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교수님,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속에 기독교의 바탕을 허물어서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얻는 구원을 위협하는 심각한 거짓신학(이단사상)이 들어 있다는 것 교수님께서도 잘 아시는 줄로 믿습니다. 바로 태초의 아담과 하나님이 맺었다는 행위언약 이론입니다. 다음의 이 내용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담에게 행위 언약으로서 한 법을 주셔서 그것에 의해 그와 그의 모든 후손들을 인격적인, 완전한, 정확한, 그리고 영속적인 순종의 의무 아래 두셨고; 그것의 실행에 근거한 생명을 약속하셨으며, 그것의 위반에 근거하여 죽음을 경고하셨고; 그것을 지킬 힘과 재능을 그에게 부여하셨다. 이 법은 그의 타락 후에도 계속 의(義)의 완전한 규칙이었고; 시내산에서 하나님에 의해 십계명에 그렇게 선언되었으며 두 돌판들에 기록되었는데; 처음 네 계명들은 하나님께 대한 우리의 의무를, 그리고 그 나머지 여섯은 사람에 대한 우리의 의무를, 담고 있다” (WCF 19:1-2).

교수님, 보시다시피 하나님께서 훗날 모세를 통해 주신 십계명과 다른 율법 조항들의 내용을 태초의 아담에게 미리 주었고, 아담이 그것을 지켜서 스스로 의인이 되어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영원한 생명을 취득하도록 하나님이 정하셨다고 합니다.

“인자의 온 것은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려 함이니라” (눅 18:10)

태초의 아담이 거룩하고 의로운 하나님의 자녀로 창조된적이 없다면, 대체 예수님에게 잃어버린 자기 백성은 어느 별에 있었을까요? 

“하나님이 가라사대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 (창 1:26).

아담이 율법을 지켜서 자기를 의인으로 만들어 영생을 스스로 취하고 하나님의 백성됨을 얻어야 했다면, 대체 하나님이 아담을 “자기 형상과 모양대로”만드셨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기록된 바 첫 사람 아담은 산 영이 되었다 함과 같이” (고전 15:45).

육체로 만들어진 아담이 ‘산 영’이었다는 것은 곧 처음부터 죽음이 없는 자로 창조되었다는 것 아닌가요?

행위언약-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을 주장하는 자들은 훗날의 십계명과 율법들이 마음에 기록된 상태로 아담이 창조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십계명과 율법들은 이미 죄인으로 출생하여 평생 죄의 종으로 살아야 하는 인간의 비정상(죄성) 상태를 명시하여, 정죄하고, 그런 죄들을 억제시키고, 궁극적으로 대신 죗값을 갚으신 그리스도를 믿게하려고  타락이 벌어지고 난 후에 보내셨다고 합니다. 

정말 하나님이 아담의 마음에 구원을 주는 율법을 기록하여 그것을 지킴으로 스스로 구원에 이르도록 아담을 창조했다면, 처음의 아담에게는 율법의 지적을 받아야 하고, 스스로 영생을 취득하기 위해 조심해야 할 죄들이 내재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하나님이 아담을 죄인으로 창조하셨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웨신서의 행위언약은 이와 같이 기독교의 근본 바탕을 허물어 버리는 매우 비성경적인 이론입니다. 그래서 최근 합동 총회에 웨신서의 행위언약 사상에 대한 논의하는 총회 차원의 공청회를 열어 달라는 헌의를 올리도록 결의한 노회가 있습니다. 우리 교단이 이 같이 비성경적인 웨신서의 행위언약 이론까지 믿도록 강요해 왔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더 기가 막히는 사실은, 웨신서의 행위언약을 하나님의 진리로 주장하는 자들 모두가 동시에 더 심각한 이단사상인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을 함께 주장한다는 것입니다. 아담이 마음에 기록된 십계명과 율법들을 지키지 못해 얻지 못한 영생을 그리스도가 대신 수고하여 우리에게 주셨는데, 그리스도의 방법은 아담이 못한 십계명과 율법조항들에 대한 완전한 실천이었다는 이론입니다 (능동적 순종).

