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창조와 인간의 구조로 하나님을 계시하게 하셨다. 따라서 인간의 구조와 창조 자체가 하나님을 계시한다. 또 종족들에게 도덕법을 주셔서 하나님이 세상을 다스리고 심판하시며 상을 주시는 자임을 알게 하셨다. 또 각 개인의 양심에서 말씀하시고 양심을 통해서 말씀하신다.
 

일반계시의 가치와 의의

일반계시는 사람을 구원에 이르게 하지 못한다. 죄 때문에 일반계시가 구원에 이르는 일을 하지 못한다. 또 일반계시는 구원계시가 아니기 때문에 사람으로 구원에 이르게 하지 못한다. 그러나 인간생활에서 일정한 역할을 감당한다.


모든 종교의 기초

모든 종교들은 자기들을 자연종교라고 하지 않고 계시에 의존한다고 주장한다. 그들이 의지하는 계시는 창조계시와 일반계시이다. 모든 종교는 세계 창조주의 존재 혹은 위대한 신의 존재와 활동을 상정한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들이 그들의 본성에 의해 세계가 어떤 절대자에 의해 창조되었고 또 그에 의해 통치되며 유지되고 있는 줄 알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종교는 창조주의 창조와 창조계시에 기초하여 절대자를 섬긴다고 믿는다.

또 모든 종교들이 생활의 법규를 정할 때 하나님이 사람의 마음에 새긴 도덕법과 종족들에게 주신 윤리법에 의존한다. 모든 일반종교들이 창조계시에 근거하여도 표현될 때는 우상종교로 나타난다. 그러나 이런 종교들의 성립은 일반계시 없이는 불가능하다.
 

문화활동의 기초

특별계시가 전달되지 않는 종족들도 문화활동을 하였다. 일반계시가 모든 시민생활과 종교생활의 기초를 구성하기 때문이다. 일반계시 없이는 인류의 사회생활과 문화활동이 불가능하다. 사람은 합리적인 인격적 존재로 지어졌으므로 계시를 이해하고 계시의 빛을 받아 창조를 탐구하여 사람의 생활에 활용하므로 문화생활이 가능하고 학문이 발달하였다.

인류 종족들은 일반계시의 빛에 의해 문화활동을 하여 진리의 지식과 선과 아름다움 등을 발현시켰다. 비록 그것들이 파편의 형식으로 나타나도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다. 또 인륜생활을 할 수 있게 하는 윤리와 법의식이 나타나게 한 것이 일반계시이다. 그리하여 선악을 분별하고 법 질서를 가져 사회생활이 가능하게 하였다.
 

 

복음의 예비

일반계시는 언어, 사상, 종교, 도덕생활을 가능하게 하므로 복음전파의 길을 예비하였다. 희랍철학과 문화와 언어체계는 특별계시와 무관하게 진행되었어도 복음이 전파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하였다. 언어들로 복음이 내용이 전달되는데 희랍어가 이방세계에 복음을 전달하는 주요한 도구가 되었다.

그러므로 일반계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예비하는 일을 하였다. 그리스도의 오심이 이스라엘에서만 준비된 것이 아니라 이방 세계에서도 준비되었다. 그리하여 진리체계로 전달된 복음의 내용이 사람들에게 이해될 수 있게 예비되었다. 언어가 발달한 종족들이 복음을 먼저 받아들이고 이해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그리스도의 모태로 어머니로 준비되었지만, 모든 인류에게 미친 일반계시는 이방세계에서 복음전파의 접촉점을 이루었다.

일반계시도 특별계시처럼 하나님의 로고스에서 유래하였다. 그러므로 그리스도는 일반계시로 이방세계에서도 자기의 오심을 준비하셨다.


일반계시의 명료성

일반계시가 우리를 하나님에게로 인도하여 구원에 이르게 하지는 못하지만, 이것은 하나님을 아는 일에 불명료함을 뜻하지는 않는다. 일반계시는 하나님의 존재와 신성과 영광을 분명히 알게 한다. 일반계시가 구원계시가 아니라고 하는 것은 결코 일반계시 자체의 불명료성을 뜻하지 않는다.

