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도시는 미국에서 치안, 문화, 교육 수준에서 손꼽히는 도시들의 리스트에 들어가는 곳이다. 그러나 옆으로 조금 가면 흑인들이 많고 여러 면에서 이 도시보다 못하는 곳이 있다. 어제 그 도시에 가게 되었고, 세븐 일레븐이라는 일종의 수퍼 비슷한 곳 ATM에서 현금을 조금 찾았다.

ATM 쪽으로 가는데, 양팔에 문신을 하고 술 냄새를 풍기는 백인 아저씨가 다가와서 무슨 말들을 하는데, 알아듣기 힘든 소리를 하였지만 들어보니 결국에는 돈 이야기였다. 돈을 좀 달라는 것이었다. 웃으면서 “나는 영어를 전혀 못 알아듣는 한국 사람이다”하여 그 사람이 스스로 떠나게 만들었다. ATM에서 돈을 찾아 지갑에 넣었으나 마음을 편치 않았다. 다시는 이곳에 오지 않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부랴부랴 그 수퍼를 나와 차로 향했다. 옆 건물 쪽에서 ATM이 있는 그 작은 수퍼 건물로 한 흑인 여자가 빠르게 걸어오면서 나에게 또 말을 걸었다. ATM이 있는 수퍼에서 나오는 사람인 것을 빤히 보고 말을 거는 것 같았다.

오래 있을 곳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못 들은 체 하고 빨리 차 문을 열고 시동을 걸었다. 종종 그곳에 갔었지만, 처음 경험하는 분위기였다. 차를 뒤로 빼고 핸들을 돌리면서 보니 그 흑인 여자는 자를 향하여 무슨 말을 하는데, 약간의 욕설을 하는 느낌이었다.

이럴 때 교회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이런 상황에서 주일 예배가 사라지면 교회가 존재 의미를 잃는 것이라고 외치는 목사들이 있는 모양이다. 개념이 1도 없는 정신나간 목사이다. 그 동안 저런 사람들이 제법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목회를 하면서 사회에 영향을 미쳤으므로 교회가 나라와 사회와 이웃에 재앙이라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지금 이 상황에서도 모이는 예배를 강조하는 사람들 가운데 아버지의 교회를 물려받은 세습 목사들, 세습 문제로 세상의 교회가 지탄을 받을 때 교단에서 세습이 인정되게 한 유명한 정치 목사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이 지금 예배를 안 드리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경우가 많다. 평소에 예레미야 시대의 하나냐야 같이 살더니 지금 이 위기의 상황에서도 하나냐 같이 사는 것이다.

전염병은 모든 사람들에게 전파되는 병이다. 전염병으로 온 나라와 세계가 초비상이 되었는데, 이때에도 하나님께서 신자들이 교회에 모여 예배드리기를 바라시고, 안 그러면 기뻐하시지 않는다고 가르치는 사람들은 하나냐에게 임하였던 그 영으로 사는 사람들이다. 미리 영상으로 예배를 연출하고 인터넷에 올려 자기 교회 신자들이 보게 한다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이때에는 신자들이 홀로, 또는 가족별로 예배드릴 수 있도록 연습시켜야 한다. 더 무서운 천재지변이나 중국 공산군의 지배하에 떨어진 최악의 상황에서 신자들이 스스로 신앙을 지키는 연습의 기회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배하다가 걸리면 그대로 끌려나가 총이나 죽창에 찔려서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이 왔을 때를 가정하고서 신자들이 믿음을 지키는 훈련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그런 날이 오면 교회들이 미리 예배를 촬영하여 인터넷에 올려 신자들이 보게 할 수 있을까? 지금처럼 교회 목사들은 자기 얼굴이 노출되는 그런 영상을 만들어서 신자들에게 보낼까? 절대로 그리 안 할 것이다. 그런 상황이 벌어졌을 때에도 “내 교회 신자가 남의 교회로 가게 되면 어쩌지?”하는 고민을 하게 될까? 그런 날이 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으므로 그런 날에 대비하는 연습의 기회로 삼는 것이 좋다.
 

