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30-40분 분량의 신학 강의 영상을 하나씩 만들어 인터넷에 올리고 있다. 반년 정도 지속되었는데, 감사하게도 새로운 영상이 올라 오기를 기다리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얼마 전에 올린 영상으로 인해 심하게 필자를 비아냥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사실에 근거한 비판이나 틀린 내용을 정당하게 지적하지는 않고, 강의 영상이 전달하는 핵심적인 사실에 대한 굉장한 악감정의 문제로 느껴졌다. 다음의 이 영상이다.
 


다루는 주제가 매우 어려웠고, 전체 강의안을 미리 만들고 진행하지 않고 즉석에서 설명하며 녹화했으므로 어려운 부분에서는 매끄럽게 설명하지 못하기도 했다. 어떤 부분에서 조금 ‘버벅’대기도 했다.

그래서 올리지 말고 버릴까 하는 생각도 했었으나 올렸다. 미국의 청교도 교회들이 시간이 지나서 ‘삼위일체-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정하는 Unitarianism(단일신론) 이단사상으로 빠졌고, 또한 하나님의 사랑으로 인해 죄와 관련없이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는다는 Universalism(만인구원론) 이단사상으로 기울어졌다는 역사적 사실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필자에게 항의하고 비아냥했던 사람들은 유니테리언이즘이 종교개혁 시대의 이탈리아 사람 소치니에게서 비롯된 소시니안주의의 산물이라는 것만 주장했다. 미국 청교도 교회들은 유니테리언 이단사상 아무 관련이 없는 것처럼 행동했다. 

필자는 위 영상에서 미국 청교도 교회들에게 유니테리안 이단사상이 어떻게 전파되었는지에 대해 다루지 않았다. 단지 미국 청교도 교회들이 유니테리언 이단사상과 만인구원론 이단사상을 수용하고 말았다는 역사적 사실만 언급했다. 결국 미국 청교도 교회들이 미국의 전체 교회에 만인구원 자유주의 신학과 삼위일체와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정하는 이단사상이 전파되는데 크게 공헌했다는 역사적인 사실만 말했다.

필자의 강의의 결론은, 그런 일이 단지 역사 속의 우연인지, 그들의 조상 청교도들의 신학의 근본적인 결함으로 인해 생겨난 열매인지에 대해서는 분명히 파악한 것이 없어 지금은 뭐라고 말할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앞으로 다른 분들이나 필자가 그것에 대해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마무리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미국 청교도 교회들이 나중에 이단 유니테리언주의와 만인구원론 사상으로 기울어졌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 모를 뿐 아니라 분명한 역사적 사실을 언급하기만 해도 악심을 품고 비아냥하고 싸우려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알았다. 청교도 신앙에 대한 근거없는 환상의 후유증이 이렇게 심각한 것이다. 

필자가 미국 청교도 교회들이 나중에 이단 유니테리언-만인구원론으로 기울어졌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설명하겠다. 청교도 운동에 관련된 책들을 보다가 알게 되었다. 매우 접하기 힘든 희귀 서적을 통해서 알게 된 것이 아니다. 우리가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국내 저자들의 책들을 통해 산발적으로 접하게 되었다.

가장 먼저 라은성 교수의 책 <이것이 교회사다: 진리의 재발견>에서 청교도들과 유니테리언 이단사상의 연관성을 접하였다.

“회중파는 칼빈주의에서 떠나 유니테리언(Unitarianism), 일신론, 또는 유신론을 채택하고 보편구원설 또는 보편주의(Universalism)를 고수했습니다.”(라은성, <이것이 교회사다: 진리의 재발견> (PLT, 2015), 294.)

회중파란 청교도 회중교회와 사실상 같은 용어이다. 정확하게 설명하자면, 영국 국교회에 아무 소망이 없다고 판단하고 국교회와 단절하고 새로운 교회를 설립한 분리주의 청교도들이 세운 회중교회이다.

분리주의 청교도들이 새로운 교회를 세울 때, 그들은 교회 정치로서 회중주의를 채택했다. 회중주의는 프랑스 개혁교회 선조들이 1562년이 이단사상으로 규정하고 엄히 경계한 것인데, 분리주의 청교도들은 그것을 자신들의 교회 정치 방식으로 채택한 것이다.

