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교회연합운동은 심지어 종교다원주의 경향을 띤다. 종교다원주의란 모든 종교가 같은 하나님을 섬기는 다양한 길이며 결국 다 천국에 이르게 한다는 사상이다. 종교다원주의는 자유주의 신학의 한 결과이다. 폴 틸리히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기독교 자체는 최종적이지도 않고 보편적이지도 않다. 단지 그것이 증거하는 바가 최종적이고 보편적일 뿐이다. 기독교의 이 심오한 변증법을 잊어버리고 교회적인 혹은 정통적인 자기 주장들로 기울어져서는 안 된다. 그러한 자기 주장들에 대항하여, 소위 자유주의 신학은 한 종교가 최종성이나 심지어 우월성을 주장할 수 있다는 것을 부정함에 있어서 옳다.

이러한 사상은 종교다원주의의 길을 열어 놓았다.

특히, 오늘날의 교회연합운동은 종교적 다원주의의 경향을 보인다. 1983년 WCC 뱅쿠버 총회는 WCC 35년 역사상 최초로 힌두교, 불교, 유대교, 이슬람교, 시크교 등 다섯 개 세계 종교들의 지도자들을 초청하여 공식적으로 연설케 하였다.

WCC 뱅쿠버 총회는, “우리는 우리가 증거하는 예수의 탄생, 생애, 죽음, 부활의 독특성을 주장하는 한편, 다른 종교들을 가진 사람들 가운데서의 종교적 진리의 추구에 하나님의 창조적 사역이 있음을 인정한다”고 선언하였다.

WCC 종교간의 대화위원회의 지도자인 죤 테일러(John Taylor)는 대표자들에게 말하기를, 모든 종교는 서로를 필요로 한다는 데 협의회 회원들 가운데 일치가 있다고 하면서, “이슬람교도들과의 대화가 이슬람교도들에 대한 선교 활동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에 의해 방해된다. 우리는 이슬람교도들 가운데서의 모든 선교적 노력을 중지해야 한다. . . . 많은 유대교인들이 제발 우리를 그냥 놔두라고 말한다.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유일한 태도는 그것을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더욱이, WCC 인사들 중에는 기독교의 절대성을 명백히 부정하는 자들이 있다. WCC 종교 간의 대화위원회의 의장인 더크 멀더(Dirk C. Mulder)는 “당신은 불교인이나 힌두교인이 그리스도를 믿지 않고도 구원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물론이죠! 물론이죠!”라고 대답하였다.

WCC의 타종교들과 이념들과의 대화위원회 의장인 웨슬리 아리아라자(S. Wesley Ariaraja)는 1985년 WCC를 통해 출판된 성경과 타종교인들(The Bible and People of Other Faiths)이라는 그의 책에서 기독교의 절대성을 명백하게 부정하였다. 그는 절대적 의미의 진리는 아무도 파악할 수 없다고 말한다(p. 27). 그가 기독교의 절대성을 부정하는 이유는, 성경이 서로 다르고 모순된 기독론을 가지고 있고(pp. 21, 22, 67) 성경의 언어가 신앙의 언어이기 때문이라고 한다(pp. 6, 9, 24, 26). 또 그는 말하기를, “타종교인도 하나님의 자녀이므로, 우리는 형제 자매이며 순례자이지 이방인이 아니다. . . . 힌두교인은 회개의 대상이 아니다. 그는 동료 순례자이다”라고 한다(pp. 9-11, 56). 심지어, 그는 “만일 당신이 나에게 참된 증거의 가장 큰 방해거리이었던 한 가지 요인을 골라내라고 요구한다면, 나는 어떤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에 대해 주장하는 절대적 주장들이 그것이라고 말할 것이다”라고 말한다(p. 53).

 

1990년 1월, WCC의 살아 있는 종교들에 속한 사람들과의 대화위원회의 스위스 바아르에서의 모임은 15개국에서 온 21명의 헬라정교회, 개신교회, 천주교회 신학자들과 전문가들이 참여하였고 ‘종교적 다원성: 신학적 관점들과 선언들’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작성하였다. 그 문서는 선언하기를,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길 외의 다른 길들의 추종자들 가운데서 선함과 진실과 거룩을 보고 경험했기 때문에 . . . 우리는 우리 자신이 구원을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명백한 인격적 의탁에 제한시키는 신학을 넘어서서 나아갈 필요성을 인식한다는 것을 발견한다”라고 하며 십자가와 부활에서 드러난 하나님의 구원적 신비는 “하나님의 계획이 그 성취를 향해 펼쳐질 때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들로 매개(媒介)되고 표현된다. 그것은, 그리스도의 우리 밖에 있는 자들이 그들의 구체적 상황 속에서 그리고 그들을 지도하고 감동하는 종교적 전통들의 구조 안에서 성실하고 진실한 삶을 살 때,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방법들로 그들에게 주어질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한다.

