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일전에 올리셨던 <바른믿음>의 갈라디아서 5장 21절에 대한 기사를 읽고 문의 드립니다. “하나님의 나라의 유업을 받지 못한다.”(갈 5:21) 이 부분이 율법으로 회귀하려하는 갈라디아 교인을 향한 것 까지는 이해가 되는데, 일반 오늘날의 그리스도인들도 21절에서 다루는 육신의 일들에 넘어지지 않습니까? 보통 새관점 학파나, 행위 구원론자들이 이 지점에서의 의견을 개진하는데, 이 문맥에서 개혁주의적 구원론(은혜와 믿음으로 구원받음)을 뒷받침하기위한 ‘하나님의 나라’를 어떻게 해석하면 좋을까요?

 

 

답변>
저에게 어려운 질문은 오래 전에 주셨는데, 그만 제가 잊어버렸습니다. 그런데 후에 다시 질문을 주시어 매우 죄송합니다. 빨리 소견을 말씀드렸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습니다. 말씀하신 그 기사는 국내의 어떤 신학교 총장님이 성경이 구원에 대해 상반된 내용 두 가지를 말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한 반박의 글이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 교수님은 1)성경은 율법의 행위와 관련 없이 오직 예수 믿음으로만 구원을 얻는다고 가르친다. 2)성경은 예수 믿음으로 구원을 얻었을지라도 합당한 행위가 보이지 않으면 구원에서 탈락된다고도 가르치고 있다.

그 교수님이 이렇게 주장하신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 교수님의 주장의 근거였고 성도님이 질문하신 성경의 본문의 전후를 살펴보겠습니다.

“너희가 만일 성령의 인도하시는 바가 되면 율법 아래에 있지 아니하리라. 육체의 일은 분명하니 곧 음행과 더러운 것과 호색과 우상 숭배와 주술과 원수 맺는 것과 분쟁과 시기와 분냄과 당 짓는 것과 분열함과 이단과 투기와 술 취함과 방탕함과 또 그와 같은 것들이라 전에 너희에게 경계한 것 같이 경계하노니 이런 일을 하는 자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할 것이요.”(갈 5:18-21)

사도가 나쁜 일들(음행과 더러운 것과 호색과 우상 숭배와 주술과 원수 맺는 것과 분쟁과 시기와 분냄과 당 짓는 것과 분열함과 이단과 투기와 술 취함과 방탕함)을 행하는 자들은 하나님 나라를 상속받지(inherit, 천국에 들어가지 못한다) 못한다고 한 부분을 많은 사람들이 구원 받은 신자의 구원 탈락의 근거로 주장하고 있습니다. 성경을 전체적으로 볼 때, 어디에서도 명확하게 구원 받은 사람이 다시 구원에서 탈락되기도 한다는 가르침이 없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스라엘의 불순종하고 악평하던 사람들이 모두 광야에서 죽고 한 명도 가나안에 들어가지 못한 것에 대한 신약 성경 히브리서의 언급이 하나님 백성의 구원 탈락과 지옥행 가능성의 최대의 근거로 쓰여지고 있습니다.

“내가 노하여 맹세한 바와 같이 저희는 내 안식에 들어오지 못하리라 하셨다 하였으니”(히 3:11)

그러나 하나님의 진노로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한 것이 구원 탈락으로 해석된다면, 모세도 가나안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받지 못했으므로 구원 받지 못하고 죽은 것이 됩니다. 성경 어디에도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 받은 자가 죄를 범하고, 불순종하고, 하나님을 원망하면 다시 지옥에 간다는 가르침이 없습니다.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하고 죽은 것은 하나님이 더 많은 은혜를 누리지 못하게 하신 것이지, 다시 지옥에 떨어졌다고 볼 내용이 아닙니다. 

“한 번 빛을 받고 하늘의 은사를 맛보고 성령에 참여한 바 되고 하나님의 선한 말씀과 내세의 능력을 맛보고도 타락한 자들은 다시 새롭게 하여 회개하게 할 수 없나니 이는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을 다시 십자가에 못 박아 드러내 놓고 욕되게 함이라.”(히 6:4-6)

히브리서의 이 내용을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은혜로 구원 받은 신자라도 다시 크게 범죄하면 지옥에 갈 수 있다는 근거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 구절은 해석하기 너무 어려운 내용입니다. 그러나 만일 이 말씀이 십자가의 은혜로 구원 받은 사람이라도 죄를 범함으로 다시 지옥에 갈 수 있다는 근거라면, 구원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은 여기서는 이렇게 말하고 저기서는 저렇게 말하는 뒤죽박죽이 될 것입니다. 

