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우리는 의로워지는 방식에 대해 사변적이고 이분화된 이해를 여러 모양으로 강요받았다. 그렇게 말하지 않으면, 마치 기독교의 정감록을 모르는 사람인 것처럼 취급하며 잘난체하는 거짓 선생들이 많이 나타났다. 그들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피가 죄를 사하였고, 그리스도의 모범적인 행위, 즉 완전한 율법준수, 또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완전한 마음으로 이루어진 낸 완전한 삶과 순종이 우리에게 의를 선물했다는 가르친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혹시라도 필자가 그리스도의 피가 우리의 죄와 죄에 대한 형벌을 해결하지 못했다거나, 예수님이 율법을 못 지킬 정도로 부족하고 무능한 분이었다거나, 예수님의 마음이 하나님을 사랑하고 경외함으로 가득차서 완전하게 실행하지 못하였다고 주장한다고 오해하지 않기를 바란다.

신학과 신앙과 교리의 근거는 오직 성경이어야만 한다. 모든 신학, 교리, 신앙의 내용은 오직 기록된 계시의 말씀으로부터 나와야 한다. 우리의 죄사함과 의로워짐에 대한 가르침은 반드시 성경으로부터 나와야 한다. 그러나 성경 어디에도 그리스도의 피 흘림이 우리의 죄를 사하고, 그리스도의 완전한 행위(율법준수 또는 완전한 삶의 순종)가 우리에게 하나님 백성으로 살 권리(의)를 선물했다는 말씀이 없다. 

다시 말하지만, 결코 예수님이 율법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고, 결코 예수님이 완전한 삶의 행위와 순종을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필자가 강조하는 것은 성경은 그리스도의 피 흘리심과 그리스도의 완전한 행위를 구별하면서 죄사함과 칭의를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런 이분화된 신학 구도가 매우 위험하고, 언제든지 복음의 변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세 로마교회의 신학 방법 스콜라주의가 종교개혁 교회의 신학자들에게 영향 미쳐서 나타난 개신교 스콜라주의 신학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서철원 박사, 죄사함과 연합됨에서 의 발생

서철원 박사는 그런 방식의 그리스도의 복음 이해를 강력하게 거부하고 비판한다. 서철원 박사의 말을 들어보자.

그리스도의 의를 백성에게 전가한다고 할 때 그것은 율법준수의 의를 말하지 않는다. 그리스도가 피 흘리심으로 백성들의 죄를 속량하심의 의이다. 그리스도의 의의 전가는 그가 피 흘려 이루신 죄 용서하는 것을 말한다. 하나님은 그리스도의 의를 그리스도와 연합된 자들에게 전가하기로 하셨다.

'그러므로 우리가 그의 죽으심과 합하여 세례를 받음으로 그와 함께 장사되었나니 이는 아버지의 영광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심과 같이 우리로 또한 새 생명 가운데서 행하게 하려 함이라. 만일 우리가 그의 죽으심과 같은 모양으로 연합한 자가 되었으면 또한 그의 부활과 같은 모양으로 연합한 자도 되리라. 우리가 알거니와 우리의 옛 사람이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것은 죄의 몸이 죽어 다시는 우리가 죄에게 종 노릇 하지 아니하려 함이니 이는 죽은 자가 죄에서 벗어나 의롭다 하심을 얻었음이라. 만일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으면 또한 그와 함께 살 줄을 믿노니.' (롬 6:4-8)

이렇게 그리스도의 의를 죄인에게 전가하심으로 죄인을 의롭다 하기로 하셨다. 하나님이 죄인을 의롭다고 하실 대는 그리스도의 의 곧 구속사역을 죄인에게 전가하셔서 의롭다고 선언하신다. 죄인에게는 아무런 의가 없다. 있는 것은 오직 죄뿐이어서 멸망과 저주밖에는 없다. 그런 죄인은 의롭다고 선언 받을 수가 없다.

그리스도의 의는 죽어 피 흘리심으로 죄를 용서하심이다. 이 피로 모든 죄인들의 죄를 다 용서하셨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의 곧 구속사역을 죄인에게 적용하신다. 이로써 하나님은 죄인을 의롭다고 선언하신다. 죄인을 의롭다고 하심은 죄용서로 의인이 되었다는 선언이다.

죄인을 의롭다고 하는 선언은 법정적인 행동이며 본성적인 행동이 아니다. 칭의는 하나님의 의를 사람 안으로 주입해 넣는 것이 결코 아니다.” (서철원,「교의신학전집 5: 구원론」, 116-117.)
 