1991년 호주 캔버라에서 열린 WCC 7차 총회에서 한국의 정현경은 주제 강연에서 한(恨)을 안고 죽어간 영들, 예를 들어 하갈의 영, 우리아의 영, 입다의 딸의 영, 헤롯에게 죽임 당한 어린아이들의 영, 잔다크의 영, 십자군 파병 때 죽어간 백성들의 영, 지구상의 토착민들의 영, 나찌 시대에 가스실에서 죽은 유태인들의 영, 히로시마와 나카사끼에 투하된 원자폭탄으로 죽임 당한 자들의 영, 광주에서, 천안문에서, 리쿠니아에서 죽은 자들의 영, 심지어 인간의 탐욕으로 파괴되고 착취된 땅과 공기와 물의 혼 등을 부르는 샤마니즘적 행위인 초혼(招魂)적 행위를 하였다.

감신대학 전 학장 변선환 교수는 기독교 사상에 쓴 글에서 “저들의 종교[타종교들]도 그들 스스로의 구원의 길을 알고 있다”고 말하고, 또 그는 “그리스도만이 보편적으로 유일한 구속자이신 것이 아니다,” “우주적 그리스도는 마리아의 아들 예수와 동일시할 때 거침돌이 된다”고 했다. 심지어 그는 “그리스도는 힌두교 안에 있다”고 주장하였다. 또 그는 크리스챤 신문 1990년 12월 8일자에 기고한 글에서 “기독교 밖에 구원이 없다는 교리는 신학적인 토리미의 천동설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고 또 “종교의 우주는 기독교도 다른 종교도 아니고 신을 중심하여 돌고 있다는 것을 기독교는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또 그는 “예수님을 절대화, 우상화시키며, 다른 종교적 인물을 능가하는 일종의 제의의 인물로 보려는 기독교 도그마에서 벗어나 . . . 신 중심주의로 전환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또 그는 현대사조라는 정기간행물에 기고한 글에 말하기를, “교회가 말하지 않아도 이미 선행[先行]하여 그리스도를 섬기고 있으며 기독교의 선교사가 하나님 나라를 비기독교 세계에 가지고 오지 않아도 이미 하나님 나라는 거기서 역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신대학의 김경재 교수는 조선일보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유일신(monotheism)’ 개념을 올바로 이해하면 자연스럽게 다른 종교들을 인정하게 됩니다. 기독교에서 신(神)이란 모든 것을 통섭(統攝)하고 근원지우는 존재를 말합니다. 여호와, 야훼 등은 고정된 존재가 아니라 이스라엘 민족이 체험한 신의 모습을 일컫는 것입니다. 로고스(Logos), 법(法), 도(道), 이(理)는 모두 진리를 가리키는 용어들로 문화권에 따라 달리 표현한 것입니다. 이중 로고스만이 옳다고 주장할 근거는 없는 것이지요”라고 말했다.

또 그는 그의 저서 이름 없는 하느님이라는 책에서, “각 역사적 종교는 서로 다양한 구체적 삶의 자리에서 형성된 고백된 ‘구원의 길들’을 열고 있다”고 전제한 뒤, “타종교에 대한 열린 마음과 존경심을 갖되 자기가 귀의하는 종교에 깊이 헌신한 것, 이것이 신앙의 자세다”라고 말하며, 또 “하느님은 이름 없는 존재로 인간이 자신이 살아온 역사와 문화와 풍토와 환경 속에서 자신에게 가장 적실한 언어로 붙인 이름들이 있을 뿐이다,” “그것은 하나님이기도, 알라이기도, 비로자나불이기도, 브라만이기도, 한울님이기도하며 신, 로고스, 태극이거나 혹은 이름 없이 가슴 속에 담아두며 흠모하는 우주적인 어떤 존재이기도 하다”라고 하였다.

그러나 이런 종교다원주의 사상은 비성경적이며 이단적이다. 그것은 오늘날 교회의 배교적 상황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구약시대에도 교회가 속화되었을 때마다 그런 현상이 나타났었다. 이스라엘 백성은 여호와 하나님을 섬기는 일에 있어서 불성실하였고 바알과 아스다롯이나 또 다른 이방신들을 받아들였다. 그들은 여호와 종교를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았다. 그들은 여호와도 섬기며 다른 이방신들도 섬겼다(왕하 17:33). 이것은 종교다원주의적 태도이었다.

그러나 하나님에 관한 진리는 결코 애매모호하지 않고 명확하다. 출애굽기 20:3,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있게 말지니라.” 신명기 4:39, “그런즉 너는 오늘날 상천 하지에 오직 여호와는 하나님이시요 다른 신이 없는 줄을 알아 명심하라.” 이사야 43:10, “나의 전에 지음을 받은 신이 없었느니라. 나의 후에도 없으리라.” 이사야 45:6, “해 뜨는 곳에서[동양에서]든지 지는 곳에서[서양에서]든지 나 밖에 다른 이가 없는 줄을 무리로 알게 하리라. 나는 여호와라. 다른 이가 없느니라.” 시편 96:5, “만방의 모든 신은 헛것이요 여호와께서는 하늘을 지으셨음이로다.”

