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엘 비키 책 『은혜로 말미암은 준비』 3장 분석(4)


회중파 청교도 사상은 진정한 기독교 신앙구현을 위해 우리가 반드시 구별하고 청산해야 할 그릇된 종교개혁 사상이다. 회중파 청교도 운동은 영국의 탐욕스러웠던 국왕 핸리 8세의 정치적 행보로 인해 탄생한 영국의 국교회(Church of England)를 투쟁의 대상으로 삼아야 했던 영국의 종교개혁 상황에서 탄생했다. 그러나 회중파 청교도(회중교회) 사상은 진정한 종교개혁 신학을 바르게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우리가 반드시 구별하여 청산해야 할 종교개혁 적폐이다.

그런데 이것이 한국 교회에서 ‘청교도 개혁주의’라는 대단히 명예스러운 말로 불리운다. ‘청교도 개혁주의야 말로 진정한 개혁주의이고 최고의 종교개혁 사상’이라고 공공연하게 주장되고 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진리의 사람들이 앞으로 갈 길이 멀고도 험난하다. 이미 산삼처럼 잘 박혀버린 청교도 개혁주의라 불리우는 사상이 얼마나 비성경적인지 알 수 있는 내용 하나가 청교도 개혁주의의 대표적 상품 '회심준비론'을 설명하는 미국의 조엘 비키 교수의 책 <은혜로 말미암은 준비>의 3장에 들어있다.

3장에서 비키 교수는 초기 회중파 청교도의 3대 거목들, 윌리엄 퍼킨스, 리처드 십스(Richard Sibbes, 177-1635), 존 프레스턴의 회심준비론 이론을 그대로 인용하였다. 비키 교수는 리처드 십스가 사도행전 16장에서 등장하는 신실한 믿음의 여인 루디아를 회심준비론의 성경적 사례로 가르친 내용을 인용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구원을 얻는 믿음을 위한 준비에 관한 십스의 분명한 가르침은 아마도 그의 설교 ‘루디아의 회심’에서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사도행전 16:13--14절에서 짧게 언급된 루디아의 설교는 수많은 청교도 설교의 주제였다. 루디아가 회심하기 이전에 하나님을 섬겼다는 말이 언급되어 있기 때문에 십스는 준비 과정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관점을 밝혔다.” (94-95 페이지)
 


비키 교수는 루디아가 사도 바울을 처음 만났을 때 구원받지 못한 상태였다고 보고 있다. 사도 바울을 만날 때 그녀의 영적인 상태는 구원을 준비하는 과정에 있었다는 리처드 십스의 견해를 비키 교수는 그대로 수용하였다. 사도행전 16장의 루디아의 이야기를 리처드 십스와 비키 교수처럼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도들이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교회를 세우는 과정에서 만났던 신실한 구약의 복음에 속한 성도들을 구원받은 하나님의 자녀로 보지 않고 구원의 길을 찾다가 사도들을 통하여 그리스도의 복음을 듣고 비로소 구원 받았다고 한다.

구약의 계시를 통해 하나님을 섬긴 믿음의 사람들을 구원받지 못한 상태로 간주하는 것이 과연 옳을까? 구약의 신앙 안에서 하나님을 섬기며 구원을 준비하다 사도들을 통해 그리스도의 복음을 듣고 비로소 구원받았다고 여겨지는 가장 대표적인 성경의 인물은 사도행전 10장의 이방인 고넬로이다. 많은 사람들이 고넬료를 구약의 가르침을 따라 신실하게 살면서 하나님을 경외하였으나 베드로를 만나기 전에는 구원받지 못한 사람이었다고 여긴다. 고넬료는 베드로에게서 그리스도에 대해 듣고 비로소 구원 받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가이사랴에 고넬료라 하는 사람이 있으니 이달리야대라 하는 군대의 백부장이라 그가 경건하여 온 집으로 더불어 하나님을 경외하며 백성을 많이 구제하고 하나님께 항상 기도하더니.” (행 10:1,2)

그러나 베드로를 만나기 전의 고넬료의 신앙에 대한 성경의 설명을 보면 그가 구원받지 못한 사람이었다고 보기 어렵다. 구원받지 못한 사람이 하나님을 진실하게 경외하는 것이 가능할까? 정말 고넬료는 베드로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대해 듣기 전까지 구원을 받지 못한 상태였을까? 그는 단지 구원을 사모하고 준비하는 구도자에 불과했을까? 조엘 비키 교수와 모든 회심준비론자들은 그렇다고 주장한다. 회심준비론자들은 구원받기 위해 모든 사람들이 고넬료처럼 ‘경건’해야 하고, 구원 받기 전에 고넬료처럼 이미 하나님을 ‘경외’하여야 하고, 고넬료처럼 ‘구제’에 힘쓰면서 성령의 회심의 역사를 기다려야 하고, 고넬료처럼 구원받기 전에 ‘항상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를 고대하여야 하다고 한다. 정말 그런 것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그런 주장은 회심준비론자들이 극구 비판하는 알미니안들과 펠라기안들의 사상이다. 베드로를 만날 때, 고넬료는 이미 구원받은 사람이었다. 고넬료처럼 경건하게 살고 하나님을 경외하며 하나님께 기도하였던 진정한 구약의 가르침을 따르는 신자가 구원받지 못하였다면 대체 구약 시대에 구원받은 사람은 누구이고, 몇이나 될까?

