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 땅 위에 이루어진 사실에 대한 기록입니다. 선지자 이사야는 그 사실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내 입에서 나가는 말도 헛되이 내게로 돌아오지 아니하고 나의 뜻을 이루며 나의 명하여 보낸 일에 형통하리라”(이사야 55:11절). 성경의 역사는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것이 이 땅 위에 그대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역사란 하나님 말씀의 실현이며, 따라서 역사의 주인은 하나님이십니다.

역사의 주인이 하나님이시며, 역사란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과 뜻이 이 땅 위에 이루어진 것이라면 그 역사는 중구난방의 역사가 아니라 목적과 목표가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거룩하신 말씀과 뜻이 그 역사의 흐름 안에서 다양한 사람을 통해서, 다양한 상황 가운데, 다양한 방법으로 선포되고 이루어졌다고 하여도 그 역사는 통일성을 갖고 있으며, 그 역사의 목적과 목표와 통일성의 정점에는 예수 그리스도가 있습니다. 사도 요한은 하나님께서 이루어가시고, 세워가시는 역사의 정점에 예수 그리스도가 있다는 사실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너희가 성경에서 영생을 얻는 줄 생각하고 성경을 상고하거니와 이 성경이 곧 내게 대하여 증거하는 것이로다”(요한5:39절).

그러므로 성경의 역사는 개개의 역사가 따로 떨어져 있는 독립된 역사라기보다는 예수 그리스도를 정점으로 해서 발전하고 전진해 나아가는 역사이며, 그 역사는 하나의 끈으로 긴밀하게 연결된 유기적인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구약과 신약의 역사는 모두 같은 하나님의 역사요, 서로 분리될 수 없는 것입니다. 이 역사는 하나님께서 성실과 지혜와 능력으로 이루어가시는 역사이기에 그 완성을 하나님의 백성들은 분명하게 보게 될 것입니다.

기독교 신앙은 바로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것이 이 땅 위에 이루어진 사실”에 기초를 두고 있습니다. 그리스도를 믿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향해서 흘러온 역사적인 사실에 신앙의 기초를 두어야만 한다는 것을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는 이렇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세상은 복음을 가지고 있지 않고, 복음을 좋아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말씀은 복음을 가지고 있고, 복음을 좋아한다. 왜냐하면, 이것은 하나님 자신의 힘과 능력이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감각에 따라서 복음을 믿으려고 한다면, 결국 길을 잃고 만다. 비록 드물게 일어나는 일이지만 그리고 우리가 잘 믿으려고 하지 않지만, 말씀은 나의 감각과 온 세상의 감각을 초월하여 옳고 참되다. 우리가 말씀을 보존하려면 우리의 감각과 시각에 맞서서 치열하게 싸워야 한다”

요한 칼뱅도 “우리에게 약속된 성신은 들어 보지 못한 새로운 계시를 지어내거나 새로운 종류의 교리를 날조하여 우리가 받은바 복음의 교리로부터 멀리 떠나도록 하는 과업을 가지신 것이 아니다. 그분은 복음이 권하는 바로 그 교리로써 우리의 마음에 인 치는 과업을 맡으셨다”고 하였습니다. 따라서 “말씀은 성신의 말씀이고 성신은 말씀의 성신이다. 그러므로 말씀은 성신의 표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종교개혁자 John Calvin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그리스도인들이 갖고 있어야 할 기본적인 태도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고 이루어오신 성경의 역사를 알지 못하면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영광스러운 신앙에 대해서 확신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신실하심으로 이루어오신 말씀의 역사를 그리스도인들이 모르면 세상의 수많은 도전과 유혹 속에서 끊임없이 흔들리게 될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역사를 올바르게 알지 못하면 오만해지기 쉽고 독단에 빠지기 쉽습니다. 오만과 독단은 자신의 잘못된 생각과 판단을 정당화시키며 미화시켜서 잘못된 길에서 돌이킬 수 없게 만듭니다. 오만과 독단의 길에서 떠나지 않으면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구원의 길에서 멀어지게 될 것입니다.

성경이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서 입증하신 것이요, 성령 하나님의 사역은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모든 사람을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는 것이요, 오직 그리스도 예수에게서 들은 것만을 알려주시는 것이라면 (요한12:13절-14절), 말씀을 떠나서는 그리스도를 알 수 없고, 말씀을 떠나서는 영생도 없으며(요한5:39절), 말씀을 떠나서는 그리스도의 음성을 듣는 것도 아니요, 그리스도의 음성을 듣지 아니하면 그리스도의 양이 아닙니다(요한10:27절). 그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떠나서는 진리의 기둥과 터인 교회를 주께서 원하시는 바른 모습으로 세워갈 수 없을 것입니다(딤전3:15절).

그러므로 하나님의 사람이라면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고 이루어오신 “그 역사”에 눈을 돌려야 합니다. 귀를 기울여서 “그 역사”가 들려주는 지혜와 생명의 소리를 들어야만 합니다. “그 역사”가 보여주는 진실을 근거로 해서 우리 자신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그 역사”를 마음과 뜻과 정성을 다하여 묵상하고 연구해야 할 것입니다(시편 111:2절). 하나님의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만들어 가시는 “그 역사”의 수혜자들이요, “그 역사”를 이루어가는 사람들입니다.

오늘날처럼 하나님의 말씀을 아전인수(我田引水)격으로 해석하여 혹세무민(惑世誣民)하는 시대에 하나님을 경외하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오직 말씀의 권위와 능력을 믿고, 겸손과 온유함으로 하나님 말씀에 착념하여 배우고 확신하는 일에 거한다면(딤후3:14절), 말씀의 영이신 성령 하나님께서 그 사람들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원하시고 기뻐하는 뜻을 이 땅 위에서 이루어가실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세워가시는 하나님 나라의 영광을 소망하며, 오직 하나님 말씀 만을 의지하여 묵묵하게 생명 길을 가는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말씀의 영이신 성령 하나님께서 크신 은총으로 함께 하시기를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합니다. 

 

최승윤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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