 

서철원 박사의 구원과 칭의에 대한 핵심은 그리스도의 피의 속죄로 말미암는 죄사함, 그리고 그리스도와의 연합이다. 성령 안에서 믿음으로 그리스도와 연합된 사람에게 그리스도께서 흘리신 피의 효력을 적용하여 주심으로 죄 사함이 일어나고, 그리스도의 의가 전가됨으로 의인으로 인정된다는 것이다.

성경이 말하는 내용도 이와 동일하다. 성경 어디에도 그리스도의 피가 죄를 사하고, 그리스도의 율법순종이나 지상에서의 행위에서 우리의 의가 기원되었다고 이분화하여 가르치는 내용이 없다. 성경은 그리스도의 피 흘리심과 믿음으로 그리스도와 하나님이 우리의 의이고 구원이라고 한다.

“다시 말하면, 우리의 사상과 우리의 언어 그 어느 하나도 하나님의 말씀 그 자체가 허락하는 한계를 넘어서지 않도록 매우 조심해야 할 것이다.” (기독교강요, 1.13.21)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에게 전달하는 것 이외의 그 어떤 모호한 문제에 대하여는 말하지도 생각하지도, 심지어는 알려고도 하지 않도록 겸손과 진실에 관한 규범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하겠다.” (기독교강요, 1.14.4)
 


칼빈도 죄사함과 믿음의 연합으로만 칭의를 설명했다. 특히 칼빈은 성경이 말하지 않는 내용을 신학자들이 말하고 사색하고 이론화하는 것을 매우 경계했다. 칼빈이 기독교강요에서 했던 다음의 말들을 보면, 칼빈도 당연히 그리스도의 의가 우리에게 전가됨을 가르쳤다. 그러나 결코 그리스도의 율법준수, 또는 완전한 삶의 순종의 의가 우리에게 전가된다고 설명하지 않았다. 칼빈도 오직 그리스도의 피의 죄 사함,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전가되는 의를 말하였다.

“그러나 당면한 문제에 관련해서, 바울이 성경은 하나님께서 믿음으로 이방인들을 의롭다 하실 것을 미리 알았다고 말할 때에(갈 3:8), 이것은 하나님께서 믿음에 의해서 의를 전가하신다는 뜻으로 밖에 해석할 수 없지 않은가?” (기독교강요, 3.11.3)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의 중재로 의롭다고 하시므로 하나님의 이 사면은 우리 자신의 무죄가 확증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의를 우리에게 전가하셨기 때문이며, 그 결과로 우리 자신은 의로운 사람이 아니지만 그리스도 안에서 의로운 사람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 (기독교강요, 3.11.3)

“사도행전 13장에 있는 바울의 설교에 이런 말이 있다. "너희가 알 것은 이 사람을 힘입어 죄 사함을 너희에게 전하는 이것이며 또 모세의 율법으로 너희가 의롭다 하심을 얻지 못하던 모든 일에도 이 사람을 힘입어 믿는 자마다 의롭다 하심을 얻는 이것이라"(행 13:38-39). 여기에 보면 죄의 용서를 말한 후에, 그에 대한 해석으로 의롭다고 인정한다는 말을 한다. 의롭다고 인정하는 것을 분명히 죄의 사면으로 해석하며, 의롭다함을 율법의 행위에서 분리시키고 있다.” (기독교강요, 3.11.3)

믿음의 의는 하나님과의 화해이며, 이 화해는 곧 죄의 용서라고 정의한 말이 얼마나 옳은가를 이제 검토해야 하겠다 ... 그래서 주께서 받아들여 자신과 하나가 되게 하신 사람은 주께서 의롭다 하신다고 한다. 왜냐하면 주께서는 죄인을 의인으로 만드시지 않고는 자신의 은혜 가운데 받아들이거나 자신과 결합시키실 수 없기 때문이다 ... 따라서 의는 한 마디로 "죄의 용서"라고 부를 수 있다.” (기독교강요, 3.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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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철 목사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 반석장로교회’의 담임목사이고 거짓 신학의 ‘견고한 진’(고후10:4)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작된 신학신문 <바른믿음>의 대표이다.
총신대학(B.A 졸업), 총신대학 신학대학원(M.Div Eqiuv.졸업), 아세아연합신학대학 대학원(Th.M 졸업), Liberty Theological Seminary(S.T.M 졸업), Fuller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Puritan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Liberty Theological Seminary(D.Min 수학), 남아공신학대학원(South African Theological Seminary, Ph.D)에서 연구하였고, 현재 University of Pretoria(Ph.D)에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사도 운동에 빠진 교회」, 「제3의 물결에 빠진 교회」, 「가짜 성령세례에 빠진 교회」,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 Story」, 「한 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 「능동적 순종에 빠진 교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