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철 목사(좌)와 조엘 비키 목사(청교도신학교 학장)
정이철 목사(좌)와 조엘 비키 목사(청교도신학교 학장)

 

질문>
합동 총회가 2022년 총회에서 청교도들의 회심준비론에 대해 교류금지를 결의하여 심각한 분위기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청교도 신학으로 금자탑을 쌓으면서 명성을 누렸던 백금산 목사, 김남준 목사 등의 합동 목회자들과 서창원 교수, 그리고 이제 청운의 꿈을 품고 막 총신에서 교수 생활을 하게 된 김효남 교수 등이 격앙되어 한바탕 전쟁을 치르겠다는 분위기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쪽에서는 좋은 건수를 하나 잡은 것 같습니다. 회심준비론을 주장하는 미국의 조엘 비키 목사를 회중교회 계열의 목사라고 말하는 내용이 합동 이대위 보고서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빌미로 "이런 것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회심준비론을 정죄하였다고 널리 이용하자!"라면서 역공을 시도한다고 합니다.

정이철 목사님은 미국에 계시니 조엘 비키 목사가 장로교 목사인지 회중교회 계열의 목사인지 조사해 보세요.
 

답변>
저는 조엘 비키 교수님과 개인적인 관계는 없고 단지 이전에 함께 사진을 찍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 분의 교단적 배경에 대해서도 알아본 적이 없었는데, 질문을 하시니 좀 알아보았습니다.

조엘 비키 목사는 장로교회 목사도 아니고 회중교회 계열의 목사도 아닙니다. 그는 원래 Netherlands Reformed Congregations(화란개혁교회) 소속 목사였는데, 1993년에 탈퇴하고 현재의 교단 The Heritage Reformed Congregations (HRC)을 설립했습니다. 

분명한 것은 그가 현재 시무하는 교회는 장로교회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장로교회는 칼빈에서 배운 존 낙스가 조국 스코틀랜드에서 시작한 교회입니다. 스코틀랜드 장로교회가 미국으로 전파되었고, 다시 미국에서 한국으로 전파되었습니다. 장로교회의 특징은 교회를 다스리는 장로가 종신직이라는 점입니다.

칼빈의 종교개혁 신학이 스위스, 독일, 화란에서도 꽃을 피웠는데, 그곳에서 칼빈의 신학을 따라 생겨난 교회들에는 ... reformed church라고 불리웁니다. 화란에서는 Netherlands Reformed ... 라는 명칭으로 칼빈의 신학을 따르는 종교개혁 교회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유럽의 대부분의 개신교 교단들이 대서양을 건너는 이민의 물결을 따라 미국으로 이동되어 그대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래서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조엘 비키도 원래Netherlands Reformed Congregations(화란개혁교회)의 목사였던 것입니다. 칼빈의 개혁교회의 특징은 장로와 집사가 임기가 정해진 임시직이라는 것입니다.

1993년에 조엘 비키 목사가 직접 세운 소규모의 교단의 명칭은 The Heritage Reformed Congregations(HRC)입니다. 이 명칭에 조엘 비키가 사는 도시 이름이 따라붙어서 그의 교회의 정식 명칭은 The Heritage Reformed Congregations in Grand Rapid입니다.

이 교회의 홈페이지를 보니 장로, 집사로 구성된 당회가 있다고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 교회의 당회는 한국 장로교회들의 종신직 장로들로 구성된 당회가 아니고, 임기가 정해진 안수집사와 장로들로 구성되었을 것입니다.

조엘 비키 목사가 장로교 목사이냐 회중교회 계열의 목사이냐는 논쟁의 본질이 아닙니다. 현재 그가 장로교회에 속하였느냐 회중교회에 속하였느냐로 시비하는 것은 치사한 꼼수입니다. 작은 부정확으로 큰 것을 오도하려는 치사스러운 수법입니다. 그의 신학과 사상을 가지고 논해야 합니다. 조엘 비키 목사는 겉으로 회중교회 계열의 목사가 아니지만, 내면적으로 신학적으로는 분명히 회중교회 계열의 신학을 가진 목사입니다. 문론 교회 정치에 있어서는 회중교회와 다릅니다. 

조엘 비키 목사가 세운 교단을 소개하는 홈페이지 내용을 보았습니다.

