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소망없는 죄인들이 우리를 구원 해 주실 분을 보내어 주시길 하나님께 기도했고 간절히 앙망한 결과로 구주께서 오셨다면 마땅히 기뻐하고 즐거워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구주의 오심은 불순종의 죄로 인해 영원한 하나님과의 단절 속에 있던 암흑 속의 진노의 자녀들에게 임한 성삼위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과 긍휼히 여겨주심의 은총의 결과일 따름 입니다.

구주의 탄생을 기념할 것을 성경이 어디에서도 명하고 있지 않는 것은 죄인된 우리 편에서 이를 기뻐하고 즐거워 할 일이 결코 아니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우리는 이 사건이 이렇게도 감사하고 감격스러운 일인지 조차도 알지 못했던 전적으로 무지 했던 자들입니다. 성탄절을 기억하라!고 하셨으면, 바로 이 타락한 시대처럼 그 성탄의 의미를 추악하게 변질시키고야 말 인간의 심히 부패한 죄의 속성을 아셨기에, 주님의 나신 날에 대해 주님 자신조차도 아무런 말씀도 하지 않으신 것은 아닐까요?

주님의 탄생과 고난 받으심과 죽으심과 부활하심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일에 왜 우리는 주일만으로 만족하면 안 되는 것일까요? 성탄절의 이교도적인 그 유례와 기원을 정확히 아는 이는 그리스도인들 가운데서도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성탄절은 기쁘고 즐거운, 교회가 준비한 다채로운 문화 행사들을 즐기는 ... 우리에게 즐거움과 유희가 되는 날이 결코 아닙니다.

우리 모두의 죄를 대속하여 주시기 위해 하나님이신 그분이 한 여인의 태속에 열 달이나 잉태되어 계시다가 가냘프고 연약한 인간의 모습으로 자신을 비하하여 '화육강세'하신 날이 성탄일 입니다. 하나님의 택하신 자녀들을 위해 십자가 위에서 자신의 살을 바르고 피를 부어 제물로 내어 주시기 위해 이 땅에 강림하신, 그 분에게는 한없이 고통스러우신 생애의 시작점이 바로 성탄일 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이여!

웃고 즐기며 여유로운 웃음들 속에서 들뜬 분위기에 심취하여 그리스도의 오심을 기리는 것이 도저히 갚을 길이 없는 은혜와 사랑을 받은 자들에 가당키나 한 일인지 돌이켜 생각해 보기를 바랍니다. '메리 크리스마스!','즐거운 성탄절이 되라!'는 기원과 인사 들이 과연 십자가의 진정한 의미를 아는 참된 신자들의 정서에 어울리는 표현들인지를 깊이 숙고해 보십시오.

작금의 한국교회를 바라보며, 방성대곡을 해도 시원치 않을 이 때에 오늘 우리는 ... 교회들은 무슨 즐거움이 있어 이 계절에 또다시 흥분과 설레임으로 분주하려 하는지 한번쯤 깊이 생각 해 보아야 할 일입니다.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이 어떠하실지 깊이 헤아려 보는 거룩한 슬픔이 오히려 지금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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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수 목사는 종교개혁자들의 정신과 사상을 좇아 성경을 중심한 개혁주의 신학과 청교도의 신앙을 가르치고 양육함을 목회의 가장 중요한 본질적 가치로 여긴다. 유행하는 가치들과 새로운 형태의 패러다임을 거부하고 성경과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대·소 요리 문답, 하이델베르크 요리 문답, 도르트 신조, 벨직 신앙고백서 등을 중시하며, 성경 해석에 기초한 설교, 은혜의 성만찬, 그리고 교리교육에 천착하는 목회를 지향하고 있다. 현재 서울에 있는 서교장로교회를 담임하고 있다. www.sgreformed.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