영국 밖에 세워진 모든 교회들의 시초는 분리주의 청교도 운동이므로 이후 국교회를 버리고 해외로 이주한 청교도들에 의해 세워진 모든 교회들은 회중교회가 되었다. 영국에 남아 국교회를 떠나지 않으면서 회중주의를 실현하려는 헨리 제이콥스를 비롯한 독립파 청교도들의 개혁운동도 있었으나, 영국에서는 상황이 어려워 결국 대서양을 건너 신대륙으로 이주하여 분리파 청교도들이 세운 신대륙의 회중교회에 합류하였다.

라은성 교수의 “회중파는 칼빈주의를 떠나 유니테리언 ...을 고수했습니다”라는 말은 신대륙에 정착한 청교도들이 훗날 유니테리언 이단사상으로 기울어졌다는 것이다. 필자는 처음 이 내용을 보았을 때, 상당히 충격이었다. 그렇게 신학이 위대했다고 소문난 청교도들이 삼위일체와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정하는 이단사상으로 빠졌다는 것은 충격이었다. 
 

김재성 교수의 책 <청교도, 사상과 경건의 역사>에서도 청교도들이 유니테리언 이단사상으로 빠지고 말았다는 내용을 보았다.

“1770년에는 잉글랜드에만 적어도 500개 노회가 조직되어 있었을 정도로 튼튼한 교단이 되었다. 그러나 1812년까지 흘러 내려오는 사리에 거의 절반 가량이 유니테리언으로 넘어가고 말았다. 북부 잉글랜드는 스코틀랜드에 지리적으로 가까운 까닭에 좀 더 오래도록 강력한 장로교회 체제와 신학을 견지하다가 20세기에 자유주의 신학을 포용하게 되었다.”(김재성, 청교도, 사상과 경건의 역사, 439)

1800년대 초부터 잉글랜드의 교회들 다수가 유니테리언 이단사상을 신봉하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잉글랜드에 500개의 노회가 있었다는 것은 그 교회들이 장로교회들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장로교회가 잉글랜드 이렇게 많았다는 것에 대해서 필자를 전혀 몰랐다. 필자가 알고 있는 기존의 지식과 상충되는 내용이어서 조금 혼란스럽다. 

그러면 신대륙의 청교도 교회들에게는 유니테리언 이단사상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김재성 교수는 신대륙의 청교도 교회들도 유니테리언 이단사상에 빠지게 되었다고 하였다.

“뉴잉글랜드 청교도 신앙은 회중교회와 장로교회가 계승했는데 일부 회중교회들은 알미니안주의와 유니테리안이즘으로 기울면서 고전적 칼빈주의 신학을 거부했다. 대각성 운동에서 인기 영합주의와 감정주의를 배척한 에드워즈는 칼빈주의 신학을 견고하게 유지하면서도 지성적인 배움을 멀리하지 않았다. 하버드 대학교를 중심으로 유니테리언이즘이 널리 확산되었는데 이러한 흐름은 청교도의 영향이 아니라 자유주의 신학의 파괴적인 공격으로 빚어진 신학 사조이다.”(김재성, <청교도, 사상과 경건의 역사>, 599)

신대륙에서 유니테리언 이단사상으로 기울어진 '일부 회중교회들'이란 에드워즈의 대각성을 부정적으로 보았던 청교도 회중교회의 구파, 즉 하바드-예일대학을 중심으로 형성된 보수파들을 의미한다. 그들에게 영국으로부터 알미니안주의가 강하게 영향을 미쳤고, 유럽으로부터 이신론, 소시니안주의, 아리안주의 등이 영향을 미쳤고 동시에 유니테리언 이단사상이 유입되었다. 
 

양낙홍 교수의 책 <조나단 에드워즈의 생애와 사상>에서도 미국의 청교도 교회들이 유니테리언-만인구원론 이단사상으로 기울어졌다는 내용을 접하였다. 양낙홍 교수는 에드워즈가 죽고 수 십년이 지난 후 미국 청교도 교회들 속에서 몇 종류의 분파가 출현했다면서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두 번째 그룹은 알미니안주의자들로 이들은 일명, 아리안주의자들 혹은 소시니안주의자들, 혹은 이신론자들, 보편구원론자들이었다. 레브렛이 학장으로 취임한 후 하버드 대학 분위기의 산물로서 이들은 엘리트주의적 경향을 띠고 있었다. ...(중략) 1805년에 유명한 반삼위일체론자가 하버드 신학 교수직에 임명되어 1820년까지 유니테리언 논쟁이 매사추세츠의 기성 질서를 흔듦으로써 그 유대가 와해되었다 ... 대표적인 인물로는 보스턴 제일교회의 찰스 촌시, 서부 교회의 조나단 메이휴가 있다.”(양낙홍, <조나단 에드워즈의 생애와 사상>, 718)

