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은 믿음으로 말미암는 칭의의 원인에서 그리스도를 담은 질그릇과 같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의롭다함을 받는 것이다(기독교강요, 3.11.7).

성경에는 칭의의 방도인 믿음과 관련하여“오직 믿음만으로”라는 표현이 없고, 단순히“믿음으로”라는 기록하고 있으나, 하나님의 의가 복음에 나타나 있기 때문에 그 의는 완전하고 충실한 의일 것이다.

또한, “이제는 율법과 상관없이 하나님의 의가 나타났으니”(롬 3:21), “하나님의 은혜로 값없이 의롭다 하심을 받았다”(롬 3:24), “사람은 율법의 행위와는 상관없이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는다고 우리는 인정한다”(롬 8:28) 등의 기록에 따른 관찰로는 칭의는 행위와 상관없이 믿음으로만 되는 것임이 분명하다.

이같이 성경의 내용을 심도 있게 고찰하면 “오직 믿음만으로”라고 말하는 것이 분명하다 할 것이다(기독교강요, 3.11.19). 뿐만 아니라 칼빈은 그의 기독교강요 제일권에서도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 기초한 경건으로부터 믿음이 가능케 된다고 기록하였다..

피조물 인간이 하나님을 아는 지식은 하나님을 창조주요 구속주로 아는 것이다. 즉, 창조주이신 하나님이 우리를 그의 권능으로 보존하시고 그의 섭리를 통하여 다스리시되 그의 선하심과 모든 복으로 우리를 양육하시고 보살피시는 창조주 하나님의 부성애(fatherly care)를 아는 것과, 그리스도 안에서 계시된 구속주를 아는 것이다(기독교강요, 1.2.1).

이 지식에 기초하여 하나님을 아버지로 알고 경외하며, 또 주님으로 알고 순종하는바, 하나님께 대한 경외와 신뢰가 바로 경건한 신앙의 자태이다(기독교강요, 1.2.2). 이 경건으로부터 참된 신앙 자태가 세워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죄인들이 의롭다 함을 얻는 방도인 믿음의 대상은 창조주 아버지 하나님과 그의 유일하신 아들 구주 예수 그리스도이다.

칼빈은 창세기 15장 5-6절을 주해하면서“네 후손이 이와 같이 될 것이다” 는 약속의 말씀이 결국은 참되고 순수한 후손인 그리스도를 가리키는 것으로 기술하였다. 그는 그리스도 안에서 아브라함의 후손들뿐만 아니라, 이방인들도 믿음으로 말미암아 함께 접붙임을 받아 그리스도와의 유기적 연합을 이루는 것이라 하겠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이 처음 부르심을 받아 하란을 떠나 가나안으로 들어가 예배하던 그 믿음으로 말미암아 실제적으로 의롭다 함을 받았을 것이지만, 그때 의롭다고 선언하지 않으시고 창세기 15장 6절에서 의롭다고 선언하신 것은 구속주 그리스도에 대한 약속을 믿는 믿음이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믿음의 대상은 구속주이신 그리스도만이 아니라, 그리스도에 대한 약속을 주신 바 부성애가 넘치는 성부 하나님도 믿음의 대상인 것이다.

아브라함이 성부 하나님과 그의 약속하신 구속주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의롭다 함을 받아 하나님과 화해되고 영생을 얻게 되며 하나님의 자녀로 사랑을 받은 것이다. 이렇듯 그가 의롭다 함을 받은 것은 이처럼 하나님의 “부성적 인애”(paternal loving-kindness of God)를 알고서 하나님의 선하심을 신뢰하며 앙망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요한복음 8장 56절이 밝히는 바 아브라함이 그리스도의 임재를 간절히 갈망했기 때문이다. 또한, 바울은갈라디아서 3장 16절에 기록하길 아브라함은 하나님이 주신바 후손에 대한 약속의 말씀들에서 오직 믿음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고 있었다..

칼빈은 믿음의 요소들을 논함에 있어서 로마 가톨릭교회의 맹신을 반대하여 무엇보다 먼저 지식(notitia)을 강조했다(기독교강요, 3.2.2).
 

