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암신학회 - 박상봉 교수 논문 소감 2


합신 역사신학 박상봉 교수(이후 박상봉)가 2021년 정암신학회에서 발교한 논문 “그리스도의 순종과 의의 전가: 초기 종교개혁자들의 견해 – 루터, 츠빙글리, 칼빈을 중심으로”을 살펴보는 두 번째 시간입니다.

“종교개혁자들은 죄인에게 전가된 하나님의 의인 그리스도의 외적인 의를 그리스도의 성육신으로부터 십자가 죽음까지 전(全) 대속사역과 연결시켜 이해했다. 그래서 인간에게 전가되는 이 의는 하나님과 그리스도의 본질적 의가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인간의 몸을 취하시고 오셔서 감당하신 대속사역을 통해 하나님으로부터 획득한 의이다.” (박상봉)

박상봉은 우리에게 전가된 그리스도의 의가 하나님의 성육신자이신 그리스도의 본래의 의, 즉 본질적인 의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가 우리에게 전가하여 주신 의는 그리스도가 땅에서 무엇을 학습하거나, 배우거나, 고행하거나, 연습함으로 얻으신 의라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가 사람이 되신 후 땅에서 자기의 특이한 행위를 통해 의로움을 얻어서 우리에게 전가했다는 주장은 일종의 부처 그리스도론입니다. 석가가 힘써서 수행함으로 득도하였다는 것처럼 그리스도께서도 땅에서 자기의 노력으로 우리를 의인으로 만들기 위한 근거를 취득했다는 이론이기 때문입니다.

박상봉은 종교개혁자들이 그리스도가 자기의 본래의 의를 우리에게 전가하지 않고 사람이 되신 후 땅에서 어떠한 행위를 하심으로 얻은 의를 우리에게 전가했다고 가르쳤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능동순종 교리를 주장하는 신호섭 목사의 책에서 간접적으로 발견한 칼빈의 로마서 주석에 의하면, 종교개혁 완성자 칼빈은 그리스도의 본래의 의 (그리스도의 본질에 속하는 의)가 우리에게로 전가되었다고 가르쳤습니다.

“그(바울)가 이후에 그리스도의 순종으로 말미암아 의롭게 된다고 말할 때, 우리는 이것을 통해 그리스도께서 하나님 아버지를 만족시키시기 위하여 우리를 위한 의를 생산하셨다는 사실을 추론할 수 있다. 또한 우리는 이것으로부터, 의가 그리스도 안에 본질로서 존재하는데 바로 이 그리스도께 본질로 속한 의가 우리에게로 전가된다는 사실을 추론할 수 있다.” (칼빈의 로마서 주석/신호섭, 개혁주의 전가교리, 68)

저에게 칼빈의 주석집이 없어서 확인하지 못했으나 분명히 맞을 것입니다. 칼빈의 기독교강요에도 같은 내용이 나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주께서 받아들여 자신과 하나가 되게 하신 사람은 주께서 의롭다 하신다고 한다. 왜냐하면 주께서는 죄인을 의인으로 만드시지 않고는 자신의 은혜 가운데 받아들이거나 자신과 결합시키실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일이 죄의 용서로써 이루어진다고 부언한다 ... 그들은 죄에서 해방되고 죄를 깨끗이 씻어버려야 한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포용하시는 사람들은 죄의 용서로써 오점이 씻길 때에 정결하게 된다는 사실에 의해서만 의롭게 되는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이런 의는 한 마디로 ‘죄의 용서’라고 부를 수 있다.” (기독교강요, 3.11.21)

칼빈은 그리스도께서 무슨 행위를 통해 의를 얻으신 후 그것을 우리에게 전가하신 것이 아니고, 자기의 몸을 우리의 죗값으로 드리심으로 이루어진 하나님과의 화해로 칭의가 이루어졌다고 했습니다. 죄용서와 화해로 칭의가 이루어졌다는 것은 죄의 장벽이 허물어지고 죄인이 그리스도에게로 연합됨으로 인해 그리스도의 본래의 의를 전가받았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와 연합된 우리를 의롭게 만들어 준 그리스도의 의는 그리스도의 본질적인 의입니다. 그리스도가 사람이 되신 후 땅에서 어떤 수행이나 절제나 근면이나 순종으로 얻으신 의가 아닙니다.

창조주 하나님 자신이 죄로 죽은 자기 백성을 다시 살려 자기를 찬송하는 백성으로 다시 삼으시고자 성육신하셨습니다. 하나님 자신이 친히 죄인들에게 의가 되어주시고 성육신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친히 죄인에게 칭의와 영생을 주시기 위해 성육신하셨습니다. 성육신하신 그리스도 그 분이 우리의 의입니다. 이것은 기독교의 핵심 진리입니다.

“시므온이 아기를 안고 하나님을 찬송하여 가로되 ... 내 눈이 주의 구원을 보았사오니.” (눅 2:28-30)

아직 아무런 행동이나 말도 하지 않으신 아기 예수 그리스도를 향하여 ‘주의 구원’을 보았다며 감격하였던 성경의 사람 시므온 큰 착각에 빠졌던 것일까요?

