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은 신앙의 영역 외에 여러 면에서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영양분이 되어야 마땅하다. 성경은 그 점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할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 데 없어 다만 밖에 버려져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겨지지 못할 것이요. 사람이 등불을 켜서 말 아래에 두지 아니하고 등경 위에 두나니 이러므로 집 안 모든 사람에게 비치느니라.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 5:13-16)

기독교인이 하나님을 예배하고 섬기는 신앙의 영역뿐 아니라 사회인의 한 사람으로서 사회를 이롭게 할 수 있는 원인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구속을 적용하시는 성령의 사역으로 인해 ‘하나님의 형상의 회복’이 이루어지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형상의 회복이 이루어지는 사람의 특징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정직, 지성, 양심, 겸손 ... 이루 말할 수 없는 많은 점들이 하나님의 형상의 회복이 이루어지는 그리스도의 특징이다. 간단히 말하면 ‘인간성 회복’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더 쉽게 말해  ‘상식’의 회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성령의 임재하심의 증거를 “알랄랄라 우알라스테 오옷요세 신노리세!” ...하는 것으로 말하였던 지난 날의 한국 교회는 산신령과 당골래의 종교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너무나도 무지하였던 무속의 날들이었고, 그 열매를 지금 한국 교회가 거두고 있다. 

그런데 최근 도무지 기독교인의 인간성 회복, 정상적 사람의 바람직한 상식을 보기 어려운 기독교인들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그들의 이름이 지금 한국에서 이렇게 불리워지고 있다.

“자유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사람!”
“태극기를 사랑하는 애국시민!”
“우파 그리스도인!”

물론 이런 말 자체가 나쁘지는 않다. 나는 미국 사회 속에서 나의 정체성을 이런 말들로 표현한다. 민주당보다는 상당히 성품이 불안정하고 별난 트럼프와 공화당의 성공을 바란다.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민주당의 재집권보다는 그래도 기도하는 흉내라도 내는 트럼프의 재선출을 바란다. 총기문제, 이민자 대접, 저소득층 정책 등에 대해서는 민주당의 노선이 좋다. 기독교적 가치를 생각하고 세계적 불량국가인 중국의 공산당을 다스리는 문제를 생각하면 트럼프와 공화당의 성공을 바라지 않을 수가 없다.

미국 사회에서 나 자신을 ‘성조기를 사랑하는 애국시민!’이라고 말하는 것이 부끄럽지 않다. (그런데 한 번도 성조기를 대문에 건다거나 차에 붙이지는 않았다). 미국 사회에서 나 자신을 “우파 그리스도!”이라고 말하는 것도 가능하다. 우파 그리스도인이라는 말보다는 보수적 그리스도인이라고 나를 소개하고 싶다.

그러나 한국에서 절대로 저런 말들로 나를 소개하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자유 민주주의를 사랑한다!”, “태국기를 사랑하는 애국시민!”, “우파 그리스도인!”이라는 말을 특별히 자주 사용하는 한국의 목회자들의 정신 상태가 새로운 이단 스타일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근자에 이런 말들을 유별나게 사용하는 사람들 가운데 온전한 신앙 인격을 가진 사람을 거의 보지 못했다.

위 세 가지 용어로 자기의 정체성을 표방하는 목회자들에게서 발견되는 비상식적인 점들은 크게 다음의 두 가지이다.
 

1. 비뚤어진 역사관

위 세 가지 문구들로 자신을 선전하는 목회자들 대부분에게서 일제 식민시대에 대한 올바른 관점이 나타나지 않는다. 구한말에 우리 조상들은 변하는 세계의 신문명의 질서를 파악하지 못하고 허숭세월하다가 세계 최약체 국가가 되어 아무나 건드리는 동네 북이 되었다. 강대국으로 부상한 미국과 일본의 장기판 놀이로 36년 동안 일본의 노예생활을 하게 되었다. 그들은 이와 같은 역사를 보는 눈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반대로 '김일성과 북한 놈들'이 6.25를 일으켜셔 우리 나라가 이런 불행한 나라가 되었고, '미국의 도움'으로 '북한 놈들'을 물리쳤으므로 이 만큼 산다고 한다. 일본이 36년 동안 우리는 지배하면서 가르쳐 주고 남겨준 유산으로 이 정도의 경제 발전을 이루었다는 것을 강조하는 특이한 역사관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 민족에게 일제 36년 노예살이가 없었다면:
 

1)우리 선조 독립투사들이 중국의 장개석의 민주군대와 협력하는 없었다.

