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능력과 뇌과학

뉴에이지가 지식인의 관심을 끌 수 있었던 것은 저들의 초능력을 과학으로 설명하기 때문이다. 오랜 동안 참선이나 명상을 하게 되면 그들의 뇌가 알파 상태에 들어가게 되는데, 그때 이성의 기능이 약해지고 비범한 상태로 변화되면서 고도의 집중력과 텔레파시, 투시, 유체이탈, 정신유동, 환상과 같은 신비한 능력이 생기게 된다고 한다. 로우리 캐벗은 저서 『마녀의 힘』에서 이와 동일한 논리로 마술학을 설명한다.15 뉴에이지 안에서 마법과 과학이 하나가 된 것이다.

한국에서는 과학자들을 중심으로 ‘한국정신과학학회’가 세워지기도 했다. 그 취지는 기존의 과학이 설명하지 못하는 다양한 정신현상과 자연현상들을 포괄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과학적 패러다임을 창출하기 위함이다. 그들은 초능력의 존재를 공론화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많은 실험과 이론을 제시하며 이 신비한 현상을 과학적으로 분석 설명하려 한다.

한국기공사연합회는 뇌호흡 훈련을 받은 초등학생 3명을 초대해서 눈을 완전히 가리운 채 책을 읽어 보이는 능력을 시범해 보이기도 했다. 기공 관계자들 뇌연구 학자들, 언론사 보도진들이 크게 놀라는 가운데 한 아이가 “뇌호흡을 하면 이마에서 빛이 나와 화면으로 다 보여요”라고 말했다.16

프리메이슨을 다룬 소설 『로스트 심벌』(Lost Symbol)에서도 이 뇌과학이 등장한다. 소설 속 인물 캐서린 솔로몬은 이것을 이해하려는 시도를 ‘노에틱 사이언스’(Noetic Science)라 부르며 과학의 최전선이라 소개했다. 하지만 뉴에이지가 새로운 운동이 아니고 고대 지혜이듯이, 노에틱 사이언스도 사실은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과학이자 마술이다.

1973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노에틱사이언스협회 IONS가 설립되었다. 오늘날 이 분야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인간이 생각의 힘으로 긍정적인 미래를 불러올 수 있다고 믿는다. 또 손을 대지 않고도 사물을 움직이는 등 물질계에 구체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믿으며 그 증거를 찾고 있다. 이것을 ‘지력(知力)과학’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이 기사가 말하듯, 노에틱 사이언스는 고도로 집중된 인간의 마음이 집단적으로 작용하면 물질계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할 수 있음을 증명하려는 학문이다. 노에틱 사이언스는 “인간의 사고가 물질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인간의 생각 하나하나가 약한 중력 또는 에너지를 갖고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따라서 생각들이 강력해지고 더욱 많이 모여진다면 더욱 강력한 힘을 낼 수 있다고 노에틱 사이언스 전문가들은 말한다.17

이런 이론을 토대로 “생각의 힘으로 세상을 바꾼다”는 매력적인 주제가 TV에서 자주 등징한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정신을 바꾸고 원하는 것을 집중해서 생각하고 상상으로 마음 속에 그림을 그리고 입으로 반복해서 언급하면 소원이 현실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뉴에이지는 이런 방법으로 결국은 스스로 ‘신’까지도 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나는 신이다 나는 하나님이다 나는 그리스도다”라고 외치라고 가르친다. 불교에서도 고행, 명상, 수양 등으로 득도하면 스스로 신의 경지인 부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우리는 작은 부처다”라고 가르친다.
 

일상생활로 접근

이제 세상 모든 사람들이 음악과 책과 영화와 강의 등을 통해서 뉴에이지의 사상과 철학에 자연스럽게 물들고 있다. 레이 윤겐(Ray Yungen)이 수십 년 간 뉴에이지를 연구하고 저술한 『많은 사람들이 내 이름으로 오리』(Many Will Come In My Name)를 읽으면, 뉴에이지가 우리 삶 가운데 얼마나 가까이 파급되었는지를 보며 놀라게 된다. 스데반 황 목사가 번역한 윤겐의 이 책을 꼭 읽어보기 권한다. 다음 글의 대부분은 그의 글을 참조하거나 요약한 것이다.
 

