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교회 신앙과 현대교회 신앙의 차이

작금 한국교회에 타락의 한 부분을 말한다고 하면 그것은 바로 목회 세습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왜 목회자가 자신의 자녀에게 교회를 세습시키는 것을 타락한 것으로 보는가? 먼저 세습이란 단어의 의미는 돈(재산), 권력, 지위, 신분을 자손 대대로 이어가게 하는 것이다. 목사가 자신의 목회를 자녀에게 물려주는 것은 사실 아름다운 일이다. 하지만 목사가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부와 권력을 자녀에게 물려주는 것은 탐심이고 죄악이다.

목회를 물려준다고 하는 것과 부와 권세를 유지하기 위해 교회를 물려준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의미이다. 현대교회가 대형화 되면서 마치 자신이 섬겼던 교회를 자녀에게 물려주는 것을, 목회를 이어가게 하는 헌신이라고 착각하는 어리석은 목사들이 있다. 하지만 그들의 마음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르치신 목사들의 모습과는 아주 다른 탐욕에 빠져 있는 것이다.

교회의 머리가 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신의 종들을 불러 자녀들을 섬기게 하신다. 여기에 목사의 섬김이란 자신의 것을 가지고 섬기는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이 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것을 가지고 섬긴다. 목사는 자신의 것이라고 하는 것을 단 하나라도 내세워서는 안 된다. 그런데 목사가 자신이 개척한 교회를 크게 성장 시켰다고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여기는 순간부터 목사는 예수 그리스도와는 상관없는 자가 되는 것이다. 교회의 헌금은 목사와 당회가 마음대로 사용하라고 성도들이 헌금한 것이 아니다. 성도들은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에 감사해서 자신의 생명과 같은 돈을 기꺼이 헌금한 것이다. 목사가 가진 것은 자기 것이 아니다.

물론 개척교회를 통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수고한 것은 분명 칭찬할 만하다. 그러나 목사를 부르시고 교회를 부흥케 하신 것은 목사자신의 헌신과 수고가 아니다. 그것은 오직 하나님의 선물이고, 하나님의 일이다. 애굽에서 이스라엘을 이끌고 나온 모세는 자신의 교회, 나라를 만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교회를 세우는 일에 헌신하였다. 모세에게 자녀들이 있었지만 하나님은 모세의 후계자로 여호수아를 부르시고 그를 지도자로 세워 이스라엘을 가나안으로 이끄셨다.

물론 모세는 구약시대의 지도자이다. 하지만 신약의 교회는 성령의 강림을 통해 모든 성도들에게 내주하시는 성령의 역사가 반드시 있으므로 성도 개개인을 통해 주님의 교회를 섬기게 하신다. 인간들이 타락하여 지도자를 선택할 때 부정과 부패를 일삼지만 하나님의 영은 언제나 성도들을 통해 올바른 지도자를 세워 당신의 교회를 이끌고 계시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신본주의 개념이다. 신본주의란 목사가 하는 대로 하는 것이 신본주의가 아니다. 하나님의 영이신 성령께서 아버지와 아들의 일을 하시기 위해 모든 성도들에게 역사하신다고 하는 것을 통해 각자의 위치에서 하나님의 계시된 뜻(도덕법)에 순종하고 자신에게 주신 은사의 직분에 충성을 다하는 것이 신본주의 사상이다.

목사가 교회의 법에 순종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일반 은총을 통해 주신 세상의 법에 순종하는 것보다 더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교회법이라고 해서 목사가 이렇게, 저렇게 마음대로 해석하고 자신의 정치적인 힘을 가지고 마음대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 지금 한국교회 안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대형교회 목사들의 불법적인 이 모습은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신분을 통해 계속 부와 권세와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므로 주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와는 상관없는, 결과적으로는 자신을 위해 성도들을 모으고 교회를 성장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순복음 교회와 장로교회, 그리고 감리교회와 성결교회 모든 교단에서 우리는 너무나 쉽게 이러한 결과물들을 계속 보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볼 것이다. 왜냐하면 목사도 죄인이기 때문이다. 목사가 되면 성령 충만하여 아무런 죄도 짓지 않고 탐심도 없다고 믿는다면 그것은 정말 어리석은 것이다.

목사만이겠는가? 모든 성도들이 다 죄인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고 하지만 인간의 마음속에는 탐심과 반역이 계속 죄를 통해 일어난다. 타락한 인간은 하나를 갖고 있으면 열을 가지고 싶어 한다. 예수를 이용하여 부와 지위와 권세를 누리는 자들은 바리새인들처럼 거짓 신앙을 가진 자들이다. 바리새인들의 신앙이란 하나님께서 자신들에게 복을 주셔서 다른 이들을 정죄하고 자신들만이 올바른 신앙을 가진 자들이라고 여겼다. 예수님 당시 종교인들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자녀들에게 대물림하여 주었다. 이러한 모습이 오늘날 교회를 세습하는 것과 같다.

누가 어렵고 힘든 교회를 대를 이어 목회 한다고 하면 그것을 세습이라고 할 수 있는가? 오히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위해 아름답게 목회에 헌신한다고 하는 격려를 보낼 것이다. 하지만 목회는 세습하는 것이 아니다. 세습이란 세상에서 누리는 부와 권력과 지위를 이어가는 것이다. 하나님의 교회는 세습으로 세워지는 것이 아니라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피와 성도들의 믿음으로 세워진다.

칼빈은 “하나님 나라 운동”을 한다고 해서 거듭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하였다.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은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거듭나는 것이다. 정직한 목사라고 한다면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살아야 한다. 참된 믿음은 행함으로 반드시 나타나게 된다. 자식에게 교회를 세습시키는 것은 하나님 나라 운동이 아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교회를 세속주의로 변질 시키는 죄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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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남 목사는 임진남 목사는 총신신대원(M.Div)에서 공부한 합동교단 소속 목회자이다. 2012년에 김제예본교회를 개척하여 담임하고 있고, 칼빈주의 개혁교회를 이루기 위해 그리스도 중심의 설교와 종교개혁의 위대한 유산인 신앙고백서들 가지고 성도들을 온전하게 세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개혁신학 연구에 특별한 관심과 소명이 있어 서철원 박사와 함께 신학연구 모임을 진행하는 ‘한국개혁신학연구원’의 총무로 섬기고 있고, 저서로는 설교집 <다니엘이 증거한 복음>, <엘리야가 증거한 복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