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중교회, 즉 청교도 회중파들의 가르침 가운데 가장 큰 해악 중에 하나가 회심준비라고 하는 비성경적 가르침이다. 회중파 청교도들의 율법준수는 가히 자신들의 신앙 전체를 규정하는 아주 중요한 척도가 되었다. 회중파 청교도들이 신앙의 자유를 찾아 도착하여 교회와 학교를 세운 것은 아주 귀한 사역이다. 그러나 그들이 보스턴 인근에서 자신들의 신앙을 지키기 위해 저지른 마녀재판은 그야말로 끔찍한 살인이 아닐 수 없다.

1691년 미국 세일럼에서 청교도주의자들에 의해 150 여명의 여자들이 마녀로 의심되었고, 19명의 소녀들이 마녀로 규정되어 교수형에 처해 진 역사적 사건을 보면 그 속에 얼마나 율법주의에 대한 강한 신앙의 의지가 있었는지 알 수 있다. 계명을 어겼다는 이유로, 이방종교를 가진 자들과 교제하였다는 이유로 로마교회가 자행하고 있었던 마녀재판을 회중주의자들이 실행한 것이다.
 

 

우리는 이 사건을 단지 하나의 에피소드로 여겨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이들의 신앙 속에 잠재하고 있는 율법주의는 미국교회를 아주 쉽게 자유주의로 몰고 갔기 때문이다.

최근에 한국교회 안에 일어나고 있는 신앙논쟁에 대한 모습을 보면 참으로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마치 서로의 진영 논리인 듯 그렇게 물고 뜯고 싸우고 있기 때문이다. 신학 논쟁에 가장 중요한 척도는 바로 성경이다. 그런데 지금 논쟁 가운데 있는 모습들을 보면 마치 세상 정치꾼들의 패거리 정치하는 모습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신학교의 교수라고 하는 자들이 마치 자신들의 결과물만이 오류가 없는 완전한 가르침인 것처럼 그렇게 규정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성경을 통해 단 하나도 바르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저 하는 말이라고는 어떤 학자가, 아니면 신앙고백서에서 급기야는 장로교가 인정하지 않고 있는 능동순종에 대해서 장로교 목사들이 그것은 예전부터 있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주장하고 있다.

이런 자세는 신학 논쟁을 하는 데 있어 아주 무익할 뿐 아니라 어리석은 짓이다. 학자와 목사는 문제를 제기하는 일이 발생되면 그에 대한 답변을 성경에서 찾아 바르게 가르쳐야 하는 책임이 있다. 이런 자세를 보이지 않고 그저 누가, 아니면 예전부터 있었던 것이니 문제 삼고 논하면 안 된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아주 무책임한 자세이며 자신의 신분을 망각한 처사이다.

회중파 청교도들의 회심준비론에 대해 칼빈은 후대에 일어날 일을 미리 알고 말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칼빈은 성경을 가지고 당시 피기우스와의 논쟁을 하는 가운데 은총을 받기 위한 인간의 준비는 없다고 하는 글을 성경을 통해 제시하였다.
 

“하나님의 은혜를 받기 위하여 스스로를 준비시키는 것은 인간의 능력 안에 있지 않으며, 회심 전체가 하나님의 선물이다. 이 사실은 성경에서 너무나 확실하고 분명한 증거를 가지고 있다 (겔11:19, 36:26). ... 준비에 대한 어떤 여지가 남아 있는가? (사65:1), ... 그러므로 하나님의 사역은 우리보다 앞서 가서 우리를 자기에게로 회심시키는 것이다. 의지를 행사하는 것보다 생각하는 것이 훨씬 더 적은 일일지라도, 바울은 우리에게 선한 것을 생각할 능격조차도 남겨두지 않았다 (고전2:14).

이것은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따라서 주께서 우리를 그분의 길로 돌아오도록 인도하실 때, 우리 모두는 양처럼 제 갈 길로 갔고 우리 각자는 자기의 길로 돌아섰다는 것을 우리는 예언자와 함께 인정한다. 또한 주께서 이 영광의 어떤 부분도 다른 곳으로 돌려지는 것을 허락지 않으신다. 눈먼 우리가 빛을 얻고 어두움에서 그의 빛으로 옮겨지고 (벧전2:9, 행26:18), 우리의 마음이 새롭게 되고 (롬12:2), 마지막으로 사망에서 생명으로 일어나게 되는 것은 (요5:24, 요일3:14) 자신의 사역이라고 그분은 외친다. 죽은 자가 하나님의 은혜를 끌어내기 위해서 무슨 준비를 하겠는가?” (칼뱅 소품집 1. 박건택 편역. 르네상스. p 883-885)

구원을 위해 먼저 율법의 뭉둥이로 두들겨 맞아야 한다는 회심준비론자들의 가르침은 성경적이지 않다. 또한 회심준비론자들은 하나님의 은혜를 받기 위해, 구원을 받기 위해서는 죄를 깨달아야 하고 충분히 버린 상태가 되어야 은혜의 메시지를 알 수 있다고 가르쳤다.

그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존 번연이다. 존 번연의 천로역정에 대한 그림을 가장 비판한 사람이 바로 찰스 스펄전이었다. 스펄전은 존 번연은 자신의 좋은 친구이지만 그가 가르친 천로역정은 예수 그리스도에게로 죄인을 바로 인도하지 못하고 (당신이 구원을 받기 위해서는 십자가에 죽으신 주 예수 그리스도에게로 단번에 가야 한다) 단지 저기, 또는 누구에게로 가라고 준비만 시켜준 번연의 가르침은 바른 복음이 아니라고 질책하였다.

같은 청교도 목사였던 토마스 보스턴이 회심준비론을 비판하자 다른 회심준비주의 청교도들은 그에게 무율법주의라고 하는 프레임을 씌우면서 비난하였다. 회심준비론은 목사들에게 아주 악한 영향을 끼진 잘못된 가르침이라고 하는 것을 이미 믿음의 선진들이 규정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선한 양심을 가진 목사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성경과 그리고 바른 신학에서 가르치는 것을 기준으로 계속 배워야 한다.

칼빈은 인간이 구원을 받는 일에 있어 그 어떤 준비도 허락하지 않았다. 그뿐 아니라, 죄인을 부르시고 구원의 은혜를 주시는 분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이시며, 인간은 구원에 대하여 그 어떤 노력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

또 한편 회심준비론은 개혁교회의 신조 가운데 돌트 신조와 반대되는 사상이다. 죄인의 구원이 불가항력적 구원이므로 인간은 자신의 의지로 구원의 은혜를 거부하거나 스스로 수용할 수 없다는 것과 아주 정면으로 대치되는 것이다. 예수님은 중생한 자는 바람이 어디에서 불어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것처럼 성령의 역사로 말미암아 그렇게 구원을 받는다고 말씀하셨다. 구원의 창시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기억하고 순종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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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남 목사는 임진남 목사는 총신신대원(M.Div)에서 공부한 합동교단 소속 목회자이다. 2012년에 김제예본교회를 개척하여 담임하고 있고, 칼빈주의 개혁교회를 이루기 위해 그리스도 중심의 설교와 종교개혁의 위대한 유산인 신앙고백서들 가지고 성도들을 온전하게 세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개혁신학 연구에 특별한 관심과 소명이 있어 서철원 박사와 함께 신학연구 모임을 진행하는 ‘한국개혁신학연구원’의 총무로 섬기고 있고, 저서로는 설교집 <다니엘이 증거한 복음>, <엘리야가 증거한 복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