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사탄론’을 잘못 이해하여 여러 가지 문제들이 일어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영적전쟁’을 은사주의자들이 주장하는 ‘능력대결’로 이해한다. 즉 하나님과 사탄이 복싱처럼 같은 체급의 두 선수가 링 안에서 치고 막아 승부를 겨루는 운동으로 생각하지만 성경적이고 개혁주의(칼빈주의) 입장에서는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거짓신학이다.

그 이유는 다른 신학들보다 개혁주의는 ‘하나님의 주권(Lordship)’을 강조하기에 사탄은 하나님의 피조물 중 하나이고 하나님의 허락으로만 일할 수 있고 결국에는 멸망한다는 것이 성경에서 전하는 내용이고 대표적으로 욥기와 계시록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런데 정말 심각한 문제는 사탄의 존재를 설명하는 것에 한국의 수많은 개혁주의교회가 속고 있는데 바로 ‘천사타락설’로 이 주장의 성경적 근거는 이사야 14장 12절(웬일이냐, 너, 아침의 아들, 새벽별아, 네가 하늘에서 떨어지다니! 민족들을 짓밟아 맥도 못추게 하던 네가, 통나무처럼 찍혀서 땅바닥에 나뒹굴다니!)의 ‘새벽별’ 또는 ‘계명성’(啓明星)’에 근거로 한다.

그러나 이 주장은 구약의 ‘역사적 의미(그 당시 이스라엘 근방의 국가들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과 경고의 예언이라는 사실이고 칼뱅도 주장)’를 훼손하고 자의적 해석으로 ‘계시적 의미’를 찾기에 심각한 성경해석의 문제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주장을 비판 없이 받아들인 자가 대표적으로 교부 테르툴리아누스(터툴리안), 오리게네스(오리겐), 아우구스티누스(어거스틴) 그리고 마지막 청교도라 불리우는 조나단 에드워즈 그리고 한국의 보수 장로교회가 좋아하는 루이스 벌코프이다 (벌코프는 성경적 근거로 벧후 2:4, 유 1:6로만 주장하지만 성경적 무리가 있고 그도 사실상 전통적 입장을 따른 것이다).

그러나 성경은 사탄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사탄의 존재에 대해서 이야기할 뿐인데, 정경이 아닌 외경(에녹서)과 사변적으로 천사타락설을 만들어 낸 것은 거짓신학으로 한국교회에 영향을 미친 것은 미국의 보수적인 교단에서 발행한 책들과 그들에게서 배운 선교사들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사야 14장 12절에 나오는 ‘새벽별’ 또는 ‘계명성’은 천문학으로 ‘금성(Venus; Lucifer)’을 말하는 것뿐인데, 사탄의 대표적 명칭인 ‘루시퍼’로 라는 주장은 매우 잘못된 성경적 신학적 이해다.

그렇다면 개혁주의교회는 어떻게 올바르게 사탄을 이해할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우선적으로 천사타락설을 부정하고 사탄의 명칭 중 루시퍼를 부정해야 한다. 이 루시퍼(Lucifer)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주후 5세기 초에 교부 히에로니무스(제롬)가 번역한 라틴어 성경인 불가타(Vulgata, 405)에서 히브리어 ‘헬렐’을 ‘새벽별(계명성)’로 번역하였는데, 중세 후기에 사탄의 명칭으로 대중적 영향력을 주었고 나중에 킹제임스 성경도 바르게 번역하지 않고 사용하면서 개신교회에 더욱더 나쁜 영향력을 주었다.

그리고 루시퍼를 대중적으로 알린 청교도 존 밀턴은 저서인 ‘실낙원’에서 루시퍼라는 단어를 사탄의 명칭으로 적용하여 루시퍼를 단순히 새벽별(계명성)이 아닌 인격적 존재로 묘사하여 천사가 하나님께 도전하고 타락한 표현하였고 청교도 조나단 에드워즈도 이사야 14장의 12절의 루시퍼를 사탄의 모형으로 간주하였다.

여기에 유명한 세대주의자 스코필드는 루시퍼 사상을 학설로 만든 자로 자신의 스코필드 주석 성경(Scofield Referance Bible, 1917)에서 “루시퍼는 사탄 외에 다른 가능성은 없고 이 구절(사 14:12)은 이 세상에 들어온 죄의 근원을 밝혀 주고 12-14절은 사탄에 대한 명백한 언급”라 한 것이다.

이러한 거짓된 사탄론으로 루시퍼 사상은 20세기 세계교회에 영향력을 가지게 되어서 한국교회도 사탄하면 루시퍼로 이해하게 만들었다(사탄 = 루시퍼). 그러나 루터와 칼뱅 그리고 오늘날에 권위있는 신학자들은 부정하고 누구보다도 칼뱅은 사탄이 루시퍼라는 학설을 부정하면서 자신의 이사야 주석에서 다음과 같다(칼빈 성경 주석 이사야 1(성서교재간행사, 1992), 445).

“이사야는 앞에서 죽은 자들이 살아서 말하는 것처럼 이야기를 계속하면서, 독재자는 사람들이 자신을 일종의 신으로 믿어 주기를 바라지만 다른 사람과 전혀 다를 것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다. 그는 이 독재자를 ‘루시퍼’에게 비유하면서 새벽의 아들로 부른다. 그를 이렇게 묘사한 것은 그 독재자가 남보다 화려하고 밝게 단장하기 때문이다. 이 구절을 해석하면서 이것을 사단으로 보는 사람도 있는데, 이것은 무지의 소치다. 앞뒤 문맥을 살피자면 이 말이 바벨론의 왕과 관련해서 말한다는 점이 명백하게 드러난다. 성경 구절을 아무렇게나 읽으며 문맥에 무관심하다 보면 그런 실수가 잦게 된다. 하지만 ‘루시퍼’가 마귀의 왕이요 선지자가 여기서 그에게 이런 이름을 주었다고 상상하는 것은 참으로 무지의 소치다. 이런 추측은 타당성이 없으므로 그저 쓸데없는 우화로 넘겨 버리도록 하자.”

