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신의 한 목회자가 다음과 같은 내용을 자신의 페이스 북에 올리셨다. 무엇에 대한 내용인지 직접 말하지 않았으나,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 교리를 지지하기 위해 쓴 내용이었다. 그 분이 함께 올리신 사진을 통해 알 수 있었다. 그 분이 올리신 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는 장로교회의 목사로서 스코틀랜드 장로교회와 미국의 정통장로교회(OPC), 미국장로교회(PCA)에 소속된 목사님들처럼 정통 개혁주의 신학에 도전하는 교리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기를 바란다. 이들은 실제로 자신들이 믿는바 공적으로 하나님 앞과 여러 성도들 앞에 고백하고 서약한 교리를 결코 우습게 여기거나 간과하지 않고, 모든 문제에 있어 먼저 그 고백에 따라 사고하고 그 교리에 따라 판단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한 모습이 적어도 믿는 자에게나 믿지 않는 자에게나 정직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우리 한국의 장로교단들도 끊임없는 신학적 도전 앞에 자신들의 고백에 충실한 사고와 판단을 했으면 좋겠다. 그러나 대놓고 역행하는 모습이라 아쉽다” (합신 목회자가 자신의 페이스 북에 올린 글).

얼른 보면 매우 합리적이고 성경적인 자세를 가지신 목사님이라는 생각이 들게하는 글이다. 그러나 내막을 세세하게 보면 그렇지가 않다.

“실제로 자신들이 믿는바 공적으로 하나님 앞과 여러 성도들 앞에 고백하고 서약한 교리를 결코 우습게 여기거나 간과하지 않고, 모든 문제에 있어 먼저 그 고백에 따라 사고하고 그 교리에 따라 판단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 분의 이 말은 마치 스코틀랜드 장로교회, 미국의 정통장로교회(OPC), 미국장로교회(PCA)에 속한 목회자들이 공식적으로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 교리를 믿겠다고 서약하기라도 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또한 이런 교단들이 채택한 신앙고백이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 교리를 공식적으로 가르치고 지지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특히 함께 올리신 책 제목이 <웨스트민스터 표준문서 속에 있는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의 전가>이므로 더욱 더 그런 느낌을 준다.

그러나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위 장로교단들이 중시하는 웨스트민스도 신앙고백(웨신서)의 전문 어디에서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 교리를 공식적으로 지지하는 내용이 없다. 그들이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 교리가 웨신서에 나온다는 근거가 되는 구절들을 살펴보자.

“주 예수께서는 영원하신 성령을 통하여 단번에 하나님께 드리신 그의 완전한 순종과 자기 희생제사로 말미암아 아버지께서 그에게 주신 모든 자들을 위해 그의 아버지의 의(義)를 완전히 만족시키셨고” (웨신서 8:5).

위 내용 어디에도 그리스도가 모세의 율법 조항들에게 완전하게 순종하여 얻으신 율법의 의로 자신과 우리를 의인으로 만들어 영생에 들어가게 했다는 내용, 즉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 교리를 지지하는 내용이 없다. 위 내용은 단지 죄인들을 구원하기 위해 대신 죗값을 완전하게 갚으라는 성부의 뜻에 성자 하나님이 완전하게 순종했다는 단순한 말이다. 성육신부터 십자가의 죽으심까지 성자 하나님께서 죄로 죽은 자들을 살리기 위해 대신 죗값을 갚으라는 성부의 뜻에 성자께서 완전하게 순종하심으로 우리를 구원하셨다는 내용이다.

위 구절 어디에 그리스도가 모세의 어떤 율법 조항을 지켰다는 내용이 나오는가? 대체 이 내용이 왜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을 웨신서가 가르친다고 주장하는 근거인가?

“성령을 통하여 단번에 하나님께 드리신 그의 완전한 순종”

웨신서 8:5항은 그리스도가 '단번에 드리신 순종'이라고 했다. 그리스도가 많은 모세의 율법 조항들에게 순종하심으로 율법의 의를 얻어 자신과 우리를 의인을 만들었다는 능동적 순종 교리 차원에서 하는 말이라면, ‘단번에’라는 말이 없어야 마땅하다. 그리스도가 평생 동안 모세의 율법들을 완전하게 지키신 것을 뜻한다면 결코 ‘단번에 드리신 완전한 순종’이라고 할 수 없다.

“그의 순종과 만족(satisfaction, 속상[贖償])을 그들에게 전가시킴으로써인데; 그 믿음도 그들 자신에게서 난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선물이다” (웨신서 11:1)

또 어떤이들은 웨신서가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 교리를 공식적으로 지지한다는 근거로서 이 구절을 인용한다. 그러나 여기의 ‘순종’을 그리스도가 모세의 율법들을 지키신 것을 의미하는 순종으로 해석하는 것은 억지이다. 죄인들을 살리기 위해 대신 죄의 저주를 받으라는 성부의 뜻에 대해 성자께서 완전하게 순종했음을 의미하는 말이다.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아버지의 뜻에 순종하심으로 죄에 대해 진노하시는 성부 하나님의 공의를 성자께서 완전하게 만족시키셨으므로, 칭의를 다루는 웨신서의 11장 1항은 “그의 순종과 만족을 그들(믿는자들)에게 전가”시키심으로 구원을 주셨다고 지극히 성경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대체 웨신서의 어디에 그리스도가 율법을 지켜서 얻으신 율법의 의로 그리스도 자신과 우리가 의인이 되어 영생에 들어가게 되었다는 거짓된 칭의신학(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의 근거가 나오는가? 있으면 누구든지 찾아서 말해 보라! 만일 그 명확한 내용을 찾는 사람이 있으면 나는 바른믿음을 폐쇄하겠다.

