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적 말씀

하나님은 인류를 창조하시고 그들에게 직무를 부여하실 때 말씀하셨다. 또 인류와 언약을 맺어 자기의 백성을 만드실 때도 말씀하셨다. 타락 후 심판과 구원계획을 알리실 때도 말씀하심으로 계시하였다. 처음 세상을 심판하실 때 노아에게 자기의 계획을 말씀으로 알리셨다. 아브라함을 부르시고 그를 세상의 구세주의 조상으로 삼는 일과 그 이후의 모든 과정을 말씀으로 알리셨다. 특별히 아브라함 대신 속죄로 세상을 구원하실 것임을 확실하게 계시하셨다 (창 22:1-8). 또 이삭과 야곱에게도 말씀하시고 자기의 계획을 알리셨다.

모세를 부르시고 이스라엘을 구출하시어 그들을 가나안까지 인도하시는 모든 과정을 모세와 말씀하심으로 율법을 주시고 제사제도를 세우셨다. 다윗에게 직접 말씀하심으로 메시아 왕국을 세우셨다. 이스라엘 역사의 진행 중에도 어떤 왕들에게는 직접 말씀하셨다. 그리고 큰 구원의 때에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가 직접 말씀하셨다. 구약에서 하신 하나님의 직접적 말씀은 그리스도를 통한 최종 말씀의 예비였다.
 

예언의 방식

하나님은 선지자들을 세우시고 말씀을 그들의 입에 넣으심으로 역사진행과 구원 과정을 예언하게 하셨다. 그러므로 구원계시는 약속으로 왔다. 다른 예언들도 약속과 성취의 방식으로 왔다. 이전 약속이 성취죄면 또 다른 약속이 이루어졌다. 구원의 약속은 궁극적으로 성취될 것으로 예언되었다. 하나님은 아담을 선지자로 세우시어 자기의 경륜을 알리시고 해석하게 하셨다. 그 후부터 족장들과 선지자들에게 그의 역사진행 계획을 알리셨다. 그리고 예언은 그리스도의 전령인 세례 요한의 선포까지 계속되었다.

궁극적으로 하나님은 참 선지자인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의 구원계획을 알리시고 또 구원을 성취하게 하시고 해석하게 하셨다. 그리스도의 사도들고 그의 구원을 해석할 뿐만 아니라 구원의 완성을 약속하셨다. 예언은 미래의 사건을 현재의 사건의 진행으로 현시하고 그것을 해석하므로 이루어졌다. 구약의 예언은 가장 구체적 생활 언어로 이루어져서 엄격한 문자적 해석과 문자적 성취 요구는 그리스도의 구속을 보지 못하게 한다. 특히 포로귀환과 관련하여 그리스도의 구원의 성취를 포로귀환의 방식과 결합하셨기 때문에 그러하다.
 

하나님의 현현

타락한 인류를 심판하기 위해 하나님은 아담과 하와에게 찾아오셨다. 그 이후 족장들에게 오실 때는 하나님의 사자(the angel of God)의 모습으로 오셨다. 이때 오신 여호와는 하나님의 아들의 현현이었다. 로고스 하나님이 자기의 성육신을 예비하기 위하여 족장들에게 현현하셨다고 본다. 이때 하나님의 사자는 하나님과 일치되었다.

헤르만 바빙크(Herman Bavinck)의 해석대로 구약의 다신교 주변 세계에서 삼위일체 하나님의 존재를 말하면 다신교로 오해될 수 있었기 때문에 하나님의 사자로 나타나고 그렇게 계시하셨다. 그러므로 주의 사자로 명명하면서 일면 하나님과 일치시켰다. 그때는 삼위일체 교리가 이해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현현의 절정은 성육신이다. 하나님의 현현의 최고점은 성육신으로서 하나님이 친히 육체 안에 나타나셨다.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으로 하나님의 임재가 그의 육체 안에 완전히 임하였다 (골 2:9). 구약 때는 하나님이 자신을 성전에서 현현하셨다. 그러나 성육신 후에는 성전에 하나님이 나타나실 필요가 없게 되었다. 그러므로 돌과 나무로 된 성전을 헐어내셨다. 그리스도의 육체가 하나님의 성전이어서 완전하게 자기를 현현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리스도의 부활 후에는 그리스도 안에서 영으로 자기의 백성들 가운데 임재해 계신다. 성령으로 백성들 가운데 내주가 완전해지면 하나님이 만유 안에 만유(all in all)가 되신다. 하나님이 만유 안에 만유가 되심은 그의 창조 안에 충만히 거하심이다. 이것이 바로 종말에 이루어질 하나님의 나라이다. 곧 창조경륜의 성취이다.
 