“The Heritage Reformed Congregations (HRC) is a solidly Biblical, Reformed, and orthodox denomination that is confessionally rooted in the Continental Reformation and influenced greatly by English Puritanism. The word “Heritage” in the title reflects a commitment and desire to be true to this rich legacy.“

(The Heritage Reformed Congregations(HRC) 교단은 확고하게 성경적이고, 개혁주의적이고, 유럽 대륙의 종교개혁에다 뿌리를 두고 있으며, 영국 청교도운동의 영향을 크게 받았습니다. 교단의 이름 속의 Heritage는 청교도들과 종교개혁의 풍성한 유산에 대하여 진실하여는 열망과 헌신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조엘 비키 목사가 세운 교단은 영국 청교도들의 신앙(English Puritanism, 영국 청교도주의) 유산을 매우 중시합니다.  우리는 영국 청교도주의의 신학을 얼마든지 회중교회 계열의 교회들의 신학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English Puritanism 속에는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들이 매우 많습니다. 국교회 청교도 월리엄 퍼킨스로부터 발전된 청교도주의 신학입니다. 퍼킨스의 청교도주의와 칼빈주의 개혁신학은 매우 다릅니다. 회심준비론,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 행위언약 등은 칼빈주의 개혁신학과 매우 이질적입니다. 그러나 조엘 비키 같은 분들이 극구 칼빈주의라고 우기어서 혼란이 심해졌습니다. 

장로교회 신학자들 가운데서도 이런 것에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주제에 따라 적기도 하고 많기도 합니다. 마치 그것은 일제 강점기에 일본의 문화와 정신에 물든 한국인들이 사안에 따라 많기도 하고 적기도 했던 것과 비슷한 이치입니다.

왜냐하면 퍼킨스를 선두로하는 회중교회파 청교도들의 신학이 너무나 학문적으로 탁월했고 (성경적이라는 의미는 아님), 그 시대 교회들 속에서 지배력을 행사해기 때문입니다. 특히 퍼킨스와 그의 신학을 따랐던 후배들은 출판 분야에서 영국 대륙을 거의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들이 낸 책들에 의해 그들의 신학이 전체 영국을 장악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개혁신학은 1)성경에 기반하고, 2)고대교회의 교리들과 종교회의의 결정 사항들에 기반하고, 3)칼빈의 기독교강요와 다른 저술들에 기반하고, 4)신앙고백서 등에 기반하는 신학입니다.

행위언약, 능동순종, 회심준비론 등은 칼빈 사후에 영국의 회중교회파 청교도들과 다른 유럽의 신학자들에 의해 앞서거니 뒷서거니 발전되었습니다. 엄밀하게 성경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이것이 칼빈으로부터 이탈되어진 종교개혁 교회의 변종의 신학이라고 여기고 있는 실정입니다. 칼빈 이후에 만들어진 신앙고백서 등을 통해 크고 작은 지지를 받고 있기는 하나, 근본적으로 칼빈의 신학과 맞지 않는다는 심각한 결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조엘 비키는 누구보다 회중교회파 청교도들의 신학에 헌신되어 있고, 그 대부분이 칼빈의 신학과 맞지 않는 내용들입니다. 단지 억지로 칼빈에게서도 나타났다고 우겨지고 있을 뿐입니다. 조엘 비키 목사가 겉으로 회중교회 계열의 목사가 아닐지라도 정신적으로 신학적으로 회중교회 계열이 되어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특히 그가 옹호하는 회심준비론은 신약의 사도들이 목숨 걸고 막았던 율법주의에서 나온 거반 이단사상입니다. 대체 어느 사도가 영혼 구원을 위해 그리스도의 속죄 사역을 믿도록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증거하는 일에 매진하지 않고, 율법으로 자기의 죄를 먼저 깨닫게 하는 일을 하였습니까?

대체 어느 사도가 거룩하신 하나님이 성육신과 속죄사역으로 하나님 자신의 의를 우리에게 전가하심으로 이루어지는 칭의를 밀치고, 율법이 그리스도를 자기에게 복종하게 함으로 먼저 그리스도에게 의를 주고, 다음에 그리스도를 믿는 자들에게 의를 주는 일을 한다고 가르쳤습니까?

조엘 비키 목사가 헌신하고 있는 회심준비론과 능동적 순종 교리는 성경에서 벗어났고, 칼빈주의 개혁신학이 아닙니다. 신천지 등의 이단보다 더 우리를 오도하는 고난도의 이단사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엘 비키 목사가 표면적으로 회중교회 목사인가 아닌가 하는 것으로 싸우려 하지 말고, 본질을 가지고 싸워야 할 것입니다.

조금 후에 제가 한국에 가는데, 모든 청교도주의 교수들과 한 자리에 모여 토론해 보고 싶습니다. 그런 자리가 마련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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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철 목사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 반석장로교회’의 담임목사이고 거짓 신학의 ‘견고한 진’(고후10:4)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작된 신학신문 <바른믿음>의 대표이다.
총신대학(B.A 졸업), 총신대학 신학대학원(M.Div Eqiuv.졸업), 아세아연합신학대학 대학원(Th.M 졸업), Liberty Theological Seminary(S.T.M 졸업), Fuller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Puritan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Liberty Theological Seminary(D.Min 수학), 남아공신학대학원(South African Theological Seminary, Ph.D)에서 연구하였고, 현재 University of Pretoria(Ph.D)에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사도 운동에 빠진 교회」, 「제3의 물결에 빠진 교회」, 「가짜 성령세례에 빠진 교회」,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 Story」, 「한 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 「능동적 순종에 빠진 교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