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한 짐승과 부정한 짐승 1(레 11장)

가. 들어가면서

부정한 것과 정결한 것을 구별하고 가르치는 것은 제사장의 중요한 임무 가운데 하나였다.  레위기 11장부터 15장까지는 주제별 정결 규례를 다루고 있다. 11장은 정한 짐승과 부정한 짐승의 규례를 다루고 12장은 신체 규례, 13장-14장은 질병 규례, 15장은 신체 규례를 다루고 있다.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새로운 섭생법을 다루고 있는 11장의 규례의 의미를 살펴보자.
 

나. 본문

1. 정결한 짐승과 부정한 짐승(1-23절)

1) 여기서 “짐승”(“베헤마”)은 ‘네발 달린 짐승’을 의미한다. 짐승을 정하고 부정한 동물로 나눈 것은 노아 시대까지 올라간다(창 7:2). 육식이 허락되지 않던 홍수 이전, 정결한 동물은 분명 제물로서의 적격 여부와 관련 되어 있었다.

2) 하지만 출애굽 이후 광야로 나온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짐승을 구분하는 데 있어 정결의 의미에 식용(食用)의 의미가 더해졌다.

3) 이 법은 하나님께서 모세와 아론에게 직접 내리셨다. 모세가 이스라엘의 최고 지도자라면 모세의 형 아론은 최고 종교지도자인 대제사장으로서 정결 의식에 따라 율법을 준수하고 감독, 교육할 책임을 지닌 자였다.


2. 육지 짐승 규례(1-8절)

1) 정결한(먹을 수 있는) 짐승(1-3절)

(1) 먹을 만한 정결한 짐승은 두 가지 조건을 충족 시켜야 했다. 즉 굽이 갈라져 쪽발이 되고 새김질 하는 것들이었다.

(2) 이 같은 조건을 충족시키는 가나안 주변 짐승들로는 소, 양, 사슴, 노루 등이 있었다(신 14:4,5). 이들은 모두 육식 동물이 아닌 초식동물들이었다.

(3) 매튜 헨리(Matthew Henry)는 이들 정결한 짐승에 대해 비유적으로 해석한다. 굽이 갈라진 초식동물은 상징적으로 성도가 세상과 구별된 삶을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암시한다고 주석하였다. 새김질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성도는 늘 말씀을 묵상하고 새김질해야 하는 것이다.

2) 부정한(먹을 수 없는) 짐승- 약대(4-8절)

새김질하거나 굽이 갈라진 짐승 중에도 먹지 못할 것으로 4 마리 짐승(약대, 사반, 토끼, 돼지)을 규정하고 있다. 이들 모두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익숙하게 알려진 짐승들이었다. 여호와께서는 이들 짐승의 고기는 먹지 말고 그 주검도 부정하니 만지지 말라고 명령하였다.

(1) 성경의 약대(Camal)는 낙타(駱駝)를 가리킨다. 낙타는 새김질은 하되 굽이 완전히 갈라지지 않아 네 발의 발바닥으로 걸어 다니면서 중동 지방에서 주로 짐을 운반하거나 이동하는 데 사용되던 포유동물이다. 낙타는 새김질은 하되 엄밀한 의미에서 해부학적으로 오늘날 분류학자들이 말하는 반추동물은 아니었다. 반추위와 유사한 위(胃)를 가지고 있어 미생물 발효는 일어나지만 구조상으로는 차이가 있다. 그래서 학자들은 낙타나 라마, 알파카 같은 동물들을 유사반추동물(pseudoruminant , 類似反芻動物)이라고 부른다.

(2) 약대가 부정한 동물로 규정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레 11:4-8) 낙타는 당시 중동 지방에서 중요한 운송수단이었다. 만일 낙타를 정결한 짐승으로 규정하였다면 소나 양보다 번식률도 극히 낮은 낙타는 멸종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있었다. 고기와 젖도 별로 공급하지 못하나 광야의 운송 수단이었던 낙타를 정결한 짐승으로 규정하지 않은 것은 하나님의 선하신 섭리였다.

(3) 이 낙타는 성경에 아주 자주 등장하는 동물이다. 특별히 구약에 많이 등장한다(창, 출, 레, 신, 삿, 사무엘서, 열왕기서, 역대기서, 에스라, 욥기, 이사야서, 예레미야, 에스겔, 스가랴서 그리고 복음서에 등장). 실제로 낙타는 인류역사 초기부터 다양하게 이용되어 왔던 흔적이 보인다. 의인 욥은 양 7천 마리, 낙타 3천 마리를 보유한 큰 부자였다. 역사적으로도 단봉낙타는 이미 기원전 3천 년 전 이집트에서 나타나고 있다. 즉 낙타는 쌍봉과 단봉낙타가 있는 데, 성경의 낙타는 일반적으로 단봉낙타를 가리킨다.

