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에는 감독이라는 직분이 교회에 없다. 그러나 예전의 감독들이 교회를 위해 자신들의 직분을 어떻게 감당하였는지에 대한 그 실제적인 내용들은 현대 교회의 목사와 장로와 집사로 임명 받은 사람들이 당연히 배우고 따라야할 신앙의 본이다.

교회의 재산은 토지든 돈이든 전부 빈민을 위한 재산이라는 생각을 우리는 가져야 한다. 칼빈은 자신의 책 (기독교 강요 4권 4장)에서 고대교회의 모습 속에서 이미 감독들은 이것을 분명하게 지켰다고 언급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감독과 집사들은 자신의 소유를 주장하기 위해 임명이 된 것이 아니라 빈민들을 돕기 위해 임명되었기 때문에 그들이 악한 마음으로 교회 재산을 감추거나 낭비하는 배신행위를 저지른다면 그들은 살인죄를 범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교회에서 교회를 위해서 일하는 사람이 공적인 경비로 생활을 유지한다는 것은 정당한 일이며 또한 하나님의 율법에 의해서도 인정된 일이다. 우리는 여기에서 감독과 장로들이 어떻게 교회 재산을 사용하였는지에 대하여 알 수 있다.

고대 교회법에서는 교회 재산을 감독에게 맡겼다고 하는 것은 감독 개인의 수입이 되었다는 뜻이 아니기 때문에 감독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하는 것을 말한다. 과거 예루살렘 지방에 극심한 가뭄이 일어나자 씨릴은 교회의 기물과 예복들을 팔아서 그 돈을 빈민구제에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아미다의 감독 아타키우스도 페르시아의 많은 사람들이 기근으로 아사 직전에 있을 때 자기 교회의 성직자들을 모아 놓고 이런 연설을 했다고 한다.

“하나님께서는 음식을 잡수시거나 마시지 않으시므로 접시나 잔이 필요 없습니다.”

이 연설을 하고나서 그는 교회의 기물을 녹여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먹을 것을 사며 노예로 팔리는 사람들을 위해 몸값을 지불하였다. 제롬도 당시 교회들이 지나치게 호화롭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암브로시우스도 다음과 같이 말했다.

“금을 가지지 않은 사도들을 파견하신 분께서 또한 금이 없는 교회를 모으셨다. 교회가 금을 가지는 것은 지니고 있기 위함이 아니라 값을 치르기 위해서이며, 곤란한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해서이다.”

"교회의 소유는 모두 가난한 자를 돕기 위한 것이며, 감독이 가진 것은 모두 빈민의 것이었다.”

이러한 교부들과 감독들이 교회 재산에 대한 개념을 분명하게 가지고 있었다는 것은 이미 사도들에 의해 가르쳐지고 전해진 교회의 전통에서 교회 재산은 일부 사역자들과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그리고 비록 불신자들이라고 할지라도 이웃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교회가 재산을 가난한 자들을 위해 사용할 때 복음의 능력이 나타난 것이다.

이러한 것으로 볼 때 오늘날 교회를 섬기는 목사들은 어떻게 교회 재산을 사용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교회가 성장하고 헌금이 많아지기 시작하면 탐심이 가득한 일부 목사들은 자신들의 사택과 승용차를 고급으로 바꾼다. 여기에 부흥사들은 교회 부흥회를 하면서 신앙이 좋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꺼내면서 담임목사에게 자동차를 사주고 용돈을 많이 주는 사람을 치켜세운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하나님께서 사업과 자녀들을 축복하여 주었다고 살을 부쳐 이야기를 극대화 시키면 듣는 성도들은 그렇게 하면 자신도 복을 받는 것으로 여긴다.

이미 현대교회에서는 세속주의가 하나님의 말씀위에 서 있다. 사도들과 고대교회로부터 가르쳐지고 전해진 교회의 전통은 사라지고 기복주의 신앙이 목사들에게도 만연하다. 그래서 목사가 교회성도들이 많은 교회로 부임하거나 교회 건물이 커지게 되면 그때부터는 성공한 목사가 된다. 이런 것을 바라보는 성도들은 누구하나 깨어 있지 못하고 같은 시각으로 바라본다.

교회가 성장하고 교회의 재산이 풍족해지는 것은 하나님께서 복음의 사역을 위해 축복하여 주신 것이다. 이것을 바로 알고 가난한 자들과 이웃들을 위해 아낌 없이 사용해야 한다. 오늘날 교회를 섬기는 목회자들에게 필요한 생활비(자녀교육비) 이외에 다른 명목으로 교회의 재산이 사용되는 것은 하나님의 것을 도적질 하는 것이다. 누가 하나님의 것을 도적질하는가? 교인들에게 하나님의 것을 도적질하는 성도의 십일조를 강요하면서 정작 목사 자신은 하나님의 것을 도적질하지 않나 자신을 먼저 살펴야 할 것이다. 

 

 

(김제예본교회 임진남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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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남 목사는 임진남 목사는 총신신대원(M.Div)에서 공부한 합동교단 소속 목회자이다. 2012년에 김제예본교회를 개척하여 담임하고 있고, 칼빈주의 개혁교회를 이루기 위해 그리스도 중심의 설교와 종교개혁의 위대한 유산인 신앙고백서들 가지고 성도들을 온전하게 세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개혁신학 연구에 특별한 관심과 소명이 있어 서철원 박사와 함께 신학연구 모임을 진행하는 ‘한국개혁신학연구원’의 총무로 섬기고 있고, 저서로는 설교집 <다니엘이 증거한 복음>, <엘리야가 증거한 복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