 

지금 교회에 모여서 예배드리자고 외치는 것은 하나님의 뜻도 아니고 복음전도의 대상인 사회 일반들의 상식도 아니다. 지금 미국의 어떤 교회가 신자들에게 주일 날 모여서 예배해야 한다고 강변하고, 그러다 예배를 통해 전염병이 번지고 집단 확진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최악의 경우에 대한 상상이다. 어떤 사나운 누군가가 속으로 “돌아오는 주일날에 저 교회에 권총 몇 자루 들고 가야 하겠다!”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전혀 말이 안 되는 소리는 아니라는 것을 여기 사람들은 알고 있다.

정부는 국가와 사회가 위기를 당했을 때 하나님께서 우리를 돌보고 구하고 지키기 위해서 세우신 하나님의 기관이다. 로마서를 보면 악을 행하는 정부에게라도 순복하라고 했다. 정부가 전염병 방지를 위해 고민할 때 교회들이 먼저 모이는 예배를 자제한다고 결정했어야 했다. 몇 주 또는 한두 달 모이지 안 는다고 신앙이 사라지는 것 아니고, 그래서 사라지는 신앙이라면 애초부터 정상 신앙이 아니었던 것이다.

제대로 된 교회들은 지금 조용히 상식을 따르고 있고 정부의 권고를 따르고 있다. 평소에 비정상이던 하나냐의 교회들이 지금 위기의 상황에서 비정상적인 신앙과 예배를 주장하는 하나냐야의 영으로 살고 있다. 계속 이러면 이제 한국에서 교회는 설 자리를 더 이상 얻지 못할 것이다. 정상적인 교회는 모든 면에서 신천지와 달라야 한다. 신천지와 조금 다른 것이 아니고 모든 면에서 신천지와 확연하게 달라야 한다. 그래야만 앞으로 한국 땅에서 교회가 설 자리가 있을 것이다.

지금은 예배드리자고 외칠 때가 아니다. 지금은 가장 먼저 삶이 무너지고 파괴되는 약자들과 취약계층을 살리기 위해 교회들이 강대상이라도 뜯어서 팔아야 할 때이다. 중세 암흑의 시대에도 전염병이나 기근으로 사람들이 죽어나면, 교회들은 미사에 오라고 외치는 대신 교회당의 값비싼 기물들을 뜯고 팔아서 구제하였다. 중세의 천주교도 그리했는데 종교개혁으로 탄생한 개신교회는 무엇을 하는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와 여건을 가진 목회자들은 지금은 각 가정에서 간절하게 기도하고 예배드려야 한다고 가르쳐야 한다. 그리고 더 어려운 사람들이 이 난국을 이기고 극복하도록 구제하기 위해 헌금하자고 가르쳐야 한다. 지금은 교회가 모이는 예배를 강조할 때가 아니고 조용히 각자 기도하면서 정부에게 협조하고, 자발적으로 이웃과 함께 특히 가난하고 위기에 처한 사람들과 함께 살고자 노력해야 할 때이다. 

그리고 정부는 그렇게 많은 가정을 파괴하고 전염병으로 국민의 삶을 초토화시킨 신천지를 강제로 해산시키고 재산들을 압수하여 국가적 재난을 치유하는데 사용하도록 빨리 강제적으로 조치해야 한다. 미국 정부를 보면서 느끼는 것은 한국 정부는 과감성이나 결단성 약하다는 것이다. 피부로 와 닿는 대응책들이 너무 느리게 나오는 것 같다. 지금은 정부가 일주일 단위의 초단기 목표, 보름 단위의 단기 목표, 한달 정도 기간의 중단기 대책과 목표를 설정하여 국민들에게 적극 홍보하면서 전국이 한 가족(집단)이 되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도록 만들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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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철 목사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 반석장로교회’의 담임목사이고 거짓 신학의 ‘견고한 진’(고후10:4)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작된 신학신문 <바른믿음>의 대표이다.
총신대학(B.A 졸업), 총신대학 신학대학원(M.Div Eqiuv.졸업), 아세아연합신학대학 대학원(Th.M 졸업), Liberty Theological Seminary(S.T.M 졸업), Fuller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Puritan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Liberty Theological Seminary(D.Min 수학), 남아공신학대학원(South African Theological Seminary, Ph.D)에서 연구하였고, 현재 University of Pretoria(Ph.D)에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사도 운동에 빠진 교회」, 「제3의 물결에 빠진 교회」, 「가짜 성령세례에 빠진 교회」,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 Story」, 「한 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 「능동적 순종에 빠진 교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