 영어 이름을 짓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 대체 오정호 목사는 왜 그런 이름을 지었을까? 옥한흠, 하용조 목사의 영향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옥한흠 목사는 릭 워랜의 새들백 교회(말안장 교회)를, 하용조 목사는 빌 하이밸스의 윌로우 크릭 커무니티 교회(윌로운 크릭 동네 교회)의 사역과 정신을 밴치마킹하였다. 옥한흠이 지은 교회의 영어 이름이 릭 워랜의 교회의 영어 이름처럼 Sarang Church이다. 하용조가 지은 교회의 영어 이름도 릭 워랜 교회의 영어 이름처럼 Onnuri Community Church이다. 그냥 우연일까?

옥한흠 목사가 합동의 장로교 신학과 교리를 중시하는 분이었으면 아마 교회의 이름을 Sarang Presbyterian Church라고 했을 것이다. 하용조 목사가 장로교회 목사로서 장로교 신학과 교리를 중시했다면 아마 Onnuri Presbyterian Church라고 했을 것이다. 옥한흠 목사에게 장로교단인 합동의 정신과 신학에 대해 분명한 확신과 동의가 없었고, Sarang Church라는 이름에는 그런 자세가 반영되어 있었던 것일까?

옥한흠 목사가 걸었던 신앙의 길을 보면, 한국 교회의 기둥인 합동의 정신과 신앙과 신학에 대한 헌신이 별로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음의 사실들을 보면, 옥한흠은 합동의 칼빈주의-개혁신학과 거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1. 평신도가 주인이 되는 교회

옥한흠은 평신도가 주인이 되는 교회를 추구했다. 분명한 성경적 근거가 없었던 그의 제자훈련 사역은 평신도를 가르쳐서 교회의 주인이 되게 하려는 것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이상하게도 옥한흠의 그런 정신은 성경과 맞지 않고, 오히려 기독교를 파괴하는 미국의 커뮤니티 교회의 정신과 더 잘 맞는다. 성경은 교회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이라고 가르친다. 그런데 미국의 커뮤니티 교회는 사람 중심의 교회를 지향하다.

Encyclopedia.com에 미국의 커뮤니티 교회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되어 있다.

“Community churches are regularly described as ‘of the people, for the people, and by the people.’” (일반적으로 커뮤니티 교회는 ‘사람에 의한, 사람을 위한, 사람의 교회’로 설명된다.)
 

2. 정통 교단(합동)의 신학에 대한 거부

1990년대에 옥한흠이 결성한 교회갱신협의회에 가입했다가 일찍 탈퇴한 합동의 어떤 목사는 그 이유를 이렇게 말하였다.

“옥한흠은 칼빈주의 신학과 무관한 사람이었어요. 옥한흠이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칼빈주의를 찾나? 칼빈주의하면 목회가 되나?’라고 말하는 것에 충격을 받고 저는 교갱을 떠났습니다.’”

과연 옥한흠은 합동의 신학과 정신을 무시하였던 목사였을까? 다음과 같은 실제 내용들을 보면, 옥한흠이 정통 칼빈주의-개혁신학의 길을 가는 합동의 신학과는 처음부터 거리가 멀었던 것으로 보인다.

1) 로마교회 신학자의 책을 통해 교회관 정립

“1977년 5월 칼빈 신학교에서 실천신학으로 신학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웨스트민스터 신학교로 자리를 옮겨 목회학 박사과정을 밟는다. 그리고 그곳 구내 서점에서 한스 큉의 《교회론The Church》을 발견한 옥 목사는 왜 제자훈련에 미쳐야 하는지, 평신도를 왜 제자로 깨워야 하는지 확고한 신학적 답을 얻는데, ‘신학생으로서 거듭나는 순간’이었다고 회고한다.”(위키백과-옥한흠)

옥한흠이 로마교회 신학자 한스 큉의 책을 읽고 교회론와 자신의 제자훈련 개념을 정립했다는 것이다. 나는 아직 그 책을 읽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 로마교회가 기독교를 떠나 이교화되는데 매우 크게 공헌한 사람이 바로 한스 큉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로마교회를 급속하게 이교화되게 만든 신학자의 책을 통해 교회관을 정립하고 평신도를 제자로 깨우는 제자훈련 사역을 향하여 눈이 열렸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다.