밀교에서 우리 곁으로

이전까지만 해도 오컬트 밀교는 매우 이상한 사람들이 추구하는 것으로 여겨졌으나, 1960년대 비교적 매우 짧은 기간에 모든 것이 바뀌었다. 당시 히피족들이 출현하면서 이전까지 전혀 맥을 못추던 뉴에이지가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마약/락 음악/반 문화의 시대로 불리던 1960년대에 자유로운 젊은이들이 기존 질서에 반발하며 쏟아져 나왔는데 크게 세 부류로 나타났다.

첫째는 반 정부주의자들이다. 새로운 좌익세력으로 알려진 그들은 ‘돼지 제거’(경찰 살해) 및 정부 말살을 주장하며 스스로 사회의 진보를 이끄는 선구자라고 생각했다.

둘째는 쾌락추구자들이다. 그들은 마약에 취하고 성 관계에 탐닉하고 유행을 찾아다니고 파티만 원하며 지미 헨드릭스 또는 제퍼슨 에어플레인의 락 음악을 들었다. 그들은 인생에서 쾌락 외에는 다른 아무 관심이 없었다.

셋째는 영적 구도자들이다. 그들은 동양의 신비하고 영적인 통찰력을 얻기 위해 마약을 통한 각성/전환의 체험을 추구했다. 그들은 요가, 아이칭I-Ching(중국의 명상), 타로 카드, 점성학, 젠(Zen), 미국 원주민 생활양식, 별들의 전쟁, 아틀란티스, UFO, 초감각 감지능력, 동양 구루, 환생 등에 마음을 쏟았다. 저들은 세상 문제의 해답으로서 고대 지혜를 탐구하던 형이상학자들이었다.

뉴에이지는 저들에게 어필하면서 부각되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특별히 선택된 몇몇 개인들에게만 허용되었던 신비 가르침, 비밀 교리, 고대 지혜가 이제는 모두에게 열려지면서 더 이상 밀교라고도 할 수 없게 되었다. 뉴에이지는 사회 깊숙히 들어가기 위해서 친근하고 대중적인 모습으로 변신했다. 이를 위해서 용어를 바꾸기도 한다. 뉴에이지 대신에 ‘영성’이나 ‘형이상학’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하고, 명상 대신에 ‘알파상태 의식’이나 ‘직관개발’과 같은 과학 용어들을 사용하기도 한다. 마하리시 마헤시(Maherishi Mahesh)는 ‘주문 요가’라는 용어 대신에 ‘초월적 묵상’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이것이 ‘창조적인 지능의 과학’임을 주장하려 한다.18

뉴에이지 서점은 ‘영계와의 채널링’(접신)이나 ‘스피릿 가이드’ 같은 핵심 주제의 제목은 잘 보이지 않는 곳에 두고, 숨은 잠재력 개발, 내적자아 형성, 초월 심리학, 전인 치유(Holistic Healing) 같은 친근한 제목의 책들을 앞부분에 전시한다. 이런 주제를 다룬 정보지들은 책방뿐만 아니라 형이상학센터, 전인치유클리닉, 채식 레스토랑, 자연식품 가게, 음악 가게, 피트니스센터, 지역대학, 소매상 등에서 얼마든지 무료로 구해 볼 수 있으며 이런 사상은 모든 인기 채널을 통해서 전파되고 있다.

TV/ 라디오 토크쇼

세계적인 토크쇼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의 쇼는 121개국에서 4천만 명이 본다고 한다. 그녀는 영적인 영향력 때문에 ‘범세계적 설교자’, ‘미국의 새로운 종교를 위한 여선지자이자 상징’, ‘영적 능력을 지닌 사람’이라고 불리운다. 그녀도 뉴에이지를 전파하는 자신의 쇼를 ‘사역’이라고 부른다.