(4) 진화론자들은 이 낙타가 사막에 알맞게 적응되어 진화된 동물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낙타가 사막에 알맞게 진화되었다는 증거는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 낙타가 진화되었다면 수많은 낙타로 진화되어가는 다양한 낙타의 조상들이 지금의 낙타보다도 더욱 많이 출토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 반쯤 진화는 낙타의 조상들은 없다. 낙타는 단지 그 어느 동물보다 사막에 잘 견뎌온 동물일 뿐이다. 그럼 낙타는 어떻게 사막 기후에도 견딜 수 있었을까?

첫째 낙타는 변온 동물이 아니지만 하루에 최대 6℃ 내외의 체온을 변화 시킬 수 있다. 34.5℃-40.7℃까지 체온이 변화한 기록이 있다. 낙타는 체온 조절이 미숙한 동물이라 그런 걸까? 그렇지 않다. 바깥의 온도에 적응하여 스스로 체온을 변화 시키는 낙타의 능력은 수분의 손실을 막아주는 훌륭한 역할을 한다. 더울 때는 체온을 올리고 추울 때는 체온을 내리는 방법으로 훌륭하게 대처하는 것이다.

둘째 낙타의 등에 있는 혹의 역할이다. 낙타의 체중은 대략 700kg 내외에 달한다. 그 중 혹은 70kg 내외 이다. 혹은 지방으로 가득 차 있다. 낙타 등의 혹은 (1) 첫째 영양분의 저장고 역할을 한다. 낙타는 안 먹고도 일주일을 견딜 수 있는 지방을 소유하고 있다. (2) 둘째 낙타의 혹은 사막의 격렬한 직사광선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일종의 소형 열차단기인 것이다.

(5) 또한 낙타는 오랜 옛날부터 낙타는 사막을 횡단하는 사람들에게 훌륭한 짐 운반책이었다. 만일 낙타가 없었다면 실크로드 교류 뿐 아니라 동서 간 교류뿐 아니라 여러 지역 간 교류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6) 낙타의 콧구멍은 코의 아귀에 붙어 몰려오는 모래 제거에 유리하다. 눈은 주로 위에 붙은 눈썹과 수많은 속눈썹을 통해 모래 환경에서 보호 된다. 낙타는 사막과 초원의 어떠한 초목이든지 소화할 줄 아는 튼튼한 위장을 소유하고 있다. 200kg 내외의 짐을 견디며 하루 평균 44.8km를 달린다. 단봉낙타가 한 사람을 태우고 하루 160km를 간 기록이 남아있을 정도이다.

(7) 낙타는 우연히 진화 된 것이 아닌 홍수 이후 생태 환경이 파괴되어 사막화가 시작할 무렵부터 인간이 이용하도록 남겨진 섭리적 동물임이 분명하다. 즉 그 어느 동물보다도 사막에서 탁월하게 적응하고 견딜 줄 아는 독특한 이 동물을 하나님은 고대부터 사람들이 서로 오고가고 소통할 수 있도록 이 땅에 남겨 두고 배려한 것이다. 지금까지도 낙타는 광야와 사막지대에서 이 같은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이 동물의 고기를 부정하다고 규정하고 먹지 못하도록 금지하신 것은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선하신 배려였다.

(8) 성경의 규례를 무시하고 오늘날 사람들은 낙타를 시식하고 함부로 접촉하다가 바이러스(메르스)로 인해 엄청난 대소동을 일으켰다. 메르스 바이러스 교훈을 잊은 인류는 이제 박쥐와 관련된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낙타 바이러스(메르스)와 비교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전 지구적 대재앙의 팬데믹으로 신음하고 있다. 성경서 금지한 박쥐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접근하였거나 시식하였거나 연구실에서 조작하였든 결국 성경 규례에 대한 인간의 가벼운 무시가 엄청난 나비효과를 불러낸 것이다. 

성경은 창조주 하나님의 분명한 계시다. 성경적 일반 법칙은 구원의 핵심 도구는 아니더라도 여전히 지금도 유효하며 소중하다. 코로나 팬데믹과 낙타의 메르스 바이러스 소동은 성경 규례에 대한 새로운 각성과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조덕영(창조신학연구소 소장, 조직신학, Th. D., 전 김천대-안양대-평택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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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영 박사는 환경화학공학과 조직신학을 전공한 신학자다. 강남대, 개신대학원, 건양대, 명지대, 서울신(예장 합동), 서울기독대학원, 백석대와 백석대학원, 피어선총신, 한세대신대원에서 가르쳤고, 안양대 겸임교수, 에일린신학연구원 신대원장을 역임했다. <과학으로 푸는 창조의 비밀>’(전 한동대총장 김영길 박사 공저), <기독교와 과학> 등 30여 권의 역저서를 발행했고, 다양한 창조론 이슈들을 다루는 '창조론 오픈포럼'을 주도한다. 창조론과 관련된 방대한 자료들을 비축하고 있는 인터넷 신학연구소'(www.kictnet.net)을 운영하며, 현재 참기쁜교회의 담임목사이며 김천대, 평택대의 겸임교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