그렇다면 지금부터는 올바르게 사탄의 명칭을 알아야 하는데 크게 3대 명칭으로 사탄, 디아볼로스, 바알세불이다. 우선 사탄은 개역한글에서 말하는 ‘사단’이 아니고 이 명칭은 욥기 1장 6-7절(사탄도 그들과 함께 서 있었다. 주께서 사탄에게 “어디를 갔다가 오는 길이냐?" 하고 물으셨다. 사탄은 주께 “땅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오는 길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와 스가랴 3장 1-2절(그의 오른쪽에는 그를 고소하는 사탄이 서 있었다. 주께서 사탄에게 말씀하셨다. “사탄아, 나 주가 너를 책망한다. 예루살렘을 사랑하여 선택한 나 주가 너를 책망한다. 이 사람은 불에서 꺼낸 타다 남은 나무토막이다.”)에서 유래되었고 그 뜻은 대적자, 유혹자, 비방자이다.

그리고 신약에서 히브리어 사탄의 음역이 헬라어 사타나스(σαταναs)이고 헬라어로는 디아볼로스(διαβολοs)로 베드로전서 3장 6절(정신을 차리고, 깨어 있으십시오. 여러분의 원수인 악마가, 우는 사자 같이, 삼킬 자를 찾아 두루 다닙니다.)와 디모데전서 3장 6절(악마가 받을 심판에 떨어질 위험이 있습니다.)에서 사용되었고 그 뜻은 고소자, 중상자, 참소자이다. 그리고 구약에서 사탄은 24회, 신약에서는 사타나스로 34회, 디아볼로스로 36회가 사용되었고 구약의 히브리어 사탄이 신약에서는 헬라어 디아볼로스로 번역되었고 영어로 와서는 데블(devil)이 되었다.

그리고 바알세불로 구약에서는 열왕기하 1장 2절(아하시야가 사마리아에 있는 그의 다락방 난간에서 떨어져 크게 다쳤다. 그래서 그는 사절단을 에그론의 신 바알세붑에게 보내어, 자기의 병이 나을 수 있을지를 물어 보게 하였다.)과 신약에서는 마가복음3장 22절(예루살렘에서 내려온 율법학자들은, 예수가 바알세불이 들렸다고 하고, 또 그가 귀신의 두목의 힘을 빌어서 귀신을 내쫓는다고도 하였다.)에 사용되었고 본래 이름인 히브리어 바알세붑은 ‘높은 저택의 주인’ 또는 ‘하늘의 주인’을 뜻하고 훗날에 이 명칭이 수많은 우상숭배를 한 솔로몬 왕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파리의 왕’을 뜻하는 말로 바꾸었다. 즉 바알세붑에서 세붑이 곤충인 ‘파리’를 뜻하는데 고대인들은 파리를 악령 자체로 보거나 악령을 옮기는 역할을 한다고 믿었다. 그리고 서양의 역사에서 사실상 중세부터 루시퍼가 사탄을 대표하는 명칭 중 하나가 되었지만 밀턴과 에드워즈 그리고 스코필드에 의해서 전 세계교회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잘못된 사탄 이해로 루시퍼 주장과 천사타락설에 대해서 개혁주의 교의학자 베르까워(G. C. Berkouwer)는 “성경에서 죄와 사탄에 대한 언급은 기원이 아니라 시작을 말하고 있을 뿐이고 기원을 밝힌다는 자체가 불법이다. 그것들은 인간을 향해 신비에 가려 있을 뿐이다.”고 한 가르침을 중시해야 한다.

그렇다면 결론은 한국의 개혁주의교회는 이제는 더 이상 사탄론으로 “천사 = 사탄 = 루시퍼”라는 주장이 성경적이고 개혁주의 신학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올바르게 사탄은 하나님의 피조물이고 기원은 알 수 없고 그분의 주권에서 일할 수 있고 종말에는 멸망한다는 것으로 충분하고 사탄을 지나치게 관심을 가지거나(예,천사타락설이나 천사론 : 신구약중간시대에 외경을 중심으로 등장한 사상) 사탄의 힘을 지나치게 보거나(예, 영적전쟁의 능력대결) 인간의 모든 행위의 책임(예, 질병이나 범죄)을 사탄에게 돌리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올바른 교리교육을 해야 할 것이다(칼뱅이 극찬한 최고의 교리교육서인 ‘하이델베르크교리문답’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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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옥 목사는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개혁신학연구원, Knox Theological Seminary(D.Min.), Grace Theological Seminary(D.Miss.Pro.)에서 공부하였고, <성찬식을 어떻게 행할 것인가?> 등 6권의 저서와 1권의 공저를 출판하였다. 전, 개신대학원대학교 강사였고, 현재는 경북 영주의 바른교회를 담임하고 있으며, 바른성경아카데미(RBA) 원장으로 사역을 하고 있다. 올바른 개혁주의 신앙을 위해 실천하려고 연구하는 실천신학자이고, 또한 장례지도사로서 지역 사회를 섬기고 있다. potentia-dei@daum.net