론다 번(Rhonda Byrne)의 『시크릿』이 2007년 윈프리에 의해 소개된 이후로 뉴에이지운동은 더욱 강력한 지원을 얻게 되었다. 이 책은 ‘끌어당김의 법칙 ’(Law of Attraction)이라고 불리는 뉴에이지의 사상을 소개하는데 그 중심 내용은 이렇다.

“당신이 무엇을 생각하든 그대로 발생한다. 병에 걸리든 신체적, 감정적, 성적 학대든 간에 생각하는 대로 발생한다. 즉 당신에게 발생한 일은 당신이 그 생각을 먼저 함으로써 발생한 것이므로 당신 스스로 그 일을 초래케 한 것이다 … 당신은 신체적 몸 안에서 하나님이다 … 당신은 모든 능력이며 … 당신은 모든 지식이다 … 당신은 창조자다.”

윈프리는 자신의 쇼에 모든 뉴에이지 인물들을 게스트로 소개하고 있다. 그녀의 쇼에 한번 소개되면 세계적인 유명 인사가 된다. 마리안 윌리엄슨, 사라 밴 브레스나크, 이안 라반잔트, 체릴 리처드슨 등과 같은 무명 뉴에이지 작가들이 일약 미국의 저명 저자 반열에 올라서게 되었다.

윈프리와 마찬가지로 뉴에이지 종교의 전도자라 불리는 웨인 다이어(Wayne Dyer)도 매우 영향력있는 토크쇼 사회자다. 그의 쇼는 큰 극장을 가득 매운 시청자들과 함께 진행될 정도로 인기가 있으며 그의 책은 5천 만권 이상이 팔린다고 한다. 그는 ‘동기부여의 아버지’, ‘뉴에이지운동의 빌리 그래함’이라고도 불리며 ‘의지의 힘’, ‘영감’(Inspiration) 같은 고상한 주제를 강의한다.

“보이지 않는 당신의 신적 인도자가 항상 당신의 삶을 인도하도록 하라”는 그의 메시지는 언뜻 그리스도인의 것처럼 들린다. 물론 뉴에이지의 신적 인도자는 성경의 하나님과는 완전히 상반된 존재다. 미국 전역 및 전 세계로 방영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라디오 프로그램 “뉴 디멘션 미디어New Dimension Media”도 윌리스 하만, 마리안느 윌리엄슨, 바바라 막스 허바드 등의 뉴에이지 강사들을 초대해서 토크쇼를 갖는다.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의 귀는 뉴에이지의 메시지에 활짝 열려있다.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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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옥 선교사는 서강대에서 신문방송학, 산호제바이블컬리지에서 신학, 산호제주립대대학원에서 소셜웤을 전공했다. 서울과 산호제에서 다년간 직장을 다녔고 산호제에서는 교회에서 전도사로도 일했다. 현재는 예수님과 성경과 기독교에 대해 세상이 갖는 수많은 오해들에 대해 답변하며 인터넷을 통해 전도하고 있다.
저서 <예수신화?예수실화!>는 성경은 신화가 아니라 하나님의 안목에서 기록된 역사서며, 예수님은 성인이 아니라 창조주 하나님이심을 변증한다. <시대읽기>는 기독교를 왜곡하거나 혼합해서 파괴하려는 반기독교적 세상의 정체와 그것의 반인륜적인 역사를 폭로한다. 이들 내용을 요약하고 추가해서 <예수는 실화다>와 <성경적 시대읽기>를 다시 출간했다. 최근 출간된 <다시살다>에서는 그리스도인이 된 개인 이야기를 간증한다. 번역서로는 <당신은 괜찮습니까?>와 <회복프라소>가 있는데 성경적 회개와 용서와 예수 안에서의 치유와 회복을 주제로 한다. joookkim@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