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는 창조하신 우주를 권능하심으로 양육하시고 유지하시며 섭리로써 그 모든 부분을 다스리신다.

1. 하나님의 섭리

칼빈은 1권 제16장에 섭리를 다룸에 있어 먼저 섭리는 창조와 절대로 분리될 수 없는 불가분적 관계임을 설명해가면서 섭리의 정의는 하나님께서 우주체계와 그 세세한 부분까지 우주적 운동을 통해 조정하시는 것이며, 그로 인하여 하나님께서는 그가 창조하신 모든 것, 심지어는 하늘에 나는 새도 보존하시고(마10:29) 기르시며 돌보시는 분이라는 점에서 하나님은 영원한 통치자이시며 보존자임을 드러내고 있다.(1.16.1)

더욱이 구체적으로 섭리에 대한 상세한 설명에 있어서 하나님께서 모든 일을 영원까지 미리 계획해 놓으셨음을 전제로 삼는다는 것이다. 소위 우리 삶에서 갑작스레 닥쳐온 불행이나 예상하지 못할 때 좋아지는 상황 등 모두가 하나님의 섭리에 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1.16.2) 즉 무생물의 움직임까지 포함한 모든 사건이 하나님의 은밀한 계획에 의해 통치되며 그의 권능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다.(1.16.2)

태양을 창조하기 전 빛을 먼저 창조하시고 식물을 창조하신 것은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셨기 때문에 식물이 존재한 것이므로 그것을 하나님의 도구로 삼으셨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성경에 기록된 태양이 멈춘 것(수10:13) 거꾸로 움직인 것(왕하20:11)을 미루어 보아 태양이 어떤 기이하고 맹목적 움직임에 의해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의 틀인 통치 아래 거동(擧動) 한 것임을 강조한다.(1.16.2)

이루어 비추어 볼 때 하나님께서 전능하시기에 만사, 만물을 하나님께서 통치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의 전능하심은 모든 세세하고 특정한 운행을 관장한다.(1.16.3)

여기서 전능하심이란 하나님이 원하시면 무엇이든 행할 수 있다는 그 이상을 의미한다. 그러하기에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통치하시며 그 어떤 일도 하나님의 신적 권능 범위 밖에서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1.16.3)

성경에 기록된 바 하나님이 그가 의지하신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행하신다(시115:3)는 것은 하나님은 모든 일반적인 일들의 제일 원인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의지는 모든 것들에 확고하고 계획적인 원인임을 보여준다.(1.16.3) 따라서 우주 만물의 그 어떤 것도 신적 행위와 무관하게 보편적 자연법을 토대로 운행될 수 없다. 그러하기에 우리는 모든 것이 하나님의 정해진 계획을 통해 행해지며 어떤 것도 우연히 일어나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1.16.3)

성경은 이 세상의 보존과 통치를 위해 하나님께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계심을 명확히 가르쳐 준다.(요5:17, 행17:28, 히1:3)(1.16.3)

하나님의 섭리가 단순히 보편적인 것이었다면 역경에 처한 것들은 하나님의 심판의 결과요, 유익한 것들은 하나님 아버지의 축복(레26:3-8, 19, 시28:2, 학2:18-19)임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1.16.5)

한편 칼빈은 하나님의 섭리의 방편을 인간의 행위 안에서의 특별섭리를 입증한다. 즉 섭리가 인간에게 보편적으로만 적용되는 것이라면 인간이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운명을 지배하게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 인간은 하나님 섭리의 특별대상이기에 인간의 행위들은 절대적인 하나님의 방침에 따라 이루어진다는 것이다.(잠20:24, 렘10:23) 소위 인간의 계획, 선택, 실행 모든 것이 하나님으로부터 나오며(잠16:1) 하나님께서 모든 인간의 행위를 경영하시므로.(잠16:1,9) 성경에서 시각적으로 비춰지는 사건들도 결코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이 행하신 것임을 가르친다.(출21:13, 잠16:33) 심지어 부요함과 가난함 같은 인간의 조건까지도 하나님께서 결정하신다.(시75:6-7, 잠29:13)(1.16.6) 자연적 사건들도 특별 섭리를 입증해 준다.

그래서 성경에서의 날씨(시107:25-29) 수태(창30:2) 음식의 공급(신8:3, 시136:25, 사3:1, 마4:4, 6:11)등 자연적 사건들도 하나님께서 행하신 것임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칼빈은 하나님 한 분께서만 이 땅을 기름지게 하시거나 마르게 하신다는 것이다.(1.16.7) 우리가 일용할 양식을 구하는 것(마6:11)과 의로운 기도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과 악인을 처벌하시는 것들도 모두 하나님의 섭리를 통한 보호가 보편적인 것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세세하다는 것을 입증해 준다.(1.16.7)
 

2. 섭리와 운명의 명확한 구분

칼빈은 섭리와 운명을 구분한다. 운명이란 사건들의 비인격적, 자연적 필연(the impersonal, natural necessity of events)이지만 섭리는 하나님의 지적 행위(the intelligent act of God)이다.

