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구원 후에는 새로운 계시가 진행되지 않는다.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사역으로 말미암아 필요한 진리가 다 성경에 담겨져 있다. 즉 모든 성경계시의 목표가 다 실현되었으므로 더 이상의 계시가 진행되거나 새로 추가되는 것이 아니다. 성경이 모든 진리를 완전하게 담고 있기 때문이다.

본질적 완전성은 영원한 구원 얻음에 필요한 모든 진리를 담고 있는 것을 말한다. 보존의 완전성은 성경이 파괴나 허위화가 결코 이루어지지 않게 보존되었으므로, 어떤 한 책이나 한 부분이 성경 외의 다른 것에 의해 보충될 필요가 전혀 없다. 하나님을 섬김과 구원에 필요한 모든 진리들이 손상 없이 보존되도록 하나님이 섭리하셨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성경 내용을 보충한다는 유전(traditio)과 새로운 계시에 의한 보충을 전혀 필요로 하지 않는다. 예수 그리스도가 궁극적인 계시이므로 새로운 보충을 전혀 필요로 하지 않으며, 기록되지 않은 유전에 의해 성경의 진리가 조명되고 추가되는 것이 결코 아니다. 모든 성경계시의 목표가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서 성취되었고 궁극적인 구원이 이루어졌으므로,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새로운 계시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마지막 말씀이고 궁극적인 계시이므로 더 이상 사소한 계시가 계속될 필요가 전혀 없다.

성경은 인간의 연약성과 세상에 지배하는 오류의 세력 때문에 세상의 구원을 위해 필수적이다. 성경이 없으면 바른 진리에 이를 수 없고 구원에 결코 이르러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성경이 기록되므로 계시의 진리가 순수하게 보존되어 모든 인류를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뜻을 이룰 수 있게 되었다. 계시된 진리가 분명히 명기되지 않고서는 교회는 진리를 상실하여 구원의 사역을 다 이루지 못할 것이다. 성경계시는 세상 구원에 필수적이다. 성경 없이 구원은 불가능하여 하나님을 바로 섬길 수 없고 하나님을 알 수 없으며, 예수 그리스도를 구속주로 믿을 수가 없다. 성경은 구원 얻음과 하나님 섬김에 필수적이다.

하나님의 근본 뜻은 죄악을 제거하여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는 것이다. 이 일을 위해서 하나님은 모든 일을 진행하셨다. 이 일을 이루기 위해서 자기의 뜻과 계획을 정확하게 알리서야 했다. 그러므로 성경은 하나님의 창조경륜을 이루는 데 필수적이다. 성경의 명료성은 성경에 담겨져 있는 구원진리와 믿음생활에 필수적인 진리를 누구나 읽어 밝히 이해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교회나 다른 권위 있는 자들의 지도가 없어도 그 내용을 잘 알 수 있다.

벤델리누스(Wendelinus)도 성경은 영생의 획득과 교회 보존에 필수적이어서 그 본질적 내용이 명료하게 제시되어 있으므로, 학식이 없는 자도 구원에 이르기 위한 마음으로 읽으면 명백하게 이해될 수 있다고 하였다 (perspicuitas, qua, quate ad saluten sunt scitu necessaria, in scriptura ita perspicue et clare sunt explicata, ut ab indoctis quoque fidelibus devote et attente legentibus intelligi possint, Marcus. Wendelinus, prolegomena, Cap. 31. Heppe, Die Dogmatik, 13).

이것은 성경의 모든 단어들과 문장들이 의심할 수 없이 명료하다는 것은 아니다. 성경의 명료성은 구원에 이르게 하는 계시의 근본 진리들을 포함하는 부분을 뜻한다. 또 우리가 필수적으로 알아야 할 구원진리들에 대해 분명하고 확실하게 제시한다. 그러므로 성경의 구원진리를 깨닫기 위해 교회의 해설과 지도가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

성경의 명료성은 해석의 필요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성경진리의 필수적인 요목은 해석 없이도 명백하고 명료하게 알 수 있다. 그러나 성경을 해석함은 말씀의 의미와 그 용도를 하나님의 영광과 교회의 세움을 위하여 해명함을 뜻한다(Interpretatio S. Scripturae est explicatio verbi sensus et usus ilius, verbis perpicuis instituta ad gloriam Dei et aedificationem ecclesiae, Amandus Polanus, syntagma, I, 45: Heppe, Die Dogmatik, 13).

성경의 어려운 부분들을 해석할 때는 성경 외적인 다른 것에 의해 해석하거나 교회의 권위에 의거해서 해석하는 것이 아니고, 성령의 인도와 조명에 의존해서 해석한다. 성경의 중심사상에 의해서 어려운 부분을 해석하는 신앙의 유비(analogia fidei)에 의해 해석하는 것을 뜻한다. 성경의 중심인 그리스도에 의해 성경을 해석하는 것이다. 신앙유비는 교회의 근본 교리들을 따라 다른 부분들을 해석하고 논하는 것을 말한다(Analogia fidei est argumentatio a generalibus dogmatibus, quae omnium in ecclesia docendorum normam continet, Chamier, I, 17, Heppe, Die Dogmatik, 13).

어두운 부분은 명료한 부분에 의해서 조명되고 해석된다. 또 부분은 전체에 의해 조명되고 해석된다. 성경의 해석은 성경에 의해서 해석하는 것이다. 즉 성경이 자기 해석자이기 때문이다 (Scriptura interpres sui ipsius est). 여기서 확정할 것은 성경의 단어에 분명히 나타나 있는 것만이 아니고 거기서 도출한 귀결도 성경의 내용으로, 계시의 진리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해석은 성경의 참 의미를 말함과(enarratio veri sensus scripturae) 실천에 적용함(accomodatio ad usum)으로 이루어진다. 성경 단어들의 참 의미는 문자적 의미(sensus literalis)이다. 그러나 문자적 의미가 신앙의 조항들(articuli fidei)과 충돌하거나 사랑의 교훈(praecepta caritatis)과 상치 (相馳)되면, 성경의 다른 이해를 요구하게 된다. 이 경우에 비유적 의미(sensus figuratus)가 허용되며 우화적 해석도 허용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지나치면 안 되고 언제나 성경의 중심 진리와 일치하게 해야 한다. 문자적 뜻을 넘어서면 이미 성경이 말하는 의미를 벗어나므로 성경적 진리가 아니게 된다.

당대의 사상으로 번역하는 것은 성경의 근본 뜻을 무시하고 성경을 변용하는 일이므로 성경의 해석이라고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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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철원 박사는 서울대학, 총신대 신학대학원(M.Div), 미국의 웨스트민스터 신학원(Th.M), 화란의 자유대학교(Ph.D)에서 연구하였다. 화란의 자유대학에서 칼 발트의 신학을 지지하는 지도교수 베인호프와 다른 발트의 제자 신학자들과의 토론에서 칼 발트의 신학의 부당성을 증명하였다. 발트의 사상을 반박하는 내용을 담은 논문 '그리스도 창조-중보자직'을 관철하여 박사학위를 얻었고, 이 논문이 독일 튀빙겐대학이 선정한 20세기의 대표적인 신학 논문 100편에 수록되어 한국 교회의 위상을 드높였다. 총신대 신대원장 등을 역임하면서 수 십년 동안 목회자들을 길러내는 교수사역에 헌신하다 영예롭게 은퇴한 후에도 여전히 쉬지 않고 연구하시며 <바른믿음>의 신학자문 역을 맡아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