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목사님, 주변에서 리차드 백스터의 성도의 영원한 안식을 읽은 사람들을 봅니다. 비싸기도하고 해서 저는 구입하지 않았는데, 리차드 백스터의 사상에 대해 간략한 윤곽을 가지게 해 주시기 바랍니다.

답변>
저도 그 책을 읽지 않았습니다. 리차드 백스터가 직접 저술한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은 상태입니다. 지금부터 드리는 말은 청교도 신학을 연구하신 분들이 정리한 2차 자료들에 근거하여 하는 내용입니다.

지금까지 우리 나라의 청교도 신학에 대한 연구는 맹목적이고 무식한 청교도 우상숭배였습니다. 성경을 거역하고, 천주교로부터 성경을 회복시킨 종교개혁자들의 피로 세워진 구원의 진리를 다시 허무는 명백한 이단 사상을 전파했던 잉글랜드 회중교회주의 청교도들의 사상 속에 이단성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최고의 개혁주의’, ‘최고 엘리트 개혁신학’, ‘청교도 개혁주의’라고 극도의 숭배를 받고 있습니다.

분명히 이단적인 문제인데 기껏 ‘조금 달랐다’하는 정도로 표현하면서 회중교회파 청교도 이단 사상에 흠집을 내지 않았습니다. 리차드 백스터도 그 경우에 해당됩니다. 대부분의 이단의 특징은 모든 면에서 이단이 아니고, 한 부분에서 이단입니다. 그런데 그 부분을 이단으로 정죄하지 않으면, 그것 때문에 기독교 신앙 전체가 왜곡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그래서 이단 사상은 모양이라고 버려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이단의 아버지는 마귀라고 하는 것입니다.

리차드 백스터의 이단 사상의 핵심은 구원론입니다. 모든 결과에는 원인이 있습니다. 리차드 백스터가 이단적인 구원론을 가지게 된 원인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백스터의 이단적인 구원론의 요지는, 예수 믿음으로 구원이 출발(1차 칭의)하고 그 후부터 얼마나 회개하고 얼마나 순종하는가에 따라 2차 칭의, 즉 완전한 구원을 받을 수도 있고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백스터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수를 믿어 구원의 길로 들어서기는 해도(1차 칭의), 그들 가운데 대다수가 이후 바르게 충분히 회개하고 순종하지 못하고 최종적 구원(2차 칭의)에서 탈락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핑계 없는 무덤이 없다는 말처럼, 백스터가 그런 이단 사상에 빠지게 된 현실적인 상황이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것은 그 시대의 큰 문제였던 반율법주의(Antonomianism)였습니다. 반율법주의는 사람이 행위로 구원받지 않고 오직 믿음으로 구원받는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매우 성경적인 모양새를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믿음으로 구원 받았으므로 그 어떤 행위도 신앙(구원)과 상관이 없다는 실질적 방종주의를 전파했습니다. 반율법주의는 믿음과 은혜로 구원을 받은 자에게 동시에 시작되는 하나님 형상의 회복(성화)를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성화와 무관한 구원이 없다는 사실을 외면한 것입니다.

그래서 백스터는 구원은 하나님의 선물이고 전적인 은혜이지만, 인간 편에서 그 선물을 받기 위해서 수행해야 할 조건들을 주장했습니다. 구원의 기초이신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선물이지만 사람이 그 선물을 받기에 합당한 믿음, 회개, 순종을 보여야 구원이 이루어진다고 주장했습니다. 반율법주의를 경계하기 위해 사람의 변화와 역할을 강조하는 사상을 가졌던 것입니다. 이로서 백스터는 더욱 더 중요한 성경의 핵심을 무너뜨렸습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보내신 의,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는 영원한 칭의를 파괴하였습니다. 믿음으로 얻는 칭의가 부족하니 사람이 더 필요한 자격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천주교의 이단사상을 자기 신학의 핵심으로 삼은 것입니다. 이신칭의가 파괴되면 기독교는 허물어집니다. 그리고 이신칭의를 건드리는 사람은 누구나 이단입니다.

백스터는 완전한 칭의선언이 최종적 종말의 때에 이루어진다고 했습니다. 소개해 주신 국민일보에 소개된 백스터는 책 한국어 번역판 <성도의 영원한 안식>(스데반 황 역)에 대한 기사를 보니 다음과 같이 그 책의 일부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백스터는 성도의 안식을 가장 행복한 상태라고 정의한다. 즉, 부활과 심판을 지나 성도의 영혼과 몸이 완전하게 된 상태다. 이를 누리려면 반드시 하나님을 믿어야 한다. 그럴 때 하나님이 주시는 생명나무의 실과와 감추어진 만나를 먹게 된다. 백스터는 성경 자체의 목적이 안식의 상태로 인도하는 길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다.”

성도의 영원한 안식에 대해 매우 멋있게 기술하는 말이지만, 잘 생각해 보면 이단사상입니다. 백스터가 말하는 이 상태에 우리가 들어가는 때는 죽은 직후가 아닙니다. 백스터에 의하면 지옥에 들여 갈 것인지 안 들어갈 것인지도 죽은 직후에 알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지상에서 예수 믿음은 1차 칭의에 불과하고 1차 칭의로는 지옥을 피할 수 없습니다. 이후 살면서 많이 회개하고 순종하였어야 최종적 종말의 때 하나님으로부터 2차 칭의를 받아 지옥을 피하고 영원한 안식에 들어간다고 가르쳤습니다.

