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영감에 의해 기록되었으므로 고유한 특성들을 가진다. 성경의 저자가 하나님이시므로 신적 권위가 성경에 나타나 있다.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으로서 갖는 권위와 특성을 가리켜 성경의 신성성(神性性)이라고 한다.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므로 무조건적 믿음과 순종이 요구된다. 인간의 이성이 성경계시에 종속하고 순종해서 그대로 수납해야 한다. 또 성경은 진리의 유일 원천으로서 완전하고 명료하므로 모든 진리를 성경에서 도출한다. 그것은 믿음의 진리뿐 아니라 모든 지식이 성경에서 곧 하나님의 계시에서 와야 하고 또 그 계시에 의해 판단 받아야 하는 것을 말한다.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므로 성경진리의 선포를 통해서 능히 우리 안에서 믿음을 일으킨다. 그리하여 성경의 진리를 믿고 받아들이게 하는 힘을 갖는다. 성경은 그 특성으로 권위 (auctoritas), 충족성 혹은 완전성 (sufficientia seu perfectio), 필요성 (necessitas)과 명료성 (perspicuitas)을 지닌다.

성경의 신적 특성 혹은 영감의 성격은 신자에게 권위의 특성으로 나타난다.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므로 언제나 권위로 나타난다. 성경의 권위는 성경의 진리들을 믿고 순종하게 하는 힘이다.

성경의 권위는 성경의 자기 증거를 사람들로 하여금 그대로 받아 믿게 하는 힘을 말한다. 폴라누스 (A. Polanus)의 정의에 의하면 성경의 권위는 다른 모든 기록들보다 탁월한 존엄성과 우수 (Auctoritas Sanctae Scripturae est dignitas et excellentia soli sacrae scripturae prae omnibus aliis scriptis competens, Polanus, I, 16)으로 인간의 지성을 움직여 그 진술을 진리로 받아들이게 하고 그의 명령들을 순종하도록 의지를 움직인다 (movens intellectum humanum ad assensum dictis ejus et voluntatem ad obsequium ejus mandatis praebendum). 성경의 권위는 하나님을 저자로 갖기 때문에 성경 자체가 진술하는 진리들을 믿고 순종하도록 하고 확신을 갖게 하는 권세이다. 그 권위는 성경의 자기 가신성이다.

이 권위 때문에 성경이 모든 신학의 원리이고 교회 교리의 배타적 규범이며 모든 논쟁에 있어서 착오 없는 심판관이 된다. 그리고 성경의 단어와 거기에서 나온 귀결이 내포하는 것은 꼭 믿어야 할 진리 곧 교리가 된다.

성경의 권위는 하나님의 말씀으로서의 자기 가신성 (自己 可信性, autopistia)이다. 자기 스스로 자기의 진술을 믿고 확신하게 하는 권세를 갖는다. 성경의 자기 증거가 그리스도인들로 성경의 신적 특성과 권위에 대해 의심할 수 없는 확실성을 갖도록 해준다.

성경의 권위는 하나님이 신자의 마음에 주는 증거 곧 성령의 증거 (testimmonium Spiritus Sancti)이다. 즉 신자가 갖는 구원의 욕망을 성경을 통하여 충족하게 해주는 권위이다. 그리하여 신자를 살리는 하나님의 영이 성경이 증거하는 영과 일치하고 또 성경에서 그렇게 인식된다. 그러므로 신자의 믿음생활이 성경에 의해 확고하게 되고 점점 더 진보한다.

성경의 신적 특성과 권위는 성령의 증거를 경험할 수 있는 신자에 의해서만 인식된다. 다른 증거들은 성경의 권위를 변호하고 확증하는 외적인 것일 뿐이다. 성경의 권위는 하나님의 권위 (auctoritas divina)와 일치하므로 절대적 권위이다.

성경은 하나님의 입에서 나온 말씀 (oracula)이므로 하나님의 권위와 일치한다. 성경 내용의 진술에 의해 사람의 생명과 죽음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성경 자체가 진리이므로 성경이 말한 대로 믿음과 비믿음에서 생명과 죽음이 결정되는 것을 말한다.

그리스도에 의해서 성취된 구약성경의 부분들과 성경의 역사적 사실의 기록 부분에 역사적 권위가 귀속된다. 역사적 권위가 타당한 본문이 규범적 권위의 본문보다 훨씬 더 많다.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성취되었으므로 그 성취된 부분들이 역사적 권위를 갖는다. 역사적 권위도 신적 권위이다.

성경이 믿음과 생활에 대해 신적 권위를 가지면 그 본문들에 규범적 권위가 타당하다. 규범적 권위를 갖는 부분이 신앙과 생활의 신적 규범으로 역사한다. 성경의 완전성은 구원 얻음과 믿음생활에 필요한 모든 진리를 성경이 담고 있어서 다른 보충 곧 추후적인 계시나 유전에 의해 새롭게 보충되는 것을 전혀 필요로 하지 않음을 말한다.

성경의 완전성은 충족성인데 믿음과 행동의 요목들을 포함하는 모든 부분들의 완전이요, 계시의 모든 단계들을 포괄하는 단계의 완전성이다 (Perfectio Scripturae est perfectio partium, qua omnia fideic morum capita continet, et graduum, qua omnes gradus revelationis complectitur, Franciscus Burmannus, synopsis thelogiae et speciatium Oeconomiae foederum dei, 1699, Heppe-Bizer, die Dogmatik der)

성경의 완전성은 충족성으로서 성경이 하나님의 존재와 뜻, 자기 자신을 알리기에 필요한 모든 것과 구원에 이르는 데 필수적인 사항들을 다 담고 있는 것을 뜻한다. 성경은 사람에게 죄의식을 깨우쳐주고 필요한 구원을 매개해 준다. 성경은 인간이 구원 얻음과 행함에 필요한 진리를 다 담고 있다. 명백하게 표현되지 않고 함의되어 있어도 진리를 내포하고 있다. 그러므로 새로운 계시의 추가나 성경에 기록되지 않았다고 하는 사도들의 가르침이나 교회의 유전에 의해 보충될 필요가 전혀 없다.(신학서론, 24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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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철원 박사는 서울대학, 총신대 신학대학원(M.Div), 미국의 웨스트민스터 신학원(Th.M), 화란의 자유대학교(Ph.D)에서 연구하였다. 화란의 자유대학에서 칼 발트의 신학을 지지하는 지도교수 베인호프와 다른 발트의 제자 신학자들과의 토론에서 칼 발트의 신학의 부당성을 증명하였다. 발트의 사상을 반박하는 내용을 담은 논문 '그리스도 창조-중보자직'을 관철하여 박사학위를 얻었고, 이 논문이 독일 튀빙겐대학이 선정한 20세기의 대표적인 신학 논문 100편에 수록되어 한국 교회의 위상을 드높였다. 총신대 신대원장 등을 역임하면서 수 십년 동안 목회자들을 길러내는 교수사역에 헌신하다 영예롭게 은퇴한 후에도 여전히 쉬지 않고 연구하시며 <바른믿음>의 신학자문 역을 맡아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