어떤 것도 우연이나 우발적으로 일어나지 않는가? 라는 질문을 예상했다.(1.16.8) 그는 운명(fortune)이나 우연(chance)과 같은 개념을 이교적인 것으로 보고 거부하였다. 그는 사람들이 우발적으로 일어난 일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 이유와 원인이 비밀스러운 어떤 것들을 의미한다고 보았다.(1.16.8)

어거스틴의 전통을 따라 모든 우연적 사건들이 하나님의 섭리와 관계없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반대한다. 우연적 사건은 예견되지 않은 것이요 어떤 사건이나 인간의 자유로운 선택의 결과이다.

하나님께서 정하셨다 하더라도 많은 사건들이 우리의 관점에서 보기에는 우연적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이러한 우연한 사건들의 이치와 원인 그리고 목적과 필연성 등은 대부분 하나님의 목적 안에 숨겨져 있고 인간의 생각으로는 이해될 수 없기 때문에 하나님의 의지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확실한 사건들도 우연하게 발생한 것으로 생각 될 수 있다.(1.16.9) 이는 미래에 일어날 사건의 우연성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해 볼 수 있다. 비록 우리에게는 불확실하게 보이지만 이것 또한 하나님께서 계획하시고 실행하시는 것이다.(1.16.9)

하나님께서 무언가 작정하시면 그것은 우연한 상황들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일어난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항상 목적이 있으시다. 역경은 책망, 징벌, 죄의 방지, 겸손함 또는 악인의 벌을 위한 것이며 그 의도가 숨겨져 있다 하더라도 우리는 하나님을 원망할 수 없다. 우리는 하나님을 향한 경솔한 판단을 자제해야 하며 하나님께서는 항상 지혜로우시며 선하시다고 고백해야 한다.(1.17.1)

칼빈은 우리가 경외심과 겸손함을 가지고 섭리교리에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1.17.2) 일어나는 모든 일은 하나님의 영원하신 작정 곧 이해할 수 없는 계획의 통치하에 있는 것이다.(1.17.2)

하나님의 섭리가 인간의 책임을 무효로 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우리의 책임은 성경을 통해 나타내신 하나님의 의지에 따라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이다. 하나님께 불평하거나 인간의 수단 사용을 무의미하다는 이들을 향하여 반박한다.(1.17.3)

섭리로 인하여 삶에 대해 신중할 필요성이 없어진다거나 미래를 계획할 필요가 없다거나 하나님 말씀에 부합하는 수단을 사용할 필요성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가르친다.(1.17.4)

칼빈은 위와 같은 내용으로 하나님의 법칙은 수단과 목적을 연결 짓고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하나님의 목적이 죄성이 담긴 행동들을 통해 달성된다 하더라도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따를 때에만 우리는 하나님의 의지를 받드는 것이다.(1.17.5)

하나님의 작정은 인간의 악행을 허용하셔도 그들의 편이 되거나 악을 조성하시지 않는 범위에서의 허용적 작정을 하시는 것이다.. 즉 태양광선의 열 때문에 시체가 부패하고 악취가 난다하여 태양을 비난하는 이는 없는 것과 같다.(1.17.5)

하나님께서 제일 원인이 되시며 인간과 마귀는 제이 원인이다. 이 차이점을 통해 칼빈은 하나님께서 죄의 조성자가 아니심을 확실히 했다.

그 실례로써 칼빈은 욥기에 나오는 사탄의 공격을 예로 든다. 하나님께서 사탄을 시켜 당신에게 보고하도록 하셨으며 사탄은 하나님의 의지가 아닌 그 어떤 다른 것도 행할 수 없었다.

비록 사탄이 근본적인 범죄자며 또한 스바 사람과 갈대아 사람도 범죄자였지만 욥은 그에게 모든 시련을 주신 분이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1.18.1)

하나님께서는 악인을 통해서도 자신의 은밀한 심판으로 작정하신 것을 성취하시기는 하지만 그러나 그들이 하나님의 교훈에 순종이나 했던 것처럼 용서받지 못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정욕에 따라 고의적으로 하나님의 계율을 파기하기 때문이다.(1.18.4) 이것을 그는 이스라엘과 유다로 분단된 사건과 가룟 유다가 그리스도를 배반하도록 이끈 사건들을 예로 들어 이 진리를 보여준다.(1.18.4)

이로 비추어 볼 때 칼빈은 성경에서 명확하게 해결을 모색하여 찾지 않고는 정답을 내리기를 거부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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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일 목사는 중앙대학교 법학 수학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학(B.A) 호서신학대학원 & 개신원(M.Div) 총회신학연구원 (Th.M) 에서 공부를 하였고 경북 영주 현대중앙교회(예장 백석 ) (1993~현재) 개척하여 담임하고 있고, 성경 중심적 칼빈주의 개혁주의 교회를 지향하여 바른신학, 바른믿음, 바른생활의 공동체를 세워 가고자 정진하고 있고, 늦은감은 있지만 스코틀랜드 신앙고백서 해설집 공동 집필 및 기타 칼빈주의 정론에 관한 서적 집필에도 신학자들과 동역하며 연구하는 사역에도 주력하고자 뜻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