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의 한쪽 구석에 성경을 읽고 <바른믿음>에 글 하나를 올리고 집에 가려는 참이었다. 노트북 하단 우편에서 창 하나가 떠올랐다. 어떤 단체 카톡방에서 올라오는 글 하나를 보여주는 창이었다. 우리 교단의 목회자들 수 백명이 모여 있는 단톡방에 누군가 올리는 글이 나의 노트북 스크린에 나타난 것이다. 다른 단톡방들은 그러지 않도록 막았는데, 어찌 이 단톡방 하나는 그렇게 하지 못했던 모양이다. 떠오른 글은 ‘개혁타임즈’에 실린 “오정호 목사, 부총 출마 ‘총회를 복되게 하기 위함이다’”라는 기사였다.

지난 달 한국에 갔을 때, 합동 총회의 신학연구위를 이끄는 오정호 목사가 총신 교수들을 많이 규합하였다고 들었다. 오 목사가 총신과 합동의 신학정체성을 정립하기 위해 무슨 일들을 한다고 했다. 오정호 목사의 신학 노선과 평소 성향으로 보건데, 결코 총신과 합동의 장래에 좋은 일이 벌어지게 될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다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오정호 목사가 내년 합동 총회 부총회장직에 출마하기로 선언했다는 내용을 전하는 기사가 나에게는 좀 특별하였다. 나는 솔직히 오정호 목사가 나서는 것 자체가 총신과 합동에 나쁜 먹구름을 몰고 오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오정호 목사가 부총회장직에 나선다고 해도 당선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말하지만, 나는 오 목사가 아예 안 나서는 것이 자신과 총신과 합동의 미래를 좋다고 생각한다.
 

WCC를 지지하는 오정호 목사

오정호 목사가 WCC를 내심 지지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다. 예장 합동의 2014년 94회 총회에서 오정호 목사는 다음과 같이 발언했다.

“민족복음화와 세계선교를 주도하고 견인해야 하는 우리 교단이 50년 전, 40년 전 문제 때문에, 통합이나 WCC에 대해 관계되는 것 가운데 우리의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겠지만, 우리가 일방적으로 WCC를 반대하는 때문에 목욕물을 버리다가 아이까지 버리는 ... 어떤 면에서 화합과 일치되는 부분에 있어서 우리의 신앙을 지킵시다.” (오정호 목사)

“우리와 통합교단은 신조가 같습니다. 신앙고백이 같습니다 ... 저도 WCC의 용공적인 면이나 과거의 모든 것이 옳다고 보지는 않습니다만, 새로운 시대니까 좀 연합하자는 면에 있어서 여기서 위원(회)를 내든지, 아니면 총신의 조직신학이나 역사신학 교수님들이 연구를 해서 우리가 어떤 부분은 협력하고 어떤 부분은 막을 것인지를 신중히 검토한 후에 (결정)해야지, 여기서 우리가 WCC를 막는다? 좋습니다. 이러면 우리 민족적 면에서, 민족복음화의 측면에서 참 어렵습니다.” (오정호 목사)

“WCC에 대해 ‘공산주의다!’하는 논리는 좀 많이 나간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신중하게 교단과 교단의 문제, 역사에 대한 문제, 민족복음화에 대한 문제이니까 우리 총대님들께서 이 문제는 신중하게 다루시는 것을 정중하게 요청드리겠습니다.” (오정호 목사)

민족복음화를 위해 WCC와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발언했던 오정호 목사는 아직까지 이 사실에 대해 자신의 진실한 속 마음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당시 이 발언이 정신혼미 상태에서 우연히 나온 내용인지, 아니면 평소의 소신을 표현한 것인지에 대해 분명한 말이 없다. 수년 전 총신 사대 당시 본인이 이 사실을 지적했을 때, 본인이 자신을 음해한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들었다.

그러나 위 내용은 오정호 목사 자신이 우리 총회 앞에서 공개적으로 했던 발언이다. 수 많은 총대들이 직접 들었고 우리 교단의 한 언론에 그대로 녹취되어 소개된 내용이다. 나는 이런 발언을 하는 사람이 총신과 합동의 신학정체성을 세우기 위해 교수들을 규합하여 무슨 일을 벌이는 것이 심히 못마땅하다. 그런데 이제는 교단의 총회장을 꿈꾸면서 공개적으로 먼저 부총회장직에 대한 욕심을 표명하는 것이 너무도 못 마땅하다.