구약의 엘리야 선지자가 확실하게 구원받은 하나님 백성이었다고 인정될 수 있다면, 베드로를 만나기 전의 고넬료도 구원받은 하나님 백성이었다고 확실하게 인정되어야 한다. 왜 그러한가? 엘리야가 율법과 제사 등 장차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예고하고 준비하는 구약의 하나님 계시들에 근거하여 하나님을 섬기고 경외하였으므로 구원받은 사람이었다면, 이방인으로서 구약의 신앙으로 개종한 후 경건하게 살면서 기도하고 구제하였던 고넬료도 마찬가지이다. 그도 엘리야와 같은 방식으로 하나님을 섬겼으니 구원받은 사람이라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 하나님께서 엘리야를 선지자로 부르시고 구원에 관한 특별계시들을 주셨던 것처럼 하나님께서는 고넬료에게도 친히 천사를 통해 특별계시를 주시었다. 

“하루는 제 구 시쯤 되어 환상 중에 밝히 보매 하나님의 사자가 들어와 가로되 고넬료야 하니 고넬료가 주목하여 보고 두려워 가로되 주여 무슨 일이니이까 천사가 가로되 네 기도와 구제가 하나님 앞에 상달하여 기억하신 바가 되었으니 네가 지금 사람들을 욥바에 보내어 베드로라 하는 시몬을 청하라 저는 피장 시몬의 집에 우거하니 그 집은 해변에 있느니라 하더라.” (행 10:4-6)

하나님께서 구원받지 못한 불신자에게 이와 같이 하셨을까? 구약의 가르침을 따라 진실한 신자가 되어 하나님을 진실하게 경외하였던 이방인 고넬료는 분명히 이미 구원받은 하나님의 자녀였다. 그러면 왜 하나님께서는 베드로를 고넬료에게 보내셨을까? 그리스도를 준비하였던 구약의 희미한 것들에 더 이상 머무르지 말고, 이미 오신 그리스도를 직접 믿게 하시려고 베드로를 보내어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을 증거하신 것이다. 고넬료는 베드로를 통해 구약의 중요한 모든 것들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되었음을 깨달았고,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고백이 일어났고, 성령이 그에게 임하셨다. 고넬료가 베드로에게서 세례를 받은 것은 그때 비로소 구원받았기 때문이 아니다. 고넬료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성령을 받아 완전한 신약의 그리스도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사도행전 10장의 고넬료 기사를 이와 같이 이해해야 옳다. 청교도 회심준비론자들처럼 그리스도를 알기 전의 고넬료의 신실한 삶과 하나님 섬김을 회심을 위하여 잘 준비되어진 모습으로 여기는 것은 신구약의 통일성을 훼손한다. 종교개혁자 칼빈도 고넬료의 신앙과 구원에 관하여 이와 같이 설명하였다.
 


“그들은 고넬료에게 말한 천사의 말을 왜곡해서 그들의 사악한 태도를 폭로한다. 그들은 천사가 고넬료의 기도와 구제가 하늘에 상달되었다고 한 말을(행 10:31), 사람이 선행에 대한 열심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받을 준비를 하게 된다는 뜻으로 해석한다. 사실상 고넬료가 진정한 지혜, 즉, 하나님께 대한 경외심을 가진 것을 보면 이미 지혜의 영의 조명을 받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기독교강요, 3.17.4)

“그들은 몇 가지 예를 들어, 선택된 사람들은 비추임을 받기 전에도 경건 생활을 했었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한다. 예를 들면, 바울은 바리새인으로서 흠 없는 생활을 하였고(빌 3:5-6) 고넬료는 구제와 기도로 하나님이 용납하시는 사람이었다고 한다(행 10:2). 바울에 대해서는 우리는 그들의 주장을 인정하지만 고넬료에 대해서는 그들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바이다. 그는 그 때에 이미 성령의 조명을 받아 중생했고, 다만 복음의 분명한 계시만 없었던 것 같다.” (기독교강요, 3.24.10)

조엘 비키 교수와 청교도 회심준비론자들은 구약의 하나님 계시를 따라 하나님을 섬기고 있다가 사도 바울을 만난 사도행전 16장의 루디아가 구원받지 못한 상태였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율법이 먼저 선포되어야만 사람들이 공포에 젖어들어 율법의 저주를 대신 받으신 그리스도의 복음의 은혜를 갈망하게 된다고 가르치는 청교도 회심준비론의 악구에 맞는 성경의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구약의 쓴 율법의 잔을 매일 마심으로 회심이 준비되었다가 드디어 율법의 저주를 대신 받은 그리스도를 전해 듣고 구원 받았다고 가르치기에 좋은 성경의 사례를 찾아내야만 하기 때문이다.

