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무한하신 존재이므로 그 존재를 사람이 이성으로 증명할 수 없다. 하나님의 존재를 증명하려고 하는 시도는 신학을 철학으로 표현하는 것이 신학함의 바른 방식으로 이해되어 생겨났다. 그리하여 중세에 인간의 이성으로 신 존재를 증명하려는 시도가 일어났다.

하나님의 존재를 인간의 이성으로 증명하려는 시도는 칸터베리의 안셀무스 (Anselmus of Canterbury, 1033/34-1109)가 시작하였다. 이 존재 증명 논의는 존재론적 증명이라고 한다. 그 후에 토마스 아퀴나스 (Thomas Aquinas, 1225-1274)가 아리스토 텔레스의 자연철학으로 5개조로 된 신 존재 증명 시도를 하였다.

그 후에도 신학자들과 철학자들이 하나님의 존재 증명을 시도하였다. 그러나 종교개혁자들은 신 존재 증명 시도 자체를 쓸어버렸다. 종교개혁은 신학함 (doing theology, theologisieren)에 있어서 전적으로 계시에 의존해서 하기로 정하였기 때문이다. 인간의 이성 곧 자연이성과 계시를 합쳐서 신학하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계시만으로 시작하였기 때문이다.

신학함에 있어서 이성과 믿음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믿음만으로 신학함이 바른 법이다.
 

하나님은 스스로 존재하시는 존재자이시다.

하나님의 존재는 결코 인간의 이성으로 증명할 수 없다. 인간의 이성으로 증명했다고 하는 신적 존재는 창조주 하나님일 수 없고 성경에서 자기를 계시하신 하나님일 수 없다. 그런 존재는 인간의 이성의 추정과 투사에 의해서 만들어진 존재일 뿐이다. 인간의 이성은 사물의 존재는 확인할 수 있고 그 존재를 증명할 수는 있다.

그러나 창조주 하나님의 존재는 증명할 수 없다. 오히려 하나님은 창조와 계시로 자기 자신을 계시하셨다. 철학으로 신학하는 원칙을 정한 시대에 인간의 이성으로 하나님의 존재를 증명하려고 하는 시도들이 있었다. 중세에 이 일이 시작되었지만 근세에도 이런 증명시도는 일어났다.

그러나 이런 시도들은 이성으로 신학하려고 하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신학은 자연이성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계시로 한다. 그러므로 계시로 신학을 한 종교개혁자들은 신존재 증명시도를 버렸다. 하나님이 자신을 계시하셨는데 무슨 증명이 필요한가?
 

하나님의 존재는 인간의 이성으로 증명할 수 없다.

창조주 하나님의 존재는 이성이 고안한 방식으로 증명할 수 없다. 하나님은 스스로 존재하시는 영원한 존재이시다. 그러므로 이성의 방식으로 그 존재를 증명할 수 없다. 하나님은 지혜와 권능이 무한하신 전능하신 창조주이시다.

그런 존재는 피조물의 존재방식의 유비로 증명할 수 있도록 논의를 전개할 수 없다. 스스로 존재하시는 하나님은 자기의 존재의 원인이시다. 하나님 밖에서 하나님의 존재 원인을 찾을 수 없다. 스스로 존재하시는 하나님은 필연적 존재이시다. 그러므로 피조물의 존재방식의 유비를 적용할 수 없다.

인간의 이성으로 그 존재를 증명할 수 있는 존재는 피조물의 존재에 국한한다. 모든 존재자들을 창조하신 하나님은 그 존재방식이 피조물의 존재방식과 전혀 다르다. 하나님은 존재자이셔도 피조물의 존재방식으로 존재하지 아니하신다.

피조물은 피조물의 존재방식을 갖는다. 피조물의 존재방식을 창조주가 제정하셨다. 모든 존재자들은 창조주의 창조로 존재하기 시작하였다. 하나님의 창조가 모든 존재자들의 존재방식의 시작이다. 그러므로 시작을 갖는다. 그것은 시간이 모든 존재자들의 존재방식임을 말한다. 시작이 있으므로 모든 존재자들은 마침이 있다. 존재자는 그 시작과 마침 사이에서 존재한다. 시작과 마침이 있는 것이 피조물들의 존재방식이다.