“예수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와서 우리에게 지혜와 의로움과 거룩함과 구원함이 되셨으니.” (고전 1:30)

성경은 하나님으로서 우리의 구원을 위해 사람이 되신 그리스도 그 자신이 우리의 의로움과 거룩함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스도가 땅에서 무엇을 하심으로 의를 얻으신 것이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인간의 몸을 취하시고 오셔서 감당하신 대속사역을 통해 하나님으로부터 획득한 의이다.” (박상봉)

박상봉이 그리스도가 대속사역을 통하여 의를 획득하셨다고 하니 매우 그럴싸하고, 맞는 말처럼 들립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리스도는 대속사역을 통하여 하나님과 우리 사이의 장벽을 허무셨습니다. 그리스도가 자기의 몸으로 우리가 받아야 할 저주를 받으시고 죽으시니, 더 이상 우리에게 죄가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간주되었습니다. 그리스도의 피가 우리를 죄가 없는 사람으로 만들었고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기에게로 받아주셨습니다. 우리의 의가 되어주시기 위해 성육신하신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의 본질적인 의가 우리의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그 때문에 그리스도를 믿는 순간 영원하고 완전한 칭의과 구원을 얻었습니다.

그리스도가 대속사역으로 의로움을 획득하신 것이 아닙니다. 대속사역으로 죄를 도말하시고 우리를 자기에게로 연합되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우리를 그리스도의 본래의 의로우심에 동참시켜주셨습니다. 결코 그리스도는 자기에게 없는 의를 얻기 위해 지상에서 무엇을 하신 분이 아닙니다. 이것이 성경의 진리이고 기독교의 핵심적 은혜입니다. 

“물론, 종교개혁자들에게서 이 글의 주제와 관련된 칭의를 일으키는 하나님의 의에 대한 근거로써 그리스도의 순종이 구체적으로 논의되지는 않았다. 이미 밝힌 것처럼, 그들은 신인(神人)으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사역과 관련하여 그분의 순종을 처음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오신 순간부터 십자가에서 피흘려 죽기까지 그분의 삶 전체를 온전한 순종으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박상봉)

종교개혁자들이 칭의의 구체적인 원리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는 말은 사실입니다. 종교개혁자들이 그리스도의 성육신으로부터 십자가의 죽음까지, 그 분의 삶 전체를 순종으로 간주했다는 말도 사실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수동적 순종(십자가)으로 죄를 용서하셨고, 능동적 순종(율법순종)으로 영생을 위해 필요한 적극적인 자격(의)를 얻어 전가하셨다는 성경을 초월하는 탁월한 인간의 이론은 1600년대 이후에 나타났습니다. 박상봉이 여기서는 맞는 말을 했습니다. 

“종교개혁자들의 입장을 대변하여 바빙크가 표명한 것처럼, 그리스도는 우리의 자리에서 죄의 모든 죄책과 형벌을 짊어지고 하나님의 율법에 대한 모든 요구에 순종함으로써 배상을 한 것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대속사역은 단순히 그분의 겸손이나 그분의 십자가 죽음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의 온전한 순종으로써 능동적 순종과 수동적 순종 모두를 의미한다.” (박상봉)

일반적인 관점에서 바빙크는 탁월한 신학자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매우 이상한 구석을 함께 가지고 있었던 사람이었습니다. 바빙크는 하나님께서 아담을 죄도 없고, 동시에 구원도 없는 이상한 변종으로 창조했다고 가르쳤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아담에게 영생을 얻을 만한 완전한 순종의 삶을 살면, 그 공로에 근거하여 하늘의 영생을 주고, 아담을 하나님 백성으로 삼겠다는 조건적 약속을 했다고 가르쳤습니다.

바빙크의 그런 잘못된 가르침으로 인해 기독교 신앙에 중대한 변형과 왜곡이 초래되었습니다. 어차피 구원이 없는 아담이 구원을 얻지 못했다면, 굳이 하나님이 그를 저주하고 영원히 죽여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냥 내버려 두고 다시 흙으로 다른 아담을 만드신 후 다시 시작하셨으면 좋았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백성도 아니었고 영생도 없었던 아담이 죽었다고 왜 하나님 자신이 사람이 되어 아담의 죗값을 자기의 몸으로 감당하십니까? 매우 어색하고 이상한 신학적 그림이 되어 버립니다.

박상봉은 바빙크가 종교개혁자들의 신학을 잘 대변하기라도 한 것처럼 말하였습니다. 사실이 아닙니다. 바빙크가 그리스도가 모세의 율법 조항들에게 완전하게 순종하여 영생의 자격인 의로움을 얻었다고 가르쳤다면, 그것은 그 개인의 사변입니다. 성경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그 개인의 사견입니다. 바빙크에게는 중대한 신학적인 하자들이 많았습니다. 서철원 박사님의 말을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이미 1500년대의 종교개혁자들에게 그리스도가 율법을 지켜서 영생의 의를 얻었다는 사상이 있었다는 주장은 억지입니다. 박상봉도 전혀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그저 그렇게 우겼을 뿐입니다. 다음에는 박상봉이 루터, 츠빙글리, 칼빈에게 그리스도의 능동순종 교리의 개념이 있었다는 거짓 신학을 어떤 방식으로 전개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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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철 목사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 반석장로교회’의 담임목사이고 거짓 신학의 ‘견고한 진’(고후10:4)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작된 신학신문 <바른믿음>의 대표이다.
총신대학(B.A 졸업), 총신대학 신학대학원(M.Div Eqiuv.졸업), 아세아연합신학대학 대학원(Th.M 졸업), Liberty Theological Seminary(S.T.M 졸업), Fuller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Puritan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Liberty Theological Seminary(D.Min 수학), 남아공신학대학원(South African Theological Seminary, Ph.D)에서 연구하였고, 현재 University of Pretoria(Ph.D)에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사도 운동에 빠진 교회」, 「제3의 물결에 빠진 교회」, 「가짜 성령세례에 빠진 교회」,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 Story」, 「한 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 「능동적 순종에 빠진 교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