“안식일에 우리가 기도처가 있는가 하여 문 밖 강가에 나가 거기 앉아서 모인 여자들에게 말하더니 두아디라 성의 자주 장사로서 하나님을 공경하는 루디아라 하는 한 여자가 들었는데 주께서 그 마음을 열어 바울의 말을 청종하게 하신지라 저와 그 집이 다 세례를 받고 우리에게 청하여 가로되 만일 나를 주 믿는 자로 알거든 내 집에 들어와 유하라 하고 강권하여 있게 하니라.” (행 16:13-15)

사도행전 16장의 이 내용이 정말 구원받지 못한 루디아가 바울을 만나 그리스도를 알고 구원받았음을 의미하는가? 그래서 우리는 사람들에게 구원 받기 전에 먼저 루디아처럼 율법 안에서 하나님을 공경하여야 한다는 청교도 회심준비 사상을 가르쳐야만 하는 것인가? 아니다. 그렇지 않다. 

바울은 구약의 가르침 안에서 하나님을 공경하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일부러 안식일 날에 하나님을 믿는 신자들이 모여 기도하고 예배하는 장소를 찾아갔다. 그곳에서 바울과 루디아가 만났다. 루디아는 이미 구원받았고 진실히 하나님을 섬기는 성도였던 것이다. 루디아가 구원받지 못한 상태였는데, 바울을 만나 그리스도에 대해 듣고 드디어 구원받게 되었다고 설명하는 조엘 비키와 회심준비론자들의 설명이 옳지 않다. 이들의 주장이 옳다면, 구약 시대의 진실한 성도들 가운데 구원받은 사람이 있었다고 말하기 어려워진다. 루디아 같은 신자가 구원을 받지 못했다면 과연 누가 구원을 받았을까? 이처럼 진실하게 구약의 가르침을 따라 하나님을 믿고 경외하였던 성도의 구원을 부정하는 사람이 과연 난해한 성경의 진리를 바르게 드러낼 수 있을까?

그리스도를 예비하고 계시하였던 율법, 제사 등의 구약의 특별계시들을 의지하며 하나님을 섬겼던 모든 진실한 구약의 성도들이 장차 오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구원받았다고 설명하여야 성경적이다.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나타나기 전,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십자가의 효력을 직접 적용받을 수 없었던 때에 살았던 구약의 사람들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효력이 소급 적용됨으로 구원이 이루어졌다 설명해야 옳다. 예수 그리스도와 동시대를 살았거나, 그 직후 사도들의 시대를 살았던 루디아와 고넬료 등의 진실한 구약 신앙의 신자들의 구원을 의심해서는 안 된다. 오실 그리스도를 준비하는 율법과 제사 등의 하나님 계시 안에서 하나님 섬겼으므로 그들은 확실하게 구원 받았다. 루디아와 고넬료 등이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을 듣고 세례를 받은 것은 완전하지 못한 구약의 신앙에서 완전한 신약의 신앙으로 변화되는 은혜를 누리게 되었기 때문이다.

바울의 복음을 듣고 루디아와 그의 모든 가족들이 바울에게서 세례를 받은 것은 회심 준비 단계가 끝나고 드디어 참된 성령의 회심에 도달했기 때문이 아니다. 그리스도를 계시하고 예비하는 구약의 희미한 것들을 따라 하나님을 경외하였던 불완전한 신앙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을 경외하는 완전한 신앙의 은혜를 누리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신구약의 구원계시의 통일성을 망가뜨리면서 주장되어지는 청교도 회심준비론을 과연 하나님이 기뻐하실까? 이것이 진정한 종교개혁 신학을 훼방하는 종교개혁 적폐인 회중파 청교도주의, 즉 거짓된 유사 개혁주의의 진면목이다. 더 이상 청교도 개혁주의라는 말을 쓰지도 말고, 속지도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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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철 목사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 반석장로교회’의 담임목사이고 거짓 신학의 ‘견고한 진’(고후10:4)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작된 신학신문 <바른믿음>의 대표이다.
총신대학(B.A 졸업), 총신대학 신학대학원(M.Div Eqiuv.졸업), 아세아연합신학대학 대학원(Th.M 졸업), Liberty Theological Seminary(S.T.M 졸업), Fuller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Puritan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Liberty Theological Seminary(D.Min 수학), 남아공신학대학원(South African Theological Seminary, Ph.D)에서 연구하였고, 현재 University of Pretoria(Ph.D)에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사도 운동에 빠진 교회」, 「제3의 물결에 빠진 교회」, 「가짜 성령세례에 빠진 교회」,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 Story」, 「한 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 「능동적 순종에 빠진 교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