2)우리 선조 독립투사들이 모택동과 소련의 공산군대와 협력하여 일본과 싸우는 일도 없었다.

3)일본 천황의 청년 장교 박정희 소위, 백선엽 대위 등 일부 선조들이 일본 군대에 속하여 우리 독립군들을 잡아 죽이려고 수고할 일도 없었다.

4)그랬다면 훗날 미국의 원자폭탄으로 인해 해방된 조국에서 과거의 독립투사들이 누구의 이념이 조국을 더 이롭게 할 것인지에 대한 논쟁과 시비와 경쟁도 일어나지도 않았다.

5)그랬다면 세계 역사상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은 폭탄과 무기를 사용하여, 가장 많은 인명을 살상한 6.25 전쟁도 일어나지 않았다.

6)그랬다면 '철천지 원수 북한 놈들'에 대한 증오 속에서 70년을 살지도 않았다.

하나님의 은혜를 입은 상식을 갖춘 인간이라면, 그리고 하나님의 은혜를 입지 못하였어도 보통의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북한 놈들'을 쳐 죽이고 싶기 전에 36년 동안 우리를 지배한 원수 일본 놈들에 대한 분노가 더 우선이어야 한다.

그런데 기독교 목사까지 된 사람들에게서 신기한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극우 기독교 현상인데, 이것은 한국에서 기독교가 끝나고 있음을 말해 주는 싸인이다. 좌측으로 신천지 같은 사이비 집단들이 일어나 교회와 사회를 힘들게 하고 우측으로는 괴상한 기독교 극우들이 출현하여 교회와 사회를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사람들이 모두 목회를 그만 두어야 교회가 살고 사회가 살 것이라 생각된다. 왜냐하면 기독교 극우들을 통해 복음이 전해질 수 없기 때문이다. 다른 사회인들에게 도무지 인정받지 못하는 비상식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불신자들에게 복음을 전하겠는가? 지금 한국 교회는 신천지 같은 좌측의 이단들을 물리쳐야 하고, 우측의 극우 기독교 이단들도 물리쳐야 하는 어려운 지경에 처해지고 있다.
 

2. 억울하게 죽은 이웃들을 조롱하는 비뚤어진 인성

한국은 해방 직후 가장 가난한 나라였고 독재 정치로 신음하였던 나라이다. 개발 도상국가들의 역사에서 가난과 독재는 늘 함께 하는 두 개의 수래바퀴인데, 한국의 역사에서도 그랬다. 권력을 잡기 위한 군부의 쿠데타는 개발도상국가들에게서 자주 일어난 현상이었다. 아프리카의 어떤 나라는 군인들의 쿠데타가 수 십 번이나 있었다. 

지독한 가난에서 벗어나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서는 과정에서 두 번의 군인들의 쿠데타가 일어났고, 모두 성공했다. 해방 직후 등장한 독립운동가 이승만 정권에서부터 전두환 정권에 이르기까지 양민들이 빨갱이로 몰려서 학살당하는 불행한 일들이 수 없이 일어났다. 이승만은 과거 친일하였던 사람들과 함께 힘을 합하여 나라와 정권의 안정을 위해 거창, 제주도, 여수와 순천 등에서 수 만 명을 빨갱이로 몰아 죽였다.

조선 독립군들을 토벌하는 일본 관동군 장교였던 박정희는 해방 직후 공산당에 가입한 '남조선 노동당 군사총책'의 직책까지 맡았다. 여순 사건 이후 체포되어 공산당에 가입한 죄를 철저하게 반성하였다. 진실한 회개의 증거로 자신이 '남조선 노동당 군사총책'으로서 은밀하게 관리하였던 국군 속의 공산당 가입자들, 즉 빨생이들의 명단을 모두 군검찰에 넘겼다. 공산주의자 박정희의 회개로 말미암아 대한민국 국군 내의 공산당 가입자들이 모두 일거에 죽임을 잘 당했다. 