양낙홍 교수의 이 말은 미국 청교도들의 회중교회들 가운데 에드워즈의 신비적 부흥운동에 반대했던 보수파들에 대한 말이다. 하버드-예일을 중심으로 형성된 당시의 보수적인 목회자들 속으로 유니테리언 이단사상이 아리안주의, 소시니안주의, 이신론, 보편구원론(만인구원론)과 함께 유입되었다는 내용이다. 김재성 교수의 책에 나오는 내용과 같은 내용이다.

양낙홍 교수의 책에서 더욱 충격적인 내용도 접하였다. 그리스도가 우리의 죗값을 지불하기 위해 죽으신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사랑과 선과 도덕성을 보여주는 차원에서 죽으신 것이라는 자유주의 이단사상이 에드워즈의 직계 제자들을 통해 출현했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신신학파라 불리는 그룹이었다. 이들은 일명 복음주의적 칼빈주의자들, 혹은 ‘에드워즈 파’로 알려져 있었던 대로 조나단 에드워즈를 자신들의 영웅으로 인정하는 무리였다 ... 대표적인 인물로는 새뮤엘 홉킨스, 조셉 밸러미, 조나단 에드워즈 2세 등이 있다 ... 이들은 속죄에 대한 ‘정부 이론’(governmental theo교 of the atonement)를 제시했고, 그리스도의 죽음은 특정한 개인의 구체적인 죄들보다 ‘일반적 정의’에 대한 만족(satisfaction of general justice)이라고 주장했다.”(양낙홍, <조나단 에드워즈의 생애와 사상>, 718-19)

그리스도의 죽으심을 우리의 죄에 대한 형벌로 설명하지 않고 하나님의 정의, 사랑, 도덕성의 증거로 설명하는 것은 성경의 핵심을 부정하는 최악의 이단사상이다. 이것이 이후 미국의 교회의 신앙 몰락의 시작이 되었다. 아담의 원죄와 우리에게 미치는 죄의 오염의 영적 유전을 부정하였던 찰스 피니도 그리스도의 죽으심을 하나님의 우주적 선과 도덕의 차원에서 설명했는데, 그 시작이 에드워즈의 제자들이었던 것이다.

하나님의 사랑으로 인해 결국 모든 사람이 구원에 이른다는 만인구원론 이단사상도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십자가를 죄의 형벌이 아닌, 하나님의 사랑과 도덕성의 차원에서 설명한다. 서로 유사하므로 이후 미국의 역사에서 유니테리언 이단사상과 만인구원론 이단사상은 긴밀하게 협력하게 된다. 1961년에 두 이단사상이 연합되어 ‘유니테리언 만인구원론자협회’(Unitarian Universalist Association)가 결성되었다.

역사적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일종의 마음의 병이고, 역사적 사실을 모르고 화를 내는 것은 무식이다. 미국의 역사 속에서 청교도 운동이 이러한 열매를 맺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말하는 사람에게 포악을 일삼는 사람들은 자신을 마음의 병자로 또는 무식쟁이로 선전하는 것이다. 그리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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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철 목사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 반석장로교회’의 담임목사이고 거짓 신학의 ‘견고한 진’(고후10:4)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작된 신학신문 <바른믿음>의 대표이다.
총신대학(B.A 졸업), 총신대학 신학대학원(M.Div Eqiuv.졸업), 아세아연합신학대학 대학원(Th.M 졸업), Liberty Theological Seminary(S.T.M 졸업), Fuller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Puritan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Liberty Theological Seminary(D.Min 수학), 남아공신학대학원(South African Theological Seminary, Ph.D)에서 연구하였고, 현재 University of Pretoria(Ph.D)에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사도 운동에 빠진 교회」, 「제3의 물결에 빠진 교회」, 「가짜 성령세례에 빠진 교회」,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 Story」, 「한 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 「능동적 순종에 빠진 교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