그뿐이 아닙니다. 구원은 아담에게 요구된 것처럼 완전한 율법준수로 얻어지는 것인데, 아담이 못하였고 그리스도께서 대신 완전하게 율법준수하신 공덕을 전가받음으로 이루어진다는 비성경적인 구원 도식을 적용하는 회심준비론까지 나와서 영혼들을 속였습니다. 

이런 이단사상들의 출발점이 구원을 주는 십계명과 율법들이 아담의 마음에 기록된 상태로 창조가 이루어졌다는 괴이한 주장입니다.

교수님, 제가 연구하는 과정에서 저 악독한 자들의 “아담의 마음에 기록된 율법” 이론의 근원은 결코 성경이 아니고, 17세기 율럽의 신학에 큰 영향을 미쳤던 자연법 사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 악독한 자들이 주장하는 “아담의 마음에 기록된 율법” 이론의 뿌리가 되는 자연법에 대해 설명해 주실 수 있습니까?

 

 

답변>

자연법은 사물들이 존재하면, 그 자체에 형성된 법이라고 이해하고 정의합니다. 자연법 개념은 실정법과 대조적인 의미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실정법은 사람들이 만든 법이지요. 그러므로 임시적이고 잠정적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자연법은 사물이 존재함과 동시에 그 존재물 안에 형성된 법이어서, 영원하고 보편적이고 불변하다고 주장되었습니다.

로마교회에서는 희랍철학을 그대로 받아들였으므로 자연법을 하나님의 법과 일치시켰어요. 자연법을 신적 법으로 일치시켜, 영원하고 보편적이고 불변하다고 가르쳤습니다.

자연법 사상의 기본은 사물이 존재함으로 그 존재물 속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법이라는 개념입니다. 로마교회는 사물에 있는 법을 자연적으로 형성된 것으로 여기면서, 동시에 그것을 하나님의 법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십계명도 자연법으로 보고, 창조와 함께 자연적으로 형성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웨신서의 행위언약과 “마음에 기록된 구원을 주는 율법과 함께 창조된 아담 창조론”을 신학교에서 가르치는 자들의 자연법 개념에 의하면, 창조와 함께 자연 속에 형성된 법들은 하나님이 제정하신 법으로 인정됩니다.

따라서 십계명이 자연적으로 인간 본성에 형성된 법으로 전락합니다. 그리되면 하나님은 창조세계에 아무런 역할을 갖지 못하지요. 은혜와 믿음으로 구원받은 하나님 백성들 속에 남아 있는 죄를 지적하고, 하나님 백성의 삶의 길을 제시하는 십계명이 하나님이 자기 백성에게 주신 법이 아니고, 단지 창조와 함께 인간 본성에 형성된 자연법일 뿐이니까요.

하나님이 자기 백성된 우리에게 지키라고 주신 모든 법들이 다 자연적으로 형성된 것이되므로 하나님은 기독교와 세계에서 설 자리를 잃습니다. 십계명과 율법들이 자연법이라면, 그것을 지키지 않는다 해서 우리가 하나님에 대한 어떤 책임은 없습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바른믿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철원 박사는 서울대학, 총신대 신학대학원(M.Div), 미국의 웨스트민스터 신학원(Th.M), 화란의 자유대학교(Ph.D)에서 연구하였다. 화란의 자유대학에서 칼 발트의 신학을 지지하는 지도교수 베인호프와 다른 발트의 제자 신학자들과의 토론에서 칼 발트의 신학의 부당성을 증명하였다. 발트의 사상을 반박하는 내용을 담은 논문 '그리스도 창조-중보자직'을 관철하여 박사학위를 얻었고, 이 논문이 독일 튀빙겐대학이 선정한 20세기의 대표적인 신학 논문 100편에 수록되어 한국 교회의 위상을 드높였다. 총신대 신대원장 등을 역임하면서 수 십년 동안 목회자들을 길러내는 교수사역에 헌신하다 영예롭게 은퇴한 후에도 여전히 쉬지 않고 연구하시며 <바른믿음>의 신학자문 역을 맡아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