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로마교회가 교회로서 성경을 해석해야 할 이유는 성경이 그 자체로는 죽은 문자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성경이 교회의 산 말씀과 결합해야 하나님의 말씀이 된다고 주장한다.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이 되게 하는 보증이 교회의 해석이라는 것이다 (Schmauis, KD, III-1, 754. 756).

성경은 살아있는 하나님의 말씀이다. 교회가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확정해주므로 하나님의 말씀이 되는 것이 아니다. 성경은 그 자체로 하나님의 말씀이므로 성령이 성경의 말씀의 선포에 역사하신다.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으로서 자기 가신성과 자기 증거를 가지므로 교회가 외적으로 보증해야 하나님의 말씀이 되는 것이 아니다.

교회가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보증하고 확정해주어야 된다면, 성경은 결코 하나님의 말씀이 될 수 없고 죽어 있는 것이 된다.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으로서 살아있고 운동력이 있어서 좌우에 날선 어떤 검보다 예리하여 혼과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갠다 (히 4:12). 교회의 해석이 가해져야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역사하는 것이 아니고 언제나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역사한다.

로마교회가 교회의 성경 해석권을 주장하는 또 다른 이유는 교회가 구원을 매개해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개인들이 개별적으로 구원에 동참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에서 단체적으로 구원동참이 일어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교회가 성경을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Schmaus, KID, III/1, 754).

그런데 하나님은 교회의 매개를 통하지 않고 직접 역사하셔서 개인 영혼들을 구원하신다. 그러므로 교회의 공적 해석을 덧붙여야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일하는 것이 아니고, 성경이 자체로 역사하여 자기의 사신을 받아들이게 한다. 왜냐하면 성경이 자기 가신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로마교회는 교회가 구원을 매개해주기 때문에 교회가 가장 가까운 신앙규칙 (die nächste Glaubensregel)이고, 성경과 유전은 멀리 떨어진 신앙규칙 (die entfernte Glaubensregel)이라고 주장한다 (Schmaus, KD, III 1. 755).

로마교회의 문제점은 교회가 구원을 매개해주는 기관이라고 보는 데 있다. 교회가 구원을 매개해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구원을 개인에게 직접 공급하신다. 만일 교회가 신앙의 가장 가까운 규칙이면 사람들을 교회의 속박에 얽어매는 것이어서 구원에서 완전히 멀어지게 한다. 하나님이 직접 구원하신다.

또 로마교회는 주장하기를 교회의 선포가 어디서 어떻게 그리스도를 발견할지를 말해준다고 한다. 왜냐하면 교회의 선포가 사람들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인도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Schmaus, KD, III/1, 756),

교회가 복음을 선포하면 그 선포에 그리스도가 제시된다. 성경이 말한 대로 그리스도를 선포하면 사람들이 다 구원에 이른다. 성령이 복음선포에 역사하여 그리스도를 구주로 받아들이게 하시기 때문이다. 그리스도를 선포하는 일은 성경에 제시된 대로만 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교회의 해석을 통한 선포로 사람들이 그리스도를 발견하는 것이 아니다.

로마교회는 주장하기를 교회의 공적인 해석이 없으면 인간적인 원함들, 삶의 느낌들, 시대 제약적인 견해들이 성경 해석에 더해져서 삶의 느낌들을 성경 해석의 표준으로 삼게 된다는 것이다 (Schmaus, KD, III/1, 758).

성경 해석에 이런 일들이 있게 되는 것은 개인적 해석이나 공적 해석이나 동일하게 나타난다. 오히려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 자체로 받는 자들에게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성경은 명료성을 가졌으므로 그 전하고자 하는 사신(使信)을 분명하고 확실하게 받아들이게 하는 힘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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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철원 박사는 서울대학, 총신대 신학대학원(M.Div), 미국의 웨스트민스터 신학원(Th.M), 화란의 자유대학교(Ph.D)에서 연구하였다. 화란의 자유대학에서 칼 발트의 신학을 지지하는 지도교수 베인호프와 다른 발트의 제자 신학자들과의 토론에서 칼 발트의 신학의 부당성을 증명하였다. 발트의 사상을 반박하는 내용을 담은 논문 '그리스도 창조-중보자직'을 관철하여 박사학위를 얻었고, 이 논문이 독일 튀빙겐대학이 선정한 20세기의 대표적인 신학 논문 100편에 수록되어 한국 교회의 위상을 드높였다. 총신대 신대원장 등을 역임하면서 수 십년 동안 목회자들을 길러내는 교수사역에 헌신하다 영예롭게 은퇴한 후에도 여전히 쉬지 않고 연구하시며 <바른믿음>의 신학자문 역을 맡아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