“이전에 WCC에 대한 발언한 내용을 모두 취소합니다. WCC에 대해 우리 교단의 입장을 재고해야 한다고 발언했던 것을 공개적으로 회개합니다!” (오정호 목사에 대해 다수가 바라는 말) 

오정호 목사가 공개적으로 이 말을 하는 것이 왜 그리 어려운 일인지 나는 이해하지 못하겠다. 그리하지 못하는 것은 자신이 여전히 WCC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오정호 목사는 합동 총회의 막중한 자리에서 WCC를 내심 지지하고 옹호하는 자신의 심중을 말하는 그런 자세가 목사로서의 자신의 신앙적 뿌리를 스스로 파괴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오정호 목사가 안수받을 때 선서했던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은 다음과 같이 로마교회의 신앙과 그들의 교황에 대해 주의하고 경계하라고 가르치기 때문이다.

"주 예수 그리스도 외에는 교회의 다른 머리가 없다. 로마의 교황은 어떤 의미에서든지 그것의 머리가 될 수 없고, 그리스도를 대항하여 또 하나님이라 불리는 모든 것을 대항하여 교회 안에서 자신을 높이는 저 적그리스도요 죄의 사람과 멸망의 아들이다." (WCF 25:6)

"그러므로 천주교회에서의 소위 미사(the mass)의 제사는 그리스도의 유일한 제사 즉 택함받은 자들의 모든 죄들을 위한 유일한 속죄 제사에 대해 지극히 가증스럽게 유해(有害)하다." (WCF 29:2)

"개인적인 미사들(masses) 즉 사제(priest, 천주교회의 신부)나 어떤 다른 사람에 의해 혼자서 이 성례를 받는 것은, 사람들에게 잔을 거절하는 것과, 그 재료들을 예배함이나, 그것들을 들어올림이나, 공경하기 때문에 그것들을 가지고 다님과, 어떤 가장(假裝)된 종교적 사용 때문에 그것들을 보존함과 같이, 모두 이 성례의 본질과 그리스도의 제정에 반대된다." (WCF 29:4)

오정호 목사는 위 웨신서의 가르침을 읽으면서 “내가 언제 이것을 위배했나?”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우리 교단(합동)을 통합처럼 WCC와 교제하고 연합하는 길로 이끌이 위해 총회의 막중한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발언했던 사실이 로마교회를 경계하라는 위 웨신서의 가르침을 심각하게 위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WCC는 이미 로마교회의 거짓 신앙과 그들의 교황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오정호 목사가 WEA를 지지하는 것도 마찬가지인데, 이것에 대해서는 다음에 설명할 것이다). 


다음은 합동의 목회자인 김효성 박사가 목사가 WCC와 로마교회에 대해 연구한 글의 일부이다.

“세계교회협의회(WCC) 초대 총무이며 명예회장인 빌렘 비셜트 후프트는 WCC와 천주교회의 적극적 협력관계에 대해, “우리가 반복해 말하는 바는, WCC 내의 교회들과 천주교회는 이제 모두 한 동일한 교회연합운동의 일부분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말하는 것으로 충분치 않다. 우리는 그것을 증명해야 한다”고 말하였다. WCC의 전 총무인 에밀리오 카스트로도 말하기를, “현재 WCC와 천주교회 간의 관계는 매우 긍정적이며 모든 종류의 우호 관계들이 있다”고 하였다.