꿈과 환상

하나님이 직접 말씀하실 수 없는 경우에는 꿈과 환상으로 자기의 뜻을 알리셨다. 구약의 요셉의 경우에서 시작해서 선지자들의 경우에도 꿈과 환상을 베푸시고 그 뜻을 깨달아 전하게 하셨다. 성전 제사장들에게도 꿈과 환상을 주시어 하나님이 자기의 뜻을 알리셨다. 신약에서도 요셉에게 꿈으로 구원 사건의 예비를 알리셨고, 바울도 많은 경우 환상으로 계시를 받았으며, 사도 요한은 환상으로 역사의 진행과 미래의 사건들을 계시 받았다. 이 경우 말씀계시가 중심이고 환상은 말씀계시의 보조 방편이었다.
 

이적

이적은 하나님이 그의 섭리와 경륜을 따라 자기의 구원사역을 이루기 위하여 하시는 특별 동작이다. 자연법칙은 하나님이 피조물을 다스리시는 통상의 수단이다. 그러나 이적의 발생이 자연법칙을 허는 것은 아니다. 동정녀 탄생이 발생했다고 해서 다른 사람도 동정녀 탄생을 하는 것은 아니다. 또 부활이 발생했다고 해서 죽은 사람 중에서 아무나 살아나는 것이 아니다. 부활사건 후에도 죽음은 인류사회의 법이다. 기계론적인 세계관에서만 이적이 불가능하다.

출애굽 시와 바벨론 포로시대와 그리스도와 사도들의 시대에 기적이 많이 발생하셨다. 특별한 구원섭리가 진행되었으므로 이적이 많이 생기게 하셨다. 이적은 구원계시의 방식일 뿐만 아니라 구원집행의 방식이었다. 이적 중에 최대의 이적은 성육신이다. 성육신 이적 이후에는 다른 특별 이적을 별도로 필요로 하지 않는다. 최대의 이적으로 구원이 성취되었기 때문이다. 마지막 남은 최대 이적은 그리스도가 만물을 회복함이다. 현 창조의 질서와 형태를 변화시켜 전혀 새로운 새 세계를 지으실 것이다.
 

사건과 그 해석

하나님은 사건들을 구원집행과 계시의 방식으로 진행하셨다. 이 경우 언제든지 말씀에 의한 해석이 오므로 그 사건들이 계시의 방편으로 확립된다. 구약의 경우 하나님이 사건들을 진행하시면서 선지자들로 하여금 그것을 해석하게 하셨다. 그러므로 사건들과 사실이 선행하고 말씀이 사건을 해석한다. 신약의 경우도 그리스도의 사건들이 진행되고 해석이 동시적이거나 추후로 따라왔다. 따라서 계시체계에 있어서 사실의 보도가 먼저 오고 해석이 추후로 온다. 복음서와 사도행전 다음에 바울의 글들이 해석으로 따라온다. (서철원 박사의 교의신학 '신학서론', 190-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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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철원 박사는 서울대학, 총신대 신학대학원(M.Div), 미국의 웨스트민스터 신학원(Th.M), 화란의 자유대학교(Ph.D)에서 연구하였다. 화란의 자유대학에서 칼 발트의 신학을 지지하는 지도교수 베인호프와 다른 발트의 제자 신학자들과의 토론에서 칼 발트의 신학의 부당성을 증명하였다. 발트의 사상을 반박하는 내용을 담은 논문 '그리스도 창조-중보자직'을 관철하여 박사학위를 얻었고, 이 논문이 독일 튀빙겐대학이 선정한 20세기의 대표적인 신학 논문 100편에 수록되어 한국 교회의 위상을 드높였다. 총신대 신대원장 등을 역임하면서 수 십년 동안 목회자들을 길러내는 교수사역에 헌신하다 영예롭게 은퇴한 후에도 여전히 쉬지 않고 연구하시며 <바른믿음>의 신학자문 역을 맡아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