이후 박정희는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하여 대통령이 되었다. 좋은 일도 많이 하고 나쁜 일도 많이 하였다. 박정희의 가장 대표적인 나쁜 일은 민주화 운동하는 정치인들과 시민들에게 빨갱이 올가미를 씌우고 합법을 가장하여 죽였다는 것이다. 과거 자신은 진짜로 북한 노동당에 가입하였으나 철저하게 회개하고 그 증거로 자신이 관리하던 빨갱이 동료들의 명단을 다 밀고하여 자기 목숨을 구하였다. 그런데 권력을 잡은 박정희는 자신이 회개와 은혜로 목숨을 구하였던 것을 생각하지 않고, 자기의 장기 집권과 독재을 위해 반대하는 양민들에게 너무도 무자비했다. 진짜 한때 자기처럼 빨갱이였더라도 반성과 회개의 기회도 주지 않았다. 빨리 잡아서 무조건 빨리 빨리 죽였다. 그들이 진짜 공산주의자들이었다면, 자신이 전향한 것처럼 그들에게도 전향할 기회를 주는 것이 좋았을 것인데 ... 

박정희 정권은 권총 한 방에 무너졌으나 대신 전두환 신군부 정권이 등장하였다. 새로운 군인들이 권력을 잡는 과정에서 또 다시 양민을 빨갱이로 몰아 죽이는 역사의 어둠이 되풀이 되었다. 광주에서 군부의 퇴진을 외치는 양민들을 또 빨갱이로 몰았다. 공수부대원들이 곤봉과 대검과 총으로 학살했다. 많은 여성들이 길거리에서 함께 외쳤으나 지금 나타나는 그 당시 여성들은 거의 없다. 그녀들은 이후 체포되어 단지 고문만 받은 것이 아니고 또 다른 몹쓸 짓을 당했으므로 죄인처럼 숨어사는 것으로 짐작된다.

나도 한때 광주에 진짜 빨갱이들이 있어 교도소를 습격하였다는 가짜 정보를 믿었다. 그러나 지금 밝혀진 바에 의하면 교도소 습격이라는 것은 혼란을 피해 담양으로 빠져나가려는 양민들을 그냥 쏘아 죽였던 또 다른 학살일 뿐이었다. 

섣부른 현대 역사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거듭난 목사들의 상식과 아주 기초적인 상식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군대에 의해 죽은 양민들의 숫자가 적어도 10만은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 중에 진짜 빨갱이는 얼마나 될까? 아무리 많이 잡아도 아주 소수일 것이다.

소위 목회자라는 사람들이,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 복음을 전한다는 목회자라는 사람들이 그렇게 억울하게 죽어간 그 영혼들이 잘 죽었다고 박수치는 행동을 한다는 것이 거듭난 인간성에 맞는 일인가? 사람의 상식에 맞는 일인가? 억울하게 죽임 당한 가족의 죽음으로 피눈물이 맺힌 이웃의 가슴을 다시 죽창으로 찌르고, 대검으로 난자하고, 총으로 갈기는 언행을 일삼는 것이 사람으로서 할 일인가?

그런데 기독교 극우 목사들이 매일 물 마시듯이 그런 일을 한다. 매일 자신들의 페북과 카톡 방에서 민주화의 과정에서 총과 대검과 몽동이에 맞아서 살해된 양민들의 억울한 죽음을 찬양하고 조롱하면서 세월을 보낸다. 그렇게 상식이 없고 개념이 없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목사가 되었어도 성령의 임재가 없으므로 인간성 회복이 일어나지 않고 양심과 상식의 회복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라고 해석된다.

한국 교회는 좌로 신천지 같은 이단과 싸워야 하고 우로 극우 목회자들과 싸워야 한다. 참 이상한 것은 그런 극우 세력들 속에 최고의 개혁신학을 표방하는 청교도주의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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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철 목사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 반석장로교회’의 담임목사이고 거짓 신학의 ‘견고한 진’(고후10:4)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작된 신학신문 <바른믿음>의 대표이다.
총신대학(B.A 졸업), 총신대학 신학대학원(M.Div Eqiuv.졸업), 아세아연합신학대학 대학원(Th.M 졸업), Liberty Theological Seminary(S.T.M 졸업), Fuller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Puritan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Liberty Theological Seminary(D.Min 수학), 남아공신학대학원(South African Theological Seminary, Ph.D)에서 연구하였고, 현재 University of Pretoria(Ph.D)에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사도 운동에 빠진 교회」, 「제3의 물결에 빠진 교회」, 「가짜 성령세례에 빠진 교회」,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 Story」, 「한 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 「능동적 순종에 빠진 교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