칼빈은 그리스도를 따르며 천국 복음과 성령의 역사하심을 경험하였으면서 결국 그리스도를 배신한 가룟 유다에게 이 말씀을 적용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그리스도를 믿고 구원 받았으나 나쁜 일들(음행과 더러운 것과 호색과 우상 숭배와 주술과 원수 맺는 것과 분쟁과 시기와 분냄과 당 짓는 것과 분열함과 이단과 투기와 술 취함과 방탕함)을 행하는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내용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눈에 보이는 갈리디아교회에 속하였다는 사실만으로 모두 구원 받은 사람들이라는 기준을 버리고 갈라디아 5장의 말씀을 다시 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도가 지적한 죄악된 일들(음행과 더러운 것과 호색과 우상 숭배와 주술과 원수 맺는 것과 분쟁과 시기와 분냄과 당 짓는 것과 분열함과 이단과 투기와 술 취함과 방탕함)에서 전혀 분리되지 않는 갈라디아교회에 속하여 있는 사람들은 다시 구원에서 탈락되어 지옥으로 갈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처음부터 그리스도의 은혜로 말미암는 구원과 무관한 사람들이었다고 보아야 합니다. 그리스도를 믿어 성령을 받고 성령의 지배하에 사는 사람들이 그런 죄악된 일들(음행과 더러운 것과 호색과 우상 숭배와 주술과 원수 맺는 것과 분쟁과 시기와 분냄과 당 짓는 것과 분열함과 이단과 투기와 술 취함과 방탕함)과 전혀 분리되지 않고 산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너희가 만일 성령의 인도하시는 바가 되면 율법 아래에 있지 아니하리라.”(갈 5:18)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죄사함 받고 성령의 지배를 받기 시작하면 율법이 죄로 지적하는 죄악된 행위들과 계속 단단히 부착하여 산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사는 동안 죄와 완벽하게 분리되는 것도 불가능하지만, 전혀 분리되지 않고 여전한 모습으로 산다는 것도 진정한 기독교 신자에게서는 없는 일입니다. 그리스도의 은혜를 받고 성령의 지배하에 사는 사람의 첫 번째 특징은 죄와의 투쟁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를 믿고 동시에 율법의 행함을 여전히 주장하고, 그리고 실질적으로 율법이 지적하는 죄악된 행위들과 전혀 분리되지 않는 사람들은 그 때문에 다시 지옥에 가는 것이 아니고 처음부터 지옥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다고 추정해야 마땅합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 은혜로 지옥에서 벗어난 사람은 곧 성령의 지배를 받는 사람이고, 성령의 지배를 받는 사람에게서는 다음과 같은 성령의 열매들이 나타난다고 사도는 곧 이어 설명하였습니다.

“오직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니 이같은 것을 금지할 법이 없느니라.”(갈 5:22-23)

어떠한 경우에도 그리스도의 십자가 은혜로 지옥에서 벗어난 사람이 다시 지옥으로 떨어진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해석이 어려운 한 두 구절이 있기는 해도 명확하게 지옥에서 벗어난 신자가 다시 쿤 죄를 범하여 지옥에 떨어질 수 있다는 성경의 가르침은 없습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은 구원이 영원히 흔들리지 않는다는 말씀이 성경에 가득합니다. 

“하나님의 은사와 부르심에는 후회하심이 없느니라.”(롬 11:29)

“옛적에 여호와께서 나에게 나타나사 내가 영원한 사랑으로 너를 사랑하기에 인자함으로 너를 이끌었다 하였노라.”(렘 31:3)

“그가 거룩하게 된 자들을 한 번의 제사로 영원히 온전하게 하셨느니라.”(히 10:14)

“너희는 말세에 나타내기로 예비하신 구원을 얻기 위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능력으로 보호하심을 받았느니라.”(벧전 1:5)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환난이나 곤고나 박해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위험이나 칼이랴.”(롬 8:35)

심지어 성경은 교회에 다니다 하나님을 버리는 배교에 가담하여 구원을 잃어버리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라도 사실은 하나님의 택하심을 받은 적이 없는 거짓 신자의 경우라고 말씀합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하나님이 택하시고 은혜를 주신 자는 믿음을 버리고 다시 지옥으로 떨어지는 일이 없다고 성경은 가르칩니다.

“또 짐승이 과장되고 신성 모독을 말하는 입을 받고 또 마흔두 달 동안 일할 권세를 받으니라 짐승이 입을 벌려 하나님을 향하여 비방하되 그의 이름과 그의 장막 곧 하늘에 사는 자들을 비방하더라 또 권세를 받아 성도들과 싸워 이기게 되고 각 족속과 백성과 방언과 나라를 다스리는 권세를 받으니 죽임을 당한 어린 양의 생명책에 창세 이후로 이름이 기록되지 못하고 이 땅에 사는 자들은 다 그 짐승에게 경배하리라(계 13:5-8)

글을 끝내려고 하는데, "'하나님의 나라'(갈 5:21)를 어떻게 해석하면 좋을까요?"라고 말하신 것이 다시 생각나네요.  그 말씀의 광의적인 의미는 우리가 지상에 살면서 하나님의 통치를 경험하는 것으로 말할 수 있으나, 간단히 말해 지옥에 가지 않고 천국에 가게 되는 것이라고 하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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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철 목사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 반석장로교회’의 담임목사이고 거짓 신학의 ‘견고한 진’(고후10:4)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작된 신학신문 <바른믿음>의 대표이다.
총신대학(B.A 졸업), 총신대학 신학대학원(M.Div Eqiuv.졸업), 아세아연합신학대학 대학원(Th.M 졸업), Liberty Theological Seminary(S.T.M 졸업), Fuller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Puritan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Liberty Theological Seminary(D.Min 수학), 남아공신학대학원(South African Theological Seminary, Ph.D)에서 연구하였고, 현재 University of Pretoria(Ph.D)에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사도 운동에 빠진 교회」, 「제3의 물결에 빠진 교회」, 「가짜 성령세례에 빠진 교회」,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 Story」, 「한 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 「능동적 순종에 빠진 교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