 

“이 믿음은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 기초하여 하나님을 경외하고 신뢰하는 경건에서 비롯되는 것이기 때문에 지식의 요소가 기본이다.” 이 지식은 하나님이 우리의 인애의 아버지요, 그 성부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 의와 거룩함과 속량(redemption)으로 주신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의 구속주이심을 아는 것이다(요 17:3). 그러므로 우리의 지식은 하나님과 그리스도의 특별계시인 성경 말씀에 근거한다(기독교강요, 3.2.6).

칼빈이 정의한 바에 의하면, 믿음으로 말미암는 칭의 교리는 칼빈에게 있어서 기독교 교리의 중심점이기에 이 교리가 왜곡되는 경우 기독교의 구원론에 치명적인 결함이 생겨난다.

그런 까닭에, 칼빈은 기독교강요와 창세기 및 로마서 주석 등에서 특별하고도 명료, 세심하게 다루었다. 더욱이 칼빈의 기독교강요 제3권의 차례를 보면 믿음과 회개와 성화와 칭의 간에 구원론상의 논리적 순서가 무시되어 있다.

이는 칭의와 성화가 다같이 오직 동일한 믿음만으로 되어질 뿐 아니라, 이 둘 간에 구별은 있지만 분리가 있을 수 없고 사실상 동시 상황으로 보고 있다. 더불어 믿음은 마귀적인 불신앙과 육체적인 정욕과 평생토록 싸우는 것이요, 온갖 장애물들을 인하여 평생토록 연단 받는 가운데서 죽는 순간까지 흔들리지 않고 하나님의 부르심의 상을 향하여 달리는 경주였다.

회개도 하나님의 인애로운 용서를 평생토록 구하고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고자 열심을 다하는 신앙의 발로에의 행위이다(기독교강요, 3.3.9).

이 믿음과 회개로 말미암는 성화의 경우, 죄에 대하여 확실하게 죽되 또한 날마다 자기를 부인하는 훈련 속에서 그리스도를 점진적으로 닮아 생을 다할 떄까지 거룩함을 온전히 이루어 가는 것이요, 칭의의 경우도 하나님의 의의 전가와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통하여 하나님 앞에서 의인이 되고 그리스도를 마음의 중심에 모시고 평생토록 하나님의 자녀의 권세를 누리며 영원히 사는 것이다.

위와 같은 칼빈이 밝히는 믿음으로 말미암은 칭의 다시 말하면 칭의의 방도로서의 믿음을 요약한다면 믿음과 회개 그리고 성화와 칭의를 평생에 걸쳐 누리는 것이라 할 것이다.

이같은 칼빈의 소위 칭의론이 교회 안에서 잘못 가르쳐져 온 왜곡된 칭의론 뿐만 아니라, 바울에 관한 새로운 관점에서의 해석을 바로잡아 가는 것이 합당하다 할 것이다.

칼빈의 칭의론을 통해서만 성도가 일관되게 오직 믿음으로만 의롭다함을 받아 구원의 확신을 가지고 의로움과 거룩함을 이루어 지금 여기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누릴 뿐 아니라, 장차 하나님 나라의 영광을 바라고 즐거워할 수 있는 것이다.

세상과 구별된 교회로서의 성도는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받아들이는 순간 그분과 한 지체가 된다. 지구상에 수없이 많은 부류의 인간들 가운데 동일체라는 의미이다.

이것이 하나님의 나라 개념이며 성경이 가르치는 교회론이다. 천국이 하나이듯이 하나님의 교회도 하나다. 이 지상의 교회가 아무리 불완전하다 해도 그것은 분명 그리스도의 몸, 한 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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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일 목사는 중앙대학교 법학 수학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학(B.A) 호서신학대학원 & 개신원(M.Div) 총회신학연구원 (Th.M) 에서 공부를 하였고 경북 영주 현대중앙교회(예장 백석 ) (1993~현재) 개척하여 담임하고 있고, 성경 중심적 칼빈주의 개혁주의 교회를 지향하여 바른신학, 바른믿음, 바른생활의 공동체를 세워 가고자 정진하고 있고, 늦은감은 있지만 스코틀랜드 신앙고백서 해설집 공동 집필 및 기타 칼빈주의 정론에 관한 서적 집필에도 신학자들과 동역하며 연구하는 사역에도 주력하고자 뜻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