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의 강함과 부드러움(3)

겉으로 보기에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은 어떤 한 문답을 선택 문제에 대해 할애하고 있지 않다. 그래서 마치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이 없는 듯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이 선택에 관심이 없다고 할 수 없으니, 첫째는 선택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교회가 무엇인지와 관련해서 “거룩한 공교회”(the Holy Catholic Church)에 대해서 당신이 믿는 바는 무엇입니까?”라고 묻고는 다음과 같이 대답하는 것이다:

(답) "나는 세상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의 온 인류 가운데서 하나님의 아드님께서, 그의 성령과 말씀을 통해서, 참된 신앙의 연합 가운데 있는 선택된 공동체를 당신님을 위하여 영생을 하도록 모으시고, 보호하시며, 보존하신다는 것을 믿습니다." (54문답, 강조점은 덧붙인 것임)

또한 그리스도 승천의 유익과 관련하여 52문에서는 종국적으로 “나와 그의 모든 택자(擇者)들을 그가 그와 함께 하늘의 기쁨과 영광으로 취하여 들이실 것이라는 위로를 줍니다.”라고 고백하고 있는 것이다.

끌로스터 교수는 이런 두 문답을 잘 언급하면서 한 문답에서 선택을 언급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이 선택 문제에서는 킬빈주의적이지 않다고 말하려는 논의가 있을 수 없는 것임을, “1541년에 고백된 제네바 요리문답도 역시 어느 한 문답에서 선택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지 않으나 사실 선택 문제를 함의하고 있지 않는가?" 하고 논의한 바도 있다.

둘째로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전반의 분위기가 선택을 전제하고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은 아주 명확한 선택에 대한 입장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다른 논의를 하면서 매우 자명한 것 같이 스쳐 지나가면서 논의하는 방식으로 이 문답을 배우고 같이 고백하는 사람들을 성경을 따라 선택을 자명한 것으로 믿는 사람들이 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도 부드러움 뒤에 숨어 있는 강한 성경적 입장이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배후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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