천주교회는 1959년까지 교회연합운동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교황 요한 23세와 바오로 6세의 노력으로 연합운동에 적극적이게 되었다. 1962년에 시작된 제2 바티칸회의는 그 특별한 전환점이었다. 천주교회는 아직 WCC의 회원이 아니고 회원권을 구하고 있지도 않지만 그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1968년 이후, 10-15명의 천주교 신학자들이 WCC 신앙직제위원회에 정회원으로 참여해왔다. 천주교회는 정규적으로 WCC의 주요 대회들에 참관인이었고 WCC의 프로그램 작성 간사 중에도 들어 있다. 1993년, WCC 신앙직제위원회 세계대회의 120명 회원 중 26명은 천주교인이었다.” (김효성 목사(예장 합동), 바른믿음/“로마 가톨릭은 WCC 회원권을 갖지 않으면서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다음은 본 교단의 기독일보의 2013년 10월 22일자 사설, “WCC, 로마 가톨릭교회와 다를 바 없다”의 일부 내용이다.

“그런데 WCC가 노력하는 교회연합의 배후에 로마 가톨릭이 있다. 즉 세계교회협의회의 로마가톨릭주의화가 그것이다. 진정한 개혁교회라면 종교 혼합주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나 로마가톨릭은 이미 종교다원주의요, 종교혼합주으로서 전통종교들을 다 수용했다. 멕시코나 필리핀에서는 그 나라의 민속종교를 수용했고 우리나라 역시 유교의 제사제도를 받아들였다. 구원의 절대성은 안중에 없고 오히려 개혁교회를 이단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가톨릭은 WCC를 배경으로 교묘하게 로마가톨릭주의화를 확산하고 있다. 그래서 뜻있는 신학자들은 역사적으로 종교개혁 이후 지금이 개혁교회의 최대 위기라고 말한다. 지금이야말로 개혁교회가 성경적인 교회로 환골탈퇴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그것만이 혼합종교로 무장한 로마 가톨릭주의화를 막을 수 있는 길이다.”

이와 같이 본 교단의 여러 사람들이 로마교회의 심각성과 로마교회와 실질적으로 연합되어가는 WCC를 경계하는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 총신과 합동의 신학정체성을 수립하겠다면서 총신 교수들을 규합하고, 이제는 본 교단의 총회장직을 바라보기 위해 먼저 부총회직 출마를 이제 공개적으로 천명한 오정호 목사가 걸어온 길은 어떠한가?

WCC를 지지하는 신학을 가진 사람이 개혁신학을 지향하는 합동 교단의 총회장 직을 꿈꾼다는 것이 어디 가당한 일인가? 만일 자신의 입장이 변했다면, 자신의 이전 WCC 공개적 옹호 발언에 대해 진실하고 깨끗한 처리를 하지 않고 구렁이가 담 넘어가듯이 넘어가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본 교단의 부총회장이나 총회장 자리를 꿈꾸는 사람의 마땅한 자세일까? 왜 오정호 목사가 다음과 같이 공개적으로 선언하지 못하는지 필자는 심히 유감이다. 

“이전에 WCC에 대한 발언한 내용을 모두 취소합니다. WCC에 대해 우리 교단의 입장을 재고해야 한다고 발언했던 것을 공개적으로 회개합니다!” (오정호 목사에 대해 다수가 바라는 말) 

본인과 <바른믿음>은 오정호 목사의 WCC에 대해 합동이 지금까지의 자세를 재고하여 예장 통합처럼 WCC와 좋은 관계를 가져야 한다고 발언했던 내용을 끝까지 물고 늘어질 것이다. 그것 외에도 오정호 목사에 대해 <바른믿음>이 합동 교단을 위해 묻고 따질 일들이 많다. 이것은 결코 오정호 목사 개인에 대한 미움이 아니고, 총신과 합동의 미래를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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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철 목사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 반석장로교회’의 담임목사이고 거짓 신학의 ‘견고한 진’(고후10:4)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작된 신학신문 <바른믿음>의 대표이다.
총신대학(B.A 졸업), 총신대학 신학대학원(M.Div Eqiuv.졸업), 아세아연합신학대학 대학원(Th.M 졸업), Liberty Theological Seminary(S.T.M 졸업), Fuller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Puritan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Liberty Theological Seminary(D.Min 수학), 남아공신학대학원(South African Theological Seminary, Ph.D)에서 연구하였고, 현재 University of Pretoria(Ph.D)에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사도 운동에 빠진 교회」, 「제3의 물결에 빠진 교회」, 「가짜 성령세례에 빠진 교회」,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 Story」, 「한 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 「능동적 순종에 빠진 교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