백스터에 의하면 1564년 5월 27일에 죽은 칼빈은 지금도 지옥의 길에서 완전히 벗어난 상태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최종적 2차 칭의 판정의 날까지 하늘의 어떤 여인숙에서 대기하고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지상에서 예수 믿는 자들에게 베푸신 ‘의롭다 하심’(1차 칭의)으로만 천국에 보내지 않고 믿고 난 후의 삶(순종과 회개)을 근거로 역사의 끝에서 판정하신다고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필히 천주교의 연옥이 다시 필요하게 됩니다. 지상에서 예수 믿고 죽은 모든 사람들이 하나님의 최종적 칭의 판정 때까지 대기하는 하늘의 여인숙 같은 공간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택하여진 사람이 은혜를 따라 지상에서 예수 믿을 때 변하지 않는 영원한 칭의를 얻는다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입니다.

“그런즉 원하는 자로 말미암음도 아니요 달음박질하는 자로 말미암음도 아니요 오직 긍휼히 여기시는 하나님으로 말미암음이니라”(롬 9:16)

“이는 그들이 믿음을 의지하지 않고 행위를 의지함이라 부딪칠 돌에 부딪쳤느니라”(롬 9:32)

“하나님의 의를 모르고 자기 의를 세우려고 힘써 하나님의 의에 복종하지 아니하였느니라”(롬 10:3)

“우리가 율법의 행위로써가 아니고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의롭다 함을 얻으려 함이라 율법의 행위로써는 의롭다 함을 얻을 육체가 없느니라”(갈 2:16)

“만일 의롭게 되는 것이 율법으로 말미암으면 그리스도께서 헛되이 죽으셨느니라”(갈 2:21)

“하나님이 죄를 알지도 못하신 이를 우리를 대신하여 죄로 삼으신 것은 우리로 하여금 그 안에서 하나님의 의가 되게 하려 하심이라.”(고후 5:21)

아무런 자격이나 공로가 없음에도 택하신자에게 부어주시는 은혜를 따라 그리스도를 믿는 자에게 영원한 칭의과 구원이 주어집니다. 이것이 성경의 핵심 사상입니다. 그리스도 옆의 십자가에 달린 강도에게도 마지막 순간 그리스도를 믿는 은혜가 부어짐으로 믿고 구원 받았습니다. 사람에게 믿은 후 구원의 완성을 위한 자격을 요구하면 아무도 구원받지 못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가르치면 사람에게 아무것도 요구되지 않음으로 너무 밋밋합니다. 신앙의 지도자들이 특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뭔가 사람에게 부과되는 것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구원 받기 전에 사람이 자격을 만들어 보유해야 하고, 구원 후에도 사람이 그 자격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율법주의가 등장했습니다. 율법주의는 종교시스탬을 강화시키는데 매우 유용합니다. 특히 지도자들의 특권과 권세를 강화하는 데에도 유용합니다. 천주교가 그랬습니다.

그런데 천주교로부터 개혁된 교회 속에서 등장한 잉글랜드의 회중교회주의 청교도들(후기 개혁주의)은 다시 천주교의 길로 회귀하였습니다. 바른믿음의 ‘회중파 청교도’의 ‘한국-안상혁’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회중교회파 청교도의 아버지 퍼킨스는 구원이 결정되기 전에 사람이 믿음과 회개를 갖추어야 하나님과의 언약이 성립된다고 했습니다. 사람 편에서 구원의 요건을 준비하면 하나님이 구원해 주신다는 율법주의입니다. 그리고 퍼킨스의 후배들과 회중교회들은 하나님께 충성하는 차원에서 율법을 준수하게다는 내용도 들어있는 서약서에 서명함으로 교회회원이 되었습니다. 이런 것이 신약이 저주하는 율법주의가 아니면 무엇입니까? 그러나 이런 이단사상으로 목회하는 자들이 누리고 있는 인기를 우리는 보아야 합니다. 그들에게 무서운 저주가 임하였습니다.  

리차드 백스터의 이단사상은 그 혼자의 문제가 아닙니다. 백스터의 주장은 표현에서 더 강화되 모습이고, 나머지 회중교회파 청교도들에게 그 비슷한 내용들이 어느 정도 함께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이제라도 우리는 장로교회파 청교도 사상과 회중교회파 청교도 사상을 구별하여 이단으로 정죄하고 왜곡된 신학을 바로 세워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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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철 목사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 반석장로교회’의 담임목사이고 거짓 신학의 ‘견고한 진’(고후10:4)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작된 신학신문 <바른믿음>의 대표이다.
총신대학(B.A 졸업), 총신대학 신학대학원(M.Div Eqiuv.졸업), 아세아연합신학대학 대학원(Th.M 졸업), Liberty Theological Seminary(S.T.M 졸업), Fuller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Puritan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Liberty Theological Seminary(D.Min 수학), 남아공신학대학원(South African Theological Seminary, Ph.D)에서 연구하였고, 현재 University of Pretoria(Ph.D)에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사도 운동에 빠진 교회」, 「제3의 물결에 빠진 교회」, 「가짜 성령세례에 빠진 교회」,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 Story」, 「한 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 「능동적 순종에 빠진 교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