플라톤의 동굴 거주인처럼 인간의 구조 때문에 하나님과 진리를 알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계시가 없어서 하나님을 모르는 것이 아니고 명백한 계시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하나님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다. 그것은 불의로 진리를 막는 의도적인 행동이다(롬 1:8, 28). 분명한 진리의 지식에 거슬러서 범죄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계시가 명료하게 하나님의 존재와 영광을 말하며, 그가 섬김을 받으셔야 할 분임을 사람들에게 가르친다(롬 1:21-23). 사람이 하나님을 알지 못한다고 하는 것은 명료한 계시를 거슬러서 범죄하는 것이다. 따라서 일반계시는 하나님을 알지 못한다고 핑계할 수 없게 정죄하는 일을 한다. 모든 창조와 전 조직이 명료하게 하나님을 계시하고 증거한다.


일반계시는 하나님과 인간의 언약관계에서는 불충분하다

일반계시는 하나님과 영적인 사물과 인간 구원에 대한 확실한 지식을 충분히 전달하지 못한다. 일반계시로서는 영원세계와 인간의 궁극적인 운명에 관한 것을 알 수 없다. 창조계시는 다윗이 말한 대로 소리 없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들리는 말도 없이 하나님의 권능을 증거한다. 그런데 죄가 없었으면 창조계시만으로 하나님을 바르게 섬기고 구원에 이를 수 있겠는가? 다윗은 시편 19편에서 소리 없는 언어로 창조가 하나님의 지혜와 권능과 그의 영광을 선포하는 것을 바라보았다.

타락이 없었다면 일반계시로 하나님 지식을 얻어 구원에 이름에 충분했겠는가? 아브라함 카위퍼가 이 문제를 긍정적으로 전개하였다. 타락이 없었다면 우리 안의 하나님 형상의 역사로 우리 안에 심겨져 있는 종교의식 곧 종교의 씨에 의해 우리 조직들의 역사로 하나님을 잘 알 수 있다고 하였다.

아담은 타락 전에 자기의 바른 이성의 사용으로 하나님과 자신과 사물을 바로 알 수 있었다. 또 그의 눈으로 사방에서 하나님의 손길을 보고 하나님의 지혜와 권능과 영광을 보았다. 또 자기 속에서 작용하는 바른 이성, 양심과 판단, 감정의 역사로 하나님의 뜻을 잘 알고 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담이 타락 전에 하나님 앞에서 온전한 상태로 살 때에 말씀계시가 곧장 그에게 왔다. 그때에도 말씀계시가 와서 하나님과의 관계 곧 언약관계를 수립하였다.

말씀계시가 신인관계를 언약관계로 만들었다. 말씀계시 없이는 하나님과 사람의 관계가 언약관계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말씀계시 없이는 모든 종교가 자연종교에 불과하다. 하나님이 말씀이시므로 창조주와 피조물의 관계에서 하나님과 백성의 관계로 정립되었다. 말씀계시가 하나님에게로 가는 길이다. 또 언약체결로 인류의 본질과 목표가 어디에 있는지도 말씀으로 알리셨다. 창조계발의 명령도 말씀으로 온 특별계시이다.

일반계시만으로는 하나님을 바로 섬기고 바른 관계를 맺을 수 없으며 하나님의 뜻을 알 수도 없다. (신학서론, 168-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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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철원 박사는 서울대학, 총신대 신학대학원(M.Div), 미국의 웨스트민스터 신학원(Th.M), 화란의 자유대학교(Ph.D)에서 연구하였다. 화란의 자유대학에서 칼 발트의 신학을 지지하는 지도교수 베인호프와 다른 발트의 제자 신학자들과의 토론에서 칼 발트의 신학의 부당성을 증명하였다. 발트의 사상을 반박하는 내용을 담은 논문 '그리스도 창조-중보자직'을 관철하여 박사학위를 얻었고, 이 논문이 독일 튀빙겐대학이 선정한 20세기의 대표적인 신학 논문 100편에 수록되어 한국 교회의 위상을 드높였다. 총신대 신대원장 등을 역임하면서 수 십년 동안 목회자들을 길러내는 교수사역에 헌신하다 영예롭게 은퇴한 후에도 여전히 쉬지 않고 연구하시며 <바른믿음>의 신학자문 역을 맡아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