오늘 내가 페이스 북에서 본 글을 올리신 분은 (역시나) 합신 목사님이었다. 합신은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을 버리면 바로 신학이 무너져서 신학교의 기능이 정지되는 학교라고 알려져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 목사님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는 근거가 대체 무엇인지 다시 묻고 싶다.

“스코틀랜드 장로교회와 미국의 정통장로교회(OPC), 미국장로교회(PCA)에 소속된 목사님들처럼 정통 개혁주의 신학에 도전하는 교리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기를 바란다. 이들은 실제로 자신들이 믿는바 공적으로 하나님 앞과 여러 성도들 앞에 고백하고 서약한 교리를 결코 우습게 여기거나 간과하지 않고, 모든 문제에 있어 먼저 그 고백에 따라 사고하고 그 교리에 따라 판단하는 모습을 보인다.”

과연 스코틀랜드 장로교회와 미국의 정통장로교회(OPC), 미국장로교회(PCA)에 소속된 목사님들은 모두 맹목적으로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 교리를 믿고 있을까? 그런 교단들이 채택한 웨신서에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 교리를 공식적으로 지지하는 내용이 나오는가?

단언하건데, 이 분은 잘 알지도 못하면 남들이 그렇게 말하니까 본인도 따라하는 것이고, 그것이 장로교단 목사의 정직하고 진실한 자세라고 주장하는 것이 멋있어 보이기에 그리하는 것이다. 그 분의 페이북 댓글 공간에 내가 쓴 내용을 다시 여기에 반복한다. 제발 읽어보고 사도행전의 베뢰아 성도들처럼 과연 그러한가 생각해 보기 바란다.

“능동적 순종 교리는 하나님이 아담을 거룩하고 의로운 자기 백성으로 창조하셨다는 기독교의 기초적 사실을 부정하고, 대신 아담이 의인도 죄인도 아닌 이상한 것으로 창조되었고, 누가(하나님?) 그의 마음에 기록하여 주신 십계명과 율법들을 완전하게 지키면 영생을 얻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기로 했다는 어이없는 사고에 기반합니다.

그래서 그리스도가 아담 대신 율법을 지켜서 자신과 우리를 의인으로 만들었다는 이단적인 칭의신학(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이 나왔습니다. 율법준수가 칭의의 길이라는 신학은 기본적으로 알미니안 사상이고, 바울이 저주한 이단 사상입니다. 우리의 칭의는 하나님이 자기의 거룩을 그대로 유지하는 사람으로 오시어, 자기 목숨을 우리의 죗값으로 드리고, 자기의 거룩하신 인격을 죄용서된 우리에게 연합시키심으로, 우리도 하나님의 의를 가지게 하심으로 칭의가 이루어졌습니다.

능동순종과 그것을 지지하는 교수들은 이 기독교의 핵심 진리를 거부하고 율법의 의, 즉 율법이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를 의인으로 만든다는 율법주의 이단사상을 추종하는 분들입니다. 이와 같은 이단사상을 옹호하는 게시물을 올리셨으니, 이제 책임있게 역사적으로, 교리적으로, 성경적으로, 왜 능동적 순종을 설정한 우리 선조들의 기독교 이해가 옳았는지 설명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제가 <바른믿음>의 지면에 실어서 여러 사람들이 보게 한후 제가 그 내용을 성경에 근거하여 분석해 보겠습니다” (정이철 목사).

그런데 여기에 대해서는 아무도 대답하지 못하고 50명이나 되는 장로교회 목회자들이 몰려가서 ‘좋아요’를 누르면서 그릇된 글을 올리신 분을 지지하고 격려하기만 했다. 장로교회 목회자들이 가장 먼저 성경 말씀을 버리고 있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을 연구하고 있는 합동 신학부의 총무 임종구 목사도 찾아가서 ‘좋아요’를 눌렀다. 이런 분이 한 교단의 신학에 영향을 큰 미치는 조직의 총무라는 것이 솔직히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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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철 목사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 반석장로교회’의 담임목사이고 거짓 신학의 ‘견고한 진’(고후10:4)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작된 신학신문 <바른믿음>의 대표이다.
총신대학(B.A 졸업), 총신대학 신학대학원(M.Div Eqiuv.졸업), 아세아연합신학대학 대학원(Th.M 졸업), Liberty Theological Seminary(S.T.M 졸업), Fuller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Puritan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Liberty Theological Seminary(D.Min 수학), 남아공신학대학원(South African Theological Seminary, Ph.D)에서 연구하였고, 현재 University of Pretoria(Ph.D)에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사도 운동에 빠진 교회」, 「제3의 물결에 빠진 교회」, 「가짜 성령세례에 빠진 교회」,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 Story」, 「한 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 「능동적 순종에 빠진 교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