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크고 화려하고 웅장한 것에 마음과 눈을 빼앗기고 살아갑니다. 작고 사소한 것은 하찮은 것으로 생각하고 무시합니다. 그러나 우리들의 삶을 지탱하고 있는 것은 작고 사소한 것들입니다. 하루 세끼 밥을 먹는 것, 빨래하고 설거지하는 것, 손을 자주 씻는 것, 해야 할 일을 미루지 않는 것, 가족과 이웃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따뜻한 미소로 대하는 것, 하루 30분 정도 운동하는 것. 이런 작고 사소한 것을 무시하고 살면 삶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없습니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매 주일 예배에 참석하기, 매일 성경 말씀을 묵상하기, 단 5분이라도 하나님 앞에 엎드려서 기도하기. 5분은 사소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 5분이 10년이 쌓이고, 20년이 쌓이면 큰 결과를 만들어 낼 것입니다.

“작은 일의 날이라고 멸시하는 자가 누구냐?”(스가랴 4:10절) 바벨론에서 귀환한 사람들 가운데 과거 솔로몬 성전의 영광과 웅장함을 본 사람들이 스룹바벨과 여호수아가 중심이 되어 세운 하나님의 성전 건축을 “작은 일”이라 하여 작고 보잘것없게 보고 멸시했습니다. 그 사람들을 향해서 하나님께서 스가랴 선지자를 통해서 책망하신 말씀입니다. 하나님의 성전의 성전 됨은 외적인 모습과 크기에 있지 않다는 것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성전의 핵심은 하나님께서 그 가운데 계시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함께하시지 않으면 성전은 더 이상 성전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 무너진 헤홋 성전의 부지에서 기도하는 유대인들

솔로몬 성전이 아무리 크고 웅장하다고 하여도, 예수님 당시에 있었던 헤롯 성전이 아무리 화려하고 아름답다고 하여도, 그 성전 안에 하나님께서 함께하지 않으신다면 건물의 웅장함과 화려함은 헛된 것이요, 그 안에서 드려지는 예배의 엄숙함과 경건함은 종교적인 예식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영광이 떠났기에 솔로몬 성전은 바벨론 의해서 무너졌고, 하나님의 집을 “장사하는 집”(요한 2:16절)과 “강도의 소굴”(누가 19:46절)로 만들었기에 헤롯 성전은 로마에 의해서 “돌 하나도 돌 위에 남기지 아니할” 정도로 완전히 멸망하고 말았습니다.

하나님께서 함께 계신다는 사실은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 (마태18:20절) 는 말씀을 믿고 고백한다고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함께하신다는 사실을 믿는 자로, 그 사실의 터 위에서 일상의 삶을 살아야만 하는 것입니다. 매일의 삶 가운데 작고 사소하게 보이는 일이라 하더라도 무시하지 않고, 온전한 심령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살아갈 때 하나님의 함께 하심은 우리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을 모두 “성령 하나님께서 거하시는 성전”이라고 했습니다(고전 3:16절, 고전 6:19절).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성령 하나님의 인도 하심을 따라 살지 아니하면 성령 하나님은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슬퍼하실 것입니다(엡4:30절). 성령 하나님을 근심시키는 일을 반복해서 행한다면, 성령 하나님께서는 아무 일도 하지 않으실 것입니다(살전5:19절). 성령 하나님은 계시지만 성령 하나님이 계시지 않는 것과 같은 그런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그와 같은 상태에 있는 교회와 성도들을 통해서 하나님의 능력과 아름다움, 거룩함과 은혜가 온전한 모습으로 드러날 수 있겠습니까? 그런 상태에 있는 교회와 개인을 하나님께서 보고만 있으시겠습니까?   

이스라엘 백성들이 만들었던 역사는 결코 그들만의 역사가 아닙니다.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그리스도인들과 하나님의 교회가 만들어가는 역사이기도 합니다. 그 시대 사람들은 하나님의 전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었습니다. 삼 년의 시간이 지난 후, 그 시대 백성들은 더욱 타락하여 “장사하는 집”을 “강도의 소굴”이 되게 하였습니다. 삼 년 동안 예수님께서는 지극한 사랑으로 천국 복음과 하나님 나라 도리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천국 복음을 듣고 회개하고 돌이키도록 말씀을 전해 주셨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대 백성들은 오만과 독선과 아집에 사로잡혀, 자신들의 완고함과 완악함을 회개하지 않고 생명의 주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죽이는 자리까지 나아갔습니다. 그들 스스로 비극적인 역사를 만들었던 것입니다.

외적인 웅장함과 화려함에 현혹되어 자만심과 종교적인 허영심에 빠져 있다거나, 작은 교회라고 하여 하찮게 여기고, 무시함으로 성전의 본질인 하나님께서 함께하시는 것을 망각하고, 거룩함과 공의로움, 죄를 미워함과 말씀에 순종하는 참된 경건의 모습을 세워가지 않으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만들었던 어둡고 비극적인 역사를 오늘날 교회와 그리스도인들도 만들어 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웅장하고 화려했던 헤롯 성전의 멸망을 예견하시면서 눈물을 흘리셨던 예수님의 모습을 오늘날 하나님의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적은 무리여 무서워 말라. 너희 아버지께서 그 나라를 너희에게 주시기를 기뻐하시느니라”(누가 12:32절).

“지극히 작은 것에 충성된 자는 큰 것에도 충성되고 지극히 작은 것에 불의한 자는 큰 것에도 불의하니라”(누가 16:10절).

성공이라는 이름으로 화려하고 웅장한 것만을 추구하고 살아가는 세상에서 그리스도를 따르는 하나님의 사람들은 하나님의 함께 하심을 교회와 성도의 본질로 알고, 작고 사소한 것이라 하여 무시하지 않으며, 결과가 쉽게 드러나지 않는 일에도 가치와 의미를 두고 꿋꿋하게 자기 자리를 지키며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그 사람들이 진정한 의미에서 그리스도께 충성하는 그리스도의 제자요,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는 사람들이요, 하나님의 나라를 기업으로 받게 될 것입니다. 

 

최승윤 목사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바른믿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