2) 오순절 운동-신사도 운동 추종

옥한흠이 기독교 복음의 최대적 오순절 운동의 열열한 추종자였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하지 않겠다. 조용기에게 개인적으로 찾아가서 안수받고, 조용기를 자기 교회에 불러 부흥회시키고, 자신도 조용기 교회에 가서 부흥회를 인도하면서 오순절 신앙을 극찬하였다. 정통 칼빈주의-개혁신학의 길로 가는 합동의 신학과 정신과 전혀 맞지 않는다.

다음의 내용도 옥한흠의 신앙과 정통 칼빈주의 사이에 상당한 갭이 있었던 것으로 느껴지게 한다.

“그는 남서울교회에서 설립예배를 드린 합동신학교 (이후 합동신학대학원)에서 실천신학을 가르쳤다. 처음 강의에는 개혁주의 신학을 고수하는 학생들로부터 신학적 이견으로 상처를 받았지만 ...”(위키백과-옥한흠)

3) 여성안수에 대한 적극적 자세

“(옥한흠 목사는) ... ‘우리 교단은 아직 신학적, 성경적으로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이 정리되어 있지 못하다. 교단의 신학자들이 여성안수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무엇이 성경적인지, 또 기존의 교단 입장이 진리인지 연구하게 해야 한다. 자칫 이 문제를 폐쇄된 전통에 의해 무조건 붙들고 고수하다 보면 여성안수를 허용하는 교단들이 이단이 되는 결과가 되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뉴스앤조이 기사)

옥한흠의 이런 자세도 합동의 정통 칼빈주의-개혁신과 일치되지 않고 성경의 가르침과도 맞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옥한흠은 정통 칼빈주의-개혁신학과 거리가 멀었고, 합동의 정신과도 거리가 있었던 분이었다. 옥한흠 목사의 이런 노선은 분명히 교단 신학과 역사적 전통에 대한 동의와 헌신이 부족했던 자세였다.

그런데 이런 내용도 미국의 커뮤니티 교회 목사들의 정신과 같은 것일 수도 있다. Encyclopedia.com에 미국의 커뮤니티 교회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되어 있다.

“Pastors in these congregations believe themselves commissioned to fulfill a particular task, that of reinterpreting the Gospels for Christians who no longer find denominational Protestantism satisfying to their needs.” (이 교회(커뮤니티 교회) 목사들은 자신들이 기존 교단의 신학을 통해 더 이상 만족을 얻지 못하는 그리스도인들을 위해 복음을 재해석하는 특수한 사명을 받았다고 자부한다.)

혹시 옥한흠 목사에게 이런 커뮤니티 교회 목회자 정신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합동의 몇 교회들의 영어 이름을 찾아보았다. 교회들의 이름과 그 교회들의 노선 사이에 유사성이 있는지 없는지 독자들이 판단하기 바란다.
 


Yang Moon Presbyterian Church(양문교회,이영신 목사)
Shin-Banpo Presbyterian Church(신반포교회, 홍문수 목사)
NamSeoul Presbyterian Church(남서울교회, 화종부 목사)
BunDang Woori Church(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
Sarang Church(사랑의 교회, 오정현 목사)
Saeronam Community Church(새로남 교회, 오정호 목사)

내가 섬기는 교회의 영어 이름이 원래는 Rock Presbyterian Church(반석장로교회)였는데, 이후 Rock Church(반석교회)로 바뀌었다. 이제 다시 Rock Presbyterian Church로 고쳐야겠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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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철 목사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 반석장로교회’의 담임목사이고 거짓 신학의 ‘견고한 진’(고후10:4)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작된 신학신문 <바른믿음>의 대표이다.
총신대학(B.A 졸업), 총신대학 신학대학원(M.Div Eqiuv.졸업), 아세아연합신학대학 대학원(Th.M 졸업), Liberty Theological Seminary(S.T.M 졸업), Fuller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Puritan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Liberty Theological Seminary(D.Min 수학), 남아공신학대학원(South African Theological Seminary, Ph.D)에서 연구하였고, 현재 University of Pretoria(Ph.D)에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사도 운동에 빠진 교회」, 「제3의 물결에 빠진 교회」, 「가짜 성령세례에 빠진 교회」,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 Story」, 「한 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 「능동적 순종에 빠진 교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