또 하나님의 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진리도 결코 애매모호하지 않고 명확하다. 요한복음 14:6, “예수께서 가라사대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 사도행전 4:12, “다른 이로서는 구원을 얻을 수 없나니 천하 인간에 구원을 얻을 만한 다른 이름을 우리에게 주신 일이 없음이니라.” 디모데전서 2:5, “하나님은 한 분이시요 또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중보도 한 분이시니 곧 사람이신 그리스도 예수라.”

더욱이, 성경은 이방 종교들이 모두 헛됨을 밝히 가르친다.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앞에 인용된 성경말씀들은 다 이 사실을 내포한다. 특히, 시편 96:5, “만방의 모든 신은 헛것이요.” 예레미야 10:11, “너희는 이같이 그들에게 이르기를 천지를 짓지 아니한 신들은 땅 위에서, 이 하늘 아래서 망하리라 하라.”

심지어 성경은 이방 종교가 마귀적이며 하나님의 진노 아래 있음을 말한다. 예레미야 51:44, “내가 벨을 바벨론에서 벌하리라.” ‘벨’은 단지 하나님에 대한 바벨론적 이해가 아니라, 거짓신이다. 고린도전서 10:20, “이방인의 제사하는 것은 귀신에게 하는 것이요.” 에베소서 2:2-3, “그때에 너희가 그 가운데서 행하여 이 세상 풍속을 좇고 공중의 권세 잡은 자를 따랐으니 곧 지금 불순종의 아들들 가운데서 역사하는 영이라. 전에는 우리도 그 가운데서 우리 육체의 욕심을 따라 지내며 육체와 마음의 원하는 것을 하여 다른 이들과 같이 본질상 진노의 자녀이었더니.” 요한일서 5:19, “또 아는 것은 우리는 하나님께 속하고 온 세상은 악한 자 안에 처한 것이며.”

그러므로 여기에 전도의 필요성이 있다. 마태복음 28:19,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으라.” 디모데후서 4:2, “너는 말씀을 전파하라.” 요한복음 8:24, “너희가 만일 내가 그인 줄 믿지 아니하면 너희 죄 가운데서 죽으리라.”

그러므로 종교다원주의는 이단이다. 오늘날 교회연합운동이 종교다원주의적 경향을 가지는 것은 대단히 잘못이다. 교회연합운동은 매우 비성경적인 운동이다. 하나님의 교회들이 진리 안에서 하나 되는 것은 좋지만, 오늘날의 교회연합운동은 실제로 자유주의 신학과 천주교회를 포용하는 방식으로 하나됨을 추구하고 있다. 자유주의 신학은 명백히 이단이며 또 천주교회도 분명히 기독교의 변질과 이탈이다. 그러므로 그런 이단 사상을 포용하는 연합과 일치는 하나님 앞에서 매우 큰 잘못이다. 뿐만 아니라, 오늘날의 교회연합운동은 심지어 이방 종교들까지 포용하려는 종교다원주의적 경향을 보이고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현대적 바벨탑 운동이다.

그러므로 성경을 믿는 신실한 목사들과 성도들은 종교다원주의의 오류와 또한 오늘날 교회연합운동 전반의 문제점들을 깨닫고 그런 운동이나 활동들에 참여하지 말고 그것들로부터 분리되어야 한다. 신실한 목사들은 성경적이고 보수적인 교회들을 세워야 하고 신실한 성도들은 그런 교회들에 가입해야 한다. 고린도후서 6:14, “너희는 믿지 않는 자와 멍에를 같이하지 말라.” 에베소서 5:11, “너희는 열매 없는 어두움의 일에 참여하지 말고 도리어 책망하라.” 16세기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는 말하기를, “하나님의 말씀이 위태하게 되는 그런 사랑과 일치는 저주를 받을지어다”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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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 목사는 연세대학교 철학과, 총신대학 신학연구원, 훼이스(Faith) 신학대학원(Th.M. in N.T. 미국 필라델피아), 밥 죤스(Bob Jones) 대학교 대학원 졸업(Ph.D. in Theology,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공부했다. 계약신학대학원 대학교 교수를 역임하였고, 현재 합정동교회(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담임목사이다. 신구약 성경을 주석하여 인터넷(http://www.oldfaith.net/01exposit.htm)을 통해 보급하여 많은 목회자들이 견실한 설교를 준비할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주면서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겸손한 신학자이다. J. G. 메이천, 『신약개론』을 비롯하여 많은 10권 이상의 외국 신학자들의 좋은 저서들을 번역하여 한국 교회에 보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