창조주 하나님은 시간을 창조하셨다. 시간을 제정하사 모든 피조물의 존재방식이 되게 하신 이는 시간에 종속하지 않는다. 창조주는 그가 지으신 피조물의 존재방식인 시간에 종속할 수 없다. 시간의 방식으로 존재하는 존재자들은 시간을 창조하신 창조주를 증명할 수 없다. 창조주 하나님은 시간의 방식으로 존재하는 존재물들 중 하나가 아니기 때문이다.

창조된 존재물은 제한된 방식으로 존재한다. 창조되어 일정한 존재방식을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모든 존재자는 창조된 목적대로 존재한다. 즉 그 존재자들은 자기 존재의 성질과 법칙을 받아가졌다.

창조된 사물로 존재한다는 것은 일정한 방식으로만 존재할 수 있음을 말한다. 자기의 존재방식의 법칙을 벗어나면 이미 그런 존재자로 있기를 중지하는 것이다. 창조주는 피조물의 존재방식에 종속하지 않는다. 따라서 인간의 이성은 하나님의 존재를 증명할 수 없다.

하나님은 스스로 존재하신다. 스스로 존재하시기 때문에 영원부터 존재하시고 필연적으로 존재하신다. 하나님은 자기가 자기 존재의 원인이시므로 자기 존재 원인을 자기 밖에서 구할 수 없다. 이런 하나님의 존재는 인과율에 기초해서 증명하는 인간 이성이 증명할 수 없다.
 

 

하나님은 증명되어 그 존재를 허락받는 존재가 아니다. 인간의 이성으로 증명한다고 존재의 권리를 허락받는 것이 아니다. 증명되어 존재하는 존재자는 하나님이 아니다. 과학적 사실들은 발견하므로 그때부터 그 존재가 인정되고 정당한 존재자로 인정받는다. 하나님은 스스로 존재하시고 모든 존재자들을 있게 하셨기 때문에 하나님의 존재 증명 자체가 부당한 언어 구성이다.

하나님은 스스로 존재하시므로 창조와 계시를 하실 수 있는 존재자이시다. 창조를 이루신 하나님은 자기의 피조물들에게 자기를 알리신다. 자기의 존재만 알리시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창조도 알리신다. 하나님의 존재를 증명하려고 하는 시도도 하나님의 창조와 계시 때문에 일어날 수 있게 되었다.
 

하나님은 자기의 존재를 계시하셨다.

하나님은 스스로 존재하시고 스스로 자기의 존재를 알리셨다. 하나님은 자기의 존재에 관심을 갖는 인간에게 자기를 계시하셨다. 하나님은 인간을 자기의 형상을 따라 지으심으로 하나님의 피조물이란 의식을 갖게 하셨다. 즉 모든 사람은 다 신 의식 (神意識, sensis divinus)을 갖는다.

사람이 신 의식을 갖는다는 것은 하나님의 존재와 그의 창조사역을 증거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이 하나님의 존재를 부인하기는 하나 그것은 그 마음 가장 깊은 내면에서까지 부인하는 것이 아니다. 신 의식이 역사하여 하나님의 존재를 부정하지못하게 한다.

그리고 신 의식은 하나님이 인간과 전 세계를 창조하셨다는 것을 증거한다. 그러므로 신의 존재를 증명하여 하나님의 존재를 믿고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존재는 증명 없이 받고 자명하게 드러난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창조로 자기 자신을 계시하셨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무한한 지혜와 권능을 가지셨으므로 이 세계를 무에서 홀로 창조하셨다. 만물을 무에서 창조하시어 무에 배열하심으로 하나님이 존재하실 뿐만 아니라 영원하고 필연적인 존재임을 드러내셨다.

또 만물을 그의 작정대로 창조하셨으므로 그의 지혜와 권능과 작정도 다 인각해놓으셨다. 창조주는 그의 창조를 운행하신다. 창조주는 만물이 지어진 대로 성질과 법칙을 드러내어 그의 권능과 지혜와 작정을 드러내고 선포하게 하셨다 (시 19:1-6), 그리하여 모든 사물은 다 창조주 하나님을 계시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하나님을 계시하지 않는 사물은 이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다. 만물이 하나님을 계시하는 기능 때문에 지성을 가진 피조물들이 창조주 하나님의 존재와 그의 인격을 알 수 있게 되어 있다.

합리적인 피조물들은 창조세계의 사물들을 봄으로 창조주 하나님이 계심을 인지한다. 그리고 하나님이 무한한 지혜와 권능을 가지신 영적 존재이심도 알게 된다. 그런 존재는 영원한 존재요 필연적인 존재라는 것을 인지한다.

모든 창조는 지성적인 피조물로 창조주가 필연적인 존재임을 알게 한다. 하나님이 처음 만물을 무에서 창조해내셨을 때 자기의 존재를 밝히셨다. 그리고 그가 모든 창조물에 그의 손자국을 인각해 놓으셨다. 그러므로 사물들의 존재와 기능들을 보면서 하나님의 존재와 그의 창조를 부인할 수 없다. 하나님의 영원한 능력과 신성이 창조에 분명히 나타나 있기 때문이다 (롬 1:19-20). 

하나님의 존재를 부인하는 것은 불의로 진리를 막는 경우이다. 더구나 하나님은 사람을 자기의 형상으로 지으셨으므로 하나님의 존재와 창조사역을 즉각적으로 알 수 있도록 조성하셨다. 하나님을 아는 지식을 씨로 그 형상 속에 넣으시므로 신 의식을 갖게하셨다.

사람이 신 의식을 갖는다는 것은 창조주 하나님이 계시고 그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는 것을 깨닫는 것을 말한다. 하나님의 존재와 창조사역을 부인하는 것은 죄 때문이다. 죄가 역사하여 사람들의 마음에 창조주에 대한 반감과 적개심을 일으킨다. 이로써 의도적으로 하나님의 존재와 창조를 부인하게 한다.

진화론이 가장 대표적으로 하나님의 존재와 창조를 부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질이 처음 어디서 생겼는가? 저절로 생겨났는가? 창조가 인류의 의식수준으로는 다 포함할 수 없는 큰 신비적인 사역이므로 여러 가설들을 낼 뿐이다. 또 물질이 어떻게 저절로 진화해서 생명체로 변해갈 수 있는가? 그런 일이 한 번이라도 사람들의 눈에 목도된 적이 있는가?

과학은 반복성의 경우에만 성립한다. 그런데 한 번도 진화론의 주장대로 물질에서 생명체로의 진화는 목도되거나 관찰된 적이 없다. 일회성은 과거에 있었다고 주장하는데 과거에 진화가 일어났다는 증거는 지구상 어디에도 성립하지 않는다.

빅뱅이론 (the Big Bang theory)도 창조주와 창조를 부인하기 위해서 만들어낸 어처구니없는 가설일 뿐이다. 처음 폭발하기 전에 물질은 어디서 생겼는가? 어떻게 폭발할 만큼 물질이 스스로 집약될 수 있는가? 왜 그런 물질이 폭발할 수 있는가? 폭발하면 물질이 스스로 퍼져나가다가 별들을 만들 수 있는가? 그런 경우를 한 번이라도 관찰한 적이 있는가?

왜 별들이 한 군데 모여서 많은 은하계 같은 것을 형성할 수 있는가? 어떻게 그런 의사소통이 가능한 것인가? 빅뱅이론은 성립할 수 없는 주장이다. 죄의 역사가 커서 사람들이 하나님의 존재와 그의 창조사역을 부인하고 있을 뿐이다. (서철원. 하나님론. 45b-52)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바른믿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철원 박사는 서울대학, 총신대 신학대학원(M.Div), 미국의 웨스트민스터 신학원(Th.M), 화란의 자유대학교(Ph.D)에서 연구하였다. 화란의 자유대학에서 칼 발트의 신학을 지지하는 지도교수 베인호프와 다른 발트의 제자 신학자들과의 토론에서 칼 발트의 신학의 부당성을 증명하였다. 발트의 사상을 반박하는 내용을 담은 논문 '그리스도 창조-중보자직'을 관철하여 박사학위를 얻었고, 이 논문이 독일 튀빙겐대학이 선정한 20세기의 대표적인 신학 논문 100편에 수록되어 한국 교회의 위상을 드높였다. 총신대 신대원장 등을 역임하면서 수 십년 동안 목회자들을 길러내는 교수사역에 헌신하다 영예롭게 은퇴한 후에도 여전히 쉬지 않고 연구하시며 <